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2. 8. 25. 선고 2021나20439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

원고는 피고로부터 'B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관리 업무를 위탁받은 C 주식회사(이하 'C'라고만 한다)에 고용되어 2019. 6. 6.부터 2019. 12. 8.까지 위 아파트의 전기시설업무 관리를 담당하는 '기전반장'으로 근무하였다.

○

원고와 C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2019. 6. 6.부터 2019. 9. 5.까지의 기간 및 2019. 9. 6.부터 2019. 12. 5.까지의 기간에 각 적용된 2개의 근로계약이 있고, 이하 이를 통틀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의 내용은 별지1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호증, 을 제21·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근무장소에 휴게실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휴게시간에도 근무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휴게시간과 근무시간이 제대로 구분되지 않는 상태에서 근무하였으므로 휴게시간이라 하더라도 이는 실질적으로 근무시간으로 보아야 하고, 원고는 약정한 근로시간보다 30분 일찍 출근하여 근무하였으므로, 원고의 실제 사용자 지위에 있는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계약 시 약정하였던 휴게시간 합계 5시간과 원고가 조기 출근하여 추가로 근무한 시간 30분에 해당하는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여야 한다.

3.

원·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 성립 여부

가.

관련 법리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사이에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한 아파트 관리업자의 대리인인 관리소장이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게 된 직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그 직원들은 아파트 관리업자의 피용인이라고 할 것이므로, 아파트 관리업자와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을 뿐인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직원들에 대하여 임금지급의무가 있는 사용자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그 직원들이 관리사무소장을 상대방으로 하여 체결한 근로계약이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고, 직원들이 사실상 입주자대표회의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그에게 근로를 제공하며, 입주자대표회의는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하는 사정 등이 존재하여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입주자대표회의와 사이에 적어도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되어야 한다. 그리고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관리업자와 체결한 위수탁관리계약상의 지위에 기한 감독권의 범위를 넘어 일부 직원의 채용과 승진에 관여하거나 관리사무소 업무의 수행상태를 감독하기도 하고, 또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근로조건인 임금, 복지비 등의 지급수준을 독자적으로 결정하여 오기는 하였으나, 관리업자 혹은 그를 대리한 관리사무소장이 근로계약 당사자로서 갖는 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임면, 징계, 배치 등 인사권과 업무지휘명령권이 모두 배제 내지 형해화되어 그 직원들과 체결한 근로계약이 형식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없고, 또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업무내용을 정하고 그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행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는 경우, 입주자대표회의가 그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근로계약관계에 있는 사용자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9. 7. 12.자 99마628 결정 참조).

나.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실질적으로 원고에 대하여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 이 사건 근로계약은 C를 사용자로 명시하고 있고, C가 근무평정이나 초과근로시간의 승인을 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 피고는 C와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아파트를 위탁관리하고 있으며, 달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사용사업자로 볼 만한 증거가 없다.

◎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C 소속이고, 피고와 C 사이에 체결된 위·수탁관리계약 제3조는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을 C의 대행인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 근로계약도 위 관리사무소장을 C의 대리인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위 관리사무소장 외에 피고가 원고의 업무 내용을 정하였다거나 원고에게 업무수행에 관한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다는 점에 관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 아닌 입주자대표회의가 원고의 채용과 승진에 관여하였다거나, 위 관리사무소장의 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임면, 징계, 배치 등 인사권과 업무지휘명령권이 모두 배제 내지 형해화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에 관한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

◎ '급여, 제수당, 상여금, 퇴직금, 산재보험료, 고용보험료,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료 및 식대 등 복리후생비'는 '인건비'로서 '일반관리비'에 포함되고(공동주택관리법 제23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23조 제1항 제1호, [별표 2] 제1호 가목), 원고 급여의 재원이 된 관리비는 공동주택관리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 입주자 등으로부터 납부받은 것이며, 피고와 C 사이의 위·수탁관리계약 제8조 제1항에 의하면 위 관리사무소장이 관리비를 지출하므로 원고에 대한 급여 지급 시에도 위 관리사무소장의 확인을 거쳤다고 보아야 하는 점, 원고의 기본급과 초과근로·야간수당은 원고와 C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해진 금액대로 지급되었고 나머지 급여 항목은 성질상 그 금액이 피고의 의사에 따라 좌우될 만한 것이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주체이자 C의 대리인인 관리사무소장이 원고에 대한 급여 지급 여부와 범위를 실질적으로 결정해 왔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급여(기본급, 초과근로·야간수당, 식대, 검침수당 등)가 피고의 계좌에서 이체되는 방식으로 지급되다거나, 이때 공제된 고용보험·건강보험·국민연금·보증보험 등의 비용을 피고가 일응 부담한 것처럼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가 원고의 실제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실제 사용자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다만 아래에서는 피고가 원고의 실제 사용자인 경우에 과연 미지급 임금이 남아 있는지를 나아가 살펴보기로 한다).

4.

휴게시간에 상응하는 임금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하여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것이나(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각종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정하고 매월 일정액을 각종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또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으면 유효하다고 할 것인데, 그러한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 여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등 참조),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도12114 판결 등 참조).

나.

포괄임금약정의 성립 여부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2·3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행한 근로는 감시·단속적 근로에 해당하여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분리하여 산정하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임금에 관한 부분은, 24시간 격일제로 오전 09:00부터 이튿날 오전 09:00까지 단속적으로 근로하되 그중 5시간을 휴게할 것을 전제로 이에 대한 기본임금을 정하고 매월 일정액을 각종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것이 원고에게 불리하다거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아 부당하다고 할 수 없어 위 약정 부분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며, 그렇다면 원고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월 급여에는 일응 근로기준법 규정에 의한 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 원고는 24시간 격일제로 오전 09:00부터 이튿날 오전 09:00까지 근무하면서 방재실 방재기사 업무를 수행하였고, 이러한 근로형태는 업무수행과 대기를 반복하는 전형적인 감시·단속적 근로에 해당하여 실제 근무시간·휴게시간을 나누어 확정하기가 쉽지 아니하고, 원고가 실질적으로 휴게하였는지 여부도 파악하기가 곤란하다.

◎ 이러한 사정으로 인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 원고의 초과근로·야간수당을 정액으로 정한 것으로 보이고, 실제 근로시간이나 휴게시간에 관한 사후 확인 절차 없이 원고에게 급여가 지급되었다.

◎ 원고는 2019. 6. 6.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단속적 근로인가 동의서'에 서명하고 이를 C 측에 교부하였다.

◎ 원고는 2019. 6. 6.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휴게시간 고지 확인서'에 서명하고 이를 C 측에 교부하였다.

다.

원고가 실질적으로 휴게할 수 없었는지 여부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나.항에서 살핀 원고의 단속적·감시적 근로의 특수한 성격 때문에 원고가 실질적으로 휴게하였는지 여부를 분명하게 가리기가 어려운데, 갑 제9·10·11·19·20호증, 을 제1·10·15·16호증의 각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아파트에는 휴게시설·물품(샤워실, 욕실, 침구, 식탁, 소파, TV, 냉장고, 운동시 설 등)이 확보되어 있었음이 인정되는 반면, 원고가 '위 휴게시설·물품을 사용할 수 없었다'거나 달리 '휴게시간에 대체근무자가 존재하지 아니한 등의 이유로 휴게시간을 실질적으로 누리지 못하였다'는 사정에 관한 증거를 찾아볼 수 없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게시간에도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소결

따라서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으로 정한 휴게시간 중 실질적으로 휴게하지 못한 시간에 상응하는 미지급 임금에 관한 원고의 청구 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다.

5.

업무개시 전 준비시간에 상응하는 임금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나 C가 원고에게 정규 출근시각인 09:00보다 30분 일찍 출근하여 업무를 준비할 것을 지시하였다거나, 원고가 피고나 C의 실질적인 지휘·감독 아래 매일 08:30경 출근함으로써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출근시간보다 상시적으로 30분씩 조기 출근을 하고 실제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업무개시 전 준비시간에 상응하는 미지급 임금에 관한 원고의 청구 부분도 받아들일 수 없다.

6.

결론

원고의 청구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창국(재판장) 한승철 하승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