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3. 11. 17. 선고 2022노3188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B을 징역 8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B에게 40시간의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강의 수강을 명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C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 공동피고인 A와 D 주식회사는 원심판결에 항소하지 않았고, 검사도 이에 대하여 항소하지 아니함에 따라 위 A와 D 주식회사에 대한 판결은 확정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공동피고인 A와 D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G 신축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고 한다)에 안전조치를 해야 하는 의무자는 하수급인인 피고인 주식회사 C(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와 피고인 회사 소속 현장소장인 피고인 B이 아니라, 하도급인인 원심 공동피고인 D 주식회사와 그 소속 현장소장인 A이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단서에 따라 피고인들의 형사책임은 면제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각 형(피고인 B: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수강명령 40시간, 피고인 회사: 벌금 7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직권 판단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가 당심에서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장 기재 적용법조 중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를 삭제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의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4.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자백하였고, 원심은 피고인들의 자백과 원심 판시 증거들을 근거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피고인들은 ‘사업의 일부를 하도급 받은 하수급인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의 산업재해예방조치를 취하여야 할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의 법리에 의하면,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인정되지 않고,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단서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하여 형사책임이 면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피고인들이 안전조치 의무자가 아니라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점들, 즉 ① 피고인들이 드는 위 대법원 판결은 구 산업안전보건법(2006. 3. 24. 법률 제79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고 한다) 제29조 제2항의 해석·적용에 관한 것인데, 동 조항은 ‘도급사업에 있어서의 안전·보건조치’로,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노동부령이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노동부령이 정하는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도급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를 정한 것인 점, ②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이하 본 항에서는 ‘현행법’이라고 한다)은 제63조에서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정하여 구법 제29조 제2항과 동일한 취지의 규정을 둔 점, ③ 한편 피고인들에 대한 적용법조인 현행법 제38조는 ‘안전조치’로, ‘사업주’에게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필요한 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사업주’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로 정의하여(현행법 제2조 제4호), ‘물건의 제조·건설·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도급하는 사업주’를 의미하는 ‘도급인’(현행법 제2조 제7호)과는 명확하게 구별하고 있어 위 판결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없는 점, ④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H는 피고인 회사가 고용한 근로자인 점 등을 종합하면, 공사대금 책정과 관련된 사정과 무관하게 피고인들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안전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주체인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3)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단서에 의하여 형사책임이 면제된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양벌규정에 있어서 법인이나 사용인 등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였는지 여부는 당해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당해 법률의 입법 취지, 처벌조항 위반으로 예상되는 법익 침해의 정도, 그 위반행위에 관하여 양벌조항을 마련한 취지 등은 물론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모습과 그로 인하여 실제 야기된 피해 또는 결과의 정도, 법인의 영업 규모 및 행위자에 대한 감독가능성 또는 구체적인 지휘감독관계, 법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하여 실제 행한 조치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5824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점들, 즉 ①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공사현장 지하 1층에서 1층으로 연결되는 계단에는 안전난간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그것이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되었던 점, ② 피고인 B은 수사 단계에서 ‘높이 1미터 이상인 계단의 개방된 측면에 안전난간을 설치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안전난간 설치 조치가 빨리 이루어지지 못했고, 따로 관리하는 안전모 지급대장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안전모 지급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안전조치의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4)

따라서 피고인들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5.

피고인 회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근로자 H가 사망하는 중한 결과가 발생한 점, 다만 위 H의 유족과 합의하여 H의 유족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범행 경위, 규모,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 회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며, 피고인 회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파기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