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2. 9. 1. 9급 군무원으로 임용되어 2021. 12. 1.부터 B대대 C중대 D소대 E반에서 반장(계급: 7급)으로 근무하고 있던 사람이다.
제5군단사령부 징계위원회는 2022. 7. 28. 원고에 대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징계사유로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22. 8. 16. 군무원인사법 제37조<1>에 근거하여 원고에게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22. 9. 2. 지상작전사령부 항고심사위원회에 항고하였으나, 위 항고심사위원회는 2023. 9. 20. 원고의 항고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이 그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문제된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하나, 해당 발언은 일반적인 사회통념상 성적 수치심이나 굴욕감을 유발할 정도에 이르지 않아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
제2, 3, 4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이 사건 제2, 3, 4 행위 자체를 한 사실이 없다. 또한 제5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피해자의 상박 부위를 두 차례 손으로 두드리며 격려해 주었을 뿐, 추행행위로서 신체를 주무르거나 쓰다듬는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제1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기타 공공단체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제1 행위는 객관적으로 볼 때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불쾌감 등을 유발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제1 행위 당시 원고에게 성적인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하여 이 사건 제1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원고와 피해자 사이의 관계, 이 사건 제1 행위의 구체적 발언 내용, 위 발언이 이루어진 대화의 전후 맥락과 당시의 상황, 위 발언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 등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볼 수 있다면 이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꾸미면 이쁠 것 같다’, ‘입술 색이 있으면 더 예쁘겠다’, ‘마음만 먹으면 널 잘 꾸밀 수 있을 것 같다’와 같은 표현은 피해자의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 내지 피해자의 외모에 대한 부적절한 관심을 드러내는 표현으로 업무 관계로 만난 사이에서 주고받는 통상적인 대화로 보기 어려우므로, 피해자로서는 그와 같은 발언을 듣고 당혹감과 성적인 불쾌감, 혐오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원고는 군대 조직 내 경력이 많은 남성 상사인 반면 피해자는 신입 여성 군무원인 점, 이 사건 제1 행위가 일과시간이 아닌 휴일에 업무 공간을 떠나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이루어진 점, 이 사건 제1 행위 이전에도 원고가 피해자와 면담을 하면서 ‘남자친구가 생기면 데리고 오라’, ‘남자 만날 때 조심해야 한다’와 같은 발언을 했던 사실이 있는 점<2> 등을 더하여 보면, 피해자로서는 이 사건 제1 행위의 발언을 성적인 동기나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피해자는 징계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제1 행위의 발언이 성적으로 불쾌하게 느껴졌으며 부담스러웠다’고 명확히 진술하였다. 원고 역시 제5군단사령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위 발언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 있고, 상대방이 친분이 없는 관계라면 성적인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3> ‘피해자가 느끼는 바에 따라 성희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4>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는바, 원고 스스로도 위 발언으로 피해자가 어느 정도 성적인 당혹감이나 불쾌감을 느낄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제2 내지 5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말하고, 가해자가 성욕의 흥분이나 자극 또는 만족을 목적으로 할 것이 강제추행의 성립요건은 아니다.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980 판결,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등 참조).
한편,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증인 F(피해자)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해자가 2022. 4. 24. 제2 내지 5 징계사유에 관하여 작성한 진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5>
습니다.
피해자가 2022. 5. 23. 징계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주요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6>
피해자가 2025. 2. 25.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진술한 주요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원고가 2022. 6. 2. 징계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주요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7>
원고가 2022. 7. 28. 제5군단사령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한 주요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8>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5, 7, 8, 15 내지 18,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제2 내지 5 행위를 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어 제2 내지 5 징계사유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해자는 이 사건 제2 내지 5 행위와 관련하여 원고가 피해자를 추행한 신체 부위, 횟수 및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그 진술의 주요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 특히 피해자는 이 사건 제2 내지 5 행위의 구체적인 태양, 피해자가 원고와 함께 근무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원고를 신고하기까지의 일련의 상황을 진술하였는데, 그 진술 내용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쉽사리 알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구체적이고, 원고와 피해자 사이에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내역(갑 제5, 7, 8, 15 내지 18호증)과도 대체로 일치한다. ② 피해자에게 원고로부터의 보복 또는 신분상 불이익이나 신분의 노출, 무고 혐의로 인지될 가능성 등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원고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진술할 만한 특별한 동기나 이해관계를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피해자는 2021. 12.경 임용되고 3개월의 시보기간이 지난 후 2022. 4.경 정식 임용되자 원고에게 거부의사를 표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 역시 징계조사과정 및 징계위원회에서 ‘피해자가 원고를 허위로 신고한 것 같지는 않고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피해자가 허위로 신고할만한 사람은 아니다’, ‘피해자가 무고죄의 처벌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원고를 허위로 신고할만한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원고가 사건 제2 내지 5 행위 이후로도 피해자와 원만한 사이를 유지하였다는 점을 들어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확립되어 있는 폐쇄적인 군 조직의 특수성 및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원고는 2002. 9. 1. 임용되어 이 사건 제2 내지 5 행위 당시 소속 부대에서 반장으로 근무하는 등 군 생활 경력이 오래된 군무원으로서 부대 내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컸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피해자는 임용(2021. 12. 6.)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여성 군무원이었다]에 더하여, 신입 여성 군무원인 피해자로서는 섣불리 문제제기를 하거나 원고에게 평소와 다른 태도를 보임으로써 소속 조직 내에서 영향력이 높아 보이는 원고로부터 신분상, 생활상 불이익을 당하는 등 조직생활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평소와 다름없이 원고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였을 가능성이 상당한 점, 실제로 피해자는 징계조사 과정에서부터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이 사건 제2 내지 5 행위 당시 원고를 근무평정권자로 알고 있어 인사 상 불이익 등을 이유로 섣불리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는 없다.
원고는, 피해자가 원고를 근무평정권자로 오인하여 신고를 하지 못하였다는 주장은 믿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 자료로 제출한 카카오톡 단체방 공지내용(갑 제20호증)에 의하더라도, 근무평정권자가 누구인지 여부를 명시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워 보이고, 증인 M의 일부 증언은 이 사건 제2 내지 5 행위 당시 피해자가 자신의 근무평정권자를 알았을 것이라는 추측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징계조사 과정에서부터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원고를 근무평정권자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였고, 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군무원이었던 피해자의 당시 상황과 조직 내 원고의 위치를 고려하면, 피해자가 원고를 자신의 근무평정권자로 알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보인다.
원고는, 증인 M이 ‘피해자가 피해자와 친분이 있는 N의 인사이동을 막기 위해 허위신고를 했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을 근거로 피해자에게 허위사실을 신고할만한 유인이 존재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위 증인과 원고 사이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증언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그 증언내용도 구체적인 사실에 기초한 것이 아닌 피해자와 N 사이의 평소 관계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를 근거로 한 정황 내지 추측에 불과하므로, 피해자의 피해사실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근거가 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은명
판사 장래아 최서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