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5. 6. 10. 선고 2014노4610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관한 책임조각사유가 존재한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은 인천 서구 I에서 상시근로자 468명을 고용하여 자수기 및 재봉기를 제조하는 '주식회사 J(이하 'J')' 및 인천 서구 K에서 상시근로자 55명을 고용하여 자수기 및 재봉기 연구개발업무를 수행하는 'L 주식회사(이하 'L')'를 각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나.

피고인은 아래와 같이 J 및 L에 근무한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 3,922,600,752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1)

J에서 근무한 M의 임금 8,683,820원 및 퇴직금 4,750,936원을 비롯하여 근로자 7명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 140,744,926원 (2013고단6824호)

(2)

J에서 근무한 N의 2013. 6. 분 임금 559,000원을 비롯하여 근로자 4명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 103,082,263원 (2013고단8060호)

(3)

J에서 근무한 O의 2013. 10. 임금 1,061,386원을 비롯하여 근로자 25명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 483,309,961원 (2014고단3732호)

(4)

J에서 근무한 R의 2013. 9. 임금 5,584,400원을 비롯하여 근로자 91명의 임금 합계 965,766,278원 및 J에서 근무한 R의 퇴직금 17,335,322원을 비롯하여 근로자 90명의 퇴직금 합계 1,232,059,572원 (2014고단5109호)

(5)

J에서 근무한 S의 2014. 2. 임금 및 상여금 합계 3,616,727원과 퇴직금 1,992,278원을 비롯하여 근로자 12명의 임금, 상여금, 연차수당 등 체불금품 합계 116,893,598원 및 퇴직금 합계 121,361,739원 등 총 합계 238,255,337원 (2014고단6053호)

(6)

① J에서 근무한 T의 2014. 7. 임금 1,061,500원 및 퇴직금 44,773,099원을 비롯하여 근로자 17명의 임금 263,021,561원과 퇴직금 311,675,319원 등 총 합계 574,696,880원 및 ② L에서 근무한 U의 2014. 1. 임금 870,000원 및 퇴직금 12,777,250원을 비롯하여 근로자 7명의 임금 84,364,807원, 퇴직금 100,320,728원 등 총 합계 184,685,535원 (2014고단8130호)

3.

판단

가.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의 대표자 취임 당시 J 및 L의 경영상황

(가)

J는 1974. 6. 17. 설립되어 재봉기, 자수기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인데, 단일브랜드로 컴퓨터 자수기 분야에서 세계 1위, 재봉기 분야에서 세계 3위의 경쟁력을 갖춘 업체이고, L는 재봉기 기술개발 및 영업지원을 담당하기 위하여 2001. 7. 19. 설립된 법인으로 J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나)

J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KIKO 등 환율 관련 파생상품거래를 하면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 중국 등에서 생산된 저가 재봉기 및 자수기와의 경쟁을 위한 매출단가 인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매출채권의 지나친 염가할인 및 단기차입금의 증가 등의 사정으로 재정상태가 계속적으로 악화되어, 2011년에 약 103억 원의 손실(매출액 약 2,356억 원), 2012년에 약 541억 원의 손실(매출액 약 1,902억 원)을 기록하는 등 운영자금, 금융기관 차입금 이자비용 등을 정상적으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경영상태가 악화되었다.

(2)

피고인의 J 및 L 대표자 취임 경위

(가)

J는 2013. 3. 4. 인천지방법원에 회생신청을 하였고(인천지방법원 2013회합9), 인천지방법원은 2013. 4. 8. 회생절차개시결정을 하면서 J의 기존 대표이사 W을 관리인으로 임명하였다. 그런데 W은 자체적 정상화를 통한 회생을 추진하려다가 인수·합병 방식으로 외부자금이 유입되어야만 회생이 가능하다는 J 나머지 임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2013. 4. 15. J의 관리인 및 대표이사 지위에서, 2013. 9. 30. L의 사내이사 지위에서 각 사임하였다.

(나)

피고인은 J에 2010. 12. 2. 마케팅 본부장으로 입사하였다가 2012. 4. 6. 퇴사하였고, 2012. 12. 10. 구조조정본부장으로 다시 입사하여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업무를 담당하였을 뿐 J의 경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었다. 그런데 J 임직원들은 인수·합병을 통한 회사 정상화 추진에 피고인이 적임자라는 이유로 피고인이 관리인이 되기를 희망하였고, 인천지방법원은 2013. 4. 22. 피고인을 관리인으로 선임하였으며, 피고인은 2013. 4. 15. J의 대표이사로, 2013. 9. 30. L의 사내이사로 각 취임하였다.

(3)

피고인의 대표자 취임 이후 J 및 L의 경영상황

(가)

피고인이 J 및 L의 대표자로 취임한 2013년에는 J의 경영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손실액이 1,494억 원으로 급증하고,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약 2,000억 원 초과하는 등 자체적인 영업활동으로 얻은 이익만으로는 금융비용조차 제대로 충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특히 경영난으로 원자재 구매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출액이 현저히 줄어 2013. 4.부터 2015. 4.까지 2년간의 총 매출액이 2012년 총 매출액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약 965억 원 정도였다.

(나)

피고인은 대표자 취임 이후 인수·합병을 통하여 J를 정상화시키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하였으나 인수가격 등의 차이로 회사 매각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사이 J는 인천지방법원 2013회합9호 및 같은 법원 2013회합49호 사건에서 '사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가 사업을 계속할 때의 가치보다 명백히 크다'는 이유로 각 회생폐지결정을 받았으며, 2015. 3. 26.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회합195호로 J에 대한 회생절차가 다시 개시되어 진행 중이다.

(다)

인천지방법원 2013회합49호 회생사건에서는 J가 추진 중인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J의 청산가치가 약 567억 원, 계속기업가치가 약 (- 1,573억 원)으로 평가되었는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회합195호 사건에서는 J가 추진 중인 인수·합병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J의 계속기업가치는 청산가치보다 약 109억 원 큰 것으로 평가되었다.

(라)

피고인이 대표자에 취임하기 전인 2013. 4. 8.을 기준으로 공익채권으로 분류되는 J의 임금 및 퇴직금 액수는 합계 약 184억 원(퇴직자 미지급퇴직금 약 20억 원, 재직자 및 퇴직자 미지급급여 약 87억 원, 재직자 퇴직급여충당금 약 77억 원)이었는데(인천지방법원 2013회합9호 조사보고서 제61면), 2014. 12. 31.을 기준으로 공익채권으로 분류되는 J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액수는 합계 약 158억 원(재직자 약 58억 원, 퇴직자 약 80억 원, 퇴직자 체당금 약 20억 원)으로 줄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4회합195호 개시 전 조사보고서 제54면), 퇴직자들의 채권이 위와 같이 늘어난 것은 J의 직원수가 2013년 450명에서 2014년 137명으로 줄어들면서 기존에 재직자 퇴직급여 충당금 등으로 분류되던 채권이 퇴직자 퇴직금 및 체당금채권 등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마)

피고인은 2013. 4.부터 2015. 4.까지 총 매출액 약 965억 원 중 약 553억 원을 외상대금 변제에, 256억 원을 임금 및 퇴직금 변제에, 나머지를 4대 보험료 등 각종 비용상환에 사용하였다.

나.

판단

피고인이 자신을 비롯한 J 및 L 전체 직원들의 공통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체적인 영업활동을 통하여는 회사 정상화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인수·합병을 통한 회사 정상화를 주된 임무로 하여 J와 L의 대표자가 되었으나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경영난 때문에 직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피고인이 가능한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근로자들의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본다.

4.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제3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정호건(재판장) 고승환 남효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