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해자의 진술, 카카오톡 대화내역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영어 강사로 채용되어 피해자로부터 강사료 명목으로 금원을 편취한 사실 및 위 기망행위와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됨에도 불구하고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2. 4. 하순경 고양시 덕양구 B건물 C호에 있는 피해자 D 운영의 E학원에서 영어 강사를 구하는 피해자에게 '캐나다에 있는 대학교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학생인데, 지금은 학교에 휴학계를 내고 한국에 들어와서 머물고 있다.'라고 피고인의 경력에 대해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캐나다에 있는 대학교를 입학한 사실이 없어 피해자가 요구하는 학력을 갖추지 않았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피고인을 영어 강사로 채용하게 하고, 2022. 6. 1.경부터 2023. 1. 1.경까지 사이에 영어강사료 명목으로 합계 19,881,415원을 교부받았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학원에서 영어 강사로 근무하면서 근로를 제공한 이상 피해자는 계약 및 근로기준법에 따라 피고인에게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피고인의 경력이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로 임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기망행위와 피해자의 임금 지급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 기망,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임을 요하지 않으며,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한편 어떠한 행위가 타인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및 그러한 기망행위와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성격,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도7459 판결,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도966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자신의 경력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고, 그와 같은 기망행위와 피해자의 임금 지급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이 자신이 캐나다에 있는 대학교에서 유학 중인 학생이라고 말하였으며, 피고인이 그와 같은 경력을 갖추지 않았다면 채용하지 않았을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에게 피고인을 소개시켜준 피고인의 중학교 동창 F 또한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당시 피고인이 자신에게 캐나다에 있는 대학에서 유학 중이라고 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는바, 이는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한다.
피해자가 피고인을 영어 강사로 채용한 직후 2022. 5. 19. 피고인에게 마지막 학기 수료증 또는 졸업증명서, 재학증명서를 요구하자, 피고인은 다음 날 피해자에게 '이번 달부터 학점은행제를 시작해서 학기 수료증 얻기까지 2 ~ 3달 정도 걸릴 거 같다. 편입을 준비하려고 빠른 방법을 택해서 시작한 거라 캐나다에 있는 대학은 아예 안 다닐 예정이다. 문제가 되면 이야기해 달라'는 취지로 메시지를 보내 답변하였다(이하 '이 사건 답변'이라 한다). 이 사건 답변은 피고인이 그 무렵까지는 캐나다에 있는 대학에 다니고 있었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바, 이를 통해 이 사건 답변에 앞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자신이 캐나다에 있는 대학에서 유학 중이라고 말하였음을 충분히 추단할 수 있다.
F의 원심 증언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피고인이 캐나다에서 유학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학원에서 퇴사한 2022. 12. 29. 이후로 보인다(공판기록 258쪽). 피해자가 피고인이 캐나다에서 유학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 시점 및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퇴사 이후 피해자를 근로계약서 미작성, 초과근로수당 미지급 등을 이유로 고용노동청에 고소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약 35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한 사실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가 이를 복수하기 위해 피고인을 허위로 고소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그 밖에 고소 경위에 별달리 의심할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지원자의 영어 능력은 영어 강사로 채용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채용기준 중 하나이고, 영미권 대학에서의 유학 사실은 이를 증명하는 주요 경력에 해당한다. 만약 피해자가 피고인의 최종 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에 그치고 캐나다에 있는 대학에서 유학한 사실이 없었음을 알았더라면 피고인을 쉽게 고용하지 않았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다. 비록 피고인이 근무한 기간에 한하여 임금 등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나 피해자는 피고인의 경력 등에 대한 착오로 인해 피고인을 고용한 후 임금을 지급하는 등의처분행위를 하였으므로,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임금 지급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이 사건 답변에 대해 '괜찮다'고 대답한 사실을 들어 피해자가 피고인의 캐나다 유학 여부와 관계없이 피고인을 채용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피해자는 피고인이 다른 학교로 편입을 하더라도 종전의 유학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향후 현재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의 학교로 편입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피고인을 영어 강사로 채용함에 있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여 그와 같이 대답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와 같이 대답한 사정만으로 피해자가 피고인의 캐나다 유학 여부와 관계없이 피고인을 채용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다.
한편 피해자는 2022. 10. 말경 피고인에게 재차 수료증 등을 요구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2022. 8.경 입학한 G학교의 등록확인증을 제출하였다. 피해자는 이후 피고인이 퇴사할 때까지 피고인의 캐나다 유학 경력에 관하여 다시 확인한 바 없었으나, 이는 위 등록확인증의 내용이 캐나다에 있는 대학에는 더 이상 다니지 않으면서 편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피고인의 이 사건 답변에 부합하여 이를 믿었기 때문으로 보일 뿐, 피고인의 채용 및 고용계속에 있어 피고인의 캐나다 유학 경력이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