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2. 9. 1. 선고 2021노1744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①

피해근로자들은 야간근무시간 8시간(전체 야간근무시간 ‘18:00~다음 날 09:00’ 중 ‘22:00~다음 날 06:00’ 부분을 의미한다. 이하 같다) 중 6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자유로이 이용하였으므로 위 6시간이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설령 위 시간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위 시간이 휴게시간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여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대상임을 인지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범행의 고의가 없다. ② 피해근로자들은 야간휴게시간 중 근로를 수행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야간근무시간 중 6시간이 휴게시간이라고 명시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범행은 피해근로자들의 승낙으로 인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제① 주장에 관한 판단

1)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2)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야간근무시간 중 6시간 역시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3)

원심이 상세하게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근로자들은 야간근무시간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간과 대기 또는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시간이 구분되지 않은 채 연장근로 및 야간근로를 하였고,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이 사건 범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피해근로자들은 야간근무시간에 각 층별로 1명씩 남아있으면서 각 층의 입소자 12명을 각자 보살피는 형태로 근무하였고, 각 층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가 1명이므로 위 요양보호사가 휴게시간에 외출하거나 취침하는 등 휴게를 취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위 요양보호사를 교대하여 줄 사람은 없었으며, 일상생활을 함에 있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여 요양원에 입소한 입소자들의 특성상 야간에도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필 요로 하는 입소자가 상시적·불규칙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었으므로, 요양보호사가 자신의 휴게시간임을 내세워 입소자들을 완전히 방치해두고 있을 수는 없는 환경이었다(피고인이 평소에 입소자들에게 요양보호사의 휴게시간 동안에는 요양보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것을 주의시키거나 안내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의 근로감독관 J은 이 사건 요양원의 시설을 확인한 후 ‘요양보호사실은 입소자들이 구두로 호출하면 들릴 정도의 거리에 있었다. 인지기능이 낮은 중증 입소자는 종을 사용하고 있으며, 정상적인 입소자는 구두로 호출한다. 요양보호사실과 입소자실은 칸막이 외에 별다른 차단 장치가 없었다. 요양보호사실은 휴게실이라기보다는 입소자들에게 요양급여를 제공하기 위한 대기공간으로서의 근무장소로 판단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하였다(증거기록 1권 394쪽). 위와 같은 요양보호사실의 현황에 비추어 볼 때, 피해근로자들은 야간근무시간에 주어진 휴게시간에도 본래의 업무에서 확실히 벗어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

이 사건 요양원에서 피해근로자들의 야간근무시간에 입소자가 사망하는 등의 응급상황은 매우 드물게 발생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요양보호사의 휴게시간 동안 입소자에게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꾸준히 발생하지 않아 요양보호사가 그동안 휴식과 수면을 취할 수 있었다거나 고강도의 업무를 수행한 것은 아니라도 하더라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입소자에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을 대비하여 사업장에서 완전히 이탈하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그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평가할 수 있다(결과적으로 피해근로자들의 야간근무시간 동안 응급상황이 발생한 사실이 거의 없었다고 하더라도 요양원의 특성상 피해근로자들이 근무할 당시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어떠한 가능성조차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라)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야간에 응급상황 발생 시 조치를 위해 야간근무자가 필요한데, 야간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에 대하여 별도로 휴게시간을 지정하지는 않았고, 요양보호사들이 자율적으로 쉬었다’(증거기록 3권 62쪽), ‘현실적으로 야간근무시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구분할 수는 없으며, 별도의 감독이 없기 때문에 요양보호사들이 자율적으로 휴게를 실시한다’(증거기록 3권 227쪽)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는데, 피고인은 야간근무시간 동안 입소자들에게 도움이 필요하거나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피해근로자들이 근로계약으로 보장받은 휴게시간 동안에도 요양원 내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을 잘 알면서도 이를 묵인하고 있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나.

제②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 제2항에 따르면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로 하고(근로기준법의 강 행성),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야 한다(근로기준법의 보충성). 한편,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56조 제1항, 제3항(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근로기준법 제56조와 같은 내용이다)에 따르면, 사용자는 연장근로 및 야간근로에 대하여는 각각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피해근로자들은 야간근무시간 중 6시간이 휴게시간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는 하였으나 위 6시간이 휴게시간이 아니라 근로시간에 해당한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6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보지 않아 그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위 근로계약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이고 사용자는 위 6시간의 근로에 대한 임금 및 위 근로가 연장근로 및 야간근로에 해당하는 경우 그에 대한 가산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며, 피해근로자들이 위와 같이 무효인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 피해자의 승낙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

유리한 정상: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는 없는 점, 피고인이 확정적인 고의로 이 사건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아 이 사건 범행의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은 피해근로자들에게 근로계약상 약정된 임금은 모두 지급한 점 등

○

불리한 정상: 피고인이 피해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의 액수가 적지 않은 점, 피고인은 아직까지 피해근로자들에 대하여 피해회복을 하지 못한 점 등

○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의 양형에 관한 여러 가지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형을 정하였고, 이 법원에서 새롭게 고려할 만한 양형 조건의 변화는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죄전력,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범행 이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을 뿐,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현경(재판장) 김자림 김덕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