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205,209,773원, 원고 B에게 137,473,182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2. 9. 26.부터 2024. 10. 1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3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D(E생 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은 2022. 9. 26. 피고가 운영하는 F 내과의원에서 피고로부터 ‘의식하 진정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은 후 사망한 사람이고, 망인의 상속인으로는 배우자인 원고 A과 자녀인 원고 B이 있다.
망인은 2022. 9. 26. 08:47경(이하 2022. 9. 26. 발생한 일을 서술할 때는 날짜는 생략하고 시간만 기재한다) 위·대장 내시경검사를 받기 위해 피고 병원에 내원하였고, 당시 망인은 신장 170.2cm, 체중 101.8kg, 체질량지수 35kg/㎡로 고도비만이었다.
피고는 내시경검사를 위하여 망인에게 프로포폴 180mg(18cc)을 투여한 후 산소를 투여하면서 09:41경 검사를 시작하였고, 내시경이 망인의 입에 들어가자 망인이 몸 부림을 쳐서 프로포폴 50mg(5cc)을 추가로 투여하여 4분간 위 내시경을 시행하였다.
망인에 대한 위 내시경이 끝난 09:47경 산소포화도가 80% → 70% → 60%로 떨어지고 혀가 말려 있는 상태였다. 이후 산소포화도가 80%까지 올랐다가 다시 떨어졌다를 반복하였다. 피고는 망인에 대한 산소투여 방법을 비강캐뉼라에서 마스크로 바꾸고 삼중기도조작법을 시도하였고, 기도확보를 위한 조치를 시행하였으나 산소포화도가 오르지 않고 의식이 돌아오지 않자, 09:55경부터 기도삽관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망인의 기도수축 상태가 심하여 용이하지 않았고, 10:01경 인공기도삽관을 시행한 후 심폐소생술을 지속하면서 10:03경 119에 신고하였다.
119 구급대원은 10:13경 피고 의원에 도착하여 망인의 상태를 확인하고, 피고가 삽입한 인공기도를 후두마스크(i-gel)로 교체한 후 10:43경 G병원으로 이송하였다.
망인은 G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한 심부전으로 2022. 10. 6. 사망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프로포폴 투여상의 과실
피고는 망인에게 짧은 시간 동안 과도한 양의 프로포폴을 투여하여 망인의 혀가 말리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는 등 호흡억제 증상이 나타나게 한 과실이 있다.
내시경 시행과정에서의 경과 관찰상 과실
피고는 내시경 검사 중 망인의 산소포화도가 저하되었음에도 안일하게 내시경 검사를 계속하여 망인의 호흡억제 증상을 뒤늦게 발견한 과실이 있다.
응급조치 과정상의 과실
피고는 09:47경 망인의 상태를 확인한 후 단순히 산소투여법을 비강캐뉼라에서 마스크로 교환하였는데 이는 망인의 상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처치였으며 그로부터 약 14분이 경과한 10:01경이 되어서야 뒤늦게 기관내 삽관 및 심폐소생술을 시작하였는바, 응급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
설명의무 위반
피고는 망인에게 내시경 검사에 앞서 프로포폴을 사용한 ‘의식하 진정 내시경 검사’의 부작용, 위험성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망인으로 하여금 검사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하였어야 하나,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채 내시경 검사를 함으로써 망인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할 때에는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의사의 이와 같은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삼되, 그 의료수준은 통상의 의사에게 의료행위 당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고 또 시인되고 있는 이른바 의학상식을 뜻하므로, 진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인 수준으로 파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다35508 판결). 그리고 의료행위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서 피해자 측이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두고 일련의 의료행위 과정에 저질러진 과실 있는 행위를 증명하고 그 행위와 결과 사이에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한 경우에는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증명책임이 완화된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6다266606, 266613 판결 등 참조).
일반적으로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또는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 응급환자의 경우나 그 밖에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진료계약상의 의무 내지 침습 등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당해 환자나 그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당해 환자가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가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 의사의 설명의무는 그 의료행위에 따르는 후유증이나 부작용 등의 위험 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다는 사정만으로 면제될 수 없으며, 그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당해 치료행위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이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인 경우에는 그 발생가능성의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설명의 대상이 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참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사 측에 설명의무를 이행한 데 대한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20. 8. 13. 선고 2017다248919 판결 등 참조).
프로포폴 투여상의 과실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 내지 8, 14, 16, 17호증, 을 제7, 14 내지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G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장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H협회의 ‘의원 및 병원급 의료기관 의사를 위한 프로포폴 진정 임상권고안’(갑 제8호증)에 따르면, 타 진정제와 마찬가지로 프로포폴 역시 동일한 용량을 투여하더라도 개별 환자마다 진정의 깊이가 다를 수 있고 동일 환자에서도 시술·수술 내용에 따라 진정 중에 언제든지 진정의 깊이가 달라진다. 특히 프로포폴의 경우 길항제가 없고 좁은 치료범위(therapeutic window)로 시술자가 계획한 진정 상태보다 깊어서 시술 중 언제든지 전신마취 상태에 준하는 상태로 전환이 가능하므로 프로포폴 진정은 미다졸람이나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진정과 달리 보다 주의 깊은 관리와 감시가 필요하다. 또한 환자의 체중·신장에 근거하여 사전 계산된 유도 용량을 한꺼번에 투여하는 방법보다는 분할 용량으로 나누어 환자 반응을 보며 반복 투여하는 진정 유도방법이 보다 안전하다. 즉, ‘원하는 진정 깊이에 필요한 최소한의 유도 용량’을 투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추가 반복 투여시에는 각각의 용량 투여 후 일정시간(대개 20~30초) 환자 반응을 평가하는 기간을 가져야 한다.
프로포폴 약품설명서(을 제7호증)에 따르면, 55세 미만 성인의 경우 대부분의 환자에서 체중 kg당 0.5~1mg을 1~5분에 걸쳐 투여하면 진정작용이 유도된다. 유지용량은 원하는 정도의 진정효과를 얻을 때까지 점적 주사하는데 대부분의 환자에서 이 용량은 체중 kg당 1.5~4.5mg/h이다. 진정효과의 심도를 급격히 상승시킬 필요가 있을 때에는 점적 주사에 더해 10~20mg을 정맥주사할 수 있다.
감정인 G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수면내시경 같은 진정용량은 3~5분 동안 0.1~0.5mg/kg/분으로 정맥내 원하는 임상효과까지 적정하고, 호흡기능을 모니터링하고, 심폐기능을 모니터링하면서 느린 주입으로 투여하여야 한다. 즉 몸무게와 환자의 진정 정도에 따라서 정맥내로 천천히 주입하여야 한다’, ‘수면내시경을 위한 진정목적이라면 망인 몸무게 대비 초기 투여 용량은 20~50mg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고, 감정인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일반적으로 수면내시경 검사를 위한 프로포폴의 용량은 초기에 30~40mg(0.5mg~1.0mg/Kg)을 투약하고 20초 이상 간격으로 10~20mg을 반복 투여하며 최대 용량은 400mg’이라고 밝힌바 있다.
한편 망인에 대한 진료기록지에는 내시경 시행 전 프로포폴 투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다.
위 인정사실에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는 망인에게 프로포폴을 투여할 때 망인의 상태를 살펴 안전하게 투여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과다한 양을 급속하게 투여한 과실이 있다고 봄이 합당하다.
진료기록상 초기 용량으로 “프로포폴 18cc(180mg)를 2~3분간 투여”하였다는 것 외에 프로포폴을 최초 투여한 용량이나 이후 투여 간격, 속도 등에 관하여는 달리 기재가 없다. 그런데 위 진료기록지에 따르더라도 피고가 프로포폴 180mg을 망인에게 2~3분간 투여하였다는 것인데 이는 앞서 본 프로포폴 약품설명서상 망인의 체중에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용량<1>인 1~5분간 50.9~101.8mg을 투여하고 원하는 정도의 진정효과를 얻을 때까지 최대 1시간 동안 152.7~458.1mg을 점적 주사하는 것에 비해 과도한 용량이라고 할 수 있다.
피고는, 망인의 수면 유도상태를 확인하면서 프로포폴을 20mg씩 20~30초 간격으로 주사하여 100mg까지 투여하여 10분에 걸쳐 수면을 유도하였음에도 움직임이 심하고 수면진정상태가 잘 유도되지 않아 수면진정상태가 유도될 때까지 프로포폴을 10~20mg씩 추가로 분할 주사하여 80mg의 프로포폴을 추가로 투여한 끝에 수면진정 상태를 유도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최초 투여한 프로포폴의 양이나 이후의 투여 시간간격, 속도 등에 관하여는 진료기록에 나타나 있지 않고, 프로포폴 180mg을 2~3분간 투여하였다는 진료기록 내용과도 배치되는바,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간호조무사 김가영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기재(을 제6호증)는 그대로 믿기 어렵다.
피고는 위와 같이 180mg을 투여한 이후 09:41경 내시경을 시작하였는데, 내시경이 입에 들어가자 망인이 몸부림을 쳐서 50mg(5cc)를 추가로 투여하였는바, 위 추가 투여한 프로포폴의 시간간격이나 속도 역시 진료기록에 나타나 있지 않다.
프로포폴로 유도되는 수면마취상태는 전신마취상태와 명확히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시술 중 투여되는 용량이나 자극의 정도에 따라 “얕은 진정상태 → 중증도의 진정상태 → 깊은 진정상태 → 전신마취상태”의 연속선상에서 마취상태가 변하는데, 프로포폴의 용량이 과도하거나 주입 속도가 빠르다면 상대적으로 깊은 진정 또는 전신마취 상태를 유발할 수 있고, 기도폐쇄 및 호흡 억제를 초래할 수 있다. 진정 요법 중에는 환자의 의식 수준이 목표로 하는 진정의 깊이에 해당하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약물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데, 결국 피고는 이를 소홀히 하여 원고의 호흡 억제를 초래하였다고 보인다.
경과 관찰상의 과실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이 법원의 2024. 1. 3. 자 G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망인에게 프로포폴을 투여하고 의식하 진정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망인의 활력징후나 상태에 대한 경과관찰을 소홀히 하고 망인의 상태를 잘못 평가하여 응급처치를 지체한 과실이 있다고 봄이 합당하다.
진정 요법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약물들은 용량에 비례하여 환자의 심폐기능을 저하시키는데, 중추성 호흡기능의 저하와 기도폐쇄로 인한 저산소증, 그리고 저혈압 및 부정맥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일시적으로 발생하고 합병증 없이 지나가기도 하지만, 때로는 심혈관계 허탈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진행되기도 하므로, 환자의 의식 수준, 산소포화도, 호흡, 맥박, 혈압 등에 관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 망인과 같은 고도비만 환자의 대부분은 구강과 인두조직이 지방축적으로 비대해져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 중에도 상기도 협착 및 호흡탄성 감소 현상이 나타나 마취시에는 최면진정제 등의 작용으로 호흡근의 약화와 호흡동인이 감소하는 효과가 추가되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무호흡이 발생하면 기도유지가 어려워 기관내삽관 또한 성공률이 낮으므로 더욱 주의 깊은 관리와 감시가 필요하다.
특히 프로포폴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좁은 치료범위(therapeutic window)로 시술자가 계획한 진정상태보다 깊어져 시술 중 언제든지 전신마취 상태에 준하는 상태로 전환할 수 있으므로, 프로포폴 진정은 미다졸람이나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진정과 달리, 더욱 주의 깊은 관리와 감시가 필요하다. 따라서 환자의 의식수준, 산소포화도, 활력징후를 기록해야 하며 ㉠ 진정시작 직전, ㉡ 진정제 투약 직후, ㉢ 시술·수술 중 일정간격을 두고 규칙적으로, ㉣ 회복시작시, ㉤ 회복실 퇴실전으로 기준을 정하는 것이 좋다.
혈중산소포화도란 혈액 내 산소와 결합한 헤모글로빈의 양이 전체 헤모글로빈의 양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백분율로 수치화한 지표를 말한다. 혈중산소포화도의 정상(허용)범위는 95% 이상이며, 95% 미만부터는 저산소혈증, 75% 이하인 경우는 매우 심한 저산소혈증 상태임을 의미한다(SaO2 및 SpO2 기준 동일).
망인은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초기 프로포폴 용량보다 비교적 과한 용량을 투여하였음에도 수면유도가 잘 되지 않았고, 몸부림을 치고 팔을 올려 마우스피스를 뱉어 내려고 하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피고는 망인에게 프로포폴을 계속해서 투여하여 수면에 들어가기만을 기대하였을 뿐 망인에 대한 별다른 감시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망인에 대한 내시경 검사 중 기록에는 ‘산소포화도(Sp O2) 96-84%’라고만 기재되어 있는데, 내시경 검사 중 산소포화도가 불안정하고 감소하는 수치로 측정이 된다면 망인에게 호흡억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어 피고는 즉시 내시경을 중단하고 망인의 의식수준을 확인하여 기도를 확보하고 산소를 공급했어야 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망인에 대한 수면내시경을 시작하고 종료할 때까지 산소포화도와 맥박이 안전범위를 벗어나 감소된 사실이 없었고 진료기록지의 검사 중 산소포화도에 ‘(96)-(84)%’라고 기재된 것은 피고 병원의 간호조무사가 내시경검사 중 맥박산소계측기를 통해 모니터링 된 산소포화도와 맥박수를 ‘(맥박수)-(산소포화도)’ 순으로 기록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산소포화도) - (맥박수)’의 순서로 기록한 것일 뿐이어서 위 ‘84’는 산소포화도가 아니라 맥박수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3 내지 6호증의 기재만으로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을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피고 주장처럼 ‘(96)-(84)%’가 ‘산소포화도 96%, 맥박수 84회/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더라도 G병원 마취틍증의학과 전문의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따르면 실제 환자의 동맥혈의 산소분압을 정확하게 측정하지는 못하므로 산소계측기상 산소포화도가 96%라는 의미는 측정 당시 환자의 실제 동맥혈 산소포화도는 훨씬 낮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하는바, 당시 망인에게 호흡억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응급조치 과정상의 과실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가 망인의 이상증세를 확인한 이후 응급처치를 지연하였다거나 부적절하게 하였다고 보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의식하 진정 내시경 검사 중 산소포화도가 저하되는 등 이상증상이 발생한 경우 비강캐뉼라를 이용하여 산소를 공급하고 하악을 밀고 턱을 당겨 올로 기도 확보 조치를 취한다. 이런 조치에도 저산소증이 회복되지 않으면 얼굴 마스크로 산소 공급을 변경하고 이러한 조치에도 회복되지 않으면 기관내삽관이나 성문하기도 유지기구(i-gel) 등으로 기도를 적극적으로 확보한 후 앰부백을 이용할 수 있다(이 법원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대한 감정촉탁결과 참조).
피고는 망인에 대한 위 내시경 검사가 끝난 09:47경 산소포화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망인의 혀가 말려있는 상태를 확인한 후 산소투여 방법을 비강캐뉼라에서 마스크로 바꾸고 삼중기도조작법을 시도하였으며 기도확보를 위한 여러 조치를 취하였으나 효과가 없자 망인의 상태를 처음 인지한 때로부터 8분이 지난 09:55경부터 기도삽관을 시도하였다. 비록 피고가 내시경 과정에서 망인의 호흡저하를 발견하지 못하고 내시경이 끝난 이후에 망인의 상태를 처음 인지함으로써 망인의 호흡부전 발견이 다소 늦기는 하였으나 인지한 이후 피고의 응급조치가 신속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09:55경 기도삽관을 시도하였으나 기도수축 상태가 심하여 용이하지 않자 10:01경 인공기도삽관을 시행하였는데, 이는 망인이 고도비만이어서 무호흡이 발생하면 기도유지가 어려워 기관내삽관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피고는 10:01경 인공기도삽관을 시행하고 그로부터 2분후인 10:03경 곧바로 119에 신고하였다. 또한 119 구급대의 구급활동일지에는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다고 하며 구급대 현장도착시 심폐소생술 미시행 중으로’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119 구급 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망인에 대한 심폐소생술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다만 인공기도삽관 시행 이후 기도삽관이 제대로 확인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심폐소생술을 멈춘 상황에서 119 구급대가 도착했을 것으로 보인다.
119 구급대원이 피고가 시행한 인공기도삽관을 제거하고 성문하기도 유지기구(i-gel)을 이용하여 망인의 기도를 확보하였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피고가 시행한 인공기도삽관이 제대로 된 조치가 아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설명의무 여부에 관한 판단
갑 제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내시경 검사 전 망인으로부터 동의서에 자필로 기재된 서명을 받았는데, 위 동의서에는 “(의식하진정의) 부작용은 호흡곤란 및 저산소증과 같은 호흡기계 합병증, 맥박이 빨라지는 등의 심혈관계 합병증, 낙상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드물지만 호흡과 심장이 정지되어 생명이 위협받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며 과민 반응에 의한 응급조치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피고는 내시경 검사 전 망인에게 프로포폴 부작용의 발생가능성에 관하여 설명하였다고 봄이 합당하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인과관계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망인에게 이 사건 내시경 시행 이전에 호흡곤란과 관련한 건강상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망인에게 프로포폴을 투여할 때 적정한 용량을 안전하게 투여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였고 망인에 대한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그 경과 관찰을 게을리하여 망인이 호흡곤란을 겪게 되었던 점, 그 밖에 내시경이 시작된 09:43경부터 전원시까지 망인의 상태 등을 고려하면 프로포폴에 의한 호흡억제가 발생한 망인에게 상당시간 동안 효과적인 산소공급이 되지 않음으로써 저산소증이 발생하여 악화되었고 그로 인해 뇌에 효과적으로 산소전달이 되지 않아 결국 저산소성 뇌손상이 초래되어 사망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망인의 호흡억제가 프로포폴을 과다투여 하여 초래된 것이 아니라 프로포폴 자체의 부작용이고, 망인이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기 전 코로나 19에 확진되어 그 후유증으로 인하여 초래된 저칼슘혈증이 기관지 및 후두의 경련 수축을 유발하여 호흡곤란 및 심정지를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법원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2023. 11. 3. 자 G병원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저칼슘혈증이 동반된 코로나 19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중증도, 병원 재원기간, 사망률 등이 높게 보고된 문헌들이 있으나 코로나 19뿐만 아니라 패혈증 및 급성중증질환에 있는 환자들에게서 저칼슘혈증이 흔하게 동반되므로 저칼슘혈증이 환자의 사망률에 영향을 미쳤다기 보다는 사망가능성이 있는 코로나 19 중증 환자들에게서 저칼슘혈증이 흔하게 관찰되는 것일 수 있다’, ‘망인의 경우 저칼슘혈증의 정도가 경미하여 기관지 경련과의 연관성은 낮다’, ‘코로나 19 감염은 이미 회복된 상태로 볼 수 있고, 저칼슘혈증이 경미하여 망인의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판단한 점, ② G병원 역시 ‘저칼슘혈증은 칼슘의 농도가 정상 이하(8.5mg/dL 이하)로 감소된 상태를 말하는 데 망인의 혈액검사상 칼슘의 농도는 8.1mg/dL로 확인되어 교정이 필요 없는 경도의 저칼슘혈증인바, 저칼슘혈증이 저산소성 뇌손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는 없다’, ‘프로포폴이 저칼슘혈증을 유발한다는 보고는 없다. 프로포폴이 칼륨이나 칼슘 등 전해질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고, 저칼슘혈증은 그날 섭취한 음식, 우유 복용유무, 설사 등 배변 정도, 비타민 복용 유무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수치이다. 저칼슘혈증과 산소포화도 저하의 연관성도 있을 수 있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망인의 저칼슘혈증은 치료가 필요 없을 정도로 경도의 저칼슘혈증이다’, ‘코로나 19 확진의 후유증으로 저칼슘혈증이 종종 보고되었으나 환자의 사망률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고 판단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 피고의 프로포폴의 투여상의 과실 및 경과 관찰상의 과실과 망인의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추정이 번복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책임의 제한
다만,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프로포폴은 빠른 작용시간, 회복속도 등 여러 약리적인 이점을 이유로 다양한 진단적 또는 치료적 시술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점, 피고는 망인의 상태를 확인한 후 의료사고 방지를 위한 나름의 노력을 기울인 점 등 그 밖의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사정을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참작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을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책임을 8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망인의 재산상 손해액을 아래와 같이 계산하되,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고,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의 금액은 버리는 것으로 하며, 손해액의 사고 당시 현가 계산은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이른바 ‘호프만식 계산법’)에 따른다.
재산상 손해
일실수입
인적사항 : E생 남자
사고일 : 2022. 9. 26.
사망일 : 2022. 10. 6.
가동연한, 가동일수, 소득 : 만 65세가 되기 전날인 2042. 3. 7.까지, 월 20일, 보통인부의 일용노임
원고들은 망인의 가동일수를 22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003. 9. 15. 법률 제6974호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1주간 근로시간의 상한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면서 그 시행일을 사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한 결과 2011. 7. 1.부터는 원칙적으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이나 사업장에 적용되는 등 근로현장에서 근로시간의 감소가 이루어졌고, 이와 아울러 근로자들의 월 가동일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의 개정 등으로 대체공휴일이 신설되고 임시공휴일의 지정도 가능하게 되어 연간 공휴일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경제적 구조에 지속적인 변화가 있었고,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는 등 근로여건과 생활여건의 많은 부분도 과거와 달라졌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통계법에 의해 지정통계로 지정된 법정통계조사인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의 고용형태별․직종별․산업별 최근 10년간 월 평균 근로일수 등에 의하면 과거 대법원이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 정도로 보는 근거가 되었던 각종 통계자료 등의 내용이 많이 바뀌어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게 되었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사고 당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0일을 초과하여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0다271650 판결 참조). 따라서 망인의 가동일수는 20일로 인정한다.
원고들은 망인이 지입차량인 관광버스를 운전하면서 월 평균 소득이 5,205,605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법원의 포천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 회신결과에 의하면, 망인은 2019년 종합소득금액이 15,707,758원, 2020년 종합소득금액이 10,673,870원, 2021년 종합소득금액이 18,396,738원, 2022년 종합소득금액이 7,089,034원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갑 제9호증의 기재만으로 망인의 월 평균 소득을 5,205,605원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노동능력상실률 : 내시경 검사일부터 사망일까지는 100%로 계산하고, 사망일 이후에는 일실수입의 1/3을 생계비로 공제한다.
계산 : 360,853,695원
장례비
5,000,000원, 원고 A이 지출(피고가 명백히 다투지 않는 사실)
책임의 제한
피고 책임비율 : 80%
계산
망인의 일실수입 : 288,682,956원(= 360,853,695원 × 80%)
원고 A이 지출한 장례비 4,000,000원(= 5,000,000원 × 80%)
위자료
이 사건 내시경 검사의 경위 및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경과, 망인의 나이 및 건강상태, 망인과 원고들의 관계,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다음과 같이 정한다.
망인 30,000,000원
원고 A 10,000,000원
원고 B 10,000,000원
상속관계
원고 A : 205,209,773원[= 191,209,773원{= 318,682,956원(= 망인의 일실수입 288,682,956원 + 망인의 위자료 30,000,000원) × 3/5} + 고유 재산상 손해(장례비) 4,000,000원 + 고유 위자료 10,000,000원]
원고 B : 137,473,182원[= 127,473,182원{= 318,682,956원(= 망인의 일실수입 288,682,956원 + 망인의 위자료 30,000,000원) × 2/5} + 고유 위자료 10,000,000원]
소결론
피고는 원고 A에게 205,209,773원, 원고 B에게 137,473,182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피고의 불법행위일인 2022. 9. 26.부터 피고가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0.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원찬(재판장) 김효정 김재윤
각주1) 초기에 체중 kg당 0.5~1mg을 1~5분에 걸쳐 투여하고 체중 kg당 1.5~4.5mg/h까지 점적 주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