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4. 5. 30. 선고 2023노2921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해자 주식회사 C(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에 대한 횡령액 중 6,380만 원은 피고인의 급여에 해당하는 금액이므로, 위 금액에 대하여는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없어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위 금액까지 횡령액에 포함되는 것으로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판시 제1의 나.죄 및 판시 제2죄 중 각 공문서위조죄에 대하여 징역 10개월, 판시 제1의 가.죄 및 판시 제2죄 중 각 위조공문서행사죄에 대하여 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의 급여에 해당하는 6,380만 원에 대하여서도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원심이 상세하게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6,380만 원에 대해서도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은 위 금원을 급여 명목으로 기재하여 인출한 바 없고(증거기록 제577쪽), 급여일 내지 급여액에 맞추어 출금하지 아니하여, 자신이 정리한 출금내역을 보더라도 급여 명목의 출금내역을 특정할 수 없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578쪽). 특히 피고인은 조사 과정에서 급여일 내지 급여액에 맞추어 출금하지 않은 점을 지적받자, "횡령 금액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취소합니다"라고 진술하면서, 이미 횡령한 금액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 것을 인정한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680쪽).

②

그렇다면 피고인이 처음부터 자신의 급여를 가져간다는 인식으로 6,800만 원을 인출해 간 것이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급여에 해당하는 위 금액을 상계하려는 의사를 갖게 된 것에 불과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급여액에 해당하는 6,800만 원에 대하여서도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고, 위 금액을 상계함으로써 피해액에서 일부 변제하였다고 보더라도 횡령금액에서 공제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도11263 판결 등 참조).

③

피고인은 '임금은 직접 지급되어야 하고,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도2168 판결을 제시하고 있으나, 위 판례 및 법리는 임금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일 뿐, 업무상 횡령죄의 성부에 있어 불법영득의사의 존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제시한 위 판례를 근거로 피고인에게 6,380만 원에 대한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고 볼 수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해자 회사 및 B에 대한 각 업무상횡령죄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피고인의 모친이 피해자 측에게 4,150만 원을 변제하였음에도 원심이 이를 양형에 반영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주장한다<1>.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모친이 B, J에게 4,150만 원

을 지급한 것은 사실이나, 이를 피고인의 횡령액을 변제하기 위하여 지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심이 이를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지 않은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원심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1)

피고인의 모친은 J의 개인사업체인 'O'로부터 옷을 제공받는 등의 사유로 평소J에게 채무를 지고 있었고, 계속적인 거래로 인하여 그 채무액이 변동되어 왔다.

2)

증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J가 피고인의 모친에게 '피고인의 횡령에 따른 피해액을 변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모친이 J에게 기존의 채무를 지고 있던 상황임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모친이 피고인의 횡령액을 변제하는 경우, 위와 같은 기존의 채무와 구별하여 '피고인의 횡령액을 변제하는 것'임을 알 수 있는 별도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거래상식에 부합한다. 특히 이 사건 피해자가 J가 아니라 'B과 피해자 회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모친으로서는 보다 더 분명하게 J의 채무를 변제하는 것이 아니고, (B과 피해자 회사에 대한) 횡령액을 변제하는 것임을 표시해 둘 필요가 있었다.

3)

그런데 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4 내지 9호증을 살펴보면 이러한 구별 표시를 전혀 찾아볼 수 없고, B과 J 모두 피고인의 모친이 4,150만 원을 횡령액 변제 명목으로 지급한 것이 아니라고 진술하고 있으며, 증 제9호증에 대하여는 J가 원심에서 '본적이 없다. 봤으면 사인을 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J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9쪽).

나.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의 양형에 관한 여러 가지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형을 정하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법원 역시 원심과 마찬가지로 피고인의 모친이 4,150만 원을 피해자에게 변제하지 아니하였다고 보는 이상, 이 법원에서 새롭게 고려할 만한 양형 조건의 변화는 없다.

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죄전력,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범행 이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을 뿐,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준보(재판장) 윤이환 이대관

각주1) 피고인은 이를 사실오인으로 주장하나, 각 업무상횡령죄의 무죄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정상을 반영하지 아니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는 취지이므로 양형부당 주장으로 해석하여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