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0. 6. 4. 원고에 대하여 한 견책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8. 7. 13.부터 연천군 B에서 지방환경서기로 근무하는 공무원이다. 원고는 2020. 2. 21.부터 같은 달 24.까지 미세먼지 배출업소 단속실무원 관련 업무의 담당주무관 C의 휴가로 인하여 ‘연천군 지방공무원 근무규칙’ 제7조 제2항에 따라 위 업무를 대행하였다.
D(이하 ‘피해자’라고 한다)는 연천군 환경보호과 소속 기간제 근로자로서 같은 기간제 근로자인 E과 함께 연천군에서 렌트하여 제공된 업무용 승용차를 타고 관내 미세먼지 배출업소 등에 나가 계도 및 단속하는 등의 업무를 하였다.
피고는 ‘피해자가 2020. 2. 20. 17:30경 원고에게 유선으로 E으로부터 추행을 당한 피해사실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그 다음날 바로 분리조치를 하지 않고, 비공식절차에 의한 상담 후 연천군 고충상담원에게 신고하여 공식절차에 의한 조사가 이루어지도록 하였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으며, 피해자에게「2인 1조 원칙」,「나도 사람을 부를 때 툭툭 친다」등으로 가해자를 옹호하는 듯한 말을 함으로서 직장 내 성희롱 발생에 대하여 관리자로서 대처를 소홀히 하였다’고 보아, 2020. 6. 4. 원고에게 지방공무원법 제48조, 제69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견책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20. 6. 25. 경기도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20. 9. 21. 기각결정이 내려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20. 2. 20. 피해자와 피해사실에 대한 통화를 하면서 피해자가 비밀로 해달라고 하였고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겠다고 하기에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여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그런데 피해자는 2020. 2. 21. 원고와 아무런 상의 없이 E과 같이 오전근무를 나갔으며, 그 다음 주 월요인 2020. 2. 24. 원고에게 E과의 분리근무를 요구하여 원고는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분리조치를 하였다. 또한 피해자가 2020. 2. 24. 원고에게 피해사실이 기재된 휴대전화 메모장 내용을 보여주었을 때, 원고는 피해자에게 2인 1조 근무를 강요하였다거나, 가해자를 옹호하는 듯한 취지의 말을 한 바 없다. 이와 같이 원고에게는 징계사유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피고는, 피해자와 상담 후 사업을 종료시킨 담당주무관 C에 대하여는 훈계조치를 하면서 원고에게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형평에 어긋나고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관련 규정의 내용
구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4조 제2항은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신고를 받거나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여야 하고, 이 경우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가 조사 과정에서 성적 수치심 등을 느끼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제3항은 ‘사업주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기간 동안 피해근로자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 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이 경우 사업주는 피해근로자 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한편, 연천군 기간제 및 단기간 근로자 관리규정 제54조는 ‘성희롱을 한 사람에 대한 부서전환․징계 그 밖의 이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제55조는 ‘사업장 내 성희롱 피해근로자로부터 고충 신고를 받은 때에는 즉시 자율적인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자율적으로 해결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지방노동관서에 그 고충의 해결에 필요한 조언, 지도, 권고 등 지원을 받아 해결하도록 한다’고 정한다.
인정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이 인정된다.
피해자는 2020. 2. 20. 17:24경 원고에게 “주무관님 통화되실 때 연락주세요 옆에 아무도 안계실때!“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원고는 같은 날 17:30경 피해자와 유선통화를 하였고, 피해자는 원고에게 ‘E이 같은 날 17:00경 연천군청 사무실 내 민원인용 테이블에서 점검표를 작성하던 중 자신의 허벅지를 3회 주물러 추행하였다’고 하면서 피해사실을 알렸다. 피해자는 원고와 통화를 종료한 후 같은 날 18:00경 원고에게 ”주무관님 아니면 팀장님은 바뀌셨으니까 팀장님한테는 말씀드리지 말고 C 주무관님한테 따로 다니게끔 해주시면 안되냐고 말씀드려볼까요?..“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원고는 같은 날 18:25경 피해자에게 ”우리는 같이 다니는 걸 선호하긴 하는데.. 힘들다면 그것도 괜찮지“, ”직접적으로 말하기 싫으면 한번 C형<1>한테 말씀드려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피해자는 같은 날 18:29경 문자메시지로 원고에게 ”근데 렌트카때문에도 그렇고 좋은 방법이 없네요..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생각 좀 해볼게요 ㅠㅠ“라고 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19:08경 ”그래 생각해봐~“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피해자는 2020. 2. 21. 금요일 오전에 E과 함께 렌트카를 타고 오전 근무를 나갔고, 오후에는 근무가 없었다.
한편, 원고는 2020. 2. 21. 16:00경 전 팀장(F)에게 피해자의 피해사실에 대하여 구두로 보고하였다.
피해자는 그 다음주 월요일인 2020. 2. 24. 09:00경 원고에게 그동안 E의 성희롱 발언 및 행동을 메모해둔 휴대전화 메모장을 보여주며 E과 따로 근무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원고는 분리조치를 취하여 이날부터 피해자가 E과 따로 근무할 수 있게 하였다.
담당주무관 C은 휴가에서 복귀하여 출근한 2020. 2. 25. 피해자 및 E과 각 면담을 실시하고는 동의를 받아 미세먼지 배출업소 단속사업을 조기종료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피해자와 E은 같은 달 28. 근무를 종료하였다.
피해자는 2020. 2. 26. 여성가족부 직장 내 성희롱 신고센터에 E의 성희롱 및 원고의 관리자로서의 대처소홀에 대하여 신고하였다. 이후 2020. 3. 3.부터 같은 달 10.까지 연천군 성희롱 고충상담 조사위원회에서의 조사 절차를 거쳐, 2020. 3. 17. 연천군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에서 ‘E의 신체적․언어적 성희롱 여부’ 및 ‘원고의 2차 가해 여부’ 등에 대한 심의가 개최되었고, E의 신체적․언어적 성희롱 및 원고의 2차 가해를 모두 인정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 회부를 의결하였다. 이에 피고는 2020. 5. 21. 연천군 인사위원회의 징계의결을 거쳐 2020. 6. 4.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한편, 피해자는 ‘원고가 피해자로부터 추행사실을 들었음에도 이를 사소한 것으로 무시하는 듯한 언행을 하고 분리근무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원고를 상대로 의정부지방법원 연천군법원 2020가소453호로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2020. 9. 3. 청구기각 판결이 선고되었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과 함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3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원고에게 징계처분을 할 정도의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피해자와 피해사실에 관한 유선통화를 한 다음날 바로 피해자와 E의 분리조치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 관하여 본다.
피해자가 원고에게 추행 사실을 처음 알린 시점인 2020. 2. 20. 17:30경 당시에는 담당주무관인 C이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피해자는 담당주무관이 아닌 원고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하면서 ‘담당주무관에게 따로 근무할 수 있게 해달라는 말을 할지 여부’에 대해 문의하였다. 또한 원고는 피해자로부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보겠다’는 메시지를 받고 ‘생각해보라’고 답을 하였다. 그런데 그 다음날인 2020. 2. 21. 피해자는 원고에게 별도로 연락을 하지 않고 E과 함께 오전 근무를 나갔다. 피해자가 같은 날 오전 지인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오늘 E과 같이 근무하지 말고 바꿔달라고 하라’는 지인의 말에 피해자는 ‘말하려고 했는데 직원이 출근을 안했는데’라고 답하였는바, 피해자 역시 원고가 아닌 담당주무관 C<2>에게 피해사실 및 분리조치 요구의사를 명확히 알리려고 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피해자의 비밀유지 요청, 피해자의 당시 원고에 대한 표현내용 및 그 의사, 원고의 지위 등을 고려하면, 원고로서는 그 다음날인 2020. 2. 21. 담당주무관이 휴가 중이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로부터 별도의 연락이 없는 상태에서 바로 피해자와 E의 분리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20. 2. 24. 피해자로부터 분리근무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명시적인 요청을 받고는, 같은 날 분리조치를 하여 피해자가 E과 분리되어 근무할 수 있게 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피해자로부터 피해사실을 듣고 2020. 2. 21. 바로 피해자가 E과 분리되어 근무할 수 있도록 조치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관련 법령에서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대처를 소홀히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고가 피해자에게 가해자를 옹호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본다.
원고는 2020. 2. 24. 피해자에게 ‘그 사람<3> 나한테도 툭툭 치면서 얘기한다’라는 취지로 말한 바 있으나, 당시 원고의 발언의도 등에 비추어 그 문언내용만 가지고서 ‘가해자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피해자는 원고가 당시 ‘자기도 사람 부를 때 툭툭 친다’는 취지로 말하였다고 하나, 을 제6호증 등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당시 피해자에게 그와 같이 말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가 2020. 2. 20.경 피해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당시 피해자에게 E과 2인 1조로 근무할 것을 강요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C은 2020. 2. 25. 원고와의 면담을 하면서 ”‘아, 그럼 힘들었을 수도 있었겠다’라고 어제 얘기를 나눴기, 같이 나누긴 했어요. A 씨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의하면, 원고가 2020. 2. 24. 피해자로부터 피해사실을 모두 듣고도 ‘심각한지 모르겠다’라는 식으로 피해사실을 가볍게 여기는 발언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가 2020. 2. 24. 09:00경 피해자에게 ‘E이 반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니 계속 2인 1조로 다녀보라’, ‘같이 근무를 다니다가 만약 E이 또 추행을 하면 그때에는 따로 다니게 해 주겠다’라고 말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2020. 2. 20. 피해자에게 ‘힘들다면 담당주무관 C에게 따로 다니게끔 해달라고 말하는 것도 괜찮다’는 취지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점, 원고가 2020. 2. 24. 피해자와 E에 대하여 분리조치를 취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20. 2. 24.경 피해자에게 그와 같이 말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가 비공식절차에 의한 상담 후 연천군 고충상담원 등을 통해 공식적인 조사절차로 나아가게 하지 않았다는 점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로서는 2020. 2. 24. 피해자의 의사 확인 후 E과의 업무분리조치를 하였고, 그날 저녁 부서 회식자리에서 담당주무관 C에게 피해자의 피해사실, 조치사항 등을 전달하고 관련업무를 인계하였으며, 위 C 역시 고충상담원을 통한 조사절차로 진행되게 하지 않았는바, 이에 의하면 위 담당주무관의 대직자이었던 원고가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에 따른 조사 절차로 진행되게 할 것을 ‘지체’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오병희
판사 박동규 한윤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