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각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고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는데, 피고인이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을 뿐,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항소기간의 도과로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는바,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한정된다.
원심은 원심 배상신청인들의 각 배상신청을 모두 각하하였는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의하면 배상신청인은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 위 각 배상신청의 각하 부분은 즉시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 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 사건 각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기망한 바 없고 편취의 범의 역시 인정되지 아니함에도 이와 달리 판단하여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편취의 범의로 피해자들을 기망하였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이 상세하게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주식회사 T(이하 'T'이라 한다)로부터 받을 공사대금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피해자들에게 대금을 지급하려 하였으므로 편취의 범의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피해자 U에 대한 범행을 제외한) 이 사건 각 범행은 모두 '물품을 납품받거나 용역을 제공받으면 즉시 또는 1~2일 내에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점, ② 위 각 범행은 2020. 7.경부터 2020. 12. 8.경까지 이루어졌는데, 이 당시 피고인은 T로부터 약정된 공사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받고 있어 피해자들에게 그 대금을 변제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위 각 범행의 피해자들이 피고인에게 변제를 독촉하였음에도 그 변제를 전혀 하지 아니한 점, ③ 오히려 위 공사대금을 다른 공사현장에서의 대금 결제 또는 개인 채무 변제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인은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 P에게 목재 납품을 요청하고, 그에 따라 P이 피고인에게 목재를 납품한 사실이 없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이 부분 범행 이후인) 2020. 12. 17.과 2020. 12. 28. P과 통화한 내용을 살펴보면, ① P이 2020. 12. 17. "L"이라고 말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을 분명하게 언급하며 목재 대금 결제를 독촉하는 점, ② 이에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 준공과 무관하게 2020. 12. 28. 내지 29.경 대금을 결제할 것'이라고 말하고 P이 '그때는 꼭 결제해 달라'고 말하는 점, ③ P이 2020. 12. 28.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이제 결제되는 것맞느냐'고 묻자, 피고인이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말하며 종전 통화 내용과는 달리'이 사건 공사는 준공이 이루어져야 돈이 나온다'며 결제를 미루는 점 등이 확인된다. 위와 같은 통화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 P에게 목재 납품을 요청하고, 그에 따라 P이 피고인에게 목재를 납품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이 법원에서 증언한 AI의 진술을 살펴보더라도,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T로부터 추가로 받을 공사대금이 있는지' 여부가 편취의 범의를 판단함에 있어 아무런 영향이 없는 점, ② 오히려 AI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AJ 역시 T을 상대로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패소하여 그 판결이 확정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 N, P, Q에 대한 각 사기 범행이 성립함을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 U에 대한 사기 범행과 관련하여,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자신이 빌려 준 3,000만 원은 T과 피고인 간의 공사대금 채무와 무관한 것이고, 이를 피고인도 알고 있었으며, 피고인이 2020. 9.말경 이를 변제하겠다고 약속하여 빌려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실제 피고인과 피해자의 2020. 9. 17.자 카카오톡 메시지를 살펴보면, 피해자가 "제가 개인적으로 친구한테 빌린 거니 회사<1>와 상관없이 이달 말일까지 입금해주셔야됩니다"라고 말하자 피고인이 "엉!"이라고 답하며 차용금을 받을 계좌를 알려주고, 그에 따라 피해자가 "형님 입금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확인되는바(증거기록 제2권 제6면), 이 사건 공사에 따라 피고인이 갖는 공사대금채권과 무관하게 피고인이 차용금을2020. 9.말경까지 변제하기로 약속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불리한 정상: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는 없는 점
유리한 정상: 이 사건 각 범행에 따라 피고인이 편취한 금원이 상당하고,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여전히 피해자들의 피해가 회복되지 아니하였으며,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못한 점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의 양형에 관한 여러 가지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형을 정하였고, 이 법원에서 새롭게 고려할 만한 양형 조건의 변화는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죄전력,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범행 이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을 뿐,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준보(재판장) 이아람 이대관
각주1) T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