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C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주위적 피고에 대한 부분 포함)은 피고 C이 부담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주관적․예비적 공동소송에서 주위적 공동소송인과 예비적 공동소송인 중 어느 한 사람이 상소를 제기하면 다른 공동소송인에 관한 청구 부분도 확정이 차단되고 상소심에 이심되어 심판대상이 되고, 이러한 경우 상소심의 심판대상은 주위적․예비적 공동소송인들 및 상대방 당사자 간 결론의 합일확정 필요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2. 24. 선고 2009다4335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제1심은 원고의 주위적 피고 조합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면서 예비적 피고 C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피고 C만이 항소를 제기하였는바, 주관적․예비적 공동소송 관계에 있는 피고 조합에 대한 관계에서도 제1심판결의 확정이 차단되어 이 사건 소송은 전체로서 이 법원에 이심되었다. 그리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한쪽 청구에 대한 판단 이유가 다른 쪽 청구에 대한 판단 이유에 영향을 주어 각 청구에 대한 판단 과정이 필연적으로 상호 결합되어 있는 관계에 있어서 결론의 합일확정을 기할 필요가 있으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 전부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 해당한다.
인정사실
피고 조합은 청주시 서원구 D 등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주택재개발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조합이다.
피고 조합의 조합장 소외 E가 도시정비법위반 및 뇌물수수죄 등으로 징역 1년 5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되어 도시정비법 제43조 제2항 제1호, 제1항 제3호에 따라 당연 퇴임하게 되자, 소외 F을 제외한 피고 조합의 나머지 이사와 감사들은 2020. 8. 16. 긴급이사회를 개최하여 피고 C을 조합장 직무대행자로 선임하였다.
피고 조합은 2020. 9. 26.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조합원 과반수 출석과 과반수 찬성으로 소외 G을 조합장으로 선출하였고, 2021. 1. 5. 조합장 등에 관한 조합설립 변경 신고를, 2021. 3. 8. 조합장 변경등기를 각 마쳤다.
한편 피고 C은 2020. 9. 11. 조합장 등의 선출 결의를 위하여 2020. 9. 27.자 임시총회를 개최하려고 하였으나, 위 임시총회가 연기된 후 2021. 1. 5. 같은 안건 결의를 위하여 2021. 1. 23.자 임시총회 소집을 공고하였다. 피고 C은 2020. 10. 27. 피고 조합의 조합장 직무대행자 자격으로 원고와 ‘총회참석 안내, 서면결의서 작성방법 안내 등 조합 요청업무’를 위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일급 170,000원에 체결하였다. 원고는 2020. 10. 27.부터 2021. 1. 6.까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2020. 10.분 임금 850,000원, 2020. 11.분 임금 5,100,000원, 2020. 12.분 임금 4,930,000원, 2021. 1.분 임금 850,000원 합계 11,730,000원을 받지 못하였다.
G은 피고 C을 상대로 청주지방법원 2020카합50327호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2021. 3. 26. ‘2020. 9. 26.자 임시총회에서 G이 조합장으로 적법하게 선임되어 피고 C의 직무대행자 지위가 소멸하였다’는 이유로 위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같은 법원 2021카합50117 가처분이의 사건에서도 2021. 7. 30. 동일한 사유로 위 가처분인용결정을 인가하는 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내지 4, 6 내지 8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의 요지
주위적 청구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피고 조합의 직무대행자인 피고 C과 체결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상 업무를 수행하였는바, 가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 C에게 피고 조합의 대표권이 없었다 하더라도 피고 조합은 피고 C이 피고 조합의 대표자처럼 행동하는 것을 방치하여 원고는 피고 C에게 대표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이를 알지 못한 데 원고의 과실도 없다. 따라서 피고 조합은 원고에 대하여 민법 제129조에 의한 표현대리의 책임을 지는바, 원고에게 근로관계가 종료된 날로부터 14일이 지난 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이 정하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청구(피고들에 대한 청구)
피고 C에 대한 청구
피고 조합에 표현대리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피고 C은 대리권 없이 피고 조합을 대리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민법 제135조에 의하여 무권대리인의 책임을 지므로 원고에게 가항 기재 임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조합에 대한 청구
이 사건 근로계약이 피고 C의 무권대리행위로 무효라면, 피고 조합은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의 노무로 인하여 임금 상당액의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같은 액수의 손해를 가한 것이고, 이 사건 근로계약 업무의 성질상 피고 조합은 원고의 노무 제공 사실을 알았으므로 악의의 수익자로서 임금 상당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으며, 피고 C의 위법한 직무집행을 막지 않아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임금을 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으로서 임금 상당액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조합의 위 채무는 피고 C의 채무와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으므로 피고 조합은 피고 C과 공동하여 위 돈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C의 대표권 소멸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조합의 정관 제16조 제6항이 ‘조합장이 유고 등으로 인하여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이사회에서 이사 중 선임된 자, 이사회에서 선임된 자의 순위로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정하면서 직무대행자의 직무수행 종료 시기에 관하여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사실,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전인 2020. 9. 26.자 임시총회에서 G이 피고 조합의 조합장으로 선임된 사실이 각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들에 위 정관 규정의 취지 및 조합장 직무대행자는 새로운 조합장이 선임될 때까지 그 직무를 임시적으로 대행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에 불과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조합장 직무대행자는 새로운 조합장이 선임되어 조합장 직무 공백 상태가 해소되면 그 직무대행을 종료하여야 하고, 그 지위는 새로운 조합장이 선임됨으로써 당연히 소멸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C의 조합장 직무대행자로서의 대표권은 새로운 조합장이 선임됨으로써 당연히 소멸되었다.
원고의 표현대리 주장에 관하여
민법 제129조의 표현대리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은 선의·무과실이어야 하는데(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다56392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선의․무과실은 대리인에게 과거에 대리권이 존재했고, 현재도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에 과실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각 사정들, 즉 피고 C은 피고 조합의 대표자 또는 임원으로도 등기부에 등재된 적이 없었던 점, 피고 C은 조합장 선출을 안건으로 한 2021. 1. 23.자 임시총회 개최를 위하여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 조합은 그 이전인 2020. 9. 26.에 새로 조합장을 선임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피고 C의 대리권 존부를 확인하는 것에 특별히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이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피고 C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적어도 피고 C이 피고 조합을 대리할 권한이 있다고 믿은 것에 대하여 과실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 조합이 피고 C이 무권한자로서 피고 조합을 대표하여 행위하는 것을 방치한 결과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 C은 피고 조합을 대리할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 조합이 피고 C의 행위를 추인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으므로, 피고 C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135조에 의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상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C은 피고 조합의 정관 제18조 제2항에서 ‘새로 선임된 임원의 자격은 시장의 조합설립변경인가 및 법인의 임원변경등기를 하여야 대외적으로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새로운 조합장 G에 대한 임원변경등기가 경료된 2021. 3. 8.까지는 피고 C이 불가피하게 피고 조합의 업무를 대행할 수밖에 없어서 조합장 직무대행자로서 피고 조합을 대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상 임금을 지급할 의무는 피고 조합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도시정비법 제35조 제5항 단서, 제31조 제4호에 따라 총회의 의결에 따른 조합임원의 변경은 시장에게 신고만 하면 되도록 규정하고, 도시정비법 제49조에 따르면 피고 조합과 같은 경우 민법 중 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으며, 민법 제54조에 따르면 조합장 변경 등기는 대항요건에 불과하고 성립요건이 아니다. 위와 같은 규정에 더하여 피고 조합의 정관 규정이 이러한 관련 법령에 따른 단체법적 규정을 변경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새로운 조합장에 대한 임원변경등기 여부와 무관하게 새로운 조합장이 선임된 즉시 직무대행자의 조합 대표권은 소멸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피고 C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 C은 원고에게 11,73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와의 근로관계가 종료하여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인 2021. 1. 6.부터 14일이 경과한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1. 1. 21.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조합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 C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가 홍보업무를 수행한 피고 조합 총회는 이미 선임된 피고 조합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C이 피고 조합의 직무대행자로서 소집한 총회였던 점,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피고 C에게 적법한 대표권이 없었고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가 수행한 총회 참석 독려 등의 업무가 피고 조합의 업무라거나 피고 조합에 이익이 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 조합이 원고의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임금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피고 조합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 조합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주장하고 있으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조합이 피고 C의 위법한 직무집행을 막지 아니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피고 조합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예비적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모두 인용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 C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창국(재판장) 김자림 윤이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