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4. 7. 23. 선고 2023구합14171 판결

견책처분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육군 하사로 피고 예하 2기갑여단 B대대에서 포반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피고는 2022. 11. 15.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로 원고에게 군인사법 제56조(군무원인사법 제37조)에 따라 ‘감봉 1월’ 처분을 하였다.

다.

원고는 위 ‘감봉 1월’의 징계처분에 대하여 항고를 제기하였고, 지상작전사령부 징계항고 심사위원회는 2023. 5. 9.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을 ‘견책’으로 변경하였다(이하 ‘견책’으로 감경된 2022. 11. 15.자 징계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징계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피해자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없고, 가사 원고가 이 사건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발언은 ‘성희롱’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위법하다.

나.

재량권 일탈·남용

원고의 비위행위의 정도, 그 경위 등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처분은 사안에 비하여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3.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국가공무원법 제63조는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군인사법 제56조 제2호에 의하면, 군인이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 징계처분의 대상이 된다.

나)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그러한 성적 언동 등에는 피해자에게 직접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준 경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매체 등을 통해 전파하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이다. 업무수행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상황, 행위 내용과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27조 제1항 제1호가 금지하는 성희롱 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가)

이 사건 징계사유에 부합하는 목격자 F과 G의 각 진술(갑 제4 내지 6호증)은 그 진술이 구체적이고 내용이 유사하며, 원고의 해당 발언이 있었던 날짜(2022. 5. 31.)와 회식장소(‘C’이라는 식당)에 대한 진술이 동일하고 동일한 회식장소의 실내 테이블인지, 외부 문 옆인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 사건 징계사유 기재 행위가 몇 시간에 걸쳐 이어진 회식자리에서 벌어진 일임을 감안하면, 같은 회식 자리에 있었던 H이 ‘같은 테이블이 아니고 시끄러워서 듣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거나(갑 제12호증) I 등이 원고의 해당 발언을 듣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하더라도, 원고와 같은 테이블에 있었던 F이나 원고 가까이에서 들었다는 G의 각 진술의 신빙성을 뒤집을 수 없다.

나)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따른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의 예시 규정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 1]에 따르면, ‘언어적 행위’ 중 ‘음란한 농담을 하거나 음탕하고 상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행위’,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하는 행위’를 성희롱으로 판단하고 있다. 원고의 이 사건 징계사유 기재 발언은 중위 D의 “전입 오는 피해자 하사가 존나 예쁘다던데”<각주1>라는 ‘외모에 대하여 평가하는 발언’에 대하여 적극 동조하면서 나온 발언이다. 위와 같은 발언 전후 상황이나 발언 경위 및 발언 장소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제가 어떻게 한 번 해보겠습니다.”라는 발언의 의미는 ‘피해자와 이성적 관계에서 진전을 이루어내겠다’, 즉 ‘이성적 관계에서 신체적 접촉이 있도록 해 보겠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원고의 위 발언은 ‘피해자를 성적으로 평가하면서 대상화하는 발언’으로, 객관적으로 발언을 듣는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성적 언동’,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한다. 원고와 같은 테이블에서 해당 발언을 들은 F이 원고의 위 발언의 의미를 “모쏠이라서 예쁜 여자친구 만들어보겠다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라고 진술한 것을 들어 원고는 해당 발언이 ‘성적 언동’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F이 위 진술에 이어서 “피해자가 전입하기 두 달 전부터 얼굴에 대해서 평가하고 그러는 분위기가 힘들었습니다.”라고 진술한 내용을 고려하면, 원고의 해당 발언은 비록 원고에게 성적인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피해자인 여군을 동료가 아닌 이성으로 보고 성적으로 평가하거나 대상화하는 발언으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나.

재량권의 일탈·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징계권자가 재량권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두16698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증거에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거나 비례원칙에 위배되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군인사법 제57조 제1항에 의하면,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에 대한 징계처분은 중징계인 파면·해임·강등·정직과 경징계인 감봉·근신·견책으로 구분되고,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 제1호 [별표 1의3] 및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 [별표 6]에 의하면 성희롱에 대한 기본 징계기준은 ‘정직’, 감경하는 경우 ‘감봉’, 가중하는 경우 ‘파면~강등’이다. 그리고 ‘피해자가 여군·여군무원인 경우’를 징계를 가중할 수 있는 고려요소로 보고 있다. 이러한 징계양정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하지 않는다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보이지 않는다.

②

이 사건 처분의 경우, 피해자가 여군인 사실은 징계양정의 가중사유에 해당하나, 성적 언동이 일회성에 그쳤고 사회통념에 비추어 행위 태양·정도가 심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로서 감경사유가 있다고 보아 원고가 받을 수 있는 징계양정 중 가장 낮은 수준인 ‘감봉’보다 더 낮은 ‘견책’ 처분을 했으므로 과도하게 무겁다고 할 수 없다.

③

국가방위와 국민의 보호를 사명으로 하고, 영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다수가 모여 업무를 수행하며, 규율이 뚜렷한 군대 조직의 특성상 성희롱을 비롯한 성적문란 행위는 군대 내 구성원들이 원활하게 업무수행을 할 수 있는 복무여건을 현저히 저해하는 것으로서 엄히 징계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군대 내 구성원 보호 및 군 기강 확립이라는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하여 작다고 할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은명(재판장) 장래아 최서은

[별지]

각주1) 변론종결 후 원고 측이 제출한 중위 D에 대한 ‘(징계)항고 의결서’에 따르면, D이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는 혐의사실이 항고 심사위원 투표결과 징계사유에서 제외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 및 D과 회식 당시 같은 테이블에 있었던 F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원고 등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가 드러나지 않는바, F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