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6. 4. 23. 선고 2024노284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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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7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이 마스크 기계 부품을 구입할 대금을 빌려달라고 기망하여 금전을 편취한 것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이 변제의 의사나 능력이 없이 피해자에게 '내가 경영하는 E(이하 '사업단'이라 함)에서 마스크 생산 기계를 조립해서 판매하는데, 마스크 기계 2대를 만들 부품구입비 2,000만 원을 빌려주면 완성된 기계를 판매하거나 마스크를 판매하는 등으로 반드시 갚겠다'고 기망하여 2021. 2. 9. 피해자로부터 2,000만 원을 송금받아 편취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해자는 피고인이 송금받은 2,000만 원으로 마스크 기계 부품을 구입하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피고인이 그 기계를 다른 장소로 반출하여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었다고 주장하여 그 자체로 모순되는 점,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차용금의 변제를 요청하였으나 피고인이 '신경쓰지 마라'고 하여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다가 피고인이 피해자와 정산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마스크 기계를 반출하자 이에 반발하여 고소를 하였을 가능성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금전을 편취한 것이라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달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1)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마스크 기계 2대를 제작하는 데 2,000만 원이 필요하다, 이미 판매 예약이 되어 있으니 5월 말까지는 갚을 수 있고, 마스크 판매 외에도 변제할 능력이 있으니 반드시 변제하겠다고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2,000만 원을 송금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고,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은 피고인이 금전을 차용한 경위, 피고인의 기망행위 내용, 차용증 작성 경위 등 중요한 부분에 일관성이 있다. 또한 피해자의 진술은 거래내역 확인증(증거기록 19쪽)상"A차용5-30"으로 기록된 것과도 일치한다.

㈏ 원심은 피해자가 '피고인이 마스크 기계의 핵심 부품을 구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피고인이 그 마스크 기계 2대를 사업장에서 반출하여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하여 그 자체로 모순이 있어 피해자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어디에 사용하였는지는 모르고, 다만 사업장 내에 있던 마스크 기계가 완성되지 않았었는데 2021. 9.경 마스크 기계 2대 모두 없어졌으며 피고인이 배우자 등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마스크 기계를 이용하여 마스크를 생산하는 것으로 안다'는 것이어서, 그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점이 없고, 오히려 시간의 순서와 자신이 인식하고 있었던 사실에 따라 명확하게 진술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은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그로 인한 재산의 출연이라는 구성요건행위가 모두 완성된 후의 정황에 불과하여 이를 이유로 기망행위 등에 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 원심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차용금의 변제를 독촉하였으나 피고인이 '신경쓰지 마라'고 하여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다가 2021. 9.경 피고인이 마스크 기계를 반출하면서 피해자와 정산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자 그제서야 고소를 제기하여 그 고소의 동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피해자가 피고인의 변명을 믿고 있다가 나중에 고소를 제기한 것은 그 동기를 의심하거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 의할 때, 피해자는 가끔씩 피고인의 사업장에 들르면서 마스크 기계가 완성되지 않은 상황을 보았고 이에 미완성의 마스크 기계가 사업장에 존재하는 것이 일종의 담보로 기능하여 피해자로서는 피고인의 변명을 믿었는데 피고인이 예고도 없이 마스크 기계를 사업장에서 반출하여 피해자의 차용금 회수가 사실상 어렵게 되었고 이후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연락도 끊었으며 피고인이 다른 곳에서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고소를 제기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고소 경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피고인의 마스크 기계 반출 무렵에야 피고인에게 기망 당한 것을 알게 되었다는 취지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오히려 경험칙에 부합하여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2)

피고인 변명의 신빙성

㈎ 피고인은 자신이 운영하던 마스크 기계 제조업체 ㈜G에서 'I'라는 업체에 마스크 기계를 판매하였는데, I에서 핵심부품인 금형비용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피해자가I를 대신하여 먼저 금형비용을 지급하고 나중에 피고인이 당시 제작 중이던 마스크 기계를 판매하면 변제해달라고 하여 금전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이 I에서 금형비용으로 6,000만 원을 지급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고, I 직원인 P에 의하면 이는 피고인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I에 금형비용에 관하여 무리한 청구를 하여 I에서 다시 협상을 하였고(증거기록 134쪽), 그 협상 결과에 따라 피고인도 2021. 2. 4.경 P에게 바뀐 금액으로 견적 보내달라고 요청하였으며(증거기록 135쪽), ㈜G에서도 마스크 기계 금형비용 관련하여 I에 2021. 2. 8.자로 902만 원(부가가치세 포함)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실(증거기록 163쪽)<1>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이나 ㈜G이 I에게 위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금액 이상을 청구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없다.<2> 따라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지급한 2,000만 원은 피해자가 I를 대신하여 변제한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믿을 수 없다.

㈏ 피고인은 사업단을 피해자와 동업하는 것이라거나 사실상 피해자가 사업단을 운영하고 자신은 이른바 바지사장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근거는 사업단에 근무하는 근로자인 장애인들이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동일한 내용으로 작성한 사실확인서(증거기록 71쪽 이하) 외에 다른 증거가 없다.<3> 또한 피고인은 ㈜G에서 사업단에 1억 5,000만 원 상당의 마스크 기계를 납품하였다고 주장하나 그에 대한 자료도 전혀 없고,<4> ㈜G이나 사업단은 모두 피고인이 운영하던 사업체일 뿐이다.

(3)

기타

㈎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2,000만 원을 대여하면서 차용증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그 무렵 피고인 명의로 차용증이 작성되었는데, 피고인은 차용증을 작성한 적이 없다고 다투면서 원심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함에 부동의 하였고, 이에 따라 원심법원은 차용증에 관한 검사의 증거 신청을 기각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명의로 작성되어 피고인의 인장이 날인된 차용증이 있다'는 사실은 피고인이나 피해자의 진술상 분명하고, 이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음을 뒷받침하는 간접증거에 해당한다.

㈏ 피고인은 2022. 1. 18. 의정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 100만 원, 2022. 9. 16. 같은 법원에서 같은 죄로 벌금 50만 원의 각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는데, 그 범죄사실은 피고인이 포천시 및 양주시에서 사업단 등 마스크 제조업체를 운영하면서 2021. 1.경부터 근로자의 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즉,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금전을 차용할 당시 피고인은 직원들 급여조차 지급하지 못할 만큼 재정상태가 매우 열악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2,000만 원을 마스크 기계 제작이나 근로자 급여 등이 아니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이유를 받아들여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