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8. 5. 17. 선고 2016고합566 판결

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 A[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부분]

피고인은 고양시 일산동구 F 소재 인쇄업체인 'G'를 운영하던 중 경영 악화로 거래처인 H 운영의 주식회사 I에 대한 미지급 채무가 3억 5,000만 원 상당에 이르게 되고, 그 외에도 직원들에 대한 체불 임금, 다른 거래처에 대한 미지급 채무 등 채무금액 합계가 10억 원을 초과하여 주식회사 I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에 피고인은 주식회사 I의 대표 H과 협의하여, 위 G를 H의 아들인 J 운영의 피해자 주식회사 K에 영업양도하는 조건으로 주식회사 I에 대한 채무를 포함하여 피고인이 부담하는 기존 G의 채무를 모두 피해자 회사에게 이전시키기로 합의하였다.

피고인은 2014. 2. 11.경 위 G 사무실에서 J과 구체적인 양도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J에게 "G의 기존 채무가 약 10억 원 정도 있으나 월 매출액이 3억 원이고, 순이익은 1억 원 정도 된다, G와 관련된 모든 채무와 채권을 인수하면 영업장 내에 있는 모든 인쇄 기계를 이용하여 내가 사업을 운영하던 것과 똑같이 영업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위 계약 체결 이전인 2014. 1. 24.경 G의 직원이던 B가 회사를 나가 창업한 인쇄업체 'L'에 피해자 회사에게 이전해 주기로 한 피고인이 리스한 시가 약 3억 원 상당의 인쇄기계인 미쓰비시 대국전 4색 기계 1대, CTP 출력기 1대,필름 출력기 1대(이하 '이 사건 인쇄기계'라고 한다)를 양도하였고, 위 인쇄기계에 저장된 정보를 이용하여 제작·납품하던 기존 거래처의 약 40%를 위 L으로 이전하게 하였으므로,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의 위 채무를 부담하더라도 위 G의 영업장 내에 있는 이 사건 인쇄기계를 이용하여 정상적인 영업을 운영하게 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J으로 하여금 같은 날 위 G 사무실에서 피해자 회사가 1,041,658,565원 상당의 채무를 인수하게 하여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나.

피고인들의 공모범행(업무상 배임 부분)

피고인 A는 전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 회사에 G 영업권 등 일체를 양도한 이후 피해자 회사의 영업사장을 맡아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영업 등 업무전반을 담당하게 되었다.

피고인 A는 피해자 회사의 영업사장으로서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으로부터 양수한 기존 G의 매출채권을 추심하여 피해자 회사의 계좌에 입금해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는 인쇄업체 L을 운영하던 피고인 B와 함께 G의 기존 거래처인 주식회사 영진닷컴을 L에게 넘기고, G의 영진닷컴에 대한 미수금 채권도 양도하기로 공모하였다.

이에 피고인들은 2014. 2. 24. 고양시 일산동구 F 소재 L 사무실에서 사실은 G가 L에 대하여 부담하는 하청용역대금 미지급 채무가 21,102,360원에 불과함에도 마치 약 6,800만원의 미지급 채무가 있는 것처럼 채무를 부풀린 후, 피해자 회사에게 보고하지 아니하고 임의로 G가 거래처 '영진닷컴'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채권금액 62,471,290원 상당의 매출채권을 L에 대한 미지급 채무와 상계하는 조건으로 피고인 B에게 양도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피해자 회사에게 위 매출채권 채권액 중 실제 채무액을 공제한 41,368,930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고, 피고인 B는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2.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의 주장 요지

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부분

피고인 A는 피해자 회사와 위 영업양도 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인쇄기계는 양도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였고, 피해자 회사의 동의를 받아 이 사건 인쇄기계를 G 사업장에서 L으로 반출한 것이므로, 기망행위가 없었다.

나.

업무상배임 부분

피고인들은 G의 L에 대한 채무를 부풀린 적이 없고, 위 채권양도에 따라 G의 L에 대한 채무도 함께 소멸됨으로써 G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임무를 위배한 것이 아니다.

3.

인정사실

기록에 의하면 아래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영업양도계약 체결

1)

피고인 A는 2014. 2.초경 피해자 회사(대표이사 P)에게 피고인 A가 운영하던 개인사업체인 G 영업을 양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이하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아래와 같은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2)

피해자 회사는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 무렵 G 사업장을 인도받아 피고인 B가 아래와 같이 2014. 4.준순경 이 사건 인쇄기계를 반출하기 전까지 G 사업장에서 위 인쇄기계들을 사용하면서 영업을 계속하였다.

나.

이 사건 인쇄기계 취득 및 반출 경위

1)

한국캐피탈 주식회사는 2013. 8.경 주식회사 아띠로부터 이 사건 인쇄기계 중 취득원가 5억 5,000만 원인 CTP 출력기 및 필름 출력기 각 1대(CTP 출력기 4억 원, 필름 출력기 1억 5,000만 원)를 취득하여, 2013. 8. 26. 주식회사 에스앤아이 시스템즈( 이하 '에스앤아이'라 한다)에게 리스보증금 1억 1,000만 원, 리스기간 42개월(거치기간3개월 포함), 리스료 1개월 후불, 1회 내지 3회차 각 2,979,200원, 4회 내지 42회차 각 12,937,700원으로 정하여 리스하였다.

2)

한편 피고인 A는 위 리스료를 지급하기로 하고 에스앤아이로부터 위 시설대여계약에 따른 시설이용권을 취득하고 위 리스기계들을 G 사업장에 설치하여 사용하였으며, 당시 피고인 A는 한국캐피탈 주식회사에게 이 사건 인쇄기계 중 그 소유의 미쓰비시 대국전 4색 기계 1대를 위 시설대여계약상 리스이용자인 에스앤아이의 위 계약상 채무 담보를 위해 양도담보물건으로 제공하였다.

3)

에스앤아이는 2014. 1. 24. 피고인 B와 피고인 B가 이 사건 인쇄기계에 관한 피고인 A의 종전 계약을 승계하는 내용의 시설대여 합의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또한 피고인 A는 같은 날 피고인 B와 Q에게, 이 사건 인쇄기계에 관한 소유권을 포기하고, 위 인쇄기계들을 양도해주기로 하는 내용의 포기각서를 작성해 주었다.

4)

피고인 B는 2014. 2. 18. 에스앤아이에게 이 사건 인쇄기계 전체를 차용금 588,605,341원을 2014. 2. 28.부터 2017. 1. 31.까지 36개월간 매월 12,937,600원을 분할변제하고 2017. 2. 27. 122,851,741원을 변제하기로 하는 내용의 양도담보부 금전소 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하고 같은 날 공증하였다.

5)

피고인 B는 2014. 4.중순경 피해자 회사 사업장에서 사용하던 이 사건 인쇄기계를 L으로 반출이전하였다.

다.

채권양도

피고인 A는 2014. 2. 24. 피고인 B에게, 영업양도 전 G의 피고인 B가 운영하던 L에 대한 채무 6,800만 원 변제를 위해 위 G가 거래처 '영진닷컴'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매출채권 62,471,290원을 양도하였다.

4.

판단

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부분

1)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로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주요 증거는, J, H, Q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각 진술, 이 사건 합의서 및 영업양도 당시 작성한 2014. 2. 11.자 임대차계약서, 피고인 A가 작성한 2015. 7. 28.자 사실확인서 등이 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가 피해자 회사에게 이 사건 인쇄기계를 양도해주기로 하였다거나 피해자 회사의 동의 없이 이 사건 인쇄기계를 B에게 반출 인도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Q의 진술

(1)

Q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 A가 이 사건 영업양도 계약 체결 전에 이 사건 인쇄기계를 B가 운영하는 L으로 빼돌리고 껍데기만 남은 G를 피해자 회사측에 넘긴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을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2)

Q의 위 진술은, 피고인이 아닌 자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에 따라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다.

(3)

그러나 피고인 A가 Q을 공금 횡령 혐의로 고소한 적이 있는 점, Q의 위 전문진술은 J의 진술 즉 이 사건 인쇄기계 중 대국전 4색 기계를 제외한 나머지 기계들은 B가 정당하게 반출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과도 모순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Q의 위 진술은 피고인의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다고 보기 어려워 증거능력이 없다.

(4)

한편 Q은 이 법정 및 의정부지방법원 2015고단2894 사건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 A가 B에게 이 사건 인쇄기계를 처분한 시기에 대하여 시설대여합의계약서의 실제 작성시기는 2014. 2.말 또는 2014. 3.초이고 그에 기재된 2014. 1. 17.은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 체결 이전에 처분한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일자를 소급기재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만약 사실관계가 그와 같다면 피고인 A가 이 사건 영업양도 이전에 이 사건 인쇄기계를 처분한 사실을 기망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는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

나)

J 및 H의 각 진술

(1)

당초 J, H은 피고인 A가 CTP 출력기를 포함하여 이 사건 인쇄기계 전부를 피해자 회사가 사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2014. 2. 11.자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해주었다는 취지로 피고인 A를 고소하였고, 검찰에서도 위와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2)

그러나 J은 이 법정에서는, B가 부당하게 반출하여 문제가 된 것은 대국전 4색 기계 하나이고 CTP 출력기나 필름 출력기는 정당하게 반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경찰에서도 영업양도 당시 리스료 부담이 어렵다고 하면서 자신이 운영하던 사업장에 사용하던 기계를 가져다 사용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3)

이 사건 양업양도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H은 2014. 2. 17. 피고인 A와 전화통화에서, "나는요 지금도 클론기계 저 뭐야 바식스 다 내버려버리고 싶어", "그거 현 상기만 놔두고 그냥 가져갈거 아닌가? 그래, 안 그래", "1,500만 원은 무슨 재주로 갚습니까? 힘들어 죽겠는데, 꺼나가는데 응?"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즉 H은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 체결 당시 리스료가 부담스러워 이 사건 인쇄기계(대국전 4색 기계의 경우도 양도담보가 설정되어 있었다)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피고인 A가 위 기계들을 가지고 갈 것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4)

H은 이 법정에서, 위와 같이 피고인 A가 현상기만 놔두고 가져갈 것이라고 위 피고인에게 이야기 한 대화의 취지에 대하여 "저건 이사 갈 때 이야기입니다. 회사에서 이사를 가거나 그럴 때는 저건 다 버려야 된다. 이런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라고 증언하였으나, 이는 위 대화 내용의 전후 맥락, 이 사건 인쇄기계의 취득단가나 수명 등에 비추어 수긍하기 어려운 변명이다.

(5)

H은 이 사건 영업양도 계약 체결 이전인 2014. 1. 17. G 내에서 피고인 A 등에게, 피해자 회사가 G를 인수하여 경영을 할 것이고, 자기를 믿어 달라는 취지로 적극적으로 인수를 제안하였다. 또한, J은 이 법정에서 G 인수에 관하여 아버지 H의 결정에 따르기만 하였고, 인수조건 등에 관하여는 H을 통하여 들어서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럼에도 H은 이 법정에서는 G를 인수할 때 가본 적도 없고, 알지 못하며, 본인이 인수하지 아니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처럼 H, J의 진술도 일치하지 아니하여 전반적으로 믿기 어렵다.

다)

이 사건 합의서 및 2014. 2. 11.자 임대차계약서

(1)

영업양도에 관한 이 사건 합의서에는 피고인 A가 피해자 회사에게 G 사업장 내에 설치된 모든 생산시설, 원재료 및 부속시설 등을 임대 또는 소유권이전한다고 기재되어 있고(위 합의서 제3항 참조), 영업양도 당시 피고인 A와 피해자 회사 사이에 작성된 2014. 2. 11.자 임대차계약서에는 피고인 A가 피해자 회사에게 G 공장 및 창고(고양시 일산동구 F 토지 및 그 지상 건물이다)을 임대하기로 하면서, 임대물건에 이 사건 인쇄기계도 추가로 포함(CTP 출력기는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하였다.

(2)

이 사건 합의서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 A가 피해자 회사에게 생산시설 등을 임대하거나 소유권을 이전하기로 하였음에도, 리스기계이거나 양도담보로 제공되어 있던 이 사건 인쇄기계에 관하여는 임대차계약서가 작성된 이외에 리스제공자나 양도담보권자로부터 영업양도에 따른 계약승계 절차를 취하지 않았다.

(3)

다만 피고인 A와 피해자 회사 사이에 이 사건 인쇄기계를 임대물건으로 하는 위 임대차계약서가 작성되어 있기는 하나, ① 위 임대차계약서에는 차임의 기재가 없고, 보증금으로 기재된 7억 원은 'I 물품대 미수금으로 대체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피고인 A의 I에 대한 미수금은 3억 5,000만 원 상당에 불과한 점, ② 임대물건으로 표시된 필름 출력기 등에 대해서는 J도 이 법정에서 양도대상 재산이 아니라는 취지로 증언한 점, ③ J은 이 법정에서, 위 임대차계약서는 G가 경매로 넘어갈 경우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기재내용대로 양도행위가 있었다고 보기에는 신빙성이 부족하다.

라)

사실확인서

(1)

피고인 A는 2015. 7. 28. J에게 피해자 회사가 점유하고 있던 대국전 4색 기계를 무단으로 B에게 이전해주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된 사실확인서를 작성해주었다.

(2)

그러나 J은 이 법정에서, 위 사실확인서 작성경위에 대하여 피고인 A에게 "기계 찾는 거 말고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고 작성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바, 이에 의하면 위 사실확인서는 반출된 기계 회수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여 그 기재 내용대로 당초 대국전 4색 기계에 대한 양도계약 체결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치가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

관련 형사사건의 확정판결

(1)

J은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5고단2894, 2016고단1497(병합) 사건으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기소되었는데, 위 사건의 항소심법원(의정부지방법원 2017노457호)은 판결에서, "이 사건 합의서에 의하면, 피고인 A는 'G' 사업장 내의 모든 생산시설, 원재료 및 부속시설 등을 피해자 회사에게 임대하거나 그 소유권을 이전해 주기로 약정하였음에도, 2014. 2. 말경 B와 사이에 'G' 사업장에 설치되어 있던 5억 5,000만 원 상당의 기계장비(BasysPrint CTP)에 관한 시설대여합의계약을 체결하고, 위 기계장비를 몰래 반출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였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2)

그런데 위 사건은 J에 대한 형사 사건으로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의 당사자인 피고인 A가 위 사건에서 위 영업양도계약의 내용에 관하여 다툴 수 없었고, 위 판결에서 이 사건 인쇄기계도 양업양도 재산으로 인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J 스스로 이 법정에서 이 사건 인쇄기계 중 CTP 출력기나 필름 출력기는 영업양도 대상이 아니고 정당하게 반출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므로, 위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 판단을 그대로 채택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

2)

이 사건 인쇄기계가 영업양도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이는 사정들

가)

기계 매매계약서

(1)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 피고인 A가 피해자 회사와 작성한 2014. 2. 11.자 기계 매매계약서에는, 매매하기로 하는 기계 목록에 관하여 "사업장 내 소재한 은행설정 및 직원 명의 제외한 제반 기계장비 및 부속품 일체"라고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인쇄기계는 영업양도 훨씬 이전부터 리스하였거나 양도담보를 설정한 것이어서 위 매매계약서의 문언에 비추어 볼 때, 위 매매하는 기계 목록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

(2)

또한, J은 이 법정에서, G가 경매로 넘어갈 경우 피해자 회사가 우선순위로 매수하기 위하여 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이러한 진술에 비추어 보면, 리스 기계이거나 양도담보로 제공된 이 사건 인쇄기계에 관하여는 매매계약을 진정으로 체결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인 A와 H의 2014. 2. 17. 통화 내용

피고인 A와 H은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 무렵, 이 사건 인쇄기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통화하기도 하였고, J도 이 법정에서, B가 CTP 출력기를 반출한 것은 정당하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다)

이 사건 인쇄기계 반출 당시 상황

이 사건 인쇄기계는 2014. 4. 중순경(당시 주식회사 I의 부회장으로서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에 관여하였고 위 영업양도 이후 피해자 회사 운영에도 관여하였던 R은 반출날짜를 2014. 4. 11.로 기억하였다) B가 G 사업장에서 자신의 사업장으로 반출하였는데 당시 피해자 회사에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R의 수사기관 진술 참조).

라)

2014. 4. 24.자 공문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인쇄기계가 G 사업장에서 반출된 이후인 2014. 4. 24.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의 이행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취지로, 거래처 무단양도, 외상매출금 수금액 무단 사용 등 7개항에 대한 원상회복과 해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는데, 위 공문에는 B가 이 사건 인쇄기계를 반출 이전한 것에 관하여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반면 피고인 A는 2014. 4. 29. 피해자 회사에게, 피해자 회사가 도입하기로 한 '4색 인쇄기'와 'CTP 기계'를 도입하지 않아서 영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내기도 하였다.

만약 피해자 회사측 주장처럼 피고인 A가 피해자 회사에게 이 사건 인쇄기계 모두를 양도해 주기로 약정하였다면,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인쇄기계, 특히 대국전 4색 기계는 거래처 정보들이 담겨져 있어 영업을 위하여 아주 중요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위와 같이 대국전 4색 기계를 반출한 것에 관하여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는 것은 매우 이례에 드는 사정이다.

마)

리스 및 양도담보 승계 요구 여부

피해자 회사측은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 이전인 2014. 1.말경 G 사업장을 수 차례 방문하여 현장실사와 장부조사를 통해 이 사건 인쇄기계가 리스물건인 사실 등 리스현황을 알고 있었음에도 위 영업양도 이후 리스승계를 하려 하였다는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

5.

업무상 배임에 관한 판단

가.

법리

배임죄나 업무상배임죄에 있어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하지만, 여기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 즉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을 말하므로 재산상의 손실을 야기한 임무위배행위가 동시에 그 손실을 보상할 만한 재산상의 이익을 준 경우, 예컨대 그 배임행위로 인한 급부와 반대급부가 상응하고 다른 재산상 손해(현실적인 손해 또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도 없는 때에는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 즉 재산상 손해가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도705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G가 L에 대하여 부담하는 하청용역대금 미지급 채무가 6,000만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보이는 바, 피고인 A가 G가 거래처 '영진닷컴'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채권금액 62,471,290원 상당의 매출채권을 L에 대한 미지급 채무와 상계하는 조건으로 피고인 B에게 양도하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 회사에게 어떤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①

H은 2014. 1. 28. 피고인 A와 통화하면서, G의 장부를 확인해보니 G가 L에 6,100만 원 상당의 채무가 존재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피고인 A가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이 있기 전부터 채무를 부풀릴만한 동기를 찾기 어려운 바, 위 장부를 허위로 기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실제로 L은 G로부터 이 사건 영압양도계약 이전인 2013. 5. 31.부터 2014. 1. 31.까지 8차례에 걸쳐 하청 용역을 받고 G를 거래 상대방으로 하여 인쇄비 명목의 용역 채권 합계 130,220,050원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

L은 G로부터 하청을 받아 작업한 내용을 작업일지(CTP 출력기계의 메모리에 저장되는 작업일지이다)로 상세하게 기록해 놓은 점, G에서 대리로 근무하였던 Q은 이 법정에서 CTP 작업일지는 허위로 만들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피고인 A는 위 하청 거래에 따른 대금 명목으로 2013. 11. 15. 18,626,854원, 2013. 12. 13. 16,526,720원을 지급하기도 한 점에서 위 세금계산서는 진정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③

피고인 B는 이 사건 채권양도 후인 2014. 6. 18.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4가단20861호로 피해자 회사를 상대로, 피해자 회사가 2014. 2.부터 2014. 4. 10.까지의 인쇄기계 사용료 3,850만 원과 2014. 6. 1.까지 존재하는 인쇄미수대금 50,932,789원의 합계 89,432,78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2014. 8. 12.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 B에게 6,2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조정이 성립되었다. 이처럼 피해자 회사도 인쇄 미수대금에 대하여 인정하고 있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그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길(재판장) 곽동훈 정승호

각주1) 아래와 같이 G의 영업을 양도받으면서 주식회사 G로 상호를 변경하였다가 다시 주식회사 M, 주식회사 N, 주식회사 O으로 상호를 순차 변경하였다. 이하 '피해자 회사'라고만 한다.

각주2) 시설대여 합의계약서(증거기록 1책 93면)에서 CTP 출력기를 "BasysPrint CTP"로 기재하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H이 말하는 위 바식스는 CTP 출력기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