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1. 7. 20. 선고 2020노1942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근로자 D와 1일 근무, 2일 휴식의 3일제 근무를 내용으로 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따른 근로계약을 근로기준법의 관련 규정을 준수하여 적법하게 체결하였고, 위 근로계약에서 정해진 바에 따라 D의 근무일에 8시간의 휴게시간을 보장하였다. 피고인은 D의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과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는 달리 D에게 미지급한 임금과 퇴직금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고, 피고인에게 임금과 퇴직금 미지급에 관한 고의가 있다고 할 수도 없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나.

구체적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히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까지 더하여 보면, D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인 피고인의 지휘·감독 하에서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간과 대기 또는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무시간이 구분되지 않은 채 연장근로 및 야간근로를 제공하였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의 미지급에 관한 고의도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1)

D는 요양보호사로서 어르신 일상생활 지원 및 케어, 생활실 관리, 응급상황 발생시 조치, 청소 등의 업무를 근무내용으로 하여 1일 근무, 2일 휴무제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근로시간은 09:00부터 다음날 09:00까지로 하되, 07:00~08:00, 12:00~13:00, 18:00~19:00, 22:00~03:00 사이의 총 8시간은 휴게시간을 부여받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피고인과 체결하였다(증거기록 제48 내지 52쪽).

2)

이 사건 사업장은 18시경부터는 다른 직원들은 모두 퇴근을 하고 1인의 요양보호사 혼자서 야간에 남아있으면서 피요양자들을 보살피는 형태로 운영되었다. 일상생활을 함에 있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여 요양원에 입소하게 된 피요양자의 특성상 야간에도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피요양자가 상시적·불규칙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고, 요양보호사가 자신의 휴게시간임을 내세워 피요양자들을 완전히 방치해두고 있을 수는 없는 환경이었다(피고인이 이 사건 요양원에 입소한 피요양자들에 대하여 요양보호사의 휴게시간 동안에는 요양보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것을 평소에 주의시키거나 안내하였다는 자료도 별달리 찾아볼 수 없다).

3)

또한 피고인은 요양보호사의 휴게시간 동안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보험에 가입해두었다는 주장을 하나, 피고인의 사업장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고 하여 해당 근무일의 요양보호사가 장래에 지급될 보험금만 만연히 믿고서 응급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휴게를 하고 있으면서 아무런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채 보험사고의 발생을 용인·방임하더라도 무방한 상황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D와 작성한 근로계약서상으로도 응급상황 발생시 D가 피고인과 함께 일정한 조치를 취하여야 함이 업무내용으로 명시되어 있다).

4)

요양보호사의 휴게시간 동안 피요양자에게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꾸준히 발생하지 않아 요양보호사가 그동안 휴식과 수면을 취할 수 있었다거나 고강도의 업무를 수행한 것은 아니라도 하더라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요양자에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을 대비하여 사업장에서 완전히 이탈하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그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평가할 수 있고(결과적으로 D의 근로기간 동안 응급상황이 발생한 바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요양원의 특성상 D가 근무할 당시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어떠한 가능성조차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인으로서는 D의 휴게시간 동안 D를 다른 요양보호사와 교대하여 주거나 피고인 본인이 직접 D를 대신하여 피요양자들에 대한 요양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해두지 않았던 이상, 피요양자들에게 도움을 필요로 하거나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D가 근로계약으로 보장받은 휴게시간 동안에도 사업장 내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을 묵인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5)

이러한 사정은 ‘주인이 나가서 쉬라는 말을 안 하고, 원래 요양원은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어르신들을 돌봐야 되는 거예요. 요양보호사가 저밖에 없으니까저는 감히 생각도 못하는 것이지요’라는 원심 증인 D의 증언(공판기록 제66쪽)에 의하여 뒷받침되고, 그 이외에 ‘만약에 낮에 아팠던 사람이 병원에 갔다 왔는데 밤에 아프면 조금 주시를 했다’거나 ‘(C요양원의 취침시간은 밤 10시인데) 꼭 10시가 아니더라도 더 살펴봐야 되겠다 하면 11시라든지 딱 정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밤 10시에 수면을 취하였다’,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면 (피고인이) 바로 내려온다’는 원심 증인 E의 증언(공판기록 제70쪽), ‘휴게시간 도중에 욕창 환자나 대소변이 어려운 어르신들에 대한 보조를 해준 적이 있다’는 당심 증인 G의 증언(당심 증인 G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3, 4쪽), ‘야간 휴게시간이 보장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철판을 깔지 않고 인정상으로라도 나와 봐야 한다’, ‘아무래도 내 집이 아니고 어르신들을 보호하러 온 것이기 때문에 이상한 감각이 느껴지면 당연히 나와 봐야 된다’는 당심 증인 F의 증언(당심 증인 F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10쪽) 등 피고인이 신청한 증인의 진술 등에서도 엿볼 수 있다.

6)

피고인은 D를 비롯한 요양보호사들이 휴게시간 동안 자유롭게 외출을 할 수 있었다고도 주장하나, 피고인은 해당 근무일의 요양보호사가 야간 휴게시간 동안 외출을 할 경우 그 요양보호사를 대체할 다른 요양보호사는 별도로 마련해두지 않았던 점, D 역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가 자신 밖에 없기 때문에 외출하는 데에 지장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공판기록 제66쪽), 피고인이 신청한 당심 증인인 G, F의 각 증언에 의하더라도 외출을 할 일이 있으면 피고인에게 미리 전화를 하여 사업장인 요양원에서 이탈한다는 사실을 알렸으며 요양보호사의 휴게시간임에도 별도로 연락을 하여야 피고인이 요양원에 온다는 것인 점(당심 증인 G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5, 14쪽, 당심 증인 F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5쪽)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비록 D의 휴게시간 중의 외출을 명시적으로 금지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D가 휴게시간 동안 피고인의 간섭이나 감독에서 완전히 해방되어 자유롭게 사업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종진(재판장) 조대현 김희주

각주1) 피고인은 노인복지법 및 동법 시행규칙 등 관련 법령의 시설기준 및 직원배치 기준에 따라 요양보호사를 배치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나, 피고인이 주장하는 관련 법령들과 요양보호사의 업무강도 등은 이 사건의 쟁점인 요양보호사인 D가 피고인과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게시간에도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여부와 별다른 연관성이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