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5. 4. 15. 부사관으로 임관하여, 2020. 12. 1.부터 제1군수지원여단 제81정비대대에서 B 부사관으로 근무한 자이다.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성희롱 등 품위유지의무위반 사실이 있다는 신고를 받은 후, 2023. 3. 8.경 원고를 제1군수지원여단 본부로 파견하는 인사명령을 하였다.
제1군수지원여단 보직해임심의위원회는 2024. 5. 7.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가 현 보직에서 계속 직무수행 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판단하여 보직해임을 심의·의결하였고, 피고는 2024. 5. 8. 원고에게 보직해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한편, 피고는 2023. 12. 19.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행위와 관련하여 품위유지의무위반(성폭력등)을 하였다는 이유로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하였고(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2024. 1. 4. 이 사건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항고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24. 5. 27. 육군본부 군인사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다<1>.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1,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행위의 발생 경위, 다른 부대원들의 진술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행위는 원고가 피해자들에게 편의를 봐주거나 배려한 행동에 불과할 뿐 성추행 내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에게 보직해임의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업무기여도, 평소 품행 및 업무능력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원고가 해당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는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본안전 항변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서 부과되는 말소기간 만큼 보직상 공백이 생길 뿐이고, 이 사건 처분 후 타 군단으로 분류되어 새로운 보직을 부여받았으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없다.
구체적 판단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위법한 처분에 의하여 발생한 위법상태를 배제하여 원상으로 회복시키고, 그 처분으로 침해되거나 방해받은 권리와 이익을 보호·구제하고자 하는 소송이므로, 처분 등의 효력이 존속하고 있어야 하고, 처분 후의 사정에 의하여 권리와 이익의 침해 등이 해소된 경우에는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 군인사법령에 따른 보직해임처분을 받은 장교는 진급심사 시 감점을 받게 되고 현역복무부적합 조사대상자가 되며 명예진급 및 명예전역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되지만, 육군본부 장교진급관리규정 등에 따르면 장교가 보직해임처분을 받은 날부터 2년이 경과한 때에는 보직해임 기록을 말소하게 되고 이 경우 말소된 보직해임 기록을 이유로 진급, 전속, 보직, 교육이나 명예전역 등 인사관리상 불리한 처우를 하지 아니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장교에 대한 보직해임처분일부터 2년이 경과한 경우 원칙적으로 보직해임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이나, 다만 보직해임처분이 잔존함으로써 어떠한 법률상 이익이 침해되고 있다는 사정이 인정된다면 보직해임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4.11. 선고 2006두9733 판결 참조). 또한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에서 정한 제재기간의 경과 등으로 인하여 그 효과가 소멸되었으나, 제재적 행정처분을 받은 것을 가중사유나 전제요건으로 삼아 장래의 제재적 행정처분을 하도록 정하고 있는 경우, 선행처분인 제재적 행정처분을 받은 상대방이 그 처분에서 정한 제재기간이 경과하였다 하더라도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대법원 2006. 6. 22. 선고 2003두168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군인사법 시행령 제17조의2는 '군인사법 제17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임기가 끝나기 전에 보직에서 해임된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으로서 3개월이 지나도 보직되지 못하거나 2회 이상 보직해임 된 사람에 대해서는 제49조에 따른 현역 복무에 적합하지 아니한 사람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하고, 그 조사 결과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보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보직해임을 받은 횟수에는 말소된 보직해임도 포함되는바, 이 사건 처분을 받은 원고는 앞으로 보직해임 처분을 1회 더 받으면 위 현역복무부적합 조사에 회부된다.
그런데 군인사법 제37조 제1항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각 군 전역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현역에서 전역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4호에서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여 현역 복무에 적합하지 아니한 사람'이라 규정하고 있으므로 군인사법 시행령 제17조의2에 따른 조사 결과에서 현역복무부적합 판정이 나오는 경우에는 군인사법 제37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전역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강제전역에 이를 수 있으므로, 원고에게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통하여 위와 같은 신분상의 불안 내지 위험을 제거할 이익이 남아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보직해임 처분의 적법성은 인사권자가 보직해임 처분을 할 당시의 자료와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러한 보직해임의 법적 성격이나 기능, 군의 특수성 등까지 고려하면, 부사관에게 군인사법 제17조의2 제1항이 정한 보직해임사유가 있는 경우 보직해임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보직해임을 하는 것은 보직해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으로 이에 관한 군 당국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하고, 그 보직해임이 앞서 본 관계 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2)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고 한다)이 금지하는 '직장 내 성희롱'은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말하는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가리킨다.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성희롱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장소와 상황,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군인사법 제17조의2 제1항 제2호에 따른 보직해임 사유가 존재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나아가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이 사건 처분서에 기재되어 있는 이 사건 행위의 장소와 상황, 접촉 부위 및 방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피해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이 사건 행위를 하였다 하더라도 그 태양이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수치심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라볼 수 있고, 이는 군대 내 성폭력 등으로 인한 품위유지의무위반에 해당한다[원고가 제출한 부대원들의 진술 및 탄원서(갑 제4 내지 10호증)의 경우, 원고의 평소 행실이나 근무 태도 등에 관한 것일 뿐 이 사건 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진술로 보이지 않는다].
군인사법 제17조의2 제1항 제2호는 부사관에 대한 보직해임 사유로 '징계위원회에 중징계에 해당하는 사유로 징계의결이 요구 중인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행위는 성폭력등으로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 제9조 [별표6]에 따라 다수의 피해자가 있고 피해자가 여군·여군무원인 경우로서 가중기준인 '파면~강등'에 해당할 수 있는 중징계 사유라 볼 수 있고, 원고는 2023. 12. 19. 이 사건 징계처분을 받고 이에 불복하여 항고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위 규정에 따른 보직해임 사유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부대관리훈령 제250조의3 제1항은 부대장이 성희롱 사실을 인지한 즉시 피해자의 의사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여야 하고, 보직해임 등 인사조치를 적극 활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처분 당시 이 사건 행위가 성추행 등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어 보이는 점, ② 피해자들로서는 원고와 군생활을 하는 것에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점, ③ 원고에게 계속 직위를 보유하고 직무를 수행하게 할 경우 피해 확대 및 부사관에 대한 국민 신뢰 저하의 구체적인 위험이 생길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규정에 따라 피고는 원고와 피해자들을 분리하고 보직해임등 인사조치를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피고는 군인사법 제17조의2 제1항 제1호상의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여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현저히 어려운 경우'가 아닌 제2호상의 '징계위원회에 중 징계에 해당하는 사유로 징계의결이 요구 중인 경우'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충분한 직무수행 능력을 보유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보직해임처분은 징계나 형사처벌이 아니라 비위자에 대한 적시적인 인사조치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이로 인하여 징계나 형사처벌과 같은 불이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비하여 임무 수행을 위하여 엄격한 규율과 기강이 필요한 군대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행위는 군의 기강 및 결속력을 해치는 행위로서 엄중한처분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군대 내 규율과 기강 확립 등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크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우희(재판장) 김희주 최규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