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5. 7. 22. 선고 2024노473 판결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양형부당)

가.

사실오인

피고인 주식회사 B는 G 주식회사(이하 'G'이라고 한다)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G 측이 근로자들을 파견근로의 형태로 근무시킨 것이므로 근로자파견의 고의가 없었다. 또한 이 사건 포장 등 업무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직접생산공정 업무로서 근로자를 파견할 수 없는 업무인바 피고인 주식회사 B는 처음부터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을 수 없었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각 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 · 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 · 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 · 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 ·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 · 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있는지 등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5. 2.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대법원 2021. 7. 8. 선고 2018다243935, 24394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가)

근로자파견계약이 아니라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주식회사 B(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가 G과 체결한 '위탁(도급)운영계약'이라는 명칭의 이 사건 계약은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계약이었으므로 근로자파견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계약은 피고인 회사의 업무를 '원료가공, 포장, 검수, 기타 생산 관련 업무'로, 계약기간을 2021. 8. 1.부터 2022. 7. 31.까지로 정하고 있을 뿐, 전형적인 도급계약과 달리 피고인 회사가 완성하여야 하는 일의 구체적인 내용, 일의 수량, 완성기한 등을 구체화하고 있지 않다.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수행은 처음부터 G측의 가변적인 개별지시에 좌우될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들은 G 소속 근로자들과 업무 내지 공정에 함께 편성되어 G의 현장관리자로부터 안전교육과 구체적인 작업지시를 받았고,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내용, 작업방법, 작업량, 작업시간 등은 G 측이 설정한 단위별 생산계획 등에 의해 전적으로 결정되었다.

②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들은 G의 사업장에서 전문적인 기술이나 숙련도가 요구되는 업무가 아니라 단순 · 반복적인 업무로 봄이 상당한 만두 포장 작업을 주로 하였고, 여기에 필요한 자재, 도구, 설비 등은 모두 피고인 회사가 아닌 G이 제공하였다. 피고인 회사는 인터넷에 G의 사업장에서 일할 근로자를 모집하는 광고를 게시하였는데, 그 광고에 '초보가능, 대학휴학생 가능, 주부가능, 친구와 함께 근무가능' 등의 문구를 명시하여 자격조건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았는바, 피고인 회사는 그 소속 근로자들이 G의 사업장에서 단순 · 반복적인 업무에 노동력만 제공하는 것을 용인하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③

이 사건 계약은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근태표 등을 피고인 회사의 도급비 청구의 근거자료로 정하고 있고(제4조), 이에 관하여 G의 인사 · 노무 총괄 담당자인 H는 고용노동청 조사에서 '이 사건 계약과 같은 형태의 도급계약은 G의 인력수급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G 측이 관리하는 근로자들의 근태자료를 피고인 회사와 같은 도급사에 전달하면 도급사 측은 그 소속 근로자들과 이를 확인하였고, 이후 도급사가 근로자들 인건비에 수수료 7%를 더해 대금청구서를 보내오면 이를 검토하여 대금을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피고인 회사는 G과 일의 완성이 아닌 피고인 회사가 제공한 노동력의 양에 따라 대금을 지급받는 것으로 정하였고, 실제로 그렇게 산정된 대금이 피고인 회사에 지급되었다.

나)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을 수 없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허가를 받지 않고 근로자파견사업을 영위한 것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피고인 회사는 2016. 3.경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았다가 2019. 3.경 그 허가기간이 만료된 바 있다. 그런데 위 허가기간 이후에 인적, 물적 조직이 변경되는 등 피고인 회사가 근로자파견사업 외에 다른 형태의 사업을 주로 영위하였다고 볼 만 한 사정이 보이지 아니하는바, 피고인 회사는 위 허가기간 이후에도 계속하여 근로자파견사업을 주된 사업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회사의 실경영자인 피고인 A 및 피고인 회사의 이사인 W 또한 고용노동청 조사에서 '피고인 회사는 물류, 생산 등의 작업에 근로자들을 공급하는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②

피고인 회사는 위와 같이 근로자파견사업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면서도 파견법에 따른 허가를 받지 않았고, 그러던 중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G에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들을 파견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사업을 하였으므로, 피고인들이 허가를 받지 않고 근로자파견사업을 한 것을 인정할 수 있다.

③

파견법 제5조 제1항이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근로자를 파견할 수 없는 업무로 정하고 있기는 하나, 동조 제2항은 출산 · 질병 · 부상 등으로 결원이 생긴 경우 또는 일시적 · 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파견사업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설령 이 사건 포장 등 업무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아 위와 같은 경우에만 적법하게 근로자들을 파견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나.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은 피고인 회사가 도급계약의 형식을 빌려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고 그 소속 근로자 20명을 약 6개월간 G에 파견한 사안으로, 근로자파견사업의 적정한 운영을 도모하고자 하는 파견법의 목적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피고인 회사의 실경영자인 피고인 A에게 동종 범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의 불리한 정상과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한편, 피고인들은 G에 똑같이 근로자들을 파견한 특정 업체는 공소제기되지 않은 것을 피고인들에 대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달라고 주장하나, 이는 불법의 평등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영(재판장) 이준혁 정기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