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관계
C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는 초․중등교육법 제2조 제5호, 제60조, 제60조의2에 따른 외국인학교이자 사립학교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사립학교이다.
원고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6. 7. 1. 이 사건 학교에 재입사하여 총무부장 대우(이하 ‘총무부장’이라고만 한다)로 근무하던 중 2018. 11. 12.자로 행정총괄처장(Business Manager, 이하 ‘행정총괄처장’이라 한다)으로 위촉되어 근무하다가 2020. 6. 5. 해임된 사람이다.
피고는(D생) 미국 국적자로 1973. 6.경 이 사건 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제2조 제3호에 따른 사립학교경영자이다.
원고의 이 사건 학교 재입사 및 행정총괄처장 위촉
원고는 1995. 10. 20.부터 2010. 10. 31.까지 이 사건 학교에 근무하다가 퇴사한 후 2016. 7. 1. 이 사건 학교에 총무부장으로 재입사하여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원고는 재입사 당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는데, 교육청의 지적에 따라 2018. 10. 19.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2018. 11. 10.경 원고에게 ‘원고를 2018. 11. 12.자로 이 사건 학교 행정총괄처장으로 위촉한다’는 내용의 위촉장(Letter of Appointment)을 보내 원고를 행정총괄처장으로 위촉하였다. 원고는 2018. 11. 13. 총무부장에서 행정총괄처장으로 2018. 11. 12.자로 승진하였다는 인사발령을 받았다. 위 위촉장에 따르면, 피고가 원고에게 부여한 행정총괄처장으로서의 업무는 ‘1. 한국의 교육법, 사립학교법 등 관련 법령의 이해와 숙지, 2. 학교 재정 현황에 관한 장부의 기록과 보고, 3. 학교의 일상 업무의 감독, 4. 학교 시설의 관리, 5. 급여와 각종 보수의 결정을 포함한 행정직원의 채용, 관리 및 교육‘이다.
원고는 이 사건 학교의 행정총괄처장으로 위촉받을 때부터 기본연봉 120,000,000원, 직무수당 9,600,000원을 월별로 계산한 급여를 지급받고, 2020. 1.부터는 기본연봉 145,383,000원, 직무수당 24,000,000원을 월별로 계산한 급여를 지급받았다.
이 사건 학교 학칙에 따르면, ① 행정총괄처장은 사립학교경영자가 임명 또는 해임하고(제7조 제1항), ② 행정총괄처장의 임기는 3년으로 하되, 사립학교경영자의 결정에 따라 1회에 한하여 중임할 수 있으며(동조 제2항), ③ 행정총괄처장에게는 ㈀ 예산 및 기타 재정 계획의 수립 및 관리, 자원 배분, 신규 수입원의 개발, 지출의 적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포함하여 이 사건 학교의 재정을 관리해야 할 권한과 책임, ㈁ 이 사건 학교의 사무직원 또는 다른 고용인의 임용에 관하여 사립학교경영자와 협의하고 사무직원 등의 복무를 관리·감독해야 할 권한과 책임, ㈂ 관련 법령을 준수해야 할 권한과 책임이 있다(동조 제3항).
이 사건 학교 경영권 양수도사업 추진과 중지
피고는 2020. 2. 28. 이 사건 학교 경영권의 양도․양수(이하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이라 한다)와 관련된 업무를 원고에게 위임하였는데, 위 양도․양수 과정에서 관련자들 사이에 분쟁이 발생되었다. 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① 2020. 5. 4.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경영권 양도․양수에 관한 위임을 철회한다’는 이메일(이하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 위임철회통지’라 한다)과, ② 2020. 5. 12. ‘원고는 이 사건 경영권 양도․양수에 관한 어떠한 사항도 진행하지 말 것’을 통보하는 이메일(이하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 중단 통지’라 한다)을 보냈다.<1>
원고는 2020. 5. 15. 이 사건 학교 강당에 전체 직원들을 소집하여, 이 사건 학교 경영권 양도의 필요성 등을 설명하고, 경영권 양도를 지지하는 내용의 탄원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 사건 학교의 총교장은 같은 날 피고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와 같은 사실을 알렸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임 통지 등
피고는 2020. 6. 5.경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위임 종료 통지(TerminationNotice of Mandate, 이하 ‘이 사건 해임통지’라 한다)를 보냈다.
피고는 2020. 6. 8. 이 사건 학교의 전체 직원들에게 원고를 2020. 6. 6.자로 이 사건 학교의 직원 및 행정총괄처장의 지위에서 해임하였음을 알렸다.
피고는 2020. 6. 19. 원고에게 퇴직금 112,513,639원[= {(총무부장으로 근무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 30,698,473원) × 3배 퇴직금요율} + {(행정총괄처장으로 재임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 20,418,220원) × 1배 퇴직금요율}, 이하 ‘이 사건 퇴직금’이라 한다]을 지급하였다.
원고의 부당해고구제신청, 해고등무효확인 및 임금청구 사건의 경과
부당해고구제신청 사건 경과
원고는 이 사건 학교에서 해임되자 2020. 7. 13.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이 사건 학교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9. 11.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E). 원고는 2020. 10. 16.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2. 14.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나, 이 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아 원고에 대한 해고에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위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F).
피고는 위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부당직위해제 및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취소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서울행정법원은 2022. 1. 13. ‘원고는 행정총괄처장으로서 피고로부터 이 사건 학교의 업무 중 행정 부문에 관한 포괄적인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아 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것이어서, 이 사건 학교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21구합52860).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은 위 판결에 항소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22누34205호), 2022. 10. 26. 위 항소를 취하하였다.
해고등무효확인 및 임금청구 사건 경과
원고는 2020. 7. 10. 피고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원고가 이 사건 학교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해고등무효확인 및 임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0가합406865호). 위 법원은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고 원고가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또한 2022. 6. 15. ‘원고는 이 사건 학교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원고는 피고와의 위임계약에 따라 행정총괄처장으로 위촉받아 그 업무를 수행한 것이다’라는 이유로 위 항소를 기각하였다(수원고등법원 2021나26211호). 원고가 위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22. 9. 7.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2022다247217).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6, 10, 13, 14, 15, 20, 21, 22, 23, 26호증, 을 제1, 8, 14, 15, 18,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학교의 직원(총무부장)으로서 정년이 보장되어 있었는데, 피고가 본인의 필요에 따라 원고를 행정총괄처장으로 승진시켰다가, 원고가 피고의 의사에 반해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을 추진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를 해임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을 진행하였고, 피고가 사업 중단을 지시하자 즉시 이에 응하는 등 피고의 의사에 반하여 위 사업을 추진한 사실이 없다. 또한, 그 과정에서 피고에게 허위, 과장된 정보를 제공하여 이 사건 학교에 잠재적인 재정상 위험을 초래하거나, 피고에게 사립학교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는 부동산취득용역계약에 서명하도록 제안한 사실도 없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불리한 시기에 부득이한 사유 없이 원고를 해임하여 원고와의 위임계약을 해지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689조 제2항에 따라 원고가 입은 손해액 479,400,338원(= 원고의 임기만료일인 2022. 4. 29.까지의 급여 상당의 손해액 333,172,978원 + 임기만료일까지의 퇴직금과의 차액 상당 손해액 146,227,36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 요지
피고가 원고를 해임한 것은, 행정총괄처장인 원고가 외국인이고 고령(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이 진행중이던 2020. 2.경 피고의 나이는 만85세였다)의 피고에게 허위 또는 과장된 정보를 제공하여 피고로 하여금 이 사건 학교의 경영권을 양도하도록 유도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위 경영권 양수도사업을 중단할 것을 지시하였음에도 거부하는 한편, 전체 직원을 소집해 양수도사업이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고 설득하는 등 이 사건 학교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을 초래하였다. 그렇다면, 피고와 원고의 신뢰관계가 파탄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가 원고를 해임한 것은 정당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689조 제2항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 없다.
관련 법리
위임계약은 원래 해지의 자유가 인정되어 쌍방 누구나 정당한 이유 없이도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으며, 다만 불리한 시기에 부득이한 사유 없이 해지한 경우에 한하여 상대방에게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질 뿐이다(대법원 2014. 1. 17. 자 2013마1801 결정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에,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불리한 시기에 부득이한 사유 없이 원고를 해임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먼저 피고가 원고에게 불리한 시기에 위임계약을 해지하였는지 본다. 원고는, 피고가 총무부장인 원고를 피고의 필요에 따라 행정총괄처장으로 임명하고, 부득이한 사유 없이 행정총괄처장 임기 도중 원고를 해임하여, 원고가 행정총괄처장 임기만료시까지 근무하였더라면 얻을 수 있는 수입을 상실하게 하였고, 이 사건 학교 근로자인 총무부장에게 보장되어 있던 정년 혜택도 받지 못하게 하는 등 원고와 원고 가족들의 생계를 박탈하였는데, 이는 원고가 대처할 수 없는 가장 불리한 시기에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법 제689조 제2항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시기’란, 사무처리 자체와 관련하여 상대방에게 불리한 시기를 의미하는데,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앞의 제1의 나.
2)항 및 4)의 ③항에서 본 행정총괄처장의 권한과 책임에 속하는 사무 및 업무와는 무관한 원고 개인의 사정에 불과하므로, 위와 같은 사유를 들어 피고가 원고에게 불리한 시기에 원고와의 위임계약을 해지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가 부득이한 사유 없이 원고를 해임하였는지 본다.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24호증, 을 제7, 8, 11, 13, 18,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와의 위임계약을 해지한 것에는 민법 제689조 제2항이 정한 부득이한 사유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2020. 2. 28. G과 사이에 ‘피고가 G에게 이 사건 학교를 양도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운영권양수도계약서(Acquisition Agreement)를 작성하고, 같은 날 원고에게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과 관련한 업무를 위임하였다.
위 운영권양수도계약서에 따르면 G은 피고에게 2020. 4. 24.까지 초기지급금 미화 5,000,000달러를 지급하여야 하나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피고에게 자신을 이 사건 학교의 설립자 대행 겸 교장(Acting Founder and President)으로 임명할 것을 요구하였다. 피고는 2020. 4. 27. 배우자를 통해 이 사건 학교의 실무자에게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에 관한 의견을 물었고, 실무자는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이 우려스럽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2020. 5. 4. 원고에게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에 관한 위임을 철회한다고 통지하였다. 그럼에도 원고는 같은 달 12. 13:30경 이 사건 학교 부서장 회의를 개최하여 부서장들에게 G을 부설립자(Head of Administrator and Deputy Head Master) 취임 예정자로 소개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위 회의 도중 피고로부터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을 중단하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위와 같은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 중단 통지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같은 달 15. 코로나로 재택근무 중이던 이 사건 학교 행정총괄처 소속 전 직원을 출근시켜 ‘외국인이고 고령인 피고가 갑자기 사망할 때를 대비하여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은 중단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직원들에게 피고에게 보낼 탄원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였다. 위 탄원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위와 같이 원고가 피고의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 위임철회통지에도 불구하고 G을 이 사건 학교 부서장들에게 소개하는 등 위 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계속하였다. 또한,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 중단 통지를 받았음에도 이 사건 학교 행정총괄처 직원들을 소집해 위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피고로 하여금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을 계속 진행하도록 하기 위하여 직원들에게 탄원서 작성을 요구하기까지 하였다.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은, 이 사건 학교 재산 및 사립학교경영자 지위의 이전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 학교의 재정 및 이 사건 학교경영자인 피고의 지위에 큰 변동을 초래하는 점, 그렇다면, 위 사업 추진에 있어 이 사건 학교 설립자이자 경영자인 피고의 의사가 중요하므로, 피고와의 위임계약 등에 따라 이 사건 학교의 행정업무를 총괄하며 위 사업을 진행하던 원고로서는 피고의 의사를 존중하여야 하는 점, 그럼에도 원고가 피고로부터 위 사업에 관한 위임 철회 및 사업중단지시를 받고도 그에 따르지 아니하고, 이 사건 학교 구성원들에게 경영권 양수도사업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등 사업 추진을 계속 시도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이 사건 학교의 중요한 업무처리에 관하여 이 사건 학교경영자인 피고의 지시에 따르지 아니한 것으로 평가되고, 그로 인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가 훼손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원고가 피고가 위임한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과 관련한 업무의 본지에 반하는 행위를 하였다면 피고가 그에 관한 위임만 철회하면 족하므로, 피고가 원고를 해임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언제나 자유롭게 원고와의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그 해지사유에는 제한이 없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은 이 사건 학교의 재정 및 피고의 지위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으로, 원고가 위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원고가 행정총괄처장의 지위에 있었기 때문인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의 중단 지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행정총괄처장의 지위를 이용하여 이 사건 경영권 양수도사업을 계속 추진하려고 시도하였고, 그 과정에서 이 사건 학교 총교장이나 실무자 등이 우려와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등 구성원 간의 대립과 갈등이 초래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를 해임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피고가 설립자의 직접 지시 위반 및 거부를 이유로 원고와의 위임계약을 해지한 것에는 민법 제689조 제2항이 정한 부득이한 사유가 존재하고, 위와 같은 사유로 원고에 대한 위임계약 해지가 부득이하다고 보는 이상 나머지 위임종료사유(설립자와 학교에 위해를 초래하는 직무 태만 또는 위반, 모든 관련 법령 및 학교규정을 준수할 직무 위반)의 존부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소결론
원고에게 피고에 대한 민법 제689조 제2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어, 손해액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미지급 퇴직금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의 행정총괄처장 재임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산정하면서 ① 행정총괄처장 직무수당 월 200만 원을 누락하였고, ② 이 사건 학교의 2016. 12. 개정 퇴직금 지급요율규정(이하 ‘이 사건 퇴직금요율규정’이라 한다. 갑 제25호증의 1)에 따라 “3배”의 퇴직금요율을 적용하였어야 함에도 “1배”만을 적용하여, 위 재임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축소 지급하였다(제1주장).
또한, 피고는 원고의 총무부장 재직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산정하면서, 원고의 행정총괄처장 임명일이 2018. 11. 12.임에도 같은 달 10.로 보아, 원고의 총무부장 재직일수가 864일임에도 863일로 적용하여, 위 재직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축소 지급하였다(제2주장).
그 결과 원고의 퇴직금은 원래 지급되어야 할 액수보다 56,936,968원이 적게 지급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미지급 퇴직금 56,936,968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 요지
원고가 행정총괄처장으로 재임한 기간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었고 이 사건 학교 인사규정상 직원도 아니어서, 직원들에게만 적용되는 이 사건 퇴직금요율규정 “3배”가 적용되지 아니한다. 피고가 “1배”의 지급요율을 적용해 행정총괄처장 재임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한 것은 피고가 이전에 이 사건 학교의 최고경영진인 총교장 퇴직시 그 근무기간에 대하여 “1배”의 지급요율을 적용하여 퇴직금조로 지급한 선례가 있어 행정총괄처장인 원고에 대하여도 그 선례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한 것이다.
제1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가 행정총괄처장으로 재임한 기간 동안,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민법상 위임계약에 따른 수임인의 지위에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민법상 위임계약은 무상계약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별도의 보수 약정이 없는 한 수임인은 위임인에게 그 보수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민법 제686조 제1항).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갑 제5, 6, 11 내지 13, 2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행정총괄처장 재임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축소 지급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원고에 대한 행정총괄처장직 수행에 따른 보수(기본연봉 및 직무수당) 지급을 승인하고, 해임시까지 그에 따른 보수를 지급하였으면서도, 퇴직금 지급에 대하여는 별도로 정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의 학칙은, ‘행정총괄처장은 사립학교경영자가 임명 또는 해임한다(제7조 제1항)’라고 정하고 있을 뿐 행정총괄처장의 퇴직금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피고의 취업규칙은, ‘1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법령 및 보수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한다(제43조 제1항)’, ‘학교는 제1항의 퇴직금을 지급하는 대신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직원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제43조 제2항)’고 하여 퇴직금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의 인사규정에 따르면 ‘직원이란 교원 및 행정총괄처장을 제외하고 임용권자에 의하여 직원으로 임용된 자를 말한다(제3조 제1호)’고 하여 행정총괄처장은 직원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렇다면, 행정총괄처장은 이 사건 학교의 직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의 취업규칙이 정한 퇴직금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위와 같이 피고가 원고의 행정총괄처장 재임기간에 대한 퇴직금에 관하여 별도로 정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원고에게 과거 이 사건 학교 총교장에게 지급하였던 퇴직금 요율(“1배”)을 적용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였고, 원고가 이를 수령하였으므로, 위 퇴직금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묵시적인 보수지급의 합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퇴직금을 초과하는 퇴직금 지급 약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학교 총교장인 피고와 피고 직무대행자 H에게 퇴직금요율 4~5배가 적용된 퇴직금이 지급된 적이 있으므로, 위와 같은 관례에 따라 원고에게도 그에 상응한 퇴직금요율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더라도(참고자료1.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실에 제출한 확인서), 피고와 H에 대한 퇴직금요율은 이 사건 학교경영자와 I재단의 이사회 의결에 따라 결정되었다는 것이어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와 같은 관례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피고 및 H에게 적용되었던 퇴직금요율이 원고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
제2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총무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원고의 급여는 월 기본급 6,148,572원이고, 연 상여금은 월 기본급의 200%로 연 4회 분할지급되어, 원고의 연급여는 86,080,008원이었던 점, ② 원고가 행정총괄처장으로 근무할 당시 원고의 보수는 기본연봉 120,000,000원, 직무수당 연 9,600,000원을 월별로 계산한 금액이었다가 2020. 1.부터는 기본연봉 145,383,000원, 직무수당 연 24,000,000원을 월별로 계산한 금액으로 총무부장 근무 당시 급여에 비하여 보수가 대폭 상승한 점, ③ 피고가 이 사건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원고의 총무부장 재직기간에 대한 퇴직금 산정에 필요한 1일 평균임금을, 총무부장 퇴직 전 3개월간 임금총액{약 21,520,002원 = (월 기본급 6,148,572×3) + (연간 상여금 총액 12,297,144원×1/4)}이 아닌 행정총괄처장 해임 전 3개월간 보수총액(39,816,715원)을 기초로 산정하여 당초 원고가 받을 수 있는 총무부장 재직기간에 대한 퇴직금보다 더 많은 액수의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는 2018. 11. 10. 피고로부터 행정총괄처장으로 위촉받았는바, 원고가 총무부장으로 임용된 2016. 7. 1.부터 위 위촉일까지의 기간은 863일이고, 피고도 원고의 총무부장 재직기간을 863일로 적용하여 퇴직금을 산정한 점, ⑤ 설령 원고의 총무부장 재직기간을 행정총괄처장 발령기준일 전날인 2018. 11. 11.까지로 인정하여 그 기간을 864일로 보더라도, 앞서 ③항에서 살핀 사정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재직기간의 차이(1일)를 이유로 피고가 원고의 총무부장 재직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축소 지급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총무부장 재직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근로기준법과 피고의 인사규정 및 취업규칙 또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내용에 위반하여 축소 지급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에게 원고가 주장하는 금액의 미지급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미지급 금액의 당부에 관하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규(재판장) 이지은 박한나
각주1) 피고가 원고에게 위 각 이메일을 보낸 날짜는, 피고 거주지인 북아메리카에서 사용하는 표준시간대인 산악시간대(Mountain Standard Time)에 따를 경우 2020. 5. 3.과 같은 달 11.이나, 대한민국 표준시(Korean Standard Time)에 의하면 2020. 5. 4.과 같은 달 12.이다. 본 판결에서는 대한민국 표준시에 따라 날짜를 표시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