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벌금 20,000,000원에, 피고인 B을 벌금 10,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인들이 부담한다.
사건정보
의정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정1064
판결선고
2021. 11. 18.
의정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 A은 1998. 10. 13.경부터 2013. 12. 18.경까지 피해자 사회복지법인 C(현재는 사회복지법인 ‘D’으로 명칭 변경, 이하에서 ‘피해자 C’이라고 함)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 근무한 사람이고, 피고인 B은 피고인 A의 딸로, 2006. 3. 15.경부터 2009. 10. 13.경까지 피해자 C의 대표이사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피고인 A은 2007. 3. 7.경 의정부지방법원에 피해자 C을 상대로 퇴직금 53,380,620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민사소송(의정부지방법원 2007가단13855호)을 제기하여 2007. 6. 15.경 승소 확정판결을 받고 그 무렵 위 승소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인 A은 위와 같이 피해자 C을 상대로 위 승소확정판결을 받아 둔 것을 기화로 피고인 B과 피해자 C을 상대로 위 인용금액 53,380,620원에 대한 연 20% 상당의 이자금액 상당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재차 제기하고, 피고인 B이 위 소송 관련 서류를 수령하고 피해자 C에게 보고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소송에 응소하지 아니하여 피고인 A으로 하여금 해당 소송의 승소 확정판결을 받도록 하여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 A은 2013. 10.경 의정부시 가능동에 있는 의정부지방법원 민원실에서 피해자 C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소장의 피고란에 피해자인 ‘사회복지법인 C’이라고 기재하고 피해자의 대표자를 ‘대표이사 B’이라고 기재하며, 청구원인란에 ‘내가 과거 고소인을 상대로 퇴직금 지급 청구 소송(의정부지방법원 2007가단13855호)을 제기하여 승소하였다. 그러나 피해자 C이 그 이후에 퇴직금 53,380,62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위 의정부지방법원 2007가단13855호 퇴직금 지급 판결이 확정된 다음날인 2007. 7. 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20%의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을 달라’는 내용으로 기재하여 법원 담당자에게 제출하였다(사건번호 의정부지방법원 2013가단50237호).
그러나 당시 피해자 C의 대표이사는 피고인 B이 아니라 피고인 A 본인이었고, 피고인 A은 2007년경 피해자 C의 대표자인 사유 등으로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었음에도 피고인 A이 승소 확정판결을 받아두었던 것이며, 피고인 A은 민법 제64조 등에 정한 특별대리인을 선임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 B을 피해자 C의 대표자로 기재하여, 피고인 B은 이 사건 민사소송 소장을 수령하고도 피해자 C에게 어떠한 보고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응소하지 아니하여 피고인 A으로 하여금 무변론 승소 판결을 받게 할 생각이었다.
결국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이와 같이 의정부지방법원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같은 법원으로 하여금 ‘피해자 C이 피고인 A에게 53,380,620원에 대하여 2013. 11.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승소판결을 선고하게 하고,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되게 하여 피해자로부터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들의 각 일부 진술기재
증인 E, F의 각 법정진술
법인등기부등본(증거기록 제186면)
각 대법원 사건진행내용(증거기록 제15면, 제25면), 판결문-2013가단 50237
민사 제1심 소송기록, 판결문-2007가단13856호, 확정증명원
1년 이상 종사자 퇴직금 중간 정산내역, 입금확인서, 각 예금거래내역서
대차대조표, 결산공고
2013가단20237 사건별 송달현황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들 : 각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0조, 각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피고인들 : 각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피고인들 :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소송비용의 부담
피고인들 : 각 형사소송법 제186조 제1항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 A은 피해자 C(이하 ‘피해자’라 한다)에서 운영하는 시설인 G(이하 ‘G’라 한다)의 원장으로도 근무하여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해자를 상대로 2013. 10.경 민사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이미 피해자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하였으며, 위 민사소송(의정부지방법원 2013가단50237호, 이하 ‘후행사건’이라 한다) 소장의 피고란에 피해자인 ‘사회복지법인 C’이라고 기재하고 피해자의 대표자를 ‘대표이사 B’이라고 기재한 것은 법무사가 의정부지방법원 2007가단13855호 사건(이하 ‘선행사건’이라 한다)의 당사자를 그대로 옮겨 적은 것에 불과하고, 당사자에 관한 사항은 법원의 보정명령 등으로 인해 처음부터 기망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이다. 그리고 피고인 B은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
판단
먼저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피고인 A이 피해자의 근로자가 아니어서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었음에도 선행사건에서 무변론 승소 확정판결을 받아둔 것을 기화로, 후행사건에서 피해자의 대표이사를 피고인 B으로 기재하여 피고인 B이 소장 등을 수령하고도 응소하지 아니하여 무변론 승소 판결을 받아 위 판결이 확정되게 함으로써 선행사건에서 인정된 원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즉, 공소사실에 기재된 피고인들의 ‘기망행위’는 ① 피고인 A이 근로자가 아니어서 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님에도 선행사건에서 퇴직금 차액 원금이 53,380,620원이라는 무변론 승소판결을 받아 이를 전제로 후행사건의 소를 제기한 점(선행사건에서의 기망행위가 후행사건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취지로 보인다), ② 피해자의 대표이사가 피고인 A임에도 소장에 피해자의 대표자로 피고인 B을 기재하였다는 점이고, ‘편취한 재산상 이익’은 선행사건에서 인정된 원금이 아니라 위 원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상당이다(편취액에 원금이 포함되지 못한 이유는 선행사건에 대하여 공소시효가 도과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① 피고인 A이 근로자가 아닌 점이나, ② (피고인 A이 근로자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고인 A이 피해자로부터 받을 돈이 없었거나 설사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원금이 53,380,620원은 아닌 점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봄이 상당하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78466 판결 등 참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한편 주식회사의 이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은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1988. 6. 14. 선고 87다카2268 판결,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피고인 A에 대한 급여가 국가의 보조금으로 지급되었는지, 피고인 A이 피해자로부터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적이 있는지, 피고인 A과 피해자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는지 여부는 피고인 A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고, 실질적으로 피고인 A이 사용자의 지휘, 감독을 받으면서 종속적인 관계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는지가 판단 기준이라 할 것인데, 피고인 A은 피해자의 대표이사로서 업무대표권과 업무집행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시설장으로 근무하면서 다른 사람의 지휘와 감독을 받은 적이 없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사용자였음이 명백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들 및 변호인은 감사원이 경상남도 소재 복지시설에 대하여 ‘대표이사 겸 시설장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의 보조금으로 퇴직급여를 적립하는 것은 부적정하다’는 이유로 환수처분을 하는 감사결과를 낸 적이 있었으나 국민권익위원회가 위 감사결과에 대하여 시정을 권고하기도 하였으므로 대표이사 겸 시설장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었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위 사안은 대표이사 겸 시설장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은 당연한 전제로 하되 그 경우 보조금으로 퇴직급여를 적립하는 것이 위법한지 여부에 대한 사안일 뿐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 사이에 대표이사 겸 시설장이 근로자인지 여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 사안이 아니다. 더구나 앞서 본 법리에 따르더라도 대표이사 등의 임원에게 퇴직금이 지급된 경우 이는 보수에 불과할 뿐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이 아니며 그로 인하여 위 대표이사 등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되는 것도 아니어서 위와 같이 사회복지법인이 보건복지부의 보조금으로 대표이사 겸 시설장의 퇴직급여를 적립할 수 있는지 또는 퇴직급여를 적립해 왔는지 여부는 대표이사 겸 시설장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청구할 권리가 있는지 여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설사 피고인 A이 근로자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피고인 A이 피해자로부터 보수를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이하 편의상 ‘퇴직금’이라 한다) 수령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미 모두 지급받았거나, 최소한 그 금액이 선행사건의 원금인 53,380,620원은 아니고, 피고인들도 이를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 A은 선행사건에서 자신이 1978. 6. 24.부터 2005. 6. 30.까지 근무한 근로자임을 전제로 퇴직금 차액을 소구하였는데, 피고인 A이 근로자가 아님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인 A의 퇴직금이 근무시작시점인 1978. 6. 24.부터 적립된다고 볼 근거가 없다(H 노무법인의 사실조회회보서에 의하면, 위 법인이 작성한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는 피고인 A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피고인 A의 진술만을 근거로 한 자료에 불과하다). 또한, 피고인들은 피고인 A에 대한 급여가 국가의 보조금으로 지급되었다는 사정을 들면서 피고인 A이 근로자임을 주장하기도 하였는데 위 주장이 타당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설사 위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A에 대한 급여에 대해 국가의 보조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시기는 1994년으로 보인다(증거기록 제90면 참조).
G의 퇴직금 지급 개인 내역에 의하면, 피고인 A은 퇴직금 중간 정산 명목으로 2003. 5. 23. 20,165,920원(1994. 6. 24. ~ 2003. 5. 23.까지)을, 2003. 10. 1. 865,000원(2003. 6. 1. ~ 2003. 9. 30.까지)을, 2004. 2. 26. 1,129,000원(2003. 10. 1. ~ 2004. 2. 26.까지)을, 2005. 3. 31. 2,838,000원(2004. 3. 1. ~ 2005. 2. 28.까지)을 각 수령하였다(증거기록 제323면). 즉, 피고인 A은 퇴직금 중간 정산 명목으로 이미 피해자로부터 수차례 돈을 지급받았다.
한편, 피고인 B이 2007. 2.경 결재한 G의 ‘2005년 경기도 종합감사 지적사항 조치계획 보고’라는 문건에서는 퇴직금 미집행금액이 25,322,107원으로 기재되어 있고(증거기록 제261면), 심지어 위 금액은 위 문건 작성 시를 기준으로 피고인 A을 포함한 G 직원 전체의 미지급 퇴직금으로 보이는데, 위 금액은 피고인 A의 선행사건 원금인 53,380,620원(2005. 6. 30. 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이다. 피고인 B이 운영하는 G가 동두천시장을 수신자로 한 공식 문건에서 미지급 퇴직금의 규모가 가장 큰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누락하였다는 것인데, 피고인 B이 고의로 누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그 경위가 쉽게 납득이 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위 2)항에서 본 것처럼 피고인 A에 대한 퇴직금 중간 정산이 전부 또는 일부 이뤄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위 가, 나항에서 본 것처럼 피고인 A은 근로자가 아니어서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고, 설사 피고인 A이 피해자로부터 받을 돈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모두 지급되었거나, 최소한 그 금액이 선행사건의 원금인 53,380,620원은 아니며, 피고인들도 이를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피고인 A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후행사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자백간주 승소판결을 받은 이상, 피고인 A이 위 소송의 대표자를 피고인 B으로 다르게 기재한 행위가 법원에 대한 기망행위가 되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피고인들의 기망행위가 인정된다(선행사건의 기망행위가 후행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선행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도과되었다거나, 선행사건의 민사판결이 이미 확정되었다거나, 후행사건의 내용이 선행사건에서 인정된 원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라는 등의 사정은 위와 같이 피고인들의 기망행위를 인정하는 데 있어서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피고인 B은 피고인 A의 딸이고, 선행사건 당시 피해자의 대표이사였을 뿐만 아니라, 후행사건에서 피고인 A에 의해 피해자의 대표이사로 기재된 자이다. 피고인 B은 선행사건과 후행사건에서 피고인 A이 피해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알면서도 소장 등 관련 서류를 소송의 상대방인 피고인 A에게 전달하였을 뿐(피고인 B도 위 소송 관련 서류를 피고인 A에게 전달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고, 이는 증인 E의 ‘피해자 앞으로 송달된 등기 우편물은 G 서무인 I, J이 받았고 지금은 자신에게 주지만 그때는 피고인 B에게 줘서 교통정리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는 진술과도 부합한다) 응소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 B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의 완성에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일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행위가 피고인 A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든 피고인 B 본인의 판단에 의한 것이었든지 간에 피고인 B에게 최소한 이 사건 범행에 대한 미필적 고의는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피고인 A이 후행사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할 당시인 2013. 10. 18.에는 법인등기부등본상으로 자신이 피해자의 대표이사였고, 아래 사.항에서 보듯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새로운 대표이사인 F이나 새로운 G장인 E에게 인수인계과정에서조차 피고인 A의 퇴직금 소송과 관련된 사실 일체를 철저히 숨기고 있었던 상황에서, 피고인 A으로서는 특별대리인 선임 규정을 회피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대표이사를 자신이 아닌 피고인 B으로 다르게 기재할 동기가 있었다.
피고인 A이 후행사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이 2013. 10. 18.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때에도 피고인 A은 실질적으로 피해자의 대표자로서 업무대표권과 업무집행권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피고인 A은 이미 이틀 전인 2013. 10. 16.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여 피해자의 업무에서 배제되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피고인 A의 사임등기가 2013. 12. 18.에 이뤄졌고, E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 A이 피해자의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 뒤에도 F이 대표이사에 취임하기 전 약 두 달 동안 피고인 A이 피해자의 대표이사 역할을 하였고(증인 F도 이 법정에서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통상 대표이사가 사임서를 제출해도 후임자가 취임할 때까지 전임자가 일하는 것이 관례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이는 민법상 위임관계의 종료에 관한 법리(대법원 1996. 10. 25. 선고 95다56866 판결 등)와도 부합한다. 또한, 변호인은 피고인 A의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고인 A이 2013. 10. 16. 사임계를 제출하고 업무 수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도, 피고인 B의 범행 가담 사실을 부인하면서는 피고인 A이 실질적으로 모든 업무를 다 해왔고 사임한 후에도 F으로부터 2013. 12. 31. 이전에 발생한 송사 관련 전권을 위임하는 위임장을 수령하였다고 주장하는 등 그 주장들이 서로 모순된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A이 피해자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 취임해서 사임할 때까지의 전 기간 동안 피해자의 대표자로서의 업무는 실질적으로 피고인 A이 수행하였다고 보이고(증인 E도 이 법정에서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 A이 사임의사를 표명한 2013. 10.경이라고 하여 특별히 달리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 A은 2014. 1. 14. 피해자의 새로운 대표이사인 F으로부터 위임장을 교부받았는데, 위 위임장에는 ‘2013년 12월 31일 이전에 발생한 사회복지법인 C 민·형사 그리고 행정 소송과 관련하여 완결될때까지 전권을 위임한다’는 내용이 있다. 위 위임장의 작성경위에 관하여, F은 이 법정에서 자신이 피해자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피고인 A이 대표이사였던 시절 건축하다가 중단된 건물이 존재했는데 그 공사와 관련하여 건설회사와 여러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문제해결을 위해 피고인 A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피고인 A의 요청에 의해 작성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그 동안 피고인들이 F이나 E에게 피해자 및 G의 업무 인수인계를 하는 과정에서 아래 사.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 A의 퇴직금 소송과 관련된 문제를 철저히 숨기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 A이 F에게 위 위임장을 작성하여 달라고 요청한 이유도 매우 의심스럽다.
E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 B으로부터 G에 관한 인수인계를 받을 때 피고인 A의 퇴직금 관련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고, 인수인계 과정에서 오래된 서류들을 피고인 B과 같이 약 한달 동안 파기하였으며, 피고인 A의 미지급 퇴직금 문제는 2019년경 압류를 당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F도 이 법정에서 피해자의 대표이사로 취임했을 당시 건축 중인 건물과 관련한 문제 이외에 피고인 A의 퇴직금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고 피고인 A이 퇴직금 중간 정산을 받아간 사실도 이 사건 재판이 진행되는 중에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각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피고인 A이 피해자로부터 받지 못한 퇴직금이 있고, 그 규모가 상당함에도 피해자 및 G의 인수인계 과정에서 F과 E에게 청구는커녕 고지조차 하지 않았고, 후행사건의 소송을 제기하고 판결이 선고된 지 약 5년 이상의 기간이 지나는 동안에도 그들에게 퇴직금을 달라고 청구하지 아니하다가(피해자의 2014년 대차대조표, 2014, 2015, 2016, 2018년도 결산보고서에도 피고인 A의 퇴직금 채무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느닷없이 2019. 2. 11.경 의정부지방법원으로부터 피해자의 K 주식회사, L조합에 대한 채권을 압류 및 추심하는 결정을 받았는데(증거기록 제27면), 이는 상당 규모의 퇴직금을 못 받았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의 태도로 보기에는 매우 이례적이다.
결론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에게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범행수법, 피고인들의 지위 및 피해자의 성격, 범행결과 등에 비추어 보아 그 죄질이 매우 나쁜 점, 피고인들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자신들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아니한 점, 피해자 측과 합의하지 못한 점, 피고인들의 범행가담정도,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직업,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경위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하고, 피고인들에게 소송비용의 부담을 추가로 명한다.
판사 조상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