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판결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8. 12. 19. 선고 2018가합101290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원고 A, C, D의 근로계약 갱신거절 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 B, E의 청구와 원고 A, C, D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들은 피고 산하 기관인 G보건소 및 F시보건소(이하 '이 사건 각 보건소'라고 한다)와 피고의 방역취약지 방역소독 업무에 관하여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방역소독 기간제근로자로 근무하였거나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원고들의 근무지 및 계약 기간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나.

원고들은 F시장이 2018. 2. 19. 공고한 '2018년 방역소독 기간제근로자 채용계획'에 따른 채용절차에 응시하였는데, 원고 B, E은 위 채용절차에서 최종 합격하여 2018. 3. 19. F시보건소장과 각 근로계약(계약 기간 2018. 3. 19.부터 2018. 11. 16.까지)을 체결하였으나, 원고 A, C, D는 위 절차에서 불합격하여 방역소독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못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가 있는 증거는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1)

원고들의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

피고는 이 사건 원고들에 대해 3개월이라는 일정한 공백 기간을 두면서 근로계약을 반복하였지만, 이는 피고가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기간 2년 제한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적인 행위로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원고들의 근로 공백기간은 무의미하여 종전의 기간제 근로기간과 합산하여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이 적용되고, 원고 A, C, E의 근로기간은 2년을 초과하므로 위 원고들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된다.

또한, 피고가 원고들을 통해 영위하려는 사업은 지역의 감염병 발생을 예방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의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공익적인 사업으로서, 한시적 일시적 사업이라고 볼 수 없고, 시민 생활불편과 보건 불편사항의 해소를 위해 1년 상시적인 운영이 필요한 점, 피고는 원고들에게 인력 전문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방역소독 관련 근무 경력자를 우대하여 계속 고용관계를 유지할 것을 밝혀온 점, 원고들은 해마다 별다른 문제 없이 근로계약 갱신을 하여 왔던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은 형식상 9개월이라는 계약기간을 정해여 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설령 기간의 정함이 있더라도 앞서 본 제반 사정에 비추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원고들이 업무 수행이 불가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이 갱신되는 것으로 하기로 하는 약정이 성립하였거나, 적어도 원고들에게 기간제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결국 원고들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 지위에 있으므로 그 확인을 구한다.

2)

원고 A, C, D의 무효확인 및 금전지급청구

피고는 원고 A, C, D와의 재계약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였기에 이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므로, 피고에 대하여 원고 A, C, D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거절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전적으로 피고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원고 A, C, D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 분명하므로, 피고는 원고 A, C, D에게 2018년에 체결된 근로계약의 시점인 2018. 3. 19.부터 원고 A, C, D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말일에 1,520,400원의 비율에 의한 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이 사건 소 중 원고 A, C, D의 근로계약 갱신거절 무효확인 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

직권으로 이 사건 소 중 원고 A, C, D의 근로계약 갱신거절 무효확인 청구 부분의 확인의 이익에 관하여 본다.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지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36407 판결 등 참조).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만료로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등 참조).

원고 A, C, D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 확인 청구와 근로계약 갱신거절 무효확인 청구를 하고 있는바, 위 원고들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 확인 청구를 한다면 별도로 과거의 법률행위인 갱신거절에 대하여 무효 확인 판결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원고들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가 아닌 경우에는 이미 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근로계약 관계에 기한 원래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하여 또는 해고로 인하여 그 외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대한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과거의 법률행위인 갱신거절에 대하여 무효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어 확인의 이익이 없다.

결국 이 사건 소 중 원고 A, C, D의 근로계약 갱신거절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라.

원고들의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 A, C, D에게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이 적용되는지

가)

관련 법리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본문은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라고, 제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계속근로한 총기간'이라 함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해지될 때까지의 기간을 말하는 것으로,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의 경우에는 그 계약기간의 만료로 고용관계가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다시 근로계약을 맺어 그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된 계약기간을 합산하여 계속 근로 여부와 계속 근로 연수를 판단하여야 하고, 갱신되거나 반복 체결된 근로계약 사이에 일부 공백 기간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전체 근로계약기간에 비하여 길지 아니하고, 계절적 요인이나 방학기간 등 당해 업무의 성격에 기인하거나 대기 기간·재충전을 위한 휴식 기간 등의 사정이 있어 그 기간 중 근로를 제공하지 않거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또는 그 공백 기간의 장단·성격·발생이유, 전후 근로계약의 동질성, 재계약의 기대가능성, 고용관행, 재고용횟수, 공백 기간 동안 그 근로자의 업무를 대체한 방식, 다른 근로자들의 고용관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기간제법의 취지를 잠탈하는 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근로관계의 계속성은 그 기간 중에도 유지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판시 제1항의 기초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 제2 내지 6, 11,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A, C, D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 A, C, D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는 매년 채용인원과 계약 기간을 정한 공개모집으로 서류심사 및 면접전형을 거쳐 방역소독 기간제근로자를 선발하여 왔다.

(2)

원고들이 이 사건 각 보건소장과 체결한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근로계약 기간도 실제로 원고들이 근무하여야 할 하절기 또는 동절기 방역소독 기간에 한정되어 있다.

(3)

원고들은 근로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이 사건 각 보건소장에게 각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이 사건 각 보건소의 기간제근로자로서 체결하였던 국민연금 등 4대 보험을 정산하였으며, 실업급여를 지급받아 왔다. 원고들은 피고가 공고하는 방역소독 기간제근로자 공개모집 절차에 합격하여 다시 채용되기 전까지 이 사건 각 보건소에 방역소독 근로를 제공한 사실도 없다.

(4)

피고가 매년 공개모집으로 충원하는 방역소독 기간제근로자 수와 전년도의 기간제근로자가 재지원하였을 경우 합격하는 비율에 비추어 보면, 전년도에 방역소독 기간제근로자로 근무하였던 인원들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모두 재채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가 원고들을 채용하게 된 경위와 피고가 진행한 채용절차 진행 과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에게는 원고들과 이전의 근로관계를 완전히 종료하고 별도의 근로관계를 새로이 개시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5)

피고가 방역소독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하면서 경력자를 우대하였다는 사정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의도적으로 기간제법의 적용을 회피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2)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실질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거나 갱신에 대한 약정 내지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나)

판단

판시 제1항의 기초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 제2 내지 6, 11,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실질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거나 갱신에 대한 약정 내지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원고들이 이 사건 각 보건소장과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내용이나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이 없고, 달리 그와 같은 사정을 인정할만한 자료가 없다.

(2)

오히려 위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근로기간은 하절기 또는 동절기에 한정되어 있고, 원고들 역시 근로기간이 종료되면 방역소독원 기간제근로자 공개모집절차에 재응시하여 합격한 경우에만 이 사건 각 보건소의 방역소독원으로 다시 근무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3)

원고들도 방역소독 수요가 하절기에 집중되어 있는 점은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계절에 따라 방역소독 수요의 변동 폭이 크고, 이 사건 각 보건소에 소속된 기간제근로자들 뿐만 아니라 동 자율방역단 등 시민들도 일정한 교육을 받고 자율적으로 방역소독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방역소독 업무는 상시적 인원이 필요한 업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피고 역시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공개모집을 통하여 충원되는 근로자들을 통해 매년 하절기·동절기 기간별로 탄력적인 소독 업무를 수행하여 왔으므로, 특별히 원고들과 방역소독 근로계약을 계속 유지하여야 할 필요도 없었다.

(5)

피고가 수행하는 방역소독 업무는 계절별로 그 수요 차이가 크고, 방역 소독 업무 근로자들뿐만 아니라 동 자율방역단에서도 방역소독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피고가 매년 방역소독 수요에 따라 인원을 달리하여 채용할 것임은 원고들도 예상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기존에 채용된 원고들에 대한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6)

피고는 매년 방역소독 수요가 집중되는 하절기를 중심으로 하여 방역 소독원 기간제근로자 수를 유동적으로 충원하여 왔는데, 기존의 방역소독 기간제근로자들에게 별도의 기준 없이 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생긴다고 한다면, 피고로서는 수요와 상관없이 연간 하절기 수요에 상응하는 방역소독 근로자들을 계속하여 고용하여야 하는 불합리 함이 있다.

(7)

피고가 매년 실시한 방역소독원 공개모집 절차가 형식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기존에 근무하던 방역소독원들도 위 공개모집 절차에서 상당수 불합격 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기간제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채용절차를 형식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8)

피고가 원고들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고 수시로 이야기하였다고 인정할만한 증거도 없다.

3.

결론

이 사건 소 중 원고 A, C, D의 근로계약 갱신거절은 무효확인 청구 부 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원고들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 B, E의 청구와 원고 A, C, D의 나머지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노태헌(재판장) 백두선 임한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