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위계공무집행방해(2020고단2877)
피고인은 ㈜B의 운영자이자, ㈜C의 운영자이다.
피고인은 용인시 수지구 D 외 7필지에 오피스텔 신축신고를 한 건축주 ㈜E의 대표 F로부터 ‘건축주 명의를 ㈜C으로 변경 신청하는 것에 동의한다.’라는 내용의 ‘건축주명의변경 동의서’를 작성 받은 것을 기화로, 이후 위 F이 건축주 명의변경 동의 의사를 철회하였음에도 위 ‘건축주명의변경 동의서’를 이용하여 위 건축의 건축주를 ㈜E에서㈜B로 변경하기로 마음먹고, 건축사 G에게 “㈜E에 돈만 지급하면 되니 걱정 말고 ㈜B로 건축주 명의 변경을 진행하라.”라고 말하였다.
계속하여 피고인은 2019. 10. 15.경 부천시 H, I호에 있는 ㈜C 사무실에서 직원 J으로 하여금 ㈜B의 법인 도장을 백지에 찍어 스캔한 파일을 위 G에게 보내도록 하고, G으로 하여금 위 ‘건축주명의변경 동의서’를 스캔한 파일을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C 부분을 ㈜B로 변경한 다음 위 법인 도장을 붙여 넣는 방법으로 허위의 ‘건축주명의변경 동의서’ 파일을 만들어 2019. 10. 16.경 컴퓨터로 ‘건축행정시스템세움터’에 접속하여 건축주 관계자 명의변경 신고서와 함께 위 동의서 파일을 업로드하며 성명불상의 담당 공무원에게 건축주를 ㈜B로 변경 신고함으로써 2019. 10. 22.경 건축주가 ㈜B로 변경된 신고필증을 발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건축관계자 명의변경 신고에 허위의 첨부서류를 제출하여 위계로써 공무원의 건축허가 신고 처리에 관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근로기준법위반(2020고단3366)
피고인은 부천시 K, L호 소재 주거용 건물 개발 및 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B의 실제 운영자로서, 상시근로자 7명을 사용하여 부동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9. 8. 13.경부터 같은 해 11. 4.경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M의 2019. 8. 임금 1,838,709원, 같은 해 9. 임금 3,000,000원, 같은 해 10. 임금 3,000,000원, 같은 해 11. 임금 400,000원 등 금품 합계 8,238,709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위계공무집행방해의 점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상대방의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고 이를 이용하는 위계에 의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릇된 행위나 처분을 하게 함으로써 공무원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한편 신고는 사인이 행정청에 대하여 일정한 사실 또는 관념을 통지함으로써 공법상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행위로서 원칙적으로 행정청에 대한 일방적 통고로 그 효과가 완성될 뿐 이에 대응하여 신고내용에 따라 법률효과를 부여하는 행정청의 행위나 처분을 예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신고인이 허위사실을 신고서에 기재하거나 허위의 소명자료를 첨부하여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관계 법령에 별도의 처벌규정이 있어 이를 적용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일반적으로 위와 같은 허위 신고가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 다만 관계 법령이 비록 신고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거기에 비교적 중대한 법률효과가 결부되어 있고, 이에 따라 행정청이 신고에 대하여 형식적·절차적 심사가 아닌 실질적·내용적 심사를 거친 후 수리 여부를 결정할 것을 예정함으로써 사실상 인·허가 등 처분의 신청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나, 이때에도 행정청이 나름대로 충분히 사실관계를 확인하더라도 그 신고내용이 허위이거나 법령의 취지에 맞지 아니함을 발견할 수 없었던 경우가 아니라면 심사를 담당하는 행정청이 신고내용이나 자료의 진실성을 충분히 따져보지 않은 채 경솔하게 이를 믿고 어떠한 행위나 처분에 나아갔다고 하여 이를 신고인의 위계에 의한 결과로 볼 수 없으므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0도7033 판결).
판단
건축법 제16조 제1항은 제11조에 따라 허가를 받은 사항을 변경하려면 변경하기 전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허가권자의 허가를 받거나 특별자치시장ㆍ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건축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제3호는 건축주를 변경하는 경우에는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건축법 시행규칙 제11조 제1항 제1호는 건축허가를 받은 자가 허가대상 건축물을 양도한 경우 그 양수인은 그 사실이 발생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건축관계자변경신고서에 변경 전 건축주의 명의변경동의서 또는 권리관계의 변경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첨부하여 허가권자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건축법 시행규칙 제11조 제3항은 허가권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건축관계자변경신고서를 받은 때에는 그 기재내용을 확인한 후 건축관계자변경신고필증을 신고인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관계법령에 따라 건축주 변경을 내용으로 하는 건축관계자변경신고서를 접수한 행정청은 변경 전 건축주의 명의변경동의서가 누락되거나 인감도장이 날인되어 있지 않는 등의 형식적인 하자, 즉 변경 전 건축주의 의사에 기한 신청인지 여부만을 심사한 후 그러한 하자가 없으면 신고를 수리하고 신고자에게 건축관계자변경신고필증을 교부하는 소극적 업무처리를 하고 있을 뿐이고[증거목록 순번 28 수사보고(행정관청 확인), 증거목록 순번 53 수사보고(용인시청 건축허가과 건축허가팀 담당 공무원 전화 진술 청취) 참조], 이로써 변경된 건축주는 변경 전 건축주가 이미 허가를 받아 건축할 수 있게 된 건축물을 건축할 수 있을 뿐 그와 다른 새로운 건축물을 건축할 수 있게 되는 등의 법률효과는 발생하지 않는다.
한편 건축주의 변경을 이유로 한 건축관계자변경신고를 변경 전 건축주가 아닌 변경 후 건축주로 하여금 하도록 하고 위 신고서에 변경 전 건축주의 명의변경동의서 또는 권리관계의 변경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필수 구비서류로 정하고 있는 위 관계 규정에 비추어 건축관계자변경신고서를 접수한 담당공무원은 의당 위 신고가 변경 전 건축주의 의사에 기한 신고인지를 반드시 확인하여야 하고, 이는 변경 전 건축주에게 문의하거나 변경 전 건축주의 의사에 기한 것임을 추단할 수 있는 서류(예: 건축관계자변경신고서 접수일에 가까운 시점에 변경 전 건축주의 신청에 의하여 발급된 인감증명서)를 제출토록 하는 등 손쉬운 방법으로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의 경우 E 주식회사에서 주식회사 B로 건축주를 변경하는 내용의 건축관계자변경신고서를 접수한 담당공무원이 그러한 조치를 취하였다는 정황이 엿보이지 않는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건축주의 변경을 내용으로 하는 건축관계자변경신고는 행정청이 단순한 접수나 형식적 심사를 거친 수리 외에 신고에 대응한 어떠한 적극적·실질적 행정작용에까지 나아갈 것이 예정되어 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행정청이 신고내용의 진실성이나 첨부자료의 진위를 제대로 따져보지 않아 추가 조사를 통한 적정한 관리감독권의 행사에 나아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신고인의 위계에 의한 방해의 결과로 볼 수 없어 어느 모로 보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소결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때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778 판결 등 참조).
판단
기록에 의하면 M은 피고인이 실경영주로 있는 주식회사 B의 상무라는 N의 제안을 받아 주식회사 B로부터 월 300만 원을 받는 조건으로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고 N으로부터 ‘임금: 월 300만 원’, ‘근로시간: 1일 8시간(1주간 40시간), ’고용기간: 2019. 8. 13.~2020. 8. 12.‘로 기재된 주식회사 B과 M 사이의 2019. 8. 13.자 고용계약서를 교부받은 사실, M은 그 무렵 주식회사 B 소속 근로자로서 건강보험에 가입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주식회사 B 측의 사정으로 M은 실제 주식회사 B에 노무를 제공한 사실이 없고, 주식회사 B이 M에게 어떠한 업무를 맡긴 사실도 없으며, 그러한 상태에서 2019. 11. 4.경 M이 주식회사 B에서 퇴사하는 것으로 처리하면서 주식회사 B과 M 사이에 주식회사 B이 M로부터 2,000만 원을 차용하여 2019. 11. 20.까지 이를 변제하기로 하는 내용의 차용증이 작성되었다(피고인은 주식회사 B의 보증인으로 위 차용증에 날인하였다). 그리고 M은 2019. 11. 20.까지 주식회사 B이 위 2,000만 원을 변제하지 아니하자 2019. 12. 24.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에 ’퇴사조건으로 지급키로 한 급여 2,000만 원을 2019. 12. 23. 현재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 O를 피진정인으로 하는 진정서를 접수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M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주식회사 B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그 밖에 기록상 M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인지 여부를 판단해 볼 수 있는 자료는 존재하지 아니한다(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아예 이루어진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M이 제공하기로 한 노무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조사조차 전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소결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
결론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계공무집행방해의 점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되, 피고인이 동의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는 아니한다.
판사 정희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