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4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판결
사건
2023고단2406
판결선고
2024. 1. 11.
인천지방법원부천지원
판결
범죄사실
『2023고단2406』
[전제사실]
전화금융사기(이하 '보이스피싱'이라 한다) 조직은 전체적인 범죄를 계획하고 지시하는 '총책', 피해자들을 속여 금원을 교부하도록 하는 '유인책', 범행에 필요한 은행계좌및 그 접근매체 등을 모집하고 전달하는 '모집책 및 전달책', 피해자들이 이체한 금원을 인출하거나 직접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교부받아 위 조직이 관리하는 계좌에 송금하는 '수거책'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조직 형태의 범죄단체이다.
피고인은 2023. 4. 3.경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제안을 받고 보이스피싱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건네받은 다음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지정하는 계좌로 송금하는 대가로 수당을 받기로 하였다.
[범죄사실]<1>
피해자 C에 대한 사기방조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2023. 4. 10. 15:34경 서민금융진흥원 직원을 사칭하며 피해자 C에게 전화를 걸어 '서민지원 대출 상품이 있다'고 말하고, 다음 날 09:33경 피해자에게 재차 전화를 걸어 '대출을 받을 때 상환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이중으로 대출을 받으면 금융거래법위반이다, D에 있는 기존 대출을 상환하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대출 담당 직원이 아니었으므로 피해자에게 대출을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23. 4. 11. 16:29경
서울 구로구 E빌딩 1층 앞 노상으로 현금 990만 원을 가지고 오도록 하고, 피고인은 위 성명불상자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현금 990만 원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방조하였다.
피해자 F에 대한 사기방조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2023. 4. 13.경 G은행 직원을 사칭하며 피해자 F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에서 지원하는 저금리 대출이 있다, 대출을 진행하려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대출을 현금으로 상환하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대출 담당 직원이 아니었으므로 피해자에게 대출을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23. 4. 13. 15:46경 서울 영등포구 양평로 121, 선유도역 7번 출구 앞 노상으로 현금 795만 원을 가지고 오도록 하고, 피고인은 위 성명불상자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현금 795만 원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방조하였다.
피해자 B에 대한 사기방조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2023. 4. 18.경 H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하며 피해자 B에게 전화를 걸어 '신규 대출을 해줄 테니 기존 대출을 직접 대면하여 현금으로 상환하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대출 담당 직원이 아니었으므로 피해자에게 대출을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23. 4. 19. 13:20경 충남 홍성군 홍북읍 선화로 22, 충남도교육청 앞 노상으로 현금 1,940만 원을, 같은 날 16:20경 충남 청양군 청양읍 문화예술로 222, 청양군청 앞 노상으로 현금 2,500만 원을 각 가지고 오도록 하고, 피고인은 위 성명불상자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각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방조하였다.
『2023고단2831』
[전제사실]
전화금융사기(이하 '보이스피싱'이라 한다) 조직은 전체적인 범죄를 계획하고 지시하는 '총책', 피해자들을 속여 금원을 교부하도록 하는 '유인책', 범행에 필요한 은행계좌및 그 접근매체 등을 모집하고 전달하는 '모집책 및 전달책', 피해자들이 이체한 금원을 인출하거나 직접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교부받아 위 조직이 관리하는 계좌에 송금하는 '수거책'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조직 형태의 범죄단체이다.
피고인은 피고인은 2023. 5. 16.경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현금 수거 업무를 하면 기본금 150만 원, 건당 약 15만 원, 일이 없는 경우 대기료 5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보이스피싱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건네받은 다음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지정하는 계좌로 송금하는 대가로 수당을 받기로 하였다.
사기방조
피해자 I에 대한 범행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2023. 4. 13.경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J은행 직원을 사칭하면서 "5.25%의 저금리로 2,500만 원까지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라고 말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대출을 신청하게 한 다음, 피해자에게 재차 전화하여 K 직원을 사칭하면서 "기존 대출금이 있는데 타은행에 대출신청한 것을 계약 위반이다. 남은 대출금에 위약금까지 더하여 1,800만 원을 상환해야 한다. 직원을 보낼테니 돈을 인출해서 전달해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금융기관 직원이 아니었고, 피해자가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더라도 대환대출을 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고, 피고인은 2023. 4.14. 15:30경 안산시 단원구 적금로 120에 있는 안산상공회의소 앞 노상에서 피해자를 만나 마치 K 직원인 것처럼 행세하여 피해자를 재차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현금 1,700만 원을 건네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방조하였다.
피해자 L에 대한 범행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2023. 4. 19.경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M 직원을 사칭하면서 "소상공인 대출을 3.8%의 저금리로 해주겠다."라고 말하여 피해자로 하여금대출을 신청하게 한 다음, 피해자에게 재차 전화하여 N 직원을 사칭하며 "N에 대한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야 신규 대출이 가능하다. 우리 직원을 보낼테니 직원에게 현금으로 건네주는 방법으로 상환하면 된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금융기관 직원이 아니었고, 피해자가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더라도 신규대출을 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고, 피고인은 2023. 4. 20. 12:00경 부천 O아파트 정문 인근 노상에서 피해자를 만나 마치 N 직원인 것처럼 행세하여 피해자를 재차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현금 1,157만 원을 건네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방조하였다.
주민등록법위반,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누구든지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정하게 사용하여서는 아니 되고, 범죄수익등의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3. 4. 20. 14:25경 부천시 P에 있는 G은행 Q점에 설치된 현금 자동지급기에서, 위와 같이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지시를 받아 위 L으부터 교부받은 1,157만 원 중 800만 원을 위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지정한 R 명의 G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무통장 송금하면서, 위 조직원으로부터 텔레그램을 통해 전달받은 S의 주민등록번호(주민등록번호 1 생략)를 송금인 정보로 입력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같은 날 14:48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8회에 걸쳐 합계 800만 원을 보이스피싱 조직이 사용하는 위 G은행 계좌에 무통장 송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공모하여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정하게 사용함과 동시에 범죄수익의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였다.
증거의 요지
『2023고단2406』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F, C, B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cctv 사진
텔레그램 내역
『2023고단283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I, L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각 CCTV 캡처 사진
무통장 송금 거래명세표 27장 사진, 피의자 휴대전화 속 사진첩에서 발견된 범행사진, 피의자와 '공범 T' 주고받은 텔레그램 범행 대화내용
회신자료(G은행 제공)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2조 제1항(사기방조의 점), 각 주민등록법 제37조 제10호, 형법 제30조(타인 주민번호 부정사용의 점),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0조(범죄수익의 취득 및 처분에 관한 사실 가장의 점, 포괄하여), 각 징역형 선택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방조감경
각 형법 제32조 제2항, 제55조 제1항 제3호(각 사기방조죄에 대하여)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배상신청의 각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함)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채권추심업체를 사칭하는 성명불상자에게 속아 위 업체의 수금사원 내지는 배달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알고 채권추심업무의 일환으로 성명불상자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받아 전달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판단
사기방조 범행 관련
관련 법리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정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행위를 말하므로, 방조범은 정범의 실행을 방조한다는 이른바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인 점에 대한 정범의 고의가 있어야 하나, 이와 같은 고의는 내심적 사실이므로 피고인이 이를 부정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이 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할 것이며(대법원 1999. 1. 29. 선고 98도4031 판결 참조), 또한 방조범에 있어서 정범의 고의는 정범에 의하여 실현되는 범죄의 구체적 내용을 인식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미필적 인식 또는 예견으로 족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도6056 참조).
구체적인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피고인이 성명불상자 등에 의하여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보이스피싱 범행 전반에 대하여 그 구체적인 내용이나 방법 등까지는 모두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 지시받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하는 일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연루되었을 가능성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면서 이를 용인하여 방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와 관련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은 'U', 'V' 구직사이트에 구직신청서를 올렸고, 이를 보고 연락한 'W'의 성명불상자와 통화한 다음,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한 지시에 따라 불상의 사람들을 찾아가 만나 그들로부터 현금을 수거하여 송금하는 일을 하였다. 이는 일반적인 채권추심회사 직원들의 업무와 다르고,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의 이른바 현금 수거 · 전달책이 수행하는 전형적인 역할과 같다.
피고인은 위 'W'를 방문하거나 별도의 대면 면접절차를 거치치 않았고, 위 'W' 업체의 실제 존재 여부, 업무, 소재지는 물론 자신에게 업무를 지시한 성명불상자의 실제 이름 등 그의 신원에 대하여 아무런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위 성명불상자로부터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한 지시만을 받고 그들을 대신하여 거액의 현금을 수령하는 일을 하였다.
채권추심업무의 경우에는 변제 액수의 정확한 확인이 필수적으로 요구됨에도 피고인은 거액의 현금을 받은 후에도 그 금액의 정확한 액수를 확인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은 전국 각지 노상에서 현금을 주고받았는데 온라인 금융 거래가 활성화 된 현대사회에서 노상에서 현금을 주고받거나 충남 홍성군, 청양군 등과 같이 먼 거리를 이동하여 현금을 수령하는 행위 등은 애초 채용과정에서 안내받은 업무내용과 다를 뿐만 아니라 그 업무수행 방식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이 사건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원은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하여 피고인에게 현금을 교부받는 장소와 시기, 수금을 위해 접촉할 사람의 성명과 인상착의, 수금할 돈의 액수 등을 지시하는 한편, 피고인이 수금할 때 사칭할 직위나 피해자들에게 할 인사말까지 지정하여 주었고, 피고인은 이에 대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채 일부 피해자들에게 자신을 위 지시에 따라 소개하였다[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X Y 과장 소개로 왔다.', 'Z 감독관님 통해서 왔다.', 'AA님 부탁으로 왔다.', 'AB저축 AC팀장 부탁으로 왔다.'라고 진술하는 등 소속 및 직위를 계속 바꾸어 가며 현금을 수금하였다( 『2023고단2406』 증거목록 순번 23, 『2023고단2831』 순번 27)]. 피고인은 수금할대상자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성명불상자가 불러주는 주소로 이동한 후 대기하다가 피해자들의 옷차림 등 인상착의만 전달받았는데, 피고인은 피해자의 신원을 신분증 등 객관적 자료가 아닌 인상착의 등으로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적사항도 모른 채 채권추심 업무를 진행한 것으로, 이는 피고인이 정상적인 채권추심업체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았다면 보일 수 없는 모습들이다.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교부받은 다음 위 현금에서 수고비 명목의 돈을 공제한 나머지 돈을 100만 원씩 나누어, 성명불상자가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하여 알려주는 타인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된 명단을 이용하여 성명불상자가 지정해준 예금계좌로 무통장송금하였는데, 위 계좌는 금융기관이나 피고인을 채용하였다는 채권추심업체의 명의가 아니었고, 시중 은행들은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기 위하여ATM 기계에 '타인 명의를 이용한 입 · 출금 아르바이트는 보이스피싱범죄일 수 있다'라는 취지의 경고문구를 의무적으로 송출하고 있음에도 피고인은 그런 문구를 본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고인은 1건 당 수고비 또는 일당 명목으로 수거한 현금에서 수당에 상당하는 현금을 직접 공제한 뒤 나머지 돈을 송금하였는데, 이와 같은 일당 지급방식은 통상적이지도 않다.
언론보도 등을 통해 보이스피싱 범죄의 수법과 내용 및 그 폐해는 널리 알려져 있고 피해자로부터 직접 현금을 수수하여 이를 다시 전달하는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행의 일부임은 일반인이라면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고 보인다. 피고인은 1952년생으로 1978년부터 1985년까지 AD에서 회사원으로 근무하였고, 1985년부터는 직접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사장' 직함으로 근무하기도 하였으므로 사회경험이 부족하다고 볼 수 없다.
주민등록법위반,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범행 관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및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공모하여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정하게 사용함과 동시에 범죄수익의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와 관련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중 '범죄수익등의 취분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는 '가명 또는 제3자 명의를 이용하여 범죄수익으로 재산을 구입하거나 계좌이체 송금하는 것'을 말한다. 피고인이 타인의 인적사항을 이용하여 정상적인 거래에 기한 것인 양 가장하여 돈을 무통장 송금한 행위는 범죄수익의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한 행위로서 위와 같은 범죄수익은닉규제및 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범행의 실행행위 중 핵심적 부분에 해당한다.
피고인이 현금을 수거하여 직접 송금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던 이상, 단순한 방조를 넘어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사기 범행에서 방조만 인정된다고 하여 주민등록법위반 범행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범행에서도 논리 필연적으로 방조의 책임만이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범죄수익이라는 인식은 당해 재산이 특정범죄에 의하여 생긴 것이라는 인식이 있으면 족하고 반드시 특정범죄의 구체적 내용까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공범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현금이 범죄수익에 해당함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수당 등의 경제적 이익을 취하기 위하여 그 가능성을 묵인하고 감수한 채 타인의 인적사항을 이용하여 무통장 송금을 하는 등의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개월~7년6개월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02. 조직적 사기 > [제1유형] 1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기망행위의 정도가 약한 경우, 단순 가담
가중요소: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1년~2년6개월
[일반양형인자]
감경요소: 범죄수익의 대부분을 소비하지 못하고 보유하지도 못한 경우
[집행유예 참작사유]
주요긍정사유: 미필적 고의로 기망행위를 저지른 경우 또는 기망행위의 정도가 약한 경우
일반긍정사유: 금고형의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음
선고형의 결정
아래와 같은 정상들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불리한 정상: 보이스피싱 범행은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 경제적으로 궁박한 처지에 있는 피해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므로 엄한 처벌이 요구된다.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원으로부터 대가를 받기로 약속하고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하여 현금을 교부받아 전달하는 '현금수거책'으로서, 보이스피싱 범행을 완성시키는 역할을 수행하였으므로 범행을 용이하게 한 정도가 가볍지 않다. 피고인이 범행에 가담한 횟수가 5회에 이르고,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도 5명이나 된다. 총 피해액도 합계 약 9,000만 원에 이르고, 피해가 상당부분 회복되지 않았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이 구인을 가장하며 접근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회유에 응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고, 피고인에게 확정적 고의가 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피고인이 최종적으로 취득한 이익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보이스피싱의 범죄형태 및 수익구조에 비추어 보았을 때 그로 인한 편취액 전부에 대한 책임을 피고인에게 지우는 것은 다소 가혹하다. 피고인은 1993년, 2007년, 2008년에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각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 외에는 다른 범죄전력이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 B, F에게 합계 500만 원(B 300만 원, F 2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하였고,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하여는 각 100만 원을 공탁하였다. 피고인은 1952년생으로 고령이다. 무죄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원인 성명불상자와 공모하여 판시 『2023고단2406』 범죄사실, 『2023고단2831』 범죄사실 제1항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았다.
판단
관련 법리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 사실이 필요하다.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해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1도4792 판결 등 참조).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범죄 실현의 전 과정을 통하여 행위자들 각자의 지위와 역할, 다른 행위자에 대한 권유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종합하여 위와 같은 공동가공의 의사에 기한 상호 이용의 관계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도5355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앞의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부분에서 본 사정들에다가 아래 사정들을 보태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에 의한 이 사건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방조하였다는 것을 넘어,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 등과 일체가 되어 위 조직원의 행위를 이용하여 보이스피싱 범행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고자 하는 공동가공의 의사나 상호 이용의 관계가 있었다거나,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범죄를 실행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합의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사기 범행에 있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계좌이체를 유도하거나 수익금을 수령 · 분배하는 중요 역할은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주도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역할은 피해자들이 인출하여 전달해준 금원을 위 성명불상자의 지시에 따라 제3자 명의의 계좌로 다시 송금하는 것이었다. 성명불상자는 피고인에게 돈을 전달받은 시간, 장소, 돈을 건네주는 상대방의 인상착의 등을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알려주었고, 피고인은 전달받은 현금 중 수고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원을 성명불상자가 지정하는 타인 명의의 계좌로 입금하였다.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피고인에게 대기 장소, 위치, 현금을 전달해주는 상대방의 확인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시하였는데, 피고인이 돈을 수령, 송금하기 위한 정보 외에는 범행에 가담한 사람들이나 범행 과정 등 전체 사기범행에 대한 정보가 피고인에게 전달된 바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해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는 각 사기방조의 범죄사실이 포함되어 있고, 이 법원이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축소사실인 판시 사기방조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이와 각각 일죄의 관계에 있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서민아
별지
각주1)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보다 가벼운 범죄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심리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방어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면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가벼운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범죄사실을 방조사실로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76582018전도54, 55, 2018보도6, 2018모259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사기의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이 부분 범죄사실을 공소장변경 없이 사기방조죄로 인정한다. 이에 따라 피고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소사실을 일부 수정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