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B공단은 지방공기업법 등에 따라 포천시장이 지정하는 시설 및 사업을 효율적으로 관리, 운영하기 위하여 설립되었고, 2019. 5. 14. 피고 소송수계인은 조직변경을 사유로 B공단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다(이후 조직변경 전후를 가리지 않고 '피고'라고 한다).
원고는 2009. 6. 15.경 피고의 일반직 6급 직원으로 입사하였고, 2017. 7. 10.~2018. 10. 21. 및 2019. 1. 21.~2019. 2. 10. 체육시설팀 소속으로 포천시 D 소재 E수영장에서 사업소장으로 근무하다가, 2019. 2. 8.경 2019. 2. 11.자로 공공시설팀 소속으로 변경되면서 F 공영주차장에서 주차관리요원으로 근무하라는 전직발령(이하 '이 사건 전직처분'이라고 한다)을 받았다.
이에 원고는 2019. 2. 22.경 이 사건 전직처분이 부당전직임을 이유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전직처분의 취소와 원직복직을 구하는 구제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위 전직처분이 적법하다고 다투다가 2019. 4. 1.자로 원고에 대하여 원직(E수영장 사업소장)으로 복직하라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내렸다. 이에 원고는 2019. 4. 1. 위 구제신청을 취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이 사건 전직처분은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전직사유를 갖추지 않아 위법·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8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가 수행하던 보직인 E수영장 사업소장은 실질적으로 사업소 현장의 최고 책임자이므로 일반직원보다 더 큰 책임감과 성실함이 요구되는데, 원고는 무분별하게 휴직, 조퇴와 연차 사용을 하였고, G야구장 운영의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여 최고 책임자로서의 의무를 소홀히 하였으며, 이 사건 전직처분으로 인해 원고가 생활상 불이익을 받는 것도 아니므로, 위 전직처분은 적법하다.
이 법원의 판단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정당성을 상실한다(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다10279 판결, 대법원 1991. 5. 28. 선고 90다8046 판결). 한편 전직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직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316 판결).
또한 그러한 인사권한의 남용이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전보나 전직처분의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
판단
이 사건 전직처분이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을 1, 3~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이 사건 전직처분은 정당한 인사권한의 범위에 속하지 않고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것으로써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되고, 이에 따라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전직처분 이전에 원고와 전직의 필요 여부, 적절성, 보직 등에 관하여 전혀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다.
피고의 인사규정에 의하면 '직원의 보직은 전공분야, 훈련, 근무경력, 전문성 및 적성 등을 고려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14조).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전직처분 전후로 일반직 6급직원을 주차요원으로 발령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원고가 2012. 1. 20.~2012. 3. 19. 겸직하였던 주차관리팀장보다 낮은 보직이다), 피고 인사규정상으로도 일반직 6급에 대하여 '팀장, 사업소장'의 직책을, '선임차장'의 직위를 부여하고 있는바, 그 해당 직책이나 직위, 근무경력, 전문성 및 적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일반직 6급 직원에게 주차비 징수 등 단순업무를 하는 주차요원직을 부여하는 것은 업무능률 증진을 위해 필요하다고 볼 수 없고, 그밖에 전직처분에서 요구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결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포천시의 규모, 인구, 도농복합적 성격 등 지역적 특성에 비추어 볼 때, 공영수영장 사업소장에서 주차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공영주차장 주차관리요원으로의 전직은, 그 전직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에 비하여 전직에 따른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히 큰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2019. 3. 28. 원고에 대하여 체육시설팀 소속 사업소장으로서 야구자 운영관리 미흡 등을 이유로 징계처분을 한 사실은 있으나, 그 징계처분이 '불문경고'에 불과하고, 징계 사안도 상대적으로 경미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2018. 1.~같은 해 3.경 손목골절을 이유로 35일의 병가를 사용하고, 2018. 10. 22.~2019. 1. 20.경 부친 간병을 이유로 가족돌봄휴직을 한 사실, 그 외 원고가 E 수영장 사업소장으로 근무하며 조퇴, 연차 등을 사용한 사실은 있으나, 원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규정을 위반하여 위와 같은 병가, 휴직, 연차 등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면, 위와 같은 병가나 휴직, 연차는 피고의 복무규칙,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등 규정에 따라 허용되는 것인바, 이를 이유로 근로자에게 불이익 처분을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원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규정을 위반하여 병가, 휴직, 연차 등을 사용하였다고 볼 자료는 없다. 게다가 2018. 10. 1.부터 같은 해 12. 31.까지는 E수영장이 공사를 이유로 휴장하였는바, 원고의 휴직으로 인한 업무공백이 컸을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2019. 1.~같은 해 2월경 E수영장의 이용과 관련하여 6건의 민원이 접수된 사실은 있으나, 다른 직원이 대신 처리할 수도 있는 사안으로 보이고, 원고가 휴직 등으로 그 민원처리를 하지 않아 피고의 다른 직원들에게 직무수행이 곤란할 정도의 현저한 업무과중이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나아가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전직처분의 경위 및 사유, 관련 진정사건의 진행 경과, 피고가 원고에 대한 전직처분 후 복직처리시까지 소요기간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는 3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위자료 3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인 2019. 5. 8.부터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9. 10.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노무비용 상당의 손해배상도 구하고 있으나, 1심에서 이 부분 청구가 기각되었고, 피고만이 항소하여 항소심 심판대상에서 제외되었으므로, 이 부분 청구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문성 김혜선 박세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