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본소,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인천 서구 C 소재 페인트 건조기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1. 9. 1.부터 2013. 5. 16.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무하였다.
원고가 퇴직 전 3개월 동안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임금 총액에 대한 1일 평균임금이 123,375원 58전이므로, 이를 기초로 계산하면 원고의 퇴직금 액수가 6,043,713원{= 123,375.58(원) × 30(일) × 596/365(년)}인데,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과 연차수당 1,240,12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의 대표 D은 2014. 4. 22. 인천지방법원 2014고정692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에서 원고에 대해 위 퇴직금과 연차수당 합계 7,283,833원(= 6,043,713 + 1,240,120)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에 관하여 유죄 판결(벌금 80만 원)을 선고받고, 항소하지 아니하여 그 무렵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본소: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 한다)는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 한다)에게 7,283,833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5. 31.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반소: 원고는 피고에게 5,945,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의 본소와 반소에 관한 부분을 모두 취소한다. 원고(반소피고)의 본소 청구를 기각한다. 반소 청구취지와 같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4나9779,2014
판결선고
2015. 5. 7.
인천지방법원
제1민사부
판결
인정 근거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본소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등 합계 7,283,833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및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월급을 346만 원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구두로 체결하였고, 얼마 뒤 원고가 퇴직금을 가불 형태로 지급할 것을 요청하여 월 급여와 별도로 매월 29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였으므로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설령 원고와의 위 약정이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더라도, 원고에게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합계 5,945,000원은 부당이득이어서 원고는 이를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하므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상계하고, 반소로써 그 돈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의 존부 및 효력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매월 지급받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받는 일당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돈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법에서 정하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은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이므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1, 3, 5, 6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경우 이를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급여 및 퇴직금 지급내역표와, 급여지급 명세내역서에는 원고에 대하여 2011. 9.경부터 2013. 5.경까지 매월 가불금 명목으로 29만 원을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의 경리직원들이 피고에게 매달 퇴직금을 가불금 형태로 지급하였다고 확인한 사실이 인정되나, 피고 경리직원들의 확인서는 그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위 각 내역서들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일 뿐만 아니라 그 내용 어디에도 원고가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받기로 동의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피고 주장대로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위 법리에 따라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사실을 전제로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상계항변 및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한 경우 이는 어디까지나 위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것인바,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사용자는 본래 퇴직금 명목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같은 법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인바,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위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보면,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에서 설시하는 사정 즉, ① 피고가 제출한 급여 지급 명세내역서(을 제6호증)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급여와 가불금 등을 합산한 금액이 2011년 9월 3,048,359원, 같은 해 10월 3,057,359원, 11월 2,974,899원 등에 불과하여 입사 후 2012년 4월까지 8개월간 원고가 매월 지급받은 월급이 피고가 원고와 구두로 합의하였다고 하는 346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였던 점, ② 2012년 5월 합계 3,415,760원을 지급한 이후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합계 341 ~ 344만 원가량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나, 그 금액 역시 피고가 약속한 액수를 넘지 않는 점, ③ 피고의 예금거래명세표에 의하더라도, 2012년 2월, 같은 해 3월, 같은 해 4월, 같은 해 6월, 같은 해 7월, 2013년 1월, 같은 해 2월, 같은 해 3월 거래 내역에는 29만 원을 구분하여 지급한 사실이 확인되지 아니하는 점, ④ 통상 급여 명세의 세부항목 및 입금명목은 사용자인 피고가 일방적으로 지정하고, 이에 대하여 근로자인 원고로서는 피고가 지급한 총액이 당초 약정한 금액과 유사할 경우 이를 받아들일 뿐, 피고에게 개별 항목이나 세부내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수정을 요구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실질적인 퇴직금을 분할하여 원고에게 지급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단지가불금 등의 명목을 빌려 통상임금을 지급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가불금으로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위 돈을 원고의 부당이득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이와 다른 사실을 전제로 한 피고의 위 상계항변 및 이 사건 반소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본소, 반소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병렬(재판장) 강부영 최선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