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4. 11. 27. 선고 2023구단366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3. 1. 31. 원고에 대하여 한 감시적 근로자 적용제외 승인 취소 재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에 대한 감시적 근로종사자 적용제외 승인

원고는 고양시 덕양구 B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의 경비관리업무를 담당하는 회사로서 2013. 7. 3. 피고로부터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 동법 시행규칙 제10조 제4항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감시적 근로종사자 적용제외 승인(이하 ‘이 사건 승인’이라 한다)을 받았다.

나.

종전 소송의 경과

1)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관리원으로 근무하였던 C 등의 진정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관리원에게 경비업무 외에 분리수거, 초소 주변청소, 잡초제거, 음식물쓰레기통 물청소, 배수구 청소, 민원관리, 택배관리업무 등도 수행하게 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2020. 12. 23.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승인을 취소하면서 그 취소의 효력을 2019. 1. 1.부터 소급하여 발생하도록 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종전 처분’이라고 한다).

2)

원고는 “피고가 감시적 근로종사자 적용제외 승인을 취소할 권한이 없으므로 이 사건 승인을 취소한 것은 권한 없이 행한 것이어서 당연 무효이고, 설사 무효가 아니라 하더라도 위법한 처분으로 취소되어야 하며, 이 사건 아파트 경비관리원들은 주차관리 등 다른 업무를 반복적으로 수행하거나 겸직한 사실이 없고, 음식물 쓰레기통물청소 및 배수구 청소 업무, 분리수거 업무 등은 경비업무의 일부로 볼 수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소요되는 시간이 짧은 간단한 업무이어서 결과적으로 감시적 근로의 형태는 유지되었으므로 종전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종전 처분의 무효 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의정부지방법원 2021구합11161)을 제기하였다.

3)

위 행정소송의 1심에서는 “피고가 이 사건 승인을 한 행정청으로서 승인을 철회하는 의미의 취소처분을 할 수 있고, 이 사건 아파트 경비관리원들은 감시적 근로 외에 다른 업무를 반복하여 수행하거나 겸직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들의 업무는 위 근로기준법 규정에서 정한 감시적 근로의 형태가 유지되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4)

원고는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만 항소하였는데,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2누

40606)에서는 “이 사건 처분의 법적 성격은, 이 사건 승인의 효력을 최초부터 위법한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소급하여 소멸시키는 행정행위의 ‘취소’가 아니라, 사후적 사정변경을 이유로 그 효력을 소멸시키는 행정행위의 ‘철회’에 해당함에도, 그 철회의 효력을 장래가 아니라 2019. 1. 1.로 소급하여 발생시키기 위한 별도의 법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이 사건 승인 철회의 효력을 2020. 12. 23. 이전의 임의의 시점인 2019. 1. 1.부터 발생시키는 경우에도 앞서 본 법리에 따라 별도의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피고가 별다른 법적 근거 없이 이 사건 승인 철회의 효력을 2019. 1. 1.로 소급하여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는 이유로 1심 판결 중 예비적 청구 부분을 취소하고 종전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하였으며, 그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이 사건 처분

피고는 2023. 1. 31. 종전 처분에 대한 위 항소심 판결의 취지를 반영하여, 종전 처분과 동일한 사유로 이 사건 승인을 다시 취소하면서 취소의 효력을 종전 처분일인 2020. 12. 23.부터 소급하여 발생하도록 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종전 처분이 법적 근거가 없이 효력을 과거로 소급하여 상실시켰다는 이유로 종전 소송에서 취소되자 동일한 내용의 처분을 기산점만 2020. 12. 23.로 변경하여 한 것으로서 종전 처분과 마찬가지 이유로 위법하다(원고의 소장 1-2면, 원고 2024. 3. 14.자 및 2024. 8. 13.자 준비서면의 각 1면 기재 주장은 위와 같은 취지로 선해할 수 있다).

2)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사유로 거시한 업무(분리수거, 초소 주변 청소, 잡초 제거, 음식물쓰레기통 물청소, 배수구 청소, 민원관리, 택배관리업무 처리)는 이 사건 아파트 경비원들이 한 업무가 아니거나 주민의 안전과 관련된 경비업무에 포함되는 것이고, 일부 수행하였더라도 이는 경비업무에 부수되는 단순한 작업이므로 겸직이라고 할 수준은 아니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경비원들에 대하여 감시적 근로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피고는 사실관계가 동일한 종류의 다른 사건(수원고등법원 2020누12571)에서는 패소해서 상고를 포기했음에도, 원고에 대하여는 차별적이고 악의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행정행위를 한 처분청은 비록 그 처분 당시에 별다른 하자가 없었고 그 처분 후에 이를 철회할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다 하더라도, 원래의 처분을 존속시킬 필요가 없게 된 사정변경이 생겼거나 또는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효력을 상실케 하는 별개의 행정행위로 이를 철회할 수 있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두7606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4두41190 판결 등 참조). 한편 행정행위의 ‘취소’는 일단 유효하게 성립한 행정행위를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소급하여 효력을 소멸시키는 별도의 행정처분인 반면, 행정행위의 ‘철회’는 적법요건을 구비하여 완전히 효력이 발생한 행정행위의 효력 전부 또는 일부를 사후적으로 장래를 향하여 소멸시키는 행정처분인데, 후자의 경우 그 효력을 과거로 소급하려면 별도의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5두5819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종전 처분은 종전 소송의 항소심 판결의 형성력에 의하여 취소되어 그 효력을 소급적으로 상실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처분은 종전 처분과 동일한 사유로 이루어지되 그 효력을 다시 종전 처분일인 2020. 12. 23.로 소급하여 발생하도록 한 별개의 처분이다. 그리고 종전 처분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처분의 법적 성격은 이 사건 승인의 효력을 최초부터 위법한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소급하여 소멸시키는 행정행위의 ‘취소’가 아니라 사후적 사정 변경을 이유로 그 효력을 소멸시키는 행정행위의 ‘철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처분은 그 효력을 장래가 아니라 이 사건 처분 전으로 소급하여 소멸시키는 것으로서 그와 같이 소급효를 발생시키기 위한 별도의 법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이에 반하여 이 사건 처분이 소급적 철회가 아니라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이 소급적 철회라 하더라도, 감시적 근로자 적용제외 승인은 감시적 내지 단속적 근로자로서의 업무형태가 전제되어야 하고 그러한 업무형태가 없다면 소급적 철회도 철회가 예정한 법적 불이익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며, 종전 소송의 판결에 따라 보호해야 할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원고의 사익보다 중대하므로, 철회의 소급효를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주장한다.

행정기본법에서는 적법한 처분이 법률에서 정한 철회 사유에 해당할 경우, 법령 등의 변경이나 사정변경으로 처분을 더 이상 존속시킬 필요가 없게 된 경우 또는 중대한 공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철회권이 유보된 경우 그 처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장래를 향하여’ 철회할 수 있고(제19조, 제17조 제1항), 그러한 경우 철회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을 철회로 달성하려는 공익과 비교․형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을 뿐, 철회의 효력을 처분 전 특정일로 소급하여 발생시키는 것에 대하여는 정하고 있지 않다. 근로기준법 및 동법 시행령, 시행규칙에서도 감시적 근로종사자 적용제외 승인 취소(철회)와 관련하여 그 효력을 소급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승인 이후 근로기준법 규정에서 정한 감시적 근로의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였다는 사후적 사정 변경을 이유로 그 효력을 소멸시키는 행정행위의 ‘철회’에 해당하므로 소급적 철회는 법에서 정한 불이익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고, 달리 소급효를 인정할 법적 근거가 없다.

종전 소송의 항소심 판결도 그 효력을 2020. 12. 23.로 소급할 법적 근거가 되지 못한다. 위 판결은 종전 처분이 별다른 법적 근거 없이 철회의 효력을 처분일 전 임의의 시점으로 소급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는바, 그 판결에 따르면 피고는 종전 처분은 종전 처분일 이후,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처분일 이후 효력을 발생하는 것으로 했어야 할 것이다.

한편 일정한 수익적 처분에 대한 철회의 경우 철회의 소급효를 인정한 개별 입법례가 있으나 이 사건은 그에 준하는 사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철회의 효과를 소급시키지 않으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공익의 침해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 밖에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의 소급효를 인정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승인 철회의 효력을 2020. 12. 23.로 소급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 원고의 나머지 주장들에 대하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김송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