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를 징역 3년에, 피고인 B을 징역 2년 6월에 각 처한다.
사건정보
의정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합497
판결선고
2021. 10. 28.
의정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 A는 2019. 11. 19. 의정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2019. 11. 27.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C는 2011. 9. 23. 의료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D조합’을 설립한 후 이사장으로 등기되었다.
피고인 A는 2009년경 사단법인 E(이하 ‘E’라 한다)의 F 등으로부터 ‘의료기관 개설에 투입된 자금은 빠르면 1년 안에 모두 회수가 될 것이고, 매달 100 ~ 2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해 줄 수 있다’는 취지로 E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 제의를 받은 후 이에 응하여 ‘주식회사 G’(이하 ‘G’라 한다)를 설립하여 E에 의료기관 개설 자금을 차용해 주는 형식으로 건물임차료 60,000,000원, 인테리어비용 350,000,000원, 의료기기 100,000,000원을 G를 통해 지급하여, 2010. 2. 25. E H의원을 개원하였다.
피고인 A는 위 H의원을 개원하여 운영하던 중, 위 F이 17억 원의 채권을 주장하며 E 계좌(H의원 운영계좌)를 압류하여 요양급여가 H의원으로 지급이 되지 않는 등 E의 명의로는 의료기관 운영이 어려워지자 위와 같은 투자금을 회수하고자 위 병원을 폐업한 후 계속하여 병원을 운영할 방법을 모색하던 중 위 C의 동생 I를 통해 D조합으로 의료기관 명의를 변경하고자 하였다.
피고인 A는 2013. 10. 18. G J은행 계좌에서 자신의 J은행 계좌로 30,000,000원을 이체 한 후 이를 현금으로 출금하여 위 I에게 지급하였고, 그 무렵 D조합의 이사장직을 승계하기로 하였다.
피고인 B은 2010. 7. 5. ~ 2015. 3. 9.경까지 피고인 A의 요청으로 G 계좌로 504,006,540원을 투자하였다.
C는 2013. 10. 31. D조합의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위 임시총회에서 이사장 C가 사임하고 피고인 A가 이사장으로, 피고인 B이 이사로 선임되었다.
피고인 A는 2013. 12. 9. D조합 H의원 대표자를 피고인 A로 변경하였고, 피고인 B은 그때부터 2018. 6. 15.까지 D조합의 이사 및 H의원 행정원장으로 재직하였다.
피고인들의 공동범행
의료법위반
비의료인 등 의료기관 개설로 인한 의료법위반
누구든지 의사 등(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국가, 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 민법·특별법상 비영리법인, 준정부기관 등, 이하 ‘의사 등‘이라 한다)이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피고인들은 의사 등이 아님에도 위와 같이 3,000만 원을 제공한 대가로 피고인 A는 D조합의 이사장으로, 피고인 B은 위 조합 이사 겸 위 병원 행정원장으로서 2013. 12. 9.경 경기 남양주시 K건물 L호에서, 혈액투석기(니프로 ncv) 42대, 고압멸균소독기, 심전도기, 신장실 침대 42대 등 의료기기를 구비한 후 ‘D조합 H의원’이라는 상호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후 그때부터 2018. 11. 27.경까지 위 병원을 운영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의사 등이 아닌 자로서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였다.
환자유인행위로 인한 의료법위반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2015. 12. 5. 위 ‘H의원’에서, 투석을 받기 위해 내원한 환자 M(50세)에게 450,000원을 현금으로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내원 투석환자를 ‘보험 대상 일반 환자는 100,000원’, ‘기초생활 수급 환자는 150,000원’, ‘희귀난치성 환자는 350,000원’으로 등급을 나눈 뒤 이들을 상대로 계속적으로 H의원에 유치할 목적으로 별지 ‘범죄일람표(1의 1~24)(환자 유인대가 장부)’ 기재와 같이 그때부터 2017. 11. 15.경까지 환자 1,863명에게 합계 336,894,000원의 금품을 제공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금품을 제공하는 등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유인하였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의료법에 위반하여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가 의사를 고용하여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에는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2013. 12.경부터 2017. 9.까지 위 H의원에서, 의사 N 등을 고용하여 환자를 진료하도록 한 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양급여비용명세서를 제출하여 심사를 의뢰하고, 그 심사결과를 통보받아 위 병원이 의료법에 의하여 정당하게 설립된 것으로 믿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 명목으로 별지 ‘범죄일람표(2)(H의원 요양급여 지급내역)’ 기재와 같이 총 46개월 동안 합계 6,438,304,170원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 합계 6,438,304,170원을 편취하였다.
피고인 B
피고인은 2013. 10. 31.경부터 2018. 3. 27.경까지 D조합의 이사로 등기되었고, H의 원이 개원한 2010. 2. 25.부터 2018. 11. 17.경까지는 행정원장이라는 직함으로 위 병원의 자금 관리 등의 업무에 종사하였다.
피고인은 2014. 3. 26.경 충북 충주시 O에 있는 ‘P’에서, D조합의 법인 Q(카드번호(신용카드번호 1 생략))를 업무상 보관하던 중, 개인 식사대금으로 30,000원을 결제하여 소비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7. 7. 15.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3,4)(B 업무상 횡령 내역)’ 기재와 같이 총 331회에 걸쳐 합계 11,375,694원을 임의 소비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하던 피해금 11,375,694원을 횡령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증인 C, I, R, S의 각 일부 법정진술
T, U, V, W, X, Y, Z, AA, AB, AC, N, AD, AE, AF, AG, AH, AI, AJ, AK, AL, AM, AN, R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H의원에 지급된 요양급여내역, 의료기관 현황 및 점검결과확인서(H의원), 법인등기부등본(D), 주민등록등본, 제적등본 등-D이사진, D H의원 근로자 현황, H의원 내부도감, 각 등기사항전부증명서(증거목록 순번 51, 52), 각 은행 거래내역 및 카드결제내역
창립총회의사록, 임시사원총회의사록, 각 정기총회의사록, 총회의사록, 각 대의원총회의사록, 각 이사회의사록
각 H의원 포괄양도양수계약서
환자유인대가 장부
압수물사본
각 내사보고, 수사보고 및 각 첨부자료
판시 범죄전력: 범죄경력조회(증거목록 순번 196)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0조(사기의 점, 포괄하여, 유기징역형 선택), 구 의료법(2019. 4. 23. 법률 제163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제33조 제2항, 형법 제30조(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의 점, 징역형 선택), 의료법 제88조 제1호, 제27조 제3항, 형법 제30조(환자유인행위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피고인 B: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0조(사기의 점, 포괄하여, 유기징역형 선택), 구 의료법(2019. 4. 23. 법률 제163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제33조 제2항, 형법 제30조(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의 점, 징역형 선택), 의료법 제88조 제1호, 제27조 제3항, 형법 제30조(환자유인행위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업무상 횡령의 점,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피고인 A: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판시 각 죄와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 상호간)
경합범가중
피고인들: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각 형이 가장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작량감경
피고인들: 각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각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로 인한 의료법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부분(피고인들)
피고인들은 D조합(이하 ‘이 사건 D’이라 한다) 명의로 적법하게 H의원(이하 ‘이 사건 의료기관’이라 한다)을 개원하여 운영하였다.
환자유인행위로 인한 의료법위반 부분(피고인 B)
피고인 B은 이 부분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
판단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로 인한 의료법위반 부분
관련법리
의료법이 의료인이나 의료법인 기타 비영리법인 등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처벌하는 규정을 둔 취지는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의료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로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고,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 의료법이 금지하는 의료기관 개설행위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4. 9. 25. 선고 2014도7217 판결,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도10779 판결 등 참조).
한편, 비의료인이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여 시설을 갖추고 유자격 의료인을 고용하여 그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한 행위는 형식적으로만 적법한 의료기관의 개설로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한 것으로서 의료법 제33조 제2항 본문에 위반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개설신고가 의료인 명의로 되었다거나 개설신고명의인인 의료인이 직접 의료행위를 하였다 하여 달리 볼 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의료사업을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이하 ‘생협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설립된 AX조합(이하 ‘AX조합’이라 한다)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가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생협법은 소비자들의 자주․자립․자치적인 AX조합 활동을 촉진함으로써 조합원의 소비생활 향상과 국민의 복지 및 생활문화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 그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설립된 AX조합이 비영리법인으로서 할 수 있는 사업과 관련하여, 제45조 제1항 제4호에서 ‘조합원의 건강개선을 위한 보건․의료사업’을 규정하고, 제11조 제3항에서 ‘이 법은 조합 등의 보건․의료사업에 관하여 관계 법률에 우선하여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생협법이 AX조합의 보건․의료사업을 허용하면서 의료법 등 관계 법률에 우선하여 적용되도록 한 것은, 보건․의료사업이 AX조합의 목적달성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그 사업수행에 저촉되는 관계 법률의 적용을 선별적으로 제한하여 AX조합의 정당한 보건․의료사업을 보장하기 위한 것일 뿐, AX조합을 의료법에 의하여 금지된 비의료인의 보건․의료사업을 하기 위한 탈법적인 수단으로 악용하는 경우와 같이 형식적으로만 AX조합의 보건․의료사업으로 가장한 경우에까지 관계 법률의 적용을 배제하려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도14360 판결, 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4도385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D은 의료법과 정관이 예정한 모습으로 운영되지 않고, 비의료인인 피고인들이 스스로 보건·의료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탈법적인 수단으로 악용된 것으로서 형식적으로만 AX조합의 보건·의료사업으로 가장한 것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비의료인인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등 보건·의료사업을 영위하면서 이 사건 D 명의의 이 사건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의료기관이 이 사건 D 명의로 개설되는 과정에서의 문제점
피고인 A는 G를 설립하면서 대표이사로, 피고인 B은 감사로 각 취임하였다. 피고인 A는 G를 통하여 E(이하 ‘E’라 한다)에게 이 사건 의료기관 개설을 위한 자금을 대여하여 E 명의로 이 사건 의료기관을 개설하였고, 피고인 B은 이 사건 의료기관 개설 이후 피고인 A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의료기관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였고, 이 사건 의료기관에 출근하면서 행정원장이라는 직위로 업무에 관여하였다. F의 채권압류 등의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이 사건 의료기관은 E 명의로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었다.
한편, C는 이 사건 D 명의로 AO의원과 AY의원 2개 병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D은 그 설립 당시에 U 등 조합원의 출자금을 대납하여 주었고, 조합임원, 대의원도 C, I의 친척들과 지인들로만 구성하는 등 설립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던 상태였다.
피고인 A는 F의 채권압류 등으로 E 명의로 이 사건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것이 곤란해지자, 당시 이 사건 D 이사장이던 C와의 합의 하에, 이 사건 D 설립 당시 주도적 역할을 한 C의 동생 I에게 이 사건 D 조합원 출자금 반환금 등의 명목으로 3,000만 원을 지급하고 이 사건 D 이사장으로 취임하였으며, 이 사건 의료기관의 운영권 등 권리, 의무 일체를 E에서 이 사건 D으로 포괄적으로 양도하여 이 사건 의료기관을 이 사건 D 명의로 다시 개설하였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피고인 A는 이 사건 D의 조합임원, 대의원이 C, I의 친척과 지인들로만 구성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의료기관 양수로 인한 조합원의 변동으로 출자금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주체는 이 사건 D이었음에도 이 사건 D이 아닌 피고인 A가 I에게 조합원 출자금 반환금 명목 등으로 3,000만 원을 지급한 점을 고려하면, 당시 피고인 A는 이 사건 D 조합원의 조합비도 대납되었다는 사정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더군다나 이 사건 D은 조합원의 총회에서 이사장이 선출되는 것임에도 피고인 A는 이 사건 D 명의로 이 사건 의료기관 개설에 즈음하여 자신이 당연히 이사장으로 선출될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고 보이고(증거기록 별권 제1권 제685쪽), 이 사건 D 명의로 이 사건 의료기관을 이전하면서 I에게 돈을 지급한 것과 당시 이 사건 D의 조합임원 등의 구성에 비추어 이 사건 D 명의 이 사건 의료기관 운영이 사무장병원에 해당할 여지가 있는지 주의하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별권 제1권 제690쪽).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는 앞서 살핀 이 사건 D의 설립 과정상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이 사건 의료기관을 운영할 명의만을 확보할 요량으로 I에게 금원을 지급하고 이 사건 D 이사장으로 취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D 이사회, 감사의 정관에 따른 역할 미수행 및 피고인들의 이 사건 의료기관 개설·운영에 관한 지배적 의사결정
생협법 제31조 제1항은 그 임원으로 이사와 감사를 두도록 되어 있고, AX조합의 활동은 그 기관인 임원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따라서 AX조합의 정관에서 그 목적과 이사회의 운영 등 기관의 운영에 관하여 정한 바가 있다면 이사와 감사가 정관에 따라 AX조합의 목적에 부합하게 의료기관을 실제로 개설하고 운영한 경우에 해당하여야 의료인인 AX조합이 주체가 되어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사가 법률과 정관에 따라 의료기관의 개설·운영에 관여하여 왔는지, 감사가 법률과 정관에 따라 의료기관의 개설·운영을 감시, 견제하였는지 등은, AX조합이 그 실체가 없는 형식적인 것으로서 비의료인 개인이 스스로 보건․의료사업을 하기 위한 탈법적인 수단으로 악용된 것에 불과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한 고려요소가 된다.
피고인 A가 이 사건 D의 이사장이 되면서 작성된 2013. 10. 31.자 정관은 그 기관으로 이사회를 두도록 하였고, 이사회 의장인 이사장이 이 사건 D을 대표하여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업무를 집행하도록 하면서, 이사회로 하여금 이 사건 D의 재산 및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 총회의 소집과 총회에 상정할 의안, 규정과 규칙 등의 제정과 변경 및 폐지, 소요자금의 차입, 사업계획 및 예산안 작성, 간부직원의 임면승인, 기본자산의 취득과 처분 등을 의결하도록 정하였으며, 감사에 대하여는 연 1회 이상 이 사건 D의 업무집행 상황, 재산상태, 장부, 서류 등을 감사하여, 반기별 감사보고서를 이사회에, 종합감사보고서를 조합원 정기총회에 제출하는 등의 행위를 하도록 정하였다. 그 이후로도 이 사건 D의 위와 같은 정관 내용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우선, 이 사건 D의 임원들은 전원 피고인들의 의사에 따라 구성되었다. 피고인들은 2013. 10. 31. 이 사건 D의 임원으로 취임하면서(피고인 A는 이사장, 피고인 B은 이사), 기존 이사와 감사 중 AP, AQ를 제외한 나머지 임원 전원이 사임하고 피고인들의 의사에 따라 새로운 이사와 감사가 선임되었다. 새로 선임된 이사 Y, AR, AS, 감사 AT, AI은 피고인 A의 형제(AS, AT), 알고 지내던 사람(AI) 또는 이 사건 의료기관의 직원으로 일하던 사람(Y, AR)으로 그저 피고인들의 부탁에 의하여 이 사건 D의 이사로 취임하게 되었을 뿐, 이 사건 D의 설립목적에 공감하고 이를 실현하는 데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Y, AR을 제외한 나머지 임원들은 의료업이나 AX조합의 운영에 관하여 별다른 지식이나 경험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위 임원들 중 이사장 피고인 A, 이사 피고인 B, 감사 AI을 제외한 나머지 임원들은 전부 2016. 2. 20. 사임하였고, 같은 날 이사 AK, AJ, AH, 감사 AL이 선임되었으며, 2017. 5. 23. 이사 AG, AU이 추가 선임되었는데, 이들 역시 의료업이나 AX조합의 운영에 관하여 별다른 식견이나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로, 피고인들의 지인(피고인 A의 지인 AK, AJ, AG, AU, 피고인 B의 지인 AL)이거나 피고인 B의 친동생(AH)이어서 이 사건 D의 임원으로 선임된 것에 불과하였다. 이처럼 임원 대부분이 의료업이나 AX조합의 운영에 관한 지식, 전문성, 경험, 경력 등을 가지지 않은 채 단순히 피고인들과의 친분에 따라 임원이 된 사람들이어서, 이 사건 의료기관의 개설·운영 등 이 사건 D의 운영에 관여하거나 피고인들의 독자적인 운영을 견제할 만한 능력이나 그와 같은 의사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피고인들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자금차입, 이 사건 D의 업무집행 등 정관에 따라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사항이 있었음에도 아예 이 사건 D의 이사회를 개최하지도 않은 채 이 사건 의료기관의 개설·운영 등 이 사건 D을 운영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로 개최된 이사회에서도 자금차입, 진료과목 추가 등 피고인들만이 미리 상의하여 정한 안건들이 부의되었는데, 일부 이사는 아예 이사회에 참석한 적이 없고, 나머지 출석한 이사들은 이 사건 의료기관의 개설·운영에 관한 상세한 사항을 알지 못한 채 단순히 피고인들이 제안한 안건에 동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 사건 D 이사회는 형식적으로 존재하기만 하였을 뿐, 그 법령과 정관에 의하여 정해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AI, AL은 모두 피고인들과의 친분으로 이 사건 D의 감사가 된 사람들로 이 사건 D의 업무에 관하여 알지도 못하였고, 단 한 번도 이 사건 D의 업무에 관한 감사를 수행하지도 않았다. 이 사건 D의 감사보고서가 감사 명의로 정기적으로 작성되기는 한 것으로 보이나, 이는 피고인들이 작성하여 보내 준 감사보고서에 감사들이 형식적으로 날인만 한 것일 뿐이다. 이처럼 이 사건 D에서는 감사의 역할이 부재하였다고 보인다.
즉, 이 사건 D의 이사회는 마치 정관에 따라 적법하게 개최되어 의결이 이루어진 것처럼 외형을 갖추었을 뿐 실제로는 제대로 개최되지 않거나 피고인들의 독자적인 결정을 형식적으로 승인 또는 추인하여 주는 역할을 하는 데에 그쳐 이 사건 D 운영에 있어 정관에 따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였고, 감사 역시 정관에 따른 감시, 견제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였으며, 피고인들이 이 사건 의료기관의 개설·운영을 포함하여 이 사건 D의 여러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맡아 하는 지배적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들의 이 사건 의료기관 시설, 인력 및 자금에 관한 전적인 관리
피고인들은 이 사건 의료기관에서 근무할 의사와 직원들의 면접을 직접 보기도 하였고, 그 채용 여부와 채용 조건에 관하여서도 독자적으로 결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가 이 사건 D 업무와 관련하여 작성해 두었던 장부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그 외에 직원들의 휴가 사용시기 등에 관하여서도 지배적인 지위에서 정하였다고 보인다. 피고인 B의 딸인 AV은 실제로 이 사건 의료기관에 근무하지 않았음에도 이 사건 의료기관의 직원으로 등재되어 급여 명목으로 주기적으로 금원를 받아갔는데, 이러한 행위는 피고인들의 관여 없이는 이루어질 수도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는 이 사건 의료기관의 개설과정에서 필요한 초기자금 일부를 G를 통하여 스스로 조달하였고, 그 이후 피고인 B은 이 사건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데에 필요한 자금을 꾸준히 제공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달리 피고인들 외 나머지 이사들은 이 사건 의료기관 개설·운영에 어떠한 자금투입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의료기관 명의로 발급된 2장의 법인카드를 각 1장씩 전적으로 소지·관리하면서 이를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사용하여 왔고, 그 외 이 사건 의료기관의 지출에 관한 부분도 피고인들이 최종 결재권을 가지고 있어 그 의사에 따라서만 자금지출이 행하여졌던 것으로 보인다.
또 피고인 B은 이 사건 D의 상근이사로 있으면서 이 사건 의료기관에 출근하며 행정원장의 지위에서 환자 및 직원관리, 제약회사 관련 업무, 조합원 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여 왔다.
피고인들 개인자금과 이 사건 D 자금의 혼용
이 사건 D 자금에서 피고인들이 임원으로 있는 G로 여러 차례 자금이 지출되었는데, 이는 G의 직원 월급, 차량 렌트비용, AW 등에 대한 채무 원리금상환 등으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의료기관이 지출하여야 할 경비를 피고인들이 지출한 적도 있는데, 그에 관하여 명확하게 이 사건 D 또는 이 사건 의료기관의 차입금 명목으로 회계처리가 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의료기관 계좌에서 피고인 B, AV 명의 계좌 사이에 상당한 기간에 걸친 입출금 거래도 다량 드러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이에 대한 이사회 결의가 있었다고 볼 근거도 없다), 이 사건 의료기관 계좌에서 불분명한 명목으로 현금이 인출된 사정이 엿보이기도 한다.
즉, 이 사건 D 자금은 피고인들 자금과 혼용되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채 사용되어왔다고 보인다.
피고인들의 이 사건 의료기관 운영수익 취득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B은 딸인 AV을 이 사건 의료기관의 직원으로 허위 등재하여 급여를 받는 방식으로 이 사건 의료기관 운영수익을 취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 A는 G를 통하여 이 사건 의료기관에 의료기기를 공급하면서 대금을 과다 지급하도록 하여 실제 대금과의 차액을 챙겨간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피고인들은 이 사건 의료기관의 법인카드를 각 1장씩 보유하면서 상당한 기간에 걸쳐 이를 개인적인 소비를 하는 데에 사용하기도 하였다.
피고인들의 비정상적 의료행위 관여
피고인들은 이 사건 의료기관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내원 환자들에게 금품을 지급하고, 내원 환자들을 위한 무료 차량 이용을 제공하였다. 이 사건 의료기관에 공급된 투석기 등 의료기기는 피고인들이 임원으로 있는 G를 통하여서 공급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앞서 살폈듯이 그 과정에서 공급비용을 과다 지급하여 피고인 A에게 과다 지급된 부분이 귀속되게 되었던 것으로도 보인다. 피고인 B은 제약회사 관련 업무를 전담하여 결정권을 행사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B의 의사로 이 사건 의료기관에서 도수치료 등 진료과목이 추가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부분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비의료인인 피고인들의 이 사건 의료기관 개설이 의료법위반으로 인정되는 이상,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의 관련 규정에 따라 의료법을 위반하여 개설한 의료기관은 요양급여비용과 의료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 사건 의료기관이 의료법에 의하여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인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비용 등의 지급을 청구한 것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하여금 요양급여비용 등의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으로서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이러한 기망행위에 의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 등을 지급받은 것은 사기죄가 해당한다.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환자유인행위로 인한 의료법위반 부분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 B은 앞서 살폈듯이 피고인 A와 함께 이 사건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던 점, ② 피고인 B은 이 사건 의료기관에서 일하던 도중 피고인 A가 이 사건 의료기관 내원 환자들에게 금품과 차량지원을 제공하는 환자유인행위를 하도록 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음에도, 그와 같은 환자유인행위가 이 사건 의료기관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하여 이를 저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이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환자유인행위에 가담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 B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 A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2년 6월∼19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제1범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01. 일반사기 > [제4유형] 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5년∼8년
제2범죄(미설정범죄)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5년 이상(양형기준 미설정 범죄와의 경합범)
선고형의 결정
이 사건 의료기관에서의 진료는 의료인들에 의하여 대체로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편취금액 중 상당 부분은 병원 운영에 사용되어 피고인이 실제 취득한 이득액은 편취금액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범행은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D을 의료법이 금지하고 있는 비의료인의 의료사업을 하기 위한 탈법적인 수단으로 악용하여 이 사건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약 5년에 걸쳐 운영하면서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합계 64억여 원에 이르는 요양급여비를 편취하였고, 그 과정에서 영리 목적으로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환자유인행위도 하였는바,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사기 범행으로 인한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피고인에게 유리·불리한 여러 정상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양형기준 권고형의 하한을 벗어나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피고인 B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2년 6월∼22년 6월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제1범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01. 일반사기 > [제4유형] 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5년∼8년
제2범죄(업무상횡령)
[유형의 결정] 횡령·배임범죄 > 01. 횡령·배임 > [제1유형] 1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4월∼1년 4월
제3범죄(미설정범죄)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5년 이상(양형기준 미설정 범죄와의 경합범)
선고형의 결정
이 사건 의료기관에서의 진료는 의료인들에 의하여 대체로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의료기관 개설·운영에 있어서 피고인의 가담 정도는 A에 비하여서는 가볍다고 보이는 점, 편취금액 중 상당 부분은 병원 운영에 사용되어 피고인이 실제 취득한 이득액은 편취금액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D을 의료법이 금지하고 있는 비의료인의 의료사업을 하기 위한 탈법적인 수단으로 악용하여 이 사건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약 5년에 걸쳐 운영하면서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합계 64억여 원에 이르는 요양급여비를 편취하였고, 그 과정에서 영리 목적으로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환자유인행위도 하였는바,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피고인은 이 사건 의료기관 명의 법인카드도 자신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기도 하였던 점, 사기 및 업무상 횡령 범행으로 인한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피고인에게 유리·불리한 여러 정상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양형기준 권고형의 하한을 벗어나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문세(재판장) 신은진 윤영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