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마을버스기사를 상시채용하고 있는 피고(이하 ‘피고 회사’로 칭한다)는 지원자 내지 면접통과자를 상대로 정식 버스승무사원이 되기 위한 일종의 견습 기간을 부여하여 교육과 평가를 실시하고, 해당 기간 동안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
원고는 피고 회사에 지원하여 면접을 본 후 2020. 3. 16.부터 2020. 4. 5.까지 피고 회사 운전기사 C으로부터 D노선 버스로 1차 견습을 받고, 2020. 4. 6.부터 피고 회사의 운전기사 E으로부터 F노선 버스로 2차 견습을 받았는데, 2020. 4. 15. 피고 회사로부터 견습 종료 통보를 받았다.
원고는 위 견습을 받는 동안 실제 승객을 태우고 교육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버스를 운행하였는데 1일 평균 견습시간은 2.66시간이었다.
원고는 2020. 5. 18.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위원회는 2020. 7. 17. ‘피고 회사가 2020. 4. 16. 원고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피고 회사는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 회사는 2020. 8. 31. 원고에게 2020. 9. 4.자로 원직(수습사원)에 복귀하라는 인사발령을 하였으나 원고는 2020. 9. 2. 이를 수령하고도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응하지 않았고, 피고 회사는 다시 2020. 9. 15. 원고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2차 원직복귀 통보를 하였다.
피고 회사는 2020. 9. 29.과 2020. 10. 5.경 원고에게 미지급임금을 지급받을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였으나 원고는 금액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알려주지 않았고, 피고 회사는 2021. 3. 2. 원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원고의 직접 수령거부와 입금계좌 공개거부를 이유로 2020. 3. 16.부터 2020. 9. 4.까지 약 5.56개월의 임금에 해당하는 3,967,091원을 변제공탁하였다(의정부지방법원 2021년 금제1535호).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3, 4, 5, 9, 11, 14, 15,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 요지
피고 회사는 2020. 4. 16. 원고를 해고함에 있어 아무런 서면 통지를 하지 않았으므로 위 해고는 부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 회사를 상대로 하여 위 2020. 4. 16.자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위 부당해고 다음 날인 2020. 4. 17.부터 통상의 견습기간이 만료되는 2020. 5. 16.까지 713,998원, 2020. 5. 17.부터 복직명령이 있었던 2020. 9. 4.까지 견습기간 종료 후 계속 근로의 전제 하에 피고가 채용광고를 통해 광고하였던 급여액인 월 2,500,000원의 임금상당액의 합계 9,788,998원[= 713,998원 + {2,500,000원 × 3.63개월(2020. 5. 17.부터 2020. 9. 4.까지)}]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의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해고 무효 확인 부분에 관한 판단
확인의 소는 원칙적으로 분쟁 당사자 사이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허용되므로, 과거의 법률관계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확정할 이익이 없어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이 원칙이다(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다207967 판결). 다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36407 판결).
앞서 본 사실에다가 앞서 거시한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피고 회사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따라 2020. 4. 16.자 해고는 무효임을 전제로 원고에게 2020. 9. 4.자 원직 복직발령을 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않았고 현재(변론종결일 2023. 3. 24.)까지도 복직하거나 근로를 제공한 바 없는 점, 원고는 피고 회사의 부당해고로 인하여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기간을 위 복직발령일까지로 보고 그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하고 있고, 피고 회사도 해당 기간 동안의 임금의 지급의무를 인정하면서도 그 액수만을 다투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은 복직발령 이후에 묵시적 합의해지 등으로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에게 위 2020. 4. 16.자 해고의 효력을 다툴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다만, 위 2020. 4. 16.자 해고가 있었는지 여부 및 그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 등은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판단함에 있어 선결문제가 되므로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근로자를 채용하면서 일단 수습사원으로서 일정한 연수(견습)기간을 거치도록 하고 그 연수기간 중의 평가에 의하여 합격기준 이상의 점수를 얻은 경우에만 근로자로 채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러한 경우 피고 회사와 연수시간 중에 있던 원고 사이에는 일종의 해약권유보부 근로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피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견습 종료를 통보함으로써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고, 이때 피고 회사가 그 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에는 다툼이 없는바, 결국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로 부당하다}.
미지급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임금 지급 의무의 발생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2020. 4. 16.자 해고는 무효이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위 해고 통보로 인하여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기간 동안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그 산정대상기간은 위 부당해고 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0. 4. 17.부터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복직 발령을 통해 원고를 복직시키기 전날인 2020. 9. 3.까지이다(원고는 2020. 3. 16.부터 2020. 4. 15.까지의 임금에 대하여는 청구하고 있지 않으므로 살피지 아니한다).
지급 의무의 범위
미지급 임금
원고의 견습기록을 토대로 원고가 견습 기간 동안 받아야 할 월 임금상당액이 아래 표와 같이 713,998원에 해당함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이에 따라 원고가 2020. 4. 17.부터 2020. 9. 3.까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은 합계 3,286,346원(= 713,998원 × 12개월 × 140/365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므로, 피고 회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3,286,34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1. 2. 11.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는, 약 1개월의 견습기간 종료 후 승무사원이 됨을 전제로 원고도 2020. 5. 17.부터 승무사원이 받는 월 급여상당액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다가 갑 제4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견습기간이 55일에 이르는 사람이 있는 등 그 견습기간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견습기간 종료 후 그 평가에 따라 정식으로 승무사원이 될 수 있는지 여부가 정해지는데, 원고의 경우 그 평가가 긍정적이지 못했던 점, ② 피고 회사의 채용공고상 월 급여(‘250~260만 원’)가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원고와 같은 지원자가 견습기간을 통과하여 피고 회사와 정식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할 경우를 상정한 대략적인 정보 제공에 해당할 뿐, 이를 당사자를 구속하는 약정이라고 볼 수 없는 점, ③ 그 밖에 피고 회사와 원고 사이에 계속적인 근로계약을 보장한다거나 피고 회사에게 원고가 주장하는 월 급여를 지급하는 내용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할 의무를 부과하는 어떤 근거도 발견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공탁의 효과
을 제11,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피공탁자를 원고로 하여 월 급여 713,998원을 기준으로 총 169일분(2020. 3. 15.부터 2020. 9. 4.까지 약 5.56개월)의 미지급 임금을 계산하여 3,967,091원을 공탁한 사실이 인정된다.
변제공탁의 효과로 해당 금액 상당의 채무가 소멸되고(민법 제487조) 그 이자의 발생도 정지되는바, 위 공탁금 3,967,091원은 민법 제479조 제1항에서 정한 변제 충당의 순서에 따라 3,286,346원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2021. 2. 11.부터 변제공탁일인 2021. 3. 2.까지의 연 6%[부당해고 기간 중의 미지급 임금은 상행위로 생긴 것이므로 그 변형으로 인정되는 지연손해금채무, 즉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도 상사채무라 할 것이어서 상법이 정한 연 6%의 이율이 적용된다(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4다28305 판결 참조)]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 10,804원(= 3,286,346원 × 연 6% × 20/365일)에 먼저 충당되고, 남은 3,956,287원(= 3,967,091원 – 10,804원)은 원본의 변제에 차례로 충당된다. 그 결과 원고가 청구하는 2020. 4. 17.부터 2020. 9. 4.자 복직명령이 있는 때까지의 미지급 임금은 모두 소멸되어 더 이상 남아있지 않게 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임금지급청구)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희(재판장) 김혜령 윤영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