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주식회사 B에게 280,246,711원, 원고 C에게 87,100,638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2024. 5. 13.부터 2026. 4. 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 A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 및 원고 주식회사 B, C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 A과 피고들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A이 부담하고, 원고 주식회사 B, C과 피고들 사이에 생긴 부분의 70%는 원고 주식회사 B, C이,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 A은 'F'이라는 상호로 전자상거래 도소매업, 3PL 물류대행<1> 서비스업 등을 하는 개인사업자이고, 원고 주식회사 B(이하 '원고 회사'라고 한다)는 우산, 바인더
(화일), 마스크 등의 제조업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며, 원고 C은 'G'라는 상호로 전자상거래 소매업 등을 하는 개인사업자이다.
피고 주식회사 E(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은 양주시 H, I 지상 공장, 가설건축물, 컨테이너 등에서 비닐사이딩(건축물의 외벽에 부착되는 비닐, 플라스틱 소재 판재) 제조 및 판매업, 건축외장재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피고 D은 피고 회사의 직원이다.
원고 A의 이 사건 창고 임차 및 사업 영위
원고 A은 2024. 4. 4. 피고 회사 대표이사인 J으로부터 양주시 K 지상 창고491㎡ 및 부속 가설물 1,159㎡(별지 사진 표시 B 부분, 이하 통틀어 '이 사건 창고'라고 한다)를 임대차보증금 50,000,000원, 차임 월 6,500,000원, 임대차기간 2024. 4. 8.부터 2026. 4. 8.까지 2년으로 정하여 임차하였고, J으로부터 2024. 4. 8. 이 사건 창고를 인도받았다.
원고 A은,
2024. 4. 11. 원고 회사와 사이에, 원고 회사는 자신이 생산하는 마스크 전량의 보관 및 운송 업무를 원고 A에게 위탁하고, 원고 A은 원고 회사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한 마스크를 포장, 발송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3PL 물류대행계약을 체결하였고,
2024. 4. 26. 원고 C과 사이에, 원고 C은 자신이 수입 · 취급하는 물품의 전량 보관 업무를 원고 A에게 위탁하고, 원고 A은 원고 C이 판매한 물품의 포장 및 운송 업무를 수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3PL 물류대행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원고 A은 위 각 물류대행계약에 따라 이 사건 창고에 원고 회사 및 원고 C의 물품들을 보관하여 왔다.
이 사건 화재 발생 등
피고 D이 2024. 5. 13. 13:31경 양주시 H 지상 가설건축물(별지 사진 표시 A 부분, 이하 '이 사건 가설건축물'이라고 한다)에서 산소 절단기를 사용하여 쿨링타워 냉각기 절단 작업을 하던 중 산소 절단기 불꽃이 쿨링타워 내장재에 옮겨 붙게 되었다. 쿨링타워 내장재에 옮겨 붙은 불꽃은 이 사건 가설건축물 천장에 옮겨 붙었고, 이와 인접한 피고 회사 공장 및 남동풍의 영향으로 측면과 후면으로 급격한 연소가 진행되어 피고 회사 공장과 인접한 이 사건 창고 등으로 연소가 확대되었으며, 그 결과 이 사건 창고가 전소하고 원고 A이 창고 내부에 보관하던 원고 회사, C의 물품이 모두 소훼되었다(이하 '이 사건 화재'라고 한다).
이 사건 화재에 대한 양주소방서의 화재현장조사서(갑 제9호증, 이하 '이 사건 화재현장조사서'라고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
이 사건 화재는 피고 회사의 피용자인 피고 D이 화재에 취약한 이 사건 가설건축물에서 산소 절단기를 이용하여 작업을 할 경우 불티가 튀지 않도록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화재발생 시 즉시 진압할 수 있도록 소화장비나 기기를 갖추고 그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등 예방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다하여야 함에도 중대한 과실로 이를 게을리 하여 발생한 것임과 동시에, 이 사건 가설건축물의 점유자이자 소유자인 피고 회사가 위 가설건축물에 화재 발생과 확산 등을 방지하기 위한 방호시설을 설치하는 등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도록 보존, 관리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여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 D은 민법 제750조에 따라, 피고 회사는 피고 D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 및 이 사건 가설건축물의 점유자이자 소유자로서 민법 제758조에 따라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들
원고 A의 사업자등록 및 이 사건 창고 임대시점을 고려하면 원고 A이 이 사건 창고를 이용한 기간은 매우 단기간인바, 원고들에게 그 주장과 같은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의 손해에 관한 객관적 근거 자료가 없다.
원고 회사, 원고 C 주장의 손해액에 관한 각 손해사정서(갑 제14, 15호증, 이하 '이 사건 손해사정서'라고 한다)는 위 원고들이 임의로 선택한 손해사정사가 객관적 근거 자료 없이 작성한 것으로서 이를 근거로 위 원고들의 손해를 인정할 수 없다.
피고 D의 과실, 특히 중과실로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2>
판단
원고 A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갑 제1, 12, 1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 A이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그 주장과 같은 매출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 A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 회사, C(이하 본 '나.'항에서는 편의상 '원고들'이라고만 한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피고 D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6. 5. 28. 선고 96다9621 판결, 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4276 판결,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4다20656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갑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D은 2024. 5. 13. 13:10경 피고 회사 공장 내에서 산소 절단기를 사용하여 쿨링타워 냉각기 절단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불꽃이 공장 천장에 옮겨 붙게 하여 피고 회사 건물 약 5개동을 전소시켜 양주시 L에 있는 일반 주택 벽면과 천막 지붕, 인근 공장 등을 소훼하였다. 이로써 피고 D은 산소 절단기를 사용하면서 화재예방을 게을리 하여 시가 미상의 건물들을 태워 소훼하였다.'는 내용의 실화죄로 피고 D에게 이 법원 2024고약4678 약식명령(이하 '이 사건 약식명령'이라고 한다)이 2024. 10. 16. 발령되어 그 무렵 확정된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확정된 약식명령에서 인정된 사실판단을 배척하기에 부족하므로, 피고 D이 산소 절단기를 사용하면서 화재예방의무를 게을리 하여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 D은 민법 제750조에 따라 원고들에게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회사
사용자책임
민법 제756조 제1항은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사용자책임은 피용자의 배상책임에 대한 대체적 책임으로서 사용자와 피용자 사이에 사무감독관계(사용관계)가 존재하고, 피용자에게 불법행위의 일반요건이 충족된 때에 성립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다7001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의 직원인 피고 D의 사무집행 중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한 이상, 피고 D의 사용자인 피고 회사는 민법 제756조에 따라 피고 D과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공작물책임
관련 법리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한다. 이와 같은 안전성을 갖추었는지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위험방지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사고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만이 손해발생의 원인이 되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사고의 공동원인이 되는 경우도 포함하며, 그로 인한 손해도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에 의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화재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였거나 화재의 발생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도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화재가 확산되어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는 화재사고의 공동원인의 하나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다61602 판결 등 참조).
민법 제758조 제1항에 따른 공작물책임은 일반 불법행위와 달리 점유자에 대하여는 과실의 증명책임이 전환된 중간적 책임을, 소유자에 대하여는 무과실책임을 부과하여 그 책임을 가중한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5다246810 판결 등 참조).그 하자의 존재에 관한 입증책임은 피해자에게 있으나, 일단 하자있음이 인정되는 이상 손해발생이 천재지변의 불가항력에 의한 것으로서 위와 같은 하자가 없었다고 하여도 불가피한 것이었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공작물의 점유자에게 있다(대법원 1982. 8. 24. 선고 82다카34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에서 든 증거들에 이 법원의 양주소방서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화재는 피고 회사가 점유 및 소유하는 이 사건 가설건축물에서 발생하여, 피고 회사가 연소 확대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아 불이 단시간에 인접건물들에 확산되어 그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한바, 이는 피고 회사가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지 못함으로써 이 사건 가설건축물이 그 위험성에 비례하여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가설건축물의 점유자이자 소유자로서 민법 제758조 제1항에 따라 피고 D과 공동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화재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사건 가설건축물은 파이프조 천막지붕 구조로 벽은 설치되어 있지 않으며 사방이 개방된 형태인데, 피고 회사가 건축법상 허가<3> 없이 건축하여 물건을 상하차하는 주차 공간으로 사용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이 사건 화재현장조사서 제11
쪽, 이 법원의 양주소방서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중 '붙임 화재현장 법률위반 단속 조사서'(이하 '이 사건 법률위반조사서'라고 한다) 참조].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4>에 따라 사업주인 피고 회사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하고, 그 구체적인 사항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이 사건 규칙'이라고 한다)에서 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 회사는 피고 회사 공장에서 합성수지(비닐사이딩)를 다량으로 취급하는 작업을 함에도, 천막지붕 형태로 만들어져 가연성이 강하여 화재에 매우 취약하고, 피고 D으로 하여금 본래 용도와 달리 산소 절단기를 이용한 절단 작업을 하는 공간으로 이용하게 한 이 사건 가설건축물을 위와 같이 건축법상 허가 없이 피고 회사 공장에서 이격거리가 거의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인접하게 배치하여 건축하였다(이 사건 규칙 제236조 제1항<5> 참조).
이 사건 가설건축물의 지붕이 천막으로 되어 가연성이 강하여 화재에 매우 취약할 뿐만 아니라, 비닐사이딩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피고 회사가 취급하는 물건들의 성분과 작업 과정 등을 고려할 때 위 가설건축물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단시간에 연소가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특히, 이 사건 가설건축물과 피고 회사의 다른 공장, 건축물들은 이격거리가 얼마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인접하고 각 건물에 플라스틱 제품 등 가연성 물질이 다수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피고 회사로서는 이 사건 가설건축물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순식간에 화재가 확산될 것이라는 점은
경험칙상 충분히 예상 가능하였다. 실제로 이 사건 화재의 연소 확대 사유에 관하여, 이 사건 화재현장조사서에는 '이 사건 가설건축물에 피고 회사의 공장이 인접해 있었고, 당시 남동풍(풍속 3m/s)이 불어 발화 지점의 측면과 후면으로 급격한 연소가 진행되었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제9, 13쪽 참조).
따라서 이 사건 가설건축물의 점유자이자 소유자인 피고 회사로서는 가설건축물 관리를 철저히 하여 화재를 예방하고, 이 사건 가설건축물에 화재를 조기에 발견하고 진압하기 위한 화재감지장치나 화재의 확산을 막기 위한 충분한 차단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직원들에 대한 화재예방교육 등을 실시하여 화재를 예방하였어야 한다.
그러나 피고 회사는 피용자인 피고 D으로 하여금 화재위험작업인 용단 작업(금속 절단 작업)을 하도록 하였음에도 비닐사이딩과 같은 합성수지를 화재위험이 없는 장소에 별도로 보관, 저장하지 않았고(이 사건 규칙 제236조 제2항<6> 참조), 피고 D의 작업 당시 '작업 준비 및 절차를 수립하고, 화기작업에 따른 인근 가연성물질에 대한 방호조치 및 소화기구 비치, 용접불티 비산방지덮개, 용접방화포 등 불꽃, 불티비산방지조치를 하며, 피고 D 등 작업근로자에 대한 화재예방 및 피난교육 등 비상조치를 하고, 작업내용, 작업일시, 안전점검 및 조치에 관한 사항 등을 해당 작업 장소에 서면으로 게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으며(이 사건 규칙 제241조 제2, 3, 4항<7> 참조), 이 사건 가설건축물에 화재 발생 시 연소 확대를 방지하기 위하여 화재감
시자를 비치하거나, 소화설비를 설치(이 사건 규칙 제241조의2<8>, 제243조<9> 참조)하지도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이 사건 화재현장조사서 제16쪽, 이 사건 법률위반조사서 제1, 2쪽 참조).
결국 피고 회사는 가설건축물 관리를 철저히 하여 화재를 예방하고, 화재를 조기에 발견하고 진압하기 위한 화재감지장치나 화재의 확산을 막기 위한 충분한 차단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화재예방교육 등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피고 D으로 하여금 이 사건 가설건축물에서 산소 절단기를 이용한 절단 작업을 실시하게 하였고, 이러한 이유로 피고 D은 불꽃을 발견하였음에도 소화기구가 없어 물을 떠오는 등 초기진화작업을 하지 못하였는바, 이러한 점이 피해를 보다 확대시킨 것으로 보인다.
달리 이 사건 화재의 발생 및 확대로 인한 손해발생이 외부적인 요인이나 천재지변의 불가항력에 의한 것으로서 이 사건 가설건축물 시설에 하자가 없었다고 하여도 불가피한 것이었다는 점에 관한 피고 회사의 구체적인 주장 · 증명도 없다.
소결
결국 피고 D은 불법행위자로서 민법 제750조에 따라, 피고 회사는 피고 D의 사용자이자 이 사건 가설건축물의 점유자 겸 소유자로서 민법 제756조 제1항 및 민법 제758조 제1항에 따라 공동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앞에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4,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원고 회사는 934,155,704원 상당의 손해를, 원고 C은290,335,463원 상당의 손해를 각 입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들이 제출한 이 사건 손해사정서에 기재된 위 손해액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손해사정서가 이 사건 소 제기 전 원고들의 의뢰에 따라 작성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감정의견이 소송법상 감정인 신문이나 감정의 촉탁방법에 의한 것이 아니고 소송 외에서 전문적인 학식 경험이 있는 자가 작성한 감정의견을 기재한 서면이라 하더라도, 그 서면이 서증으로 제출되었을 때 법원이 이를 합리적이라고 인정하면 이를 사실인정의 자료로 할 수 있다(대법원 1999. 7. 13. 선고 97다57979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더하여 앞에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손해사정서는 전문적인 경험이 있는 자가 작성한 것으로, 그 작성 시점이나 기간, 제공된 자료, 손해사정의 구체적인 근거와 산정 방식(방법) 및 산정 기준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내용이 합리적이라 할 것인바, 이 사건 손해사정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원고 회사는 934,155,704원, 원고 C은 290,335,463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만, 이 사건 화재 발생 이전의 구체적인 물건의 상태나 이용현황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고, 원고들이 이 사건 창고에 보관 중이던 물품의 금액과 훼손된 물건의 감가상각 여부 등 그 손해액은 추정치에 의할 수밖에 없고 이는 오류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는바, 이러한 사정은 아래 3)항에서 손해배상액을 경감함에 있어 고려하기로 한다.
원고들은 이 사건 화재 발생 이후 손해사정사 M(N회사)에게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원고들의 손해산정을 의뢰하였고, 위 손해사정사는 이 사건 화재 발생일과 인접한 기간에 이 사건 화재 현장을 직접 조사하는 한편, 원고들로부터 이 사건 창고에 보관하던 물품 등에 관한 각종 자료를 제공받아 이를 토대로 위 손해액을 산정한 것으로 보인다.
손해사정사는 이 사건 화재로 인한 ① 재고자산 손실과 관련하여, 원고들이 원고 A에게 납품하였던 각 품목별 수량(거래 명세서와 물품 인수증 등을 통하여 확인)에서 물품을 인수한 원고 A이 이 사건 화재 전까지 판매처인 온라인 업체를 통하여 판매한 수량을 공제한 후 남은 각 품목별 수량을 현장 조사를 통하여 사고 제품의 적재위치, 적재가능 여부, 소손 잔재 등과 비교하는 등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피해수량을 산정하고, 제조업체등으로부터 매입한 제품은 세금계산서 등을 통하여 확인된 매입 단가를 확인하고, 제조한 제품은 제조원가 등을 조사하고, 수입한 제품은 수입면장을 통하여 각 제품의 수입가액을 적용하여, 제품단가를 산정하였으며, 잔존물의 소손상태가 심하여 판매가 불가능하고 회수되는 고철 등이 발생하지 않는 점을 근거로 잔존물 가액은 없는 것으로 평가하였고, ② 집기비품 손실과 관련하여, 해당제품의 구입자료를 입수하여 각 품목별 메이커, 규격, 구입금액, 구입 연도 등 제반사항을 확인하고 현장조사를 통하여 제품의 배치현황 등을 조사한 다음, 사고시점 물가지수를 적용하여 재조달가액을 산정하고, 해당 가액에서 경과 연수에 따른 감가수정을 실시하여 손해액으로 평가한 뒤 법인세법 시행규칙에 따른 감가수정을 실시하고, 위 금액에서 잔존물 가액(고철 단가)을 공제하여 원고 회사의 손해는 934,155,704원으로, 원고 C의 손해는 290,335,463원으로 평가하였는바(갑 제14호증 제28 내지 54쪽, 갑 제15호증 제27 내지61쪽 참조), 손해사정사의 위와 같은 산정방식이 경험칙이나 논리법칙, 사회통념에 어긋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달리 손해사정사가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원고들의 손해액을 위와 같이 산정한 것이 자의적이거나 과다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손해배상액의 경감
피고들은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이하 '실화책임법'이라고 한다) 제3조 제1항에 의하여 손해배상액이 경감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실화책임법 제3조 제1항에 의하면 실화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손해배상액의 경감을 청구할 수 있고, 그 경우 법원은 같은 법 제3조 제2항 각호의 사정을 고려하여 손해배상액을 경감할 수 있다. 여기서 '중대한 과실'이란 통상인에게 요구되는 정도의 상당한 주의를 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주의를 한다면 손쉽게 위법 · 유해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는 경우임에도 만연히 이를 간과함과 같은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대법원 2000. 1. 14. 선고 99다3954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앞에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피고 D은 이 사건 화재에 관하여 중실화죄(형법 제171조)가 아닌 실화죄(형법 제170조 제1항)로 처벌받았고(이 사건 약식명령 참조),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유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의 중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부족한 점, ② 이 사건 화재의 연소 확대에 남동풍(3m/s)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이 사건 화재현장조사서 제9, 13, 14쪽 참조), ③ 이 사건 화재의 다른 피해자인 소외 O는 이 법원(2024가단133862)에 피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금 347,068,169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이 법원은 2025. 5. 27. O의 손해액을 260,613,689원으로 인정하면서, 피고들의 실화책임법에 따른 손해배상액 경감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들은 O에게 손해배상금 54,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쌍방이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되었는바, 위 판결에서 인정한 피고들의 책임비율은 20.72%(= 54,000,000원 ÷ 260,613,689원, 소수점 둘째 자리 미만 버림)인 점, ④ 위 O는 소외 P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화재에 관하여 보험금을 지급받았는데, P 주식회사는 O에게 지급한 보험금 중 피고들에게 구상할 금액을 보험금의 약 31%인 38,500,000원으로 정한 점, ⑤ 원고 A이 점유하던 이 사건 창고에도소방시설을 갖추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 등 이 사건 화재의 원인과 규모, 피해의 대상과 정도, 연소 및 피해 확대의 원인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들이 부담하여야 할 손해배상책임을 3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손해배상액의 경감 후 피고들이 부담할 원고별 손해액은 원고 회사는 280,246,711원(= 934,155,704원 × 30%,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원고 C은87,100,638원(= 290,335,463원 × 30%)이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원고 회사에게 280,246,711원, 원고 C에게 87,100,638원과 위 각 손해배상금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한 2024. 5. 13.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4.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 회사, C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고,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와 원고 A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이은명(재판장) 김재윤 김지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