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이 운영하던 C㈜가 F병원과 관련하여 5억 원의 공사대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던 점, 그 외 L병원 신축공사 등과 관련하여 4억 3,700만 원 상당의 공사대금 채권을, F병원에 대하여 3억 7,000만 원의 대여금 채권을 각 보유하고 있었던 점, 공소사실에 기재된 개인채무 2억 원은 피고인의 처 명의의 아파트 소유와 관련된 것으로 피고인의 개인채무라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하여 600만 원을 분할하여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을 뿐 아니라 F병원에 대한 채권을 피해자에게 양도해 줄 의사나 능력도 있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사회봉사 8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피해자는 2012. 12. 11. 피고인을 상대로, F병원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임대한 건축자재의 임대료 지급을 구하는 소(인천지방법원 2012가단99302호)를 제기하였고, 이는 2013. 3. 12.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2,7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으로 종결되었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위 화해권고결정에 따른 금원을 지급하지 못하였고, 2015. 3. 8. 피해자와 'F병원 공사와 관련하여 건축자재 손망실비용을 600만 원으로 정산하여 2015. 7. 30.까지 지급하고, 미지급 임대료 2,200만 원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F병원을 상대로 한 소송의 승소 시 채권을 양도한다'는 내용으로 합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
피고인과 F병원 사이의 공사대금 지급과 관련된 민사소송(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2013가합3177호)은 2014. 2. 12. F병원이 피고인에게 최종적으로 1억 6,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으로 종결되었다.
F병원 공사에 관한 정산 결과 2014. 1.경 당시 피고인이 하도급업체에게 미지급한 공사대금은 약 6억 5,000만 원 가량이었다.
피고인의 채권자들은 피고인의 F병원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을 압류하였고, F병원은 2014. 4. 7. 채권압류 및 가압류채권자들을 피공탁자로 하여 위 1억 6,000만 원을 집행공탁하였다. 이후 F병원은 피고인을 상대로 F병원 공사와 관련된 공사대금 채무의 부존재를 이유로 청구이의의 소(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2014가합3112호)를 제기하여 2014. 12. 4. 전부 승소하였고, 이는 2014. 12. 23.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2014. 8. 8. F병원을 상대로 3억 7,000만 원의 대여금 반환을 구하는 소(인천지방법원 2014가합9584호)를 제기하였는데, F병원은 대여금 지급의무에 관하여 다투었고, 피고인은 2015. 6. 19. 소를 취하하였다.
공소사실에 기재되어 있는 피고인의 개인채무 2억 원은 피고인의 처 명의로 되어 있는 인천 부평구 M건물 105동 1304호와 관련된 것이고, 채무자가 피고인의 처이기는 하나, 피고인은 현재 위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다.
판단
위 인정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의 F병원 신축공사와 관련된 공사대금 채권은 2014. 2. 12.경 당시 1억 6,000만 원에 불과하였고, 이마저도 피고인의 채권자들이 압류하는 등 2014. 12. 4.경 당시 피고인이 F병원으로부터 수령할 수 있는 공사대금 채권은 존재하지 않았던 점, ② 피고인은 F병원을 상대로 3억 7,000만 원의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15. 6.경 소취하를 하는 등 그 지급과 관련하여 승소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던 점, ③ 그럼에도 피고인은 F병원과의 민사소송 승소를 전제로 하여 2015. 3. 8. 피해자와 건축자재 손망실비용 600만 원을 분할하여 지급하고, 건축자재 임대료 2,200만 원의 변제기일을 연기하는 내용의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한 점, ④ 2014. 1.경 기준으로 피고인이 미지급한 하도급 공사대금은 6억 5,000만 원에 이르렀고, 개인채무 역시 2억 원 상당에 이르렀던 점(피고인은 위 2억 원은 피고인의 처가 부담하고 있는 채무로 피고인의 개인채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의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와 관련된 채무인바, 이를 피고인과 무관한 채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⑤ 그 외 L병원 공사대금 채권의 존부 등 피고인의 자력을 인정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채권의 변제기일을 유예받더라도 2015. 7. 30.까지 피해자에게 600만 원을 분할하여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F병원에 대한 채권을 피해자에게 양도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속여 약 2,8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한 것으로, 이 사건 범행은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그와 동시에 재판을 받았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의 경위, 수법 및 피해 규모 등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피고인은 동종 범죄 및 유사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이 사건 범행에 나아간 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700만 원을 지급한 외에 나머지 피해가 회복되지 아니하였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피해자는 원심 재판 진행 중에 피고인과 합의하였다며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하였으나,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이 합의내용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배상명령신청에 관한 판단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배상명령은 피고인의 범죄행위로 피해자가 입은 직접적인 재산상 손해에 대하여 그 피해금액이 특정되고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피고인에게 그 배상을 명함으로써 간편하고 신속하게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도모하고자 하는 제도로서, 위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3호의 규정에 따르면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배상명령을 하여서는 아니 되고, 그와 같은 경우에는 위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여야 한다.
배상신청인은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건축자재의 미지급 임대료 22,000,000원, 피고인이 임의처분한 건축자재 대금 18,000,000원, 인천지방법원 2012가단99302호 화해권고결정에 의한 이자 16,104,000원 등 합계 56,104,000원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은 7,00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49,104,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임의처분한 건축자재 대금은 이 사건 범죄사실과 관련이 없고, 건축자재 미지급 임대료에 관하여는 피고인과 배상신청인 사이의 관련 민사사건(인천지방법원 2012가단99302호)에서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으며, 화해권고결정에 따른 이자는 확정된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지급받으면 되는 것인바,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범위가 명백하지 않으므로, 형사재판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서 이를 기각하고, 배상신청인의 신청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 제25조 제3항 제3호에 따라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만,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186조 제1항 단서에 의한다.
판사 홍창우(재판장) 오현석 정유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