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0. 2. 14. 선고 2019노1406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법원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F, G, H, I, J, K, L, M, N, O, P, Q, R, S, T, U, V, W, X, Y, Z, AA, AB, AC, AD, AE, AF, AG, AH, AI, AJ, AK, AL, AM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유죄 및 무죄를 각 선고하였다. 그런데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및 무죄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였고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아니함으로써 원심판결 중 위 공소기각 부분은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이 유죄 및 무죄를 선고한 부분에 한정된다 할 것이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B, C, D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E에 대하여 2016년 9월 임금 1,770,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관련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2016. 9. 15. 이후 근무한 이 사건 공사현장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그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원청인 AU이 피고인의 동의하에 일시적으로 임금 명목 금원을 근로자들에게 직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때부터 피고인의 임금지급 의무가 소멸하게 된 것으로 평가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벌금 300만 원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305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검사는, 원청인 AU이 피고인의 동의하에 일시적으로 임금 명목 금원을 근로자들에게 직불한 것만으로는 피고인의 임금지급 의무가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피고인이 일시적으로 원청의 임금 직불에 동의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증거로 "피고인이 2016. 9. 13. '이 사건 공사에 대하여 1,600만 원을 송금(직불)함에 이의가 없음을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으로 작성한 확인서"(증거기록 제132쪽)를 들고 있으나, AU의 실제 운영자 AV는 수사기관에서 "2016. 9. 13. 피고인 이전의 골조공사 하청업자인 AW에게 기성금 1,600만 원을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제120쪽), 그 송금 일시, 송금 금액 등에 비추어 위 확인서는 전 하청업자 AW에 대한 기성금 지급에 관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이고,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직불에 관하여 작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AT는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 AT, AV 등이 논의를 한 결과 추석 이후의 임금은 AV가 지급하기로 하였다"(AT 원심 증언 녹취서 제5, 8, 9쪽)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F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AT가 '2016. 9. 15. 이후에는 AV가 직영처리를 하겠다'고 통보하였고, 이후 피고인은 현장에 아예 나오지 않았다"(F 원심 증언 녹취서 제16, 17쪽)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특히 AV는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추석 이후 2016. 9. 30. 이전에 이 사건 공사에서 손을 떼었고, 이후 AV가 직영처리로 사람을 직접 구해서 일을 마무리 했다"(AV 원심 증언 녹취서 제5, 7쪽), "피고인은 추석 이후 공사를 안했고, AV가 AT에게 2016. 10.경 두 차례에 걸쳐서 2,000만 원을 입금한 명목은 피고인이 추석 이전에 공사한 부분에 대한 공사대금이었다"(AV 원심 증언 녹취서 제8쪽)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AV가 2016. 9. 15. 이후 단순히 원청으로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피고인 대신 '직불'했던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공사를 '직영'하였던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한 점, ③ 가사 위와 같이 평가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입장에서 2016. 9. 15. 이후의 근로로 인해 발생한 임금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는 이를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인이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등에 더하여, 이 사건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무죄라고 판단한 것은 결론적으로 정당하여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다수 근로자들의 임금을 미지급하였고, 미지급한 임금 총액도 상당한 금액인 점, 피고인은 동종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인하여 2006년경 벌금 150만 원을, 2017년경 벌금 150만 원을 각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

다만, 피고인이 원심에서 유죄로 판단된 공소사실 부분을 인정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원심 판결 선고 전까지 대부분의 미지급 임금을 변제하였고, 남아 있는 미지급 임금액은 7,575,000원에 그치는 점 등의 유리한 정상과, 당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변화가 없고, 검사가 양형부당 사유로 주장하고 있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양형사유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직업,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경위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 역시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원심판결 법령의 적용 중 제3면 제8행의 "근로기준법"을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으로 고친다}.

판사 최경서(재판장) 박수완 설동윤

각주1) 검사는 항소장에 그 항소의 범위를 '전부'라고 기재하여 제출하였으나, 검사가 제출한 항소장이나 항소이유서 어디에도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에 대한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고, 항소이유는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이라고만밝히고 있으므로,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항소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