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김포시 B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입주민이고,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동별 대표자들로 구성된 자치의결기구이며, C는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이자 2021. 6. 17. 이 사건 아파트 D동 동별 대표자로 선출(임기 : 2021. 8. 1.부터 2023. 7. 31.까지)된 사람이다.
이 사건 아파트 D동 입주민 11명은 2021. 12. 7. 이 사건 아파트의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이 사건 선거관리위원회'라 한다)에 C에 대한 해임요청서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 선거관리위원회는 2021. 12. 28.부터 2022. 1. 3.까지 C에 대한 해임요청서를 게시하였고, 그 해임사유는 ① 공정한 사업자 선정 방해행위 및 부당간섭(공동주택관리법 제25조 및 관리규약 제85조의3 위반), ② 아파트 관리직원, 경비원, 미화원 등에 대한 부당한 갑질행위와 인권침해(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4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공동주택관리법 제65조의2, 관리규약 제14조 및 제14조의2 위반), ③ 운영경비의 부적정한 집행과 용도외 사용의 방조(공동주택관리법 제102조 제2항 제9호 위반)이다(이하 ‘이 사건 해임사유’라 한다).
이 사건 선거관리위원회는 2022. 1. 4.부터 2022. 1. 5.까지 C에 대한 동별 대표자 해임 찬·반투표(이하 ‘이 사건 해임투표’라 한다)를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하였고, 2022. 1. 6. 이 사건 해임투표 결과로 이 사건 아파트 D동 총 60세대 중 42세대가 투표하여 그 중 23세대(54.76%)가 찬성함으로써 채무자가 동별 대표자에서 해임되었다는 결정을 공고하였다.
C는 피고를 상대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2카합6 동대표자 해임선거 효력정지 및 입주자대표회의 대표자 지위보전가처분을 신청하였다. 위 법원은 2022. 3. 10. 이 사건 해임투표 과정에서 채무자 및 이 사건 아파트 D동 입주자들에게 이 사건 관리규약 제20조 제1항에 따라 객관적 증거자료가 제시되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어 채무자가 그 소명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한 절차적 하자가 있고, 위 하자는 이 사건 해임투표와 관련한 위 입주자들의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하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임투표는 무효임을 이유로 “C와 피고 사이의 동별 대표자 해임투표 무효확인 청구사건의 본안판결 확정시와 C의 동별대표자 잔여 임기 만료일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피고가 2022. 1. 4.부터 2022. 1. 5.까지 실시한 이 사건 아파트 D동 동별 대표자 해임투표의 효력을 정지하고, 피고는 위 해임투표에 따른 이 사건 아파트 D동 동별 대표자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 대한 보궐선거 절차를 진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선행 가처분 결정’이라 한다). 선행 가처분 결정은 당사자들이 이의신청 내지 항고하지 아니하여 그 무렵 확정되었다.
C는 피고를 상대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2가합66 동대표 해임발의 및 해임결의 선거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피고가 2022. 1. 4.부터 2022. 1. 5.까지 실시한 이 사건 아파트 D동 동별 대표자 해임결의 선거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무변론 판결을 하였다(이하 ‘선행 판결’이라 한다). 선행 판결은 당사자들이 항소하지 아니하여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이 사건과 관련된 공동주택관리법,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공동주택관리규약(이하 '이 사건 관리규약'이라 한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3, 4, 6,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C에게 이 사건 해임사유가 있고,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임투표절차는 유효하므로, C는 더 이상 이 사건 아파트의 동별 대표자 지위에 있지 않다.
㉠ 이 사건 관리규약 제20조 제2항 제1호는 입주자등이 동별 대표자의 해임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해임사유가 명시된 해임요청서와 해당 선거구 입주자등의 10분의 1 이상의 서면동의서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객관적인 증거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임투표절차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
㉡ 이 사건 해임투표 절차에서 C의 해임사유에 관한 객관적인 증거자료가 제시되지 않은 것이 입주자등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는 점, C는 이 사건 해임투표절차 당시 자신에게 제기된 해임사유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있었고, 충분히 자신의 입장을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해임투표 절차에서 C의 해임사유에 관한 객관적인 증거자료가 제시되지 않았더라도 이는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임투표 절차는 유효하다.
C가 동대표 해임발의 및 해임결의 선거 무효확인소송에서 무변론 승소판결을 받기는 하였으나, 선행 판결은 당시 C와 피고의 대표자인 회장 직무대행자 G이 공모하여 그 소장, 판결문 등을 피고의 주소지인 관리사무소가 아니라 G의 개인 주소지로 송달받음으로써 다른 입주민들에게 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진행된 것으로 법원을 기망하여 얻은 것이고, 선행 가처분 결정 및 선행 판결은 이 사건과 당사자가 다르므로 이 사건에 기판력 등이 미치지 아니한다.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선거관리위원회가 2021. 12. 28.부터 2022. 1. 3.까지 이 사건 아파트 내에 C에 대한 해임안을 개시하였을 당시 해임안의 내용인 공동주택관리법 내지 관리규약의 위반사항에 관한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이 사건 관리규약 제20조 제1항에 의하면, 동별 대표자의 같은 항 각 호의 해임 사유에 관하여 동별 대표자의 임기 중에 한 행위에 한하며 객관적인 증거자료가 제시되어야 한다고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관리규약 중 동별 대표자의 해임에 관한 규정인 제20조 각 항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조화롭게 해석한다면, 동별 대표자에게 그 임기 중 제20조 제1항 각 호의 해임 사유가 있을 때, 해당 선거구 입주자등이 해임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해임사유가 명시된 해임요청서와 해당 선거구 입주자등의 10분의 1 이상의 서면동의서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고(같은 조 제2항 제1호), 선거관리위원회는 해임대상자에게 최소 7일간의 소명기회를 부여한 후 해임사유와 해임 당사자가 제출한 소명자료를 해당 선거구의 입주자등에게 7일간 공개하고, 해당 선거구의 입주자등을 상대로 선거관리위원회에 해임요청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투표를 완료하여야 하며(같은 조 제8항), 선거관리위원회가 그 해임사유와 해임 당사자가 제출한 소명자료를 해당 선거구의 입주자등에게 7일간 공개할 당시 위 해임사유에 관한 객관적인 증거자료가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관리규약 제20조 제1항 단서의 “객관적인 증거자료”라는 표현은 그 수범자인 일반인의 건전하고 상식적인 법관념을 통하여 그 내용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그 의미가 모호거나, 불명확하다고 보기 어렵고, 해임사유에 관하여 객관적인 증거자료를 제시할 것을 요구한 위 규정이 공동주택관리법령 등 관리규약의 상위법령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는바, 동별 대표자의 해임절차에서 이 사건 관리규약의 규정 중 위 단서 조항을 배제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 나아가 동별 대표자는 공동주택관리법 제14조 제3항, 동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 이 사건 관리규약 제17조 제1항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입주자등의 투표에 따라 과반수 내지 다수의 입주자들의 의사에 의하여 선출되는 점을 고려할 때, 동별 대표자를 해임하는 투표절차에서 그 해임사유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자료를 제시하도록 한 이 사건 관리규약 제20조 제1항 단서의 절차적 타당성의 중요성이 작지 않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해임투표절차에서 해임사유에 관한 객관적인 증거자료가 제시되지 않았다면 이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선거의 절차에서 법령에 위반한 사유가 있는 경우 그 사정만으로 당해 선거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고, 이와 같은 법령의 위배사유로 인하여 선거인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의한 투표를 방해하여 선거의 기본이념인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하여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때에만 그 선거가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9다100258 판결 참조). 여기서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때’란 선거에 관한 규정의 위반이 없었더라면 선거의 결과, 즉 후보자의 당락에 관하여 현실로 있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발생하였을지도 모른다고 인정되는 때를 말하는바(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수35 판결 등 참조), 해임요청서상의 해임사유 1, 2항은 상당히 추상적인 내용으로 기재되어 있어 객관적인 증거자료가 제시되지 않고는 입주자등이 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판단하기 어려워 보이는 점, 원고는 C가 해임요청서상의 해임사유에 대하여 충분히 소명할 기회를 가졌다고 주장하나, 위 해임사유 1, 2항의 내용이 상당히 추상적임에 따라 C의 소명 역시 구체적인 해명이 아닌 추상적인 부인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점, C의 해임에 대해 찬성을 한 비율이 투표한 세대수를 기준으로 하면 55%(찬성 23표 ÷ 전체 투표 수 42표 × 100 = 54.76%, 소수점 셋째자리 이하 버림, 이하 같다)를 넘기지 못하였고 전체 세대수를 기준으로 하면 50%(찬성 23표 ÷ D동 세대수 60세대 × 100 = 38.33%)에 미치지 못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객관적인 증거자료를 제시하였다면 C의 해임 찬반투표에 관하여 현실로 있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발생하였을 개연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가사 원고의 주장과 같이 C가 이 사건 해임사유의 내용에 관하여 잘 알고 있었고, 이 사건 해임사유에 관한 설명이 비교적 구체적이어서 입주자등이 그 해임사유의 쟁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투표절차는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우창(재판장) 김지영 곽여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