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 부분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고, 근로자 C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 부분에 대하여는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심판결에 대하여 검사만이 무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고,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심의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무죄 부분만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 속한다.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G의 진술 및 피고인이 G에게 ‘공사를 끝내기 위하여 175품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계 175명’이라는 내용 등이 적힌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B의 사용자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개인건설업자로 양주시 D아파트 E호에 거주하면서 일정한 상호 없이 서울 도봉구 F 상가주택 신축공사장(이하 ‘이 사건 공사장’이라 한다)에서 상시 2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건설업을 행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장에서 2020. 9. 14.부터 2020. 10. 26.까지 목수직을 수행하다가 퇴직한 B의 2020. 9월 임금 1,600,000원, 2020. 10월 임금 2,200,000원 등 임금 합계 3,800,0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B의 사용자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G에게 피고인을 소개시켜 주었던 H(철근반장을 맡았던 사람)은 원심 법정에서 ‘처음에 G에게 피고인을 소개시켜 줄 때에는 품도급이 아니라 직영 일당 25만 원, 20만 원으로 공사를 하는 것으로 소개시켜 주었고, 그 이후 G과 피고인이 어떻게 계약을 한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H이 최초에 G에게 직영 일당제로 피고인을 소개시켜 주었다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과 G이 도급이 아니라 직영 일당제로 공사를 진행하기로 합의를 마쳤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피고인이 2020. 9. 10. G에게 ‘공사를 끝내기 위하여 175품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계 175명’이라는 내용 등이 적힌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는 하였다. 하지만 위 문자메시지에는 도급계약의 성립에 필요한 대금 총액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다. 또한 같은 날 피고인과 G이 통화한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G이 “이게 지금 보니까 품, 품으로 지금 평당 계산해서 품제품으로 들어왔는데 이거 말고 저는 직영으로 좀 했으면 좋겠거 든요. 사장님.”, “그래서 지금 품을 얘기한 거는 예상치를 좀 얘기해 달라 그런 거지 다른 건 아니거든요.”, “아, 저는 그래서 품제품으로 말고 하는데 그래도 예상치라는 게 있잖아요. 사람이 하루에 할 수 있는 양하고 층 너비를 보면 대충 아, 몇 품 정도면 어떻게 올라가겠다 이게 나오잖아요. 제가 그걸 좀 보려고 그런 거거든요.”라고 이야기하고, 피고인은 “예, 예. 그러니까 이제 이거 뭐 품계산해주라 하니까.”, “내가 이거 뭐 자꾸 ‘품 얼마 들어가냐?’ 왜냐하면 이렇게 이야기하면 일하는 사람도 부담이 되고 나는 뭐.”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G이 피고인에게 품을 알려달라고 한 것은 공사를 시작하기 전 공사에 대략 몇 품이 필요한지 알아보려고 한 것이지, 피고인에게 몇 품이 필요한지 견적을 내어 도급계약을 체결하려는 의도는 아니었고, 오히려 G은 직영 일당제로 공사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G이 직영 일당제로 공사를 진행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피고인도 특별히 도급계약을 체결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아니한 상황에서, 최종적으로 G과 피고인 사이에 도급계약이 체결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한편 G은 관련사건(피고인이 본인도 근로자라고 주장하면서 G을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진정한 사건)에서 제출한 진술서에서 ‘H은 일당으로 근무하였고, H으로부터 피고인을 소개받을 당시 품도급 할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 하였으며, 피고인으로부터 일보 보고도 받지 않았다’는 취지의 내용을 기재하였으나, G의 아들인 I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을 비롯한 근무 인력의 출결일보를 촬영하여 보고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H도 앞서 본 것과 같이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을 일당제로 소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피고인과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G의 진술을 쉽사리 신빙하기 어렵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공사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일용직 근로자들 중 B, C 외에 다른 5명의 근로자들(K, R, S, T, U)은 피고인과 함께 G 등을 상대로 임금청구 소송(의정부지방법원 2021가소328137호)을 제기하였고, 위 소송에서 원고(피고인 등) 전부 승소판결이 선고된 점(이에 대하여 G이 항소하여 현재 의정부지방법원 2024나212858호로 항소심 진행 중이다), ② 나아가 이 사건에서 피고인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한 C도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자신이 피고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없다. 하지만 피고인이 일하러 가자고 해서 따라가서 일을 했는데, 돈이 지급되지 않았으니까 가자고 한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장인 G에게 직접 일당을 지급해달라고 얘기한 적도 있으나, G으로부터 ‘왜 나한테 전화하냐, 피고인한테 얘기하라’는 답변만을 들었다.”,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서로 하루 벌어먹는 사람이 이렇게 처벌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보태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앞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성광(재판장) 남세진 오윤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