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3. 9. 8. 인천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23. 9. 16.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판결
사건
2024고합144
판결선고
2025. 1. 10.
인천지방법원부천지원
제1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피해자 주식회사 B의 대표이다. 피고인은 2021. 8. 20.경 불상의 장소에서 C회사 D서비스센터 개설 등 명목으로 E조합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원을 주식회사 B 명의 F은행 예금계좌(계좌번호 1 생략)에 보관하던 중, G에게 개인적인 대여금 용도로 사용하기 위하여 100,000,000원을 피고인 명의 H조합 예금계좌로 송금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1. 10. 8.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4회에 걸쳐 합계 5억 8,120만 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피고인 명의 계좌로 송금하거나 사업과 무관한 코인 구입대금 등으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I의 법정 진술
수사보고서(피의자 계좌 거래내역 분석 – 1), 주식회사 B 계좌거래내역서, 피의자 A H조합 계좌거래내역, 수사보고서(압수수색영장 집행내역 – 차용금), 참고인 J 은행거래 신청서 등 금융서류, 참고인 G 은행거래 신청서 등 금융서류, 수사보고서(압수수색영장 집행내역 – K, L), L 인적사항 회신내용 및 계좌 거래내역, K 인적사항 회신내용 및 계좌 거래내역, K 제출 L과 카카오톡 대화내용(코인구매 내용 등), L 제출 피의자 A과 거래내용 및 코인 계정 정보 등
등기사항전부증명서(주식회사 B), 대출약정서 등, ㈜B 명의 M조합 통장 사본, B의 예금거래 통장 사본(증거순번 29), ㈜B 통장 입출금 내역 엑셀 파일, 수표 사용처 관련 자료(고소장 등)
판시 전과: 수사보고(후단경합 전과 확인), 판결문 등, 범죄경력조회(A)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 포괄하여
경합범의 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전문
경합범 처리에 따른 법률상 감경
형법 제39조 제1항 후문, 제55조 제1항 제3호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변호인 조력권 침해로 인한 위법수집증거 주장에 대하여
주장의 요지
수사단계에서 피고인에게 변호인이 선임되어 있었음에도 사법경찰관은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조사 직후 변호인 몰래 피고인에게 따로 연락하여 금융거래정보등 제공 동의서(증거순번 45, 이하 ‘이 사건 조회 동의서’라 한다)를 받아 계좌내역을 확보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조회 동의서 및 그에 터잡아 취득한 증거는 모두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여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의하면, 이 사건 조회 동의서 및 그에 따라 취득한 증거가 적법절차를 위반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침해한 것으로서 증거능력이 없다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수사의 진행 경과 및 이 사건 조회 동의서 작성 경위
I 외 24인은 2022. 8. 24. 부천원미경찰서에 피고인을 피해자 회사 등에 대한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하였다. 고발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대표자 지위에서 서비스 센터 개설 명목으로 E조합으로부터 대출받은 35억 원을 보관하던 중 2021. 8. 25. 10억 원을 피고인 명의 F은행 계좌로 이체하여 개인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는 것이었다.
담당수사관은 2022. 11. 16. 부천원미경찰서에 출석한 피고인을 상대로 변호인의 동석 하에 피의자신문을 진행하였고, 변호인은 피의자에 대한 조사일 전후로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피고인의 진술과 변호인 주장의 주된 취지는 ‘피해자 회사 계좌에서 피고인 계좌로 이체한 10억 원은 피해자 회사가 진행하는 공사 수행을 위해 시공사에 보여주기 위한 목적에서 수표로 출금하였다가 다시 2021. 10. 12.부터 2021. 10. 25.까지 피해자 회사 명의 계좌로 입금하였으므로, 횡령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었다. 변호인은 주장에 대한 근거로 2021. 7. 28.부터 2022. 1. 20.까지 기간에 대한 피해자 회사의 F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 거래내역(증거순번 29)과 2021. 8. 24.부터 2021. 9. 28.까지 기간에 대한 피고인 명의 F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 거래내역(증거순번 30)을 제출하였다.
담당수사관은 피고인이 인출한 금전의 사용처 및 2차 입금 계좌의 확인을 위하여 ’피고인 명의로 개설된 계좌에 대한 2021. 8. 1.부터 2022. 11. 30.까지의 거래내역에 관한 정보 제공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조회 동의서 작성을 위해 피고인에게 출석을 요구하였고, 피고인은 2022. 11. 30. 경찰서에 출석하여 이 사건 조회 동의서를 작성하였다.
변호인 조력권 침해 여부 및 동의의 임의성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피의자신문 과정에서 변호인의 동석 하에 조사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조사에 앞서 담당수사관으로부터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조력권에 관한 사항을 고지받았다(증거순번 12 중 107면). 또한, 피고인이 작성한 이 사건 조회 동의서 하단에는 “동의를 거부할 수 있다는 사실과 거부에 따른 불이익이 없다는 사실을 안내받았습니다.”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고, 피고인은 그 옆에 위치한 날인란에 서명ㆍ무인을 하였다(증거순번 45).
이처럼 피고인은 동의서 작성의 의미와 작성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에 관한 설명을 들은 후 이 사건 조회 동의서를 작성하였고, 그 과정에서 담당수사관이 피고인을 기망하거나 수사기관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동의서의 작성을 강요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는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권을 보장하고 있고, 이는 피의자가 가지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현하는 수단에 해당한다(헌법재판소 2017. 11. 30. 선고 2016헌마50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그러나 이 사건 조회 동의서 작성을 위 조항에서 규정한 피의자신문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고, 규정취지상 수사기관이 피의자에게 변호인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을 넘어 피의자에 대한 출석요구 사실을 변호인에게 적극적으로 고지하거나 사전에 협의해야 할 절차적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고발인이 불법적으로 취득한 자료에 기초한 위법수집증거 주장에 대하여
주장의 요지
수사기관은 고발인이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위법하게 취득한 자료(증거순번 50, 이하 ’이 사건 회계자료‘라 한다)에 기초하여 최초 고발사실과는 다른 내용으로 수사범위를 부당하게 확대하여 이 사건 공소제기에 이른 것이므로, 이 사건 회계자료 및 그에 기초하여 2차적으로 획득한 증거들은 증거능력이 없다.
이 사건 회계자료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I이 이 사건 회계자료를 위법하게 취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피해자 회사는 대출을 받기 위한 목적에서 실질적인 인력과 사업장을 보유하지 않은 채 설립되었다. 이에 따라 피해자 회사의 실질적인 사무처리는 I이 소속된 주식회사 N의 직원들에 의하여 이루어졌고, 고발인 I은 주식회사 N 소속 이사이다.
I은 피해자 회사를 대리하여 피해자 회사의 서비스 센터 건립부지에 관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등으로 피해자 회사의 사무처리에 관여하였다(증거순번
5).
이 사건 회계자료는 피해자 회사에 관한 것인데, 그 작성과 보관은 주식회사 N 소속 직원인 O가 담당하였고, O의 부재시에는 그의 대직자로서 I이 업무 일부를 대신 수행하기도 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I은 O의 PC를 사용하며 이에 대한 접근권한을 보유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설령 I이 이 사건 회계자료에 접근할 권한이 없었음에도 이를 위법하게 취득한 것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 회계자료는 피해자 회사의 자금지출 내역을 기록한 문서이므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공개되더라도 그로 인해 침해되는 이익의 주체가 피해자 회사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계자료를 증거로 사용함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피해자 회사의 이익에도 부합하므로 이를 증거로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수사범위의 부당한 확대 관련 주장에 대하여
고발인들은 앞서 언급한 고발사실이 기재된 고발장을 부천원미경찰서에 제출하였고, 이어서 대표 고발인 I은 경찰에 출석하여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이사로 재직할 당시 피해자 회사가 진행 중이던 공사의 공사대금이 미지급되었다. 피고인에게 그 이유에 관하여 물었더니 “대출금 중 10억 원을 다단계 코인에 투자했는데 물린 것 같다. 그래서 돈이 없다.”라고 하였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계좌에서 출금된 것이 확인되어 고발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순번 9 중 84면).
이후 고발인들은 고발보충의견서를 제출하며 ’고발의 취지가 피해자 회사의 자금 10억 원의 임의 이체 사실만으로 이를 횡령하였다는 것이 아니라, 공사대금과 N의 대출금 상환에 사용된 금원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에 대한 피고인의 횡령 여부를 수사해달라는 것이다.‘라는 의견을 개진하였다. 고발인들은 위 의견서와 함께 이 사건 회계자료 등을 제출하며 이 사건 회계자료에 기재된 “대표님 차관” 항목의 사용처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였다.
담당수사관은 위와 같은 단서에 기초하여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피고인 명의의 H중앙회, F은행에 개설된 계좌에 대한 거래내역을 조회하였고, 이 사건 범죄사실의 기초가 되는 송금 내역을 확인하였다. 이후 송금 상대방에 대한 조사를 거쳐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특정하였다. 피고인은 2023. 12. 28. 부천원미경찰서에서 진행된 피의자신문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였고, 이 법정에서도 범죄구성요건이 되는 객관적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앞서 살핀 고발장의 기재 내용과 대표 고발인 I의 진술 내용을 종합하면, 고발인들의 주된 고발취지는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가 대출받은 금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것이므로, 수사기관이 고발보충의견서 및 이 사건 회계자료를 통해 확인한 단서를 근거로 범죄사실을 구체화하여 이 사건 범죄사실을 특정한 것이 수사의 범위를 현저히 벗어나거나 불합리하게 수사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불법영득의사가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주장의 요지
피해자 회사는 피고인이 1인 주주인 사실상 ’1인 회사‘로서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서 인출한 금원은 적법하게 지급받은 가지급금이고, 피고인이 대여하거나 코인에 투자한 뒤 이를 회수하여 피해자 회사에 반환하였으므로 반환한 금원에 대하여는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관련 법리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회사의 자금을 회사의 업무와 무관하게 주주나 대표이사의 개인 채무 변제, 다른 업체의 지분 취득 내지 투자, 개인적인 증여 내지 대여 등과 같은 사적인 용도로 임의 지출하였다면 그 지출에 관하여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741 판결 등 참조). 특히 회사의 대표이사 혹은 그에 준하여 회사 자금의 보관이나 운용에 관한 사실상의 사무를 처리하여 온 자가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하면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음은 물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는 것은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 등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대여,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 판결 등 참조).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은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06. 6. 2. 선고 2005도343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돈을 인출하여 이를 지인들에게 대여하거나 코인투자 명목으로 송금한 행위는 불법영득의사가 발현된 행위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은 G에게 1억 원을 빌려준 경위에 관하여 ’서비스센터 개설 목적으로 대출받은 돈은 맞지만, 남은 돈은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이다.‘고 진술하였고, J에게 1억 5천만 원을 빌려준 이유에 관하여는 ’J의 남편과 제가 친구인데 돈이 필요하다고 하여 잠깐 빌려주었다.‘고 진술하였다(증거순번 63 중 488면). 담당수사관이 G과 J에게 확인한 사실에 의하면, 이들 모두 피해자 회사의 목적과는 관련 없이 피고인과 지인 관계에서 돈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증거순번 64).
피고인이 코인 투자 명목으로 이체한 상대방 계좌 명의자인 K과 L은 ’피고인이 코인에 투자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순번 67). 피고인이 K과 L에게 송금한 금원은 이 사건 회계자료에 “대표님 차관”으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제출한 피해자 회사의 계정별 원장에 ’대표이사 가지급금‘으로 처리되었는바, 피고인의 개인적인 투자 목적에서 금원을 인출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대여, 코인투자 명목으로 피해자 회사에서 금전을 인출하며 이자 내지 변제기의 약정을 한 사실이 없고,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대여, 처분하였다. 1인 회사의 경우에도 회사의 주주는 별개의 인격체로서 1인 회사의 재산이 곧바로 그 1인 주주의 소유라고 볼 수 없으므로, 그 회사 소유의 돈을 임의로 소비한 이상 가지급금으로 인출한 것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횡령죄를 구성하고, 피고인이 사후에 일부 금원을 피해자 회사에 반환하였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함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 6월∼15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이 사건 범행은 판시 범죄전력 기재 확정판결 전과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선고형의 결정
불리한 정상: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가 사업을 위해 대출받은 자금을 개인 소유인 것처럼 임의로 사용하였다.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 회사의 사업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는바,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며 고발인들을 탓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은 횡령금 중 상당액을 다시 피해자 회사에 반환하였고, 이 사건 범행 이전 피해자 회사의 경영을 위하여 상당한 규모의 개인 재산을 투입하였다.
피고인은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이 사건 범행은 판결이 확정된 판시 범죄전력 기재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수단 및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과정에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정아(재판장) 구하경 김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