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피고인들)
피고인 A
피고인 A은 2010. 1.경 E를 동생 Q에게 양도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2010. 3.경 무렵에는 E의 근로자로서 산업재해급여를 받을 자격이 있었고, 피고인 A이 E의 실업주였다고 하더라도 E와 H가 체결한 계약은 이른바 노무도급계약으로 피고인 A은 주식회사 F과 H의 지휘감독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관계에 있었으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허위신청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인 A은 사고 직후 정신이 온전치 않은 상태에서 위 F의 직원이 제시한 요양급여 신청 서류에 서명만 하였을 뿐 B과 공모하여 근로복지공단을 기망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 B
피고인 B은 A을 H의 근로자인 철골반장으로 알고 있었으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를 허위로 신청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고 기망의 고의도 없었다.
양형부당(피고인들 및 검사)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피고인 A : 징역 8개월, 피고인 B : 징역 4개월, 집행유예 1년)에 대하여, 피고인들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검사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철골구조물 설치 업체인 'E'의 실제 운영자이고 피고인 B은 '주식회사 F' 소속 차장으로서, 피고인 A은 2010. 1.경 도급자인 위 F이 시공한 'G' 중 철골구조물 설치공사를 수급자인 'H'로부터 하수급하였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보험급여는 원수급인의 근로자뿐 아니라 하수급인 및 재하수급인의 근로자 등 사업장 내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나, 위 근로자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이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한 자만을 의미하므로, 근로자가 아닌 자가 거짓 또는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지급받아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들은 피고인 A이 2010. 3. 10. 10:10경 위 공사현장에서 하수급자로서 철골구조물 설치작업을 하던 중 5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여 좌측 두개골 복합함몰 골절 등의 상해를 입게 되자, 피고인 A이 위 H 소속 철골반장인 것처럼 꾸며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를 받아내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 B은 2010. 3.경 인천 남동구 I에 있는 위 F에서 피고인 A이 H 소속 철골반장이어서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수급자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상사에게 보고하고, 2010. 3. 15.경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있는 '가천대 길병원'의 직원을 통하여 피고인 A이 위 F 소속 근로자라는 취지가 기재된 요양급여신청서 등을 피해자 근로자복지공단의 평택지사에 제출하였다.
피고인 A은 2010. 4. 22.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있는 피해자 근로복지공단의 경인지역본부에 위 추락사고로 인한 휴업급여청구서를 제출하고, 2011. 12. 8. 위 경인지역본부에 위 추락사고로 인한 장해급여청구서 등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 A은 위와 같이 위 공사현장에서 근로자가 아니라 하수급자로서 작업을 하던 중 상해를 입은 것이어서 위 F이 가입한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급여 지급대상이 아니었다.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0. 3.경부터 2012. 8. 경까지 피고인 A의 요양급여 44,553,020원, 휴업급여 55,460,610원, 장해급여 49,293,070원, 후유증상비 1,049,230원 등 합계 150,355,930원을 교부받음과 동시에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위 급여를 교부받았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1) 피고인 A은 위 사고 당시 근로자가 아니기는 하였으나 위 산업재해보상보험금을 편취하거나 부정수급 하려던 고의가 없었으므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나, ① 피고인 A은 1986년경부터 철구조물 설치업을 시작하였다가 2005년경 파산하였고, 2006. 11. 29. 자신의 처인 N 명의로 'E'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철골구조물 설치공사업을 한 사실, ② H는 F 주식회사로부터 위 G 중 철골구조물 제작 및 설치공사를 하도급 받았고, 피고인 A은 위 E의 실질적 사업주로서 2010. 1.경 H로부터 위 철골구조물 제작 및 설치공사 중 설치공사를 재하도급 받은 사실(증거기록 473, 474면 참조), ③ 피고인 A은 2010. 3. 10. 위 G 현장에서 5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여 '좌측 두개골 복합함몰 골절' 등의 상해를 입은 사실, ④ 피고인 A은 근로자가 아닌 재하수급인으로서 사업자임에도, 자신을 근로자로 기재한 요양급여신청서류에 서명을 하여 근로복지공단에 제출되도록 한 사실, ⑤ 이후 피고인 A은 병원직원 등을 통하여 2010. 4. 22. 휴업급여신청서를, 2012. 10.경 장해급여신청서를 근로복지공단에 각각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은 근로자가 아닌 사업주로서 위 산업재해보상보험금을 수급할 자격이 없음에도 피고인 B과 공모하여 자신을 F 주식회사의 근로자로 거짓 기재한 신청서를 제출하여 보험금을 수령하였고 그와 같이 수령함에 있어 위 보험금의 부정수급에 대한 고의도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2) 피고인 B은 피고인 A을 위 H의 근로자인 철골반장으로 알고 산업재해보상 신청 등을 하게 되었을 뿐이므로 이 사건 각 범행 고의가 없어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나, 위 G 현장의 현장소장인 피고인 B은 위 공사기간 동안 피고인 A이 위 공사현장에서 다른 근로자들에 대한 작업지시와 지도만 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는 등 근로자가 아님을 알 수 있었던 사실, ② 그럼에도 피고인 B은 2010. 3.경 재하수급인인 피고인 A을 도급인인 F 주식회사 소속의 근로자로 요양급여신청서에 거짓 기재하고 F 주식회사 명의의 피고인 A에 대한 2010. 1. 6.자 근로계약서와 일용노무지급명세서 등을 첨부한 후, 2010. 3. 15.경 F의 본사 직원인 M을 통하여 피고인 A으로부터 위 서류에 서명을 받아 근로복지공단에 제출되도록 한 사실(증거기록 제147면, 증인 M 법정진술 참조), ③ M은 이 법정에서 '현장근무자들이 사고 관련 내용을 잘 알기 때문에 현장에서 산재관련 서류들을 작성해서 본사에 제출하고 있고, 본사에서 위 서류들을 작성하지는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 ④ 피고인 B은 검찰에서 '보통 인부들의 경우에는 사고를 당하면 그냥 처리해 달라고만 하는데, 피고인 A의 가족들은 통상과 다르게 워낙 간곡하게 부탁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저도 혹시나 문제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기안만 작성해서 다른 사람이 처리하도록 결재를 올렸으며 누군가 중간에서 걸러주기를 바랐다'고 진술한 사실(증거기록 266면)이 인정되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은 위 공사현장의 총괄책임자인 현장소장으로서 피고인 A이 근로자가 아닌 사업주일 뿐만 아니라 F 주식회사나 H 소속 근로자가 아님을 알면서도, 피고인 A과 공모하여 피고인 A을 F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로 거짓 기재한 요양급여신청서 등을 작성하도록 한 후 근로복지공단에 제출되도록 함으로써 근로복지공단을 기망하여 피고인 A이 위 보험금을 편취하도록 하였고 그와 같이 제출함에 있어 각 범행의 고의도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피고인 A에 관한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동법상의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의한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하는 외에 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보험급여 대상자인 근로자는 오로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가름나는 것이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두9471 판결 등 참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E'는 2006년경 피고인 A의 처 N의 명의로 설립되었다가 2010. 6.경 폐업된 사업체이고, 'E'은 2010. 6.경 피고인 A의 동생 Q의 명의로 설립된 사업체이며, 'AC'은 2012. 6.경 피고인 A의 명의로 설립된 사업체인데, 위 세 업체는 모두 철골사업을 주종목으로 하고, E과 AC은 사업장 주소지가 동일하며, 피고인 A은 2011. 11.경 E이 도급받은 사업의 계약서를 직접 작성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258쪽).
E의 주거래처였던 H의 이사 L는 수사기관에서 'H와 거래할 때 E의 실업주는 피고인 A이었다. 명목상 사장은 Q였고, 총괄해서 지휘하는 사람은 A이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 A은 2010. 1.경 동생 Q에게 E를 양도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관한 양도계약서가 작성되거나 양도대금이 수수된 사실이 없고, 그 이후 피고인 A이 Q의 근로자로 근무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근로계약서, 월급지급내역서 등의 자료도 전혀 없다.
한편, 이 사건 사고 현장의 공사는 F이 H에 도급하고 H가 E에 하도급한 것인데, 위 공사와 관련하여 E는 H로부터 철골의 톤당 대금을 산정하여 공사대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을 뿐 그 공사대금의 세부 내역이나 작업방식 등에 관하여 정하지 않았고, 더욱이 피고인 A과 H 또는 F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거나, 일당, 근무시간, 근무형태 등에 관한 별도의 약정이 이루어진 사실도 없다.
피고인 A도 수사기관에서 '공사현장에는 H나 Q, F의 B이 요청하면 나갔는데, 퇴근시간은 정해져있지 않았고 몸상태를 봐서 퇴근했다. 현장에 나와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몸상태나 스케줄에 따라 안나기기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434, 435쪽).
또한 피고인 A은 수사기관에서 '요양급여신청서는 2010. 3. 15.경 F의 B이 대신 처리해주었고, 휴업급여신청서는 2010. 4. 22.경 내가 F 측에 연락하여 근로복지공단에 서류를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요양급여신청과 관련하여 F의 직원이 H의 철골반장으로 처리한다고 설명해주어 이해하고 서명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262, 429쪽), 위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 A은 자신의 주장 의하더라도 E의 근로자가 될 수 있을 뿐인데 H의 근로자로서 요양급여신청서가 제출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에 가담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는 직접 F 측에 요청하여 동일한 방법으로 휴업급여 등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A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결정취소처분 및 부당이득징수결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위와 같은 주장을 하였으나 기각판결을 선고받았다(서울고등법원 2015누49216).
위 법리에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은 E의 실업주로서 산업재해급여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도 F의 B과 공모하여 허위의 신청서류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근로복지공단을 기망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를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이에 피고인 A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 B에 관한 판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이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인 고의로도 족하다(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8297 판결 등 참조). 또한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므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 거래에 임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인하여 재물을 수취하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도9644 판결 등 참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피고인 B은 'A을 H의 근로자로 생각하고 보험급여의 신청서 초안을 기안해 F의 M에게 보고하였을 뿐 허위로 보험급여를 신청할 의도가 없었다'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ㄱ) 실제 근로복지공단에 제출된 요양급여신청서 등에는 A이 H의 근로자가 아닌 F의 근로자로 기재되어 있는 점, (ㄴ) H의 이사 L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A의 사고 발생 이후 피고인 B이 전화로 A에 대해 물어봤는데, 철골반장이라고 이야기했을지는 몰라도 H의 근로자라고는 이야기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ㄷ) F의 직원이었던 M도 'A이 H의 근로자였다면 보험급여 신청을 H에서 처리했을텐데 F에서 처리한 것으로 보았을 때 F의 직영근로자로 판단했던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ㄹ) 피고인 B은 원심 법정에서 'A이 근로자가 맞는지 여부와 H 소속이 맞는지를 확인하고 싶어서 H에 전화를 했다'고 진술하고, 수사기관에서 'A의 사고가 발생한 후 F에서 산재처리를 해줘야 하는지 애매해서 H의 L에게 전화해 물어보니 그쪽에서도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그냥 "철골반장으로 처리하면 된다"고 하여 그 말을 F에 전달했다. A의 가족들이 통상과 다르게 워낙 간곡하게 부탁하여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혹시나 문제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기안만 작성해서 다른 사람이 처리하라고 결재를 올린 후 5일간 무단결근을 했다. 만약 A이 H나 E의 근로자가 맞다면 산재신청은 H에서 직접 할 수 있고, 산재신청은 원래 현장소장인 내 업무가 아니라 사무실 직원이 하기로 되어 있던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265 ~ 267쪽)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은 A이 근로자가 아니어서 H 등의 수급업체에서 직접 산재신청을 하지 않고 있는 사정을 인식하고도, 피고인 A으로 하여금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를 지급받게 하기 위하여 자신의 업무가 아님에도 스스로 F 측에 'A이 F의 공사현장에서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기안을 작성하여 올린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B은 'A의 보험급여 수령과 관련하여 아무런 이익이 없어 A과 공모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를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인 B은 자신의 요청으로 공사현장에 나와 일을 하던 A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중상해를 입게 되자 그에 대한 죄책감과 A의 가족들의 간곡한 부탁 등을 이기지 못하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위 법리에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B은 A이 H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사정을 인식하고도 A과 공모하여 허위의 신청서류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근로복지공단을 기망하여 A으로 하여금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를 지급받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이에 피고인 B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들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허위의 신청서류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약 1억 5,000만 원에 이르는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를 지급받은 것으로, 이러한 범행이 만연할 경우 그 피해는 모두 일반 국민들에게 귀속된다는 점에서 그 사회적 해악이 큰 점, 부정수급한 보험급여의 액수가 비교적 크고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범행을 부인하며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이 인정된다.
한편, 피고인 A은 실제 중상을 입고 보험급여의 대부분을 치료비와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범행으로 피고인 B이 취득한 이익은 없는 점, 피고인들에게 동종 전과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이 인정된다.
이러한 정상과 그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수천(재판장) 오창훈 김샛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