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28,287,595원, 원고 B에게 12,571,428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4. 1.부터 2021. 12. 2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원고 C에게 21,832,785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4. 1.부터 2021. 9. 13.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 A, B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 A,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50%는 원고 A, B이, 50%는 피고가 부담하고, 원고 C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 A, C은 E(F생)의 자녀, 원고 B은 E의 배우자이다.
E는 2017. 10. 25.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택시운전을 하였고, 2018. 4. 1. 07:28경 출근준비를 하던 중 심근경색에 의한 심실세동으로 사망하였다.
E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업무상 질병으로 사망하였음이 인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가 제1, 3, 6, 8, 9호증, 갑나 제1, 3, 6, 8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피고의 보호의무 위반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5. 16. 선고 99다47129 판결 참조).
갑가 제4, 5, 21호증, 갑나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E는 사망하기 직전 3개월인 2018년 1월경부터 3월경까지 아래 표와 같이 택시를 운전하고 운행수입을 벌었으며, 벌어들인 돈으로 사납금을 피고에게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E는 사망하기 직전 3개월간 월 평균 278.77시간에서 308.18시간에 이르는 상당한 시간의 택시운전을 하였다. 그러나 택시운전업무의 성격상 피고가 직접적으로 E로 하여금 위 시간 동안 택시를 운전할 것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E가 사납금을 납부하고 초과운송수입금을 얻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택시를 운전한 것이므로 E의 과로를 피고의 책임으로 곧바로 인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피고는 관련 법령에서 금지한 사납금제를 유지함으로써 E로 하여금 사납금 이상의 돈을 벌도록 사실상 강요하였고(사납금을 납부하면 피고로부터 월 약 60만 원 정도의 임금을 받게 되므로 사납금을 납부할 수 있을 정도로만 택시를 운행하면 생활을 유지할 수가 없다), E가 전업으로 택시운전을 하였으므로 적어도 주 40시간을 근무하는 근로자가 받는 2018년 월 최저임금액 1,573,770원을 택시운전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시간만큼은 피고가 E에게 택시운전을 사실상 강요하였다고 평가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E가 1,573,770원을 벌기 위하여 운전을 하였어야 하는 시간을 계산하여 보면 아래 표와 같이 월 277.59시간에서 320.8시간에 이른다.
위 시간은 만약 토요일과 일요일을 쉰다고 보면 하루에 12.79시간에서 13.94시간을 일하는 것이고, 이는 오전 9시에 출근하여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을 각 1시간씩 사용한다고 보면 저녁 11시 48분에서 새벽 1시경 퇴근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만약 토요일과 일요일 중 하루만 쉰다고 보면 하루에 10.89시간에서 11.88시간을 일하는 것인데, 이는 오전 9시에 출근하여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을 각 1시간씩 사용한다고 보면 저녁 9시 54분에서 10시 54분경 퇴근하는 것과 같다.
위와 같은 측면에 더 나아가 E는 야간에도 택시운전을 자주 하였다는 점, 택시운전은 운전석이라는 좁은 공간에 앉아 계속하여 집중을 하여야 하는 업무라는 점 등으로 인하여 과로가 신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에 의하면, E는 피고의 사실상 강요에 의하여 사망하기 직전 3개월 동안 월 277.59시간에서 320.8시간 이상을 운전하여야 하였고, 실제로 월 278.77시간에서 308.18시간을 운전하는 과로를 하였다. 이로써 장시간의 택시운전으로 과로가 누적되면서 스트레스가 심화되었으며, 급성으로 심장에 이상이 생겨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판단되고, 피고로서는 E가 최저임금 이상의 돈을 벌기 위하여 위와 같이 택시를 운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법령에서 금지하고 있는 사납금제도를 실시하지 않거나 과로하지 않아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돈을 벌 수 있도록 임금구조를 개편하는 등으로 근로자인 E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여 E가 사망에 이르는 하나의 원인이 되었으므로, 피고는 E의 사망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E가 과로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평소 지병으로 인하여 사망하였으므로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나, 심근경색을 일으킨 정확한 원인에 대한 반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갑가 제11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과로로 인한 만성 스트레스는 심근경색을 일으킬 수 있는 주요 요인에 해당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는 근로자가 근로기준법상의 연장 근로시간 상한선을 초과하여 근무한 경우에도 근로자의 동의를 얻은 이상 사용자의 과실이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1994. 10. 28. 선고 94다33491 판결을 들며 피고가 과로를 강요한 것이 아니라 E가 자발적으로 과로를 하였으므로 피고의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위 대법원 판결의 사실관계는 이 사건과 달라 그대로 적용할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E가 최저임금액을 벌 수 있을 정도의 택시운전을 피고가 사실상 강요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는 E가 주행을 한 시간 이외에 택시가 정차되어 있는 시간은 모두 휴식시간으로 보아야 하므로 E의 근로시간이 2018년 1월 231.75시간, 2018년 2월 237.7시간, 2018년 3월 250.66시간이라고 주장하나, 원고들 또한 1시간 이상의 정차시간은 근로시간에서 배제하여 이미 계산하였고(그리하여 점심시간으로 추정되는 시간대는 근로시간에서 대부분 빠져 있다), 택시운전업무의 성격상 1시간 이내로 정차하고 있는 시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택시 승강장 대기 등으로 인하여 정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이를 근로시간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는 출근시간 10분, 퇴근시간 10분 합계 20분을 근로시간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택시운전업무의 성격상 출근시간을 상정할 수 없고(집에서 출발하자마자 택시운행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퇴근시간 10분을 앞서 본 근로시간에서 공제한다고 하더라도 E가 과로하였다는 결론에 크게 영향이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는 2018년 당시 근로기준법이 허용하는 근로시간이 1주 68시간으로서 월 단위로 환산하면 295.46시간이므로 E가 과로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근로기준법상 허용 여부와 과로를 시킴으로 인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위반 여부와는 그 판단기준을 달리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의 책임제한
다만 앞서 인정한 사실에 E의 사망 경위 등을 종합하면, 자신의 건강상태에 관하여 가장 잘 알 수 있는 E로서도 스스로의 건강과 안전을 위하여 적절히 휴식하는 등 자신의 피로를 낮출 수 있는 적절한 조치 등을 취하지 않은 부분이 있고, E에게 이상지 질혈증, 간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의 지병이 있었으며, 이러한 부분도 손해의 발생 및 그 확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을 2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호프만식 계산법에 따른다.
일실수입
E의 인적사항: F생, 남자
직업, 가동기간 및 소득
직장에 종사하는 자가 자기 직장에서 얻고 있던 수입보다 일반노동임금이 많은 경우에는 일반노동에 종사하리라는 개연성이 농후하다고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론종결 당시의 일반노동임금이 노동능력 상실 당시의 현실로 얻은 수입보다 다액일 때에는 그 노동임금을 선택하여 이를 기준으로 하여 일실수입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다39306 판결, 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다31334 판결 등 참조), 도시일용노임을 기준으로 E의 일실수입을 산정한다.
따라서 E는 만 65세에 이르는 2038. 1. 5.까지 도시일용노임 상당의 소득을 얻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월평균 가동일수 22일을 곱한 금액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계산한다.
생계비: 소득의 1/3 공제
일실수입액: 342,532,934원(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참조)
책임제한을 반영한 일실수입액: 68,506,586원(= 342,532,934원 × 20%)
일실수입의 상속
원고 A, C: 각 19,573,310원(= 68,506,586원 × 상속분 2/7)
원고 B: 29,359,965원(= 68,506,586원 × 상속분 3/7)
유족급여의 공제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함에 따라 발생하는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은 모두가 그 공동상속인들에게 각자의 상속분 비율에 따라 공동상속되고, 근로복지공단이 수급권자에게 지급하는 유족급여는 당해 수급권자가 상속한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을 한도로 하여 그 손해배상채권에서만 공제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이와 달리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에서 유족급여를 먼저 공제한 후 그 나머지 손해배상채권을 공동상속인들이 각자의 상속분 비율에 따라 공동상속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8다1310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 B은 유족연금의 수급권자로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을 유족연금의 일시금 환산액이 65,805,857원임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위 유족급여 일시금을 원고 B의 손해배상채권 29,359,965원에서만 공제하면 원고 B의 경우 유족급여 공제 후 남아 있는 일실수입 상속액이 없다.
위자료
E의 사망 경위, 사망 당시 나이, 가족관계, 책임제한사유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등을 참작하여 위자료를 E 20,000,000원, 원고 A, C 각 3,000,000원, 원고 B 4,000,000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손해배상금액은 원고 A, C 각 28,287,595원[= 일실수입 상속액 19,573,310원 + E의 위자료 상속액 5,714,285원(= 20,000,000원 × 상속분 2/7) + 고유 위자료 3,000,000원], 원고 B 12,571,428원[= E의 위자료 상속액 8,571,428원(= 20,000,000원 × 상속분 3/7) + 고유 위자료 4,000,000원]이나 원고 C은 위 인정금액보다 적은 21,832,785원에 대해서만 지급을 구하고 있으므로 처분권주의에 따라 그 부분만 인용한다.
그러므로 피고는 손해배상금으로 ① 원고 A에게 28,287,595원, 원고 B에게 12,571,428원 및 이에 대하여 E의 사망일인 2018. 4. 1.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기간의 마지막 날로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1. 12. 2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② 원고 C에게 21,832,785원 및 이에 대하여 E의 사망일인 2018. 4. 1.부터 2021가단123927(병합) 사건의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1. 9.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 A, B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며, 원고 C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김수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