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2. 8. 18. 선고 2020가합6123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주식회사 D(이하 '피고 D'라 한다)는 특수경비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이고, 피고 E 유한회사(이하 '피고 E'라 한다)는 자동차 부품의 생산 및 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유한회사이며, 원고 A, B는 망 F(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부모이고, 원고 C은 망인의 형이다.

나.

피고 D는 2017. 4. 1. 피고 E와 사이에 평택시 G에 위치한 피고 E 평택공장(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의 보안 및 미화관리 업무 등에 관한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망인은 2018. 9. 1. 피고 D에 입사한 후 이 사건 사업장에 파견되어 출입문 경비업무를 시작하였다.

라.

망인은 2018. 9. 2. 13:20경 이 사건 사업장에 세워져 있던 H 소유의 무등록 택트(배기량 50~80cc) 오토바이(이하 '이 사건 오토바이'라 한다)를 타고 외부로 이동하다가 평택시 I시설 사거리에서 넘어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여 평택시 J 소재 K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같은 날 14:05경 '직접사인: 두개골 및 안면골을 침범하는 기타 다발성골절/대뇌반구 피질의 뇌내출혈'로 사망하였다.

마.

원고 A, B는 2018. 10. 18. 망인이 업무상 재해로 사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2019. 3. 13. 위 원고들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거부하는 처분을 하였다. 이에 원고 A, B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2019구단2224호로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소송의 항소심 법원(수원고등법원 2020누11684호)은 2020. 10. 21. '근로복지공단이 2019. 3. 13. 원고 A, B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라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바.

근로복지공단은 2020. 11.경 원고 A, B에게 유족급여 8,060만 원(= 원고 A 4,030만 원 + 원고 B 4,030만 원), 장의비 744만 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 16호증, 제17호증의 1, 2, 을나 제1,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피고 D는 망인에 대한 사용자로서, 피고 E는 망인의 사용사업주로서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로하는 근로자인 망인에 대하여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에도 불구하고 위 각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하여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이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 A, B에게 각 209,700,000원[= (망인의 일실수입 3억 4,000만 원 + 망인의 위자료 1억 원) × 위 원고들의 상속분 1/2 + 위 원고들의 위자료 3,000만 원 - 유족급여 4,030만 원], 원고 C에게 위자료 1,500만 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D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 ·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나,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사고가 발생한 경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4450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제1항 기재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2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D가 망인에게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예측하였거나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그 회피를 위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주장은 이유 없다.

①

망인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차량통제, 순찰활동 등을 하는 경비직으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의 경비업무는 경비직 2명이 1일 12시간 2교대제(1인 1조)로 근무하는 형태로 담당하였는데, 이 사건 사고 당시는 망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한 첫날이었고, 일요일이라서 망인 혼자서 경비업무를 담당하던 때이다.

②

피고 D의 점심시간은 12:00~14:00이고, 자체식당을 보유하지 않고 이 사건 사업장 구내식당을 이용하였는데, 피고 D 및 이 사건 사업장 직원들은 위 구내식당이 운영되지 않는 주말에는 통상 1~1.2km 정도 떨어진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에서 위 식당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도보로 8~10분 정도이이다.

③

이 사건 사고 당일 망인은 이 사건 사업장에 있던 H 소유의 이 사건 오토바이를 운전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에서 일하는 지입차주인 H은 주로 주중에만 출퇴근용으로 이 사건 오토바이를 이용하였고, 주말에는 이 사건 오토바이를 이 사건 사업장에 주차해둔 채 경비실에 그 열쇠를 맡겼는데, 이 사건 사업장의 경비원들이 주말에 위 열쇠로 위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것을 알면서 특별히 제지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 및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D가 이 사건 오토바이의 관리주체라거나, 망인을 비롯한 이 사건 사업장의 경비원들이 위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거나 용인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④

이 사건 사고가 점심시간에 발생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망인은 점심식사를 위하여 외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망인은 도보로 이 사건 사업장 인근에 위치한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면허 상태에서 이 사건 오토바이를 운전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 D 소속 경비원들이 주말에 이용하던 인근 식당이 위치한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4.

피고 E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 E가 망인의 사용사업주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과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4다211619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제1항 기재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증인 L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피고 D에 고용된 후 이 사건 사업장에 파견되어 피고 E로부터 직접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피고 D는 2017. 4. 1. 피고 E와 사이에 이 사건 사업장의 경비 및 미화관리 업무에 관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D의 직원인 망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 파견되어 이 사건 사업장의 출입문 경비업무에 관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

②

피고 D는 피고 E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이후 망인을 비롯한 소속 근로자를 자체적으로 채용하였고, 개별 근로자들의 임금, 휴가 등을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이며, 달리 피고 E가 피고 D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인사권과 징계권 등을 행사하거나 그 근로조건을 결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③

원고들은 피고 D 소속 경비원들이 작성한 출퇴근 근무일지 및 차량출입관리대장을 피고 E가 관리한다고 주장하나, 증인 L의 증언을 비롯하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의 위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은 또한, 피고 D 소속 경비원들이 이 사건 사업장 경비 업무 수행 중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피고 D가 아닌 피고 E에 보고하고, 차량의 출입 허용 여부에 관한 지시를 피고 E로부터 받는 등 피고 E로부터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에 관한 지시를 받아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D 소속 경비원들이 경비 업무 수행 중 발생한 돌발 상황을 피고 E에 보고하고 차량 출입 허용에 관한 지시를 받은 것은 이 사건 사업장에 관한 경비 업무라는 업무의 내용과 성질 그 자체에 기인한 것으로서 파견근로자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지휘·감독이라기보다는 피고 E가 이 사건 경비업무 상황과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업무 내용을 적시에 파악하여 위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당연한 업무처리절차나 조치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 D가 수행하는 이 사건 사업장의 경비 및 미화관리 업무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본연의 업무인 자동차 관련 부품 등의 생산 및 판매 업무와 관계가 없고 그것과 명백히 구별되므로, 망인을 비롯하여 피고 D 직원들이 피고 E 직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을 이루어 공동작업을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⑤

피고 D의 설립시기, 목적, 규모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D가 이 사건 사업장 용역 및 미화관리 업무에 필요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고용주인 피고 D가 이 사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지 못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가)

근로자파견관계에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관한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사용사업주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손해를 입은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와 직접 고용 또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위와 같은 묵시적 약정에 근거하여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의 위반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참조).

그러나 망인과 피고 E가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설령 망인과 피고 E가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위 3의 나항에서 인정된 사실 및 사정들에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 E 역시 이 사건 오토바이의 관리주체라거나, 망인을 비롯한이 사건 사업장의 경비원들이 이 사건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거나 용인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을 더하여 보면, 피고 E 역시 망인에게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예측하였거나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그 회피를 위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피고 E에 대한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태환(재판장) 조대현 김희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