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판결
사건
2021고단3399
판결선고
2022. 11. 11.
인천지방법원부천지원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1. 7. 2. 인천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같은 달 10.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 2021. 7. 6.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같은 달 14.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20. 5. 하순경 불상의 장소에서 평소 거래관계에 있던 피해자 ㈜B의 영업대표인 C에게 ‘압류가 들어온 것이 다 해결되었다,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수주한 변압기를 제작하여야 하니 그 부품인 규소강판을 납품해 주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변압기 대금을 받아 규소강판 대금을 지급해 주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하고, 그 무렵 피해자 회사에 규소강판을 주문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2018. 10.경부터 직원들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당시 피고인의 미지급 임금이 3억 원 상당에 이르고 있었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D 주식회사(김포시 E)의 부채가 약 86억 원 상당에 이르고, 영업손실이 약 44억 원 상당에 이르고 있었으며 이에 채권자들이 위 D의 각 계좌를 압류하여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변압기 대금을 지급받더라도 그 대금을 피고인이 임의로 사용할 수 없어 결국 피해자로부터 규소강판을 납품받더라도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20. 5. 31.경 1억 3,423만 1,179원 상당의 규소강판을 납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21. 2. 5.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8회에 걸쳐 합계 2억 1,862만 1,100원 상당의 규소강판을 납품받았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일부 검찰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에 대한 일부 경찰피의자신문조서
증인 C, F, G의 각 법정진술
C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고소장, 등기사항일부증명서, 사업자등록증, 주문서, 채무불이행정보, 물품대금 지급계획서, 각 거래처원장, 거래내역서, 결정문, 각 판결문, 어음기입장, 매출장, D㈜ 계좌입출금 거래내역, 채권압류내역, 지급내역서, 통장사본
각 수사보고(증거목록 순번 19, 22, 25)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형법 제347조 제1항(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 ㈜B(이하 ‘피해 회사’라 한다)에게 물품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은 물품 주문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퇴직 근로자들의 압류 및 추심명령으로 인해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이라고만 한다)에 납품한 변압기 결제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기 때문으로, 피고인이 변제할 의사나 능력 없이 피해 회사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은 것은 아니다. 또한,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압류가 해결되었다거나 물품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하는 등 적극적으로 피해 회사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피해 회사 역시 피고인의 어려운 자금 사정을 알면서도 물품을 공급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 회사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도 없었다.
판단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판시 각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 회사를 기망하고 물품을 공급받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도 있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이 운영하는 D 주식회사(김포시 E, 이하 ‘D’라고만 한다)는 2019. 말경 부채가 91억, 영업손실이 2억 원 상당으로 적자 상태에 있었고, 2020. 말경 기준 부채는 약 86억 원, 영업손실은 약 44억 원 상당에 이르렀다.
D는 2018. 10.경부터 직원들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였고, 2019. 말경 다수의 근로자들이 퇴직하여 그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이 약 4억 원 상당에 이르고 있었다.<1>
D는 주로 H협동조합(이하 ‘조합’이라 한다)을 통해 한전 및 한국철도공사가 발주하는 변압기의 제작에 참여하고, 조합을 통해 변압기 대금을 지급받아 운영되고 있는 회사이다. 그런데 2020. 1.경부터 D의 퇴직 근로자들이 D가 조합으로부터 지급받을 변압기 대금채권을 압류하기 시작하였고, D는 2020. 2.경까지 위 1차 압류 및 추심명령을 해소하기 위해 3억 원 정도를 사용하여 자금 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2020. 4. 14.부터 2020. 5. 11.까지 사이에 I 등 퇴직 근로자들에 의해 D가 조합으로부터 지급받을 변압기 대금채권에 대해 총 채권액 약 2억 5,000만 원에 이르는 압류 및 추심명령이 집행되었고, 그로 인해 조합으로부터 변압기 결제대금이 입금되지 않아 D는 추가적인 자재를 구입하여 변압기를 제작 및 납품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
D는 변압기 제작에 필요한 부품을 주로 피해 회사로부터 납품받고 있었고, 납품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물품대금을 결제해주는 방식으로 거래를 해 오고 있었는데, 2020. 3.분 이후부터 피해 회사에 대한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한전에 변압기를 납품하지 못한 이유에 관하여 ‘변압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다른 자재도 필요한 상황에서 회사 돈이 없어 다른 자재를 구하지 못해 변압기를 만들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한전에 납품하지 못하고 결제도 받지 못하였습니다. 2020. 2.까지는 1차 압류 들어온 금액 3억 원 정도를 해결하였는데, 그 이후 들어온 압류로 인해 2020. 3. 이후부터 변압기에 들어갈 다른 자재를 구하지 못해 고소인에게 납품받은 코아를 변압기 만드는데 사용하지 못하고 쌓아만 둔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였다. 또한, 위와 같은 퇴직 근로자들의 압류 및 추심명령으로 인해 D는 2020. 5. 18.경 피해 회사에게 물품대금 지급을 위해 교부한 81,436,000원의 어음 및 2020. 6. 16.경 32,076,000원의 어음이 부도처리될 위기에 놓였다가 이를 회수하기도 하였다. 그 후 D는 2020. 9. 23.경부터 기업은행에 대한 8억 원의 대출금 채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는 등 금융기관에 대한 채무를 연체하기 시작하였고, 계속된 자금부족에 시달리다 결국 2021. 1. 25.에 법인회생절차를 신청하여 2021. 4. 6. 인천지방법원으로부터 법인회생절차 개시결정이 내려졌다.
위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하면, D는 적어도 퇴직 근로자들의 추가적인 압류 및 추심명령이 집행된 2020. 5. 11.경부터는 자금난으로 인해 더 이상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있었다고 판단되고, 피고인 역시 그 무렵부터는 피해 회사로부터 물품을 공급받더라도 그 대금을 약정된 기일에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하게 될 것을 적어도 미필적으로 인식하면서도 D의 영업을 계속하기 위하여 이를 용인하고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물품을 공급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해 피고인은 피해 회사에게 물품을 공급받더라도 변압기를 제작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렸으므로 기망행위가 없었고, 피해 회사가 피고인의 기망행위로 인해 착오에 빠져 물품을 공급한 것도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 회사 이사 C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퇴직한 직원들의 압류 등으로 일시적으로 자금 사정이 어려우나 이는 해결이 되었다고 하면서 물품을 주문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 역시 수사기관에서 ‘피해 회사에게 D의 구체적인 자금 사정까지 모두 말해준 것은 아니다. 2020. 12.말경 이미 변호사를 통해 법인회생절차 검토를 마쳤으나 피해 회사에게 법인회생신청을 한 사실을 알려주지는 않았고, 법인회생신청 이후에도 피해 회사에게 현금으로 물품대금을 지급을 하겠다고 하면서 계속해서 물품을 공급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더구나 피고인은 2020. 11. 3.경 피해 회사에게 ‘2020. 11. 말경까지 2,500만 원, 2020. 12. 말경까지 1억 5,000만 원, 2021. 1. 말경까지 5,000만 원의 물품대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물품대금 지급계획서(수사기록 22쪽)를 피해 회사에게 교부하여 주어 피해 회사로 하여금 D가 물품대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믿게 하고, 그 이후로 추가적인 물품을 계속하여 공급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 회사가 D의 위와 같은 압류 및 추심명령 집행 등으로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였던 구체적인 사정까지 알았다거나, 물품대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될 것을 알면서도 이를 감수하고 계속하여 물품을 공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월∼15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01. 일반사기 > [제2유형]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미필적 고의로 기망행위를 저지른 경우 또는 기망행위의 정도가 약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6월20일∼2년6월(동종경합 합산 결과 1단계 상승으로 형량범위 하한의 1/3 감경)
선고형의 결정:
아래의 정상 및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및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가지 양형의 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하되, 피고인으로 하여금 피해 회사와 합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하여 법정구속은 하지 아니한다.
불리한 정상 :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회사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사업을 계속하여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해 회사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아 피해를 입힌 것으로서, 피해 금액의 규모가 2억 원에 달하는 등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 피해 회복이 되지 않았고, 피해 회사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하였다. 편취의 범의를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
유리한 정상 : 미필적 고의에 의한 범행이다. 퇴직 근로자들의 계속된 압류 및 추심명령 등으로 거래처로부터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이 사건에 이른 것으로 보여 그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동종 전력은 없다. 판결이 확정된 판시 전과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
판사 박효선
각주1) 피고인은 2020. 10. 8.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는데(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9고단2203 등), 위 판결문에 의하면 2020. 1. 25.경까지 D를 퇴직한 근로자들의 미지급 임금은 2억 2,200만 원에 이른다. 또한 피고인은 2021. 7. 6.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는데(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0고단4283 등), 위 판결문에 의하면 2020. 2. 25.경까지 퇴직한 근로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1억 7,200만 원에 이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