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2. 1. 21. 선고 2021노1174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하였고, 나머지 각 사기죄에 대해서만 유죄를 선고하였다. 위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아니함으로써 이 부분은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이 유죄를 선고한 부분에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은 2016. 6.경 피해자로부터 교부받은 3억 원 중 일부를 피해자의 동의를 받아 G 토지 공사 대금 등으로 사용하였으므로, 용도를 기망한 것이 아니다.

2)

피해자는 피고인이 사업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 1억 원을 빌려주었고, 당시 피고인에게 변제의사와 변제능력도 있었다.

3)

피고인은 2017. 5. 17.경 4억 원의 채무변제에 갈음하여 피해자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T 앞으로 F 토지의 소유권과 그 지상 건물의 건축주 명의를 이전해주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교부받을 당시 피고인에게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있었다.

4)

그럼에도 사기의 점 전부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원심 판시 범죄전력 이외에도 2019. 10. 31.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11월을 선고받고 2021. 12. 16.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심 판시 각 사기죄는 판결이 확정된 위 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4.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거래에 임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인하여 재물을 수취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그럼에도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4도9099 판결 등 참조).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그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5618 판결 참조),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고(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참조), 확실한 변제의 의사가 없거나 또는 차용 시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변제할 능력이 없는데도 변제할 것처럼 가장하여 금원을 차용한 경우에는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판시 사정을 근거로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특히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F 토지 빌라 신축 사업에만 사용할 것을 조건으로 피고인에게 3억 원을 교부하였다는 취지로 비교적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투자를 주선한 Q도 당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다.

②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경우 그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존재와 그 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 수긍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내용되는 법률행위의 존재를 인정하여야 한다.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작성된 신축빌라사업 공동투자계약서(2019고단6004 증거기록 제71쪽, 피고인은 자신이 작성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에는 ‘피해자가 지급한 3억 원을 이 사건 F 토지의 빌라 신축공사 외에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취지가 명확히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은 이에 반하는 주장을 하면서도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피고인은 2016. 9. 12. ‘3억 원을 F에 신축 중인 빌라의 건축비로 사용하여야 함에도, 피고인의 개인 채무 변제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여 피해자로부터 투자를 받은 내용과 달리 사용한 잘못이 있다. 이에 모든 책임을 지고 피해자로부터 받은 3억 원을 2016. 10. 30.까지 반환한다’는 취지의 진술서(2019고단6004 증거기록 제75쪽 이하)를 작성한 바도 있다.

③

피고인은 2016. 1.경 G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면서도 그 매매대금을 전혀 지급하지 못하는 등 자금난을 겪고 있었던 점(2019고단6004 증거기록 제213쪽, 제219쪽 이하), 기존에 피해자로부터 교부받은 3억 원도 상환하지 못하고 있었고, G 토지 관련 공사대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여 공사업자가 유치권을 행사하는 등 총체적인 자금 상황이 좋지 않았던 점, 중단되었던 공사가 신속히 재개되지도 못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추가로 1억 원을 차용할 당시 약정한 기간 내에 1억 원을 변제하기 어렵고 G 토지를 분할해 줄 수도 없을 것이라는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2017. 5. 17.경 피해자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T에 이 사건 F 토지 및 그 지상 신축 빌라에 관한 건축주 명의를 이전시켜 줌으로써 투자금 3억 원이 정산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21. 8. 26. 선고 2020나2038592 판결). 그러나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피고인의 차용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위와 같은 사정은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교부받은 이후의 것이므로, 사기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앞서본 직권파기사유가 존재하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