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인천 소재 공립 중·고등학교(이하 '이 사건 각 학교'라 한다)를 설립하여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로서, 인천광역시교육감 소속 근로자의 채용 등에 관한 조례(이하 '이 사건 조례'라고 한다)에 따라 2015. 1. 1.부터 원고들을 고용한 것으로 간주되는 자이다.
원고들은 구 육성회 직원 또는 구 학부모회 직원으로 불려오던 사람들로서, 이 사건 각 학교의 행정실과 교무실에서 주로 학교회계 및 교무행정 보조업무를 담당하며 근무하는 호봉제 근로자(직종명 '구 육성회직원', 이하 '호봉제 근로자'라고만 한다)들이다. 원고들은, 이 사건 조례에 따라 피고에게 고용된 것으로 간주되기 전까지는 이 사건 각 학교장과 개별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각 학교의 행정실과 교무실의 인적 구성
원고들은 이 사건 각 학교의 행정실 및 교무실에서, 전입학 및 교과서 업무, 기록물 관리, 민원업무, 학적관리, 수업계 관리 및 통계, 회계 등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채용되고 해당 법률에 정해진 보수규정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는 교육행정 직렬 공무원 내지 사무운영 및 시설관리 직렬 공무원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다.
호봉제 근로자의 보수 지급 체계의 변화 과정
2001년 이전에는, 학교장이 학교 여건에 따라 개별적으로 학교 교무실 및 행정실의 행정업무 지원 인력으로 원고들과 같은 호봉제 근로자들을 채용하고, 이들에 대하여 육성회비 또는 학부모회비와 같은 학부모가 부담하는 학교운영지원비에서 임금을 지급하였는데, 초·중등교육법이 2001년부터 공립 학교의 운영 및 학교시설의 설치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비를 충당할 목적으로 각 학교별로 학교회계를 설치함에 따라(제30조의2, 학교운영지원비가 학교회계의 세입으로 편입되었다), 위 호봉제 근로자들은 이 사건 각 학교에 설치된 학교회계에서 임금을 지급받게 되었다.
이 사건 각 학교는, 2007. 9. 마련된 '○○학교 학교회계직원 취업규칙(예시안)'에 따라 그 무렵 취업규칙을 제정 또는 개정하였는데, 그중 호봉제 근로자에 대한 보수 등의 규정은 대체로 아래 기재와 같았다.
호봉제 근로자들의 사용자가 각 학교장에서 피고로 변경됨에 따라, 이 사건 각 학교별로 제정·시행되던 기존 취업규칙을 2014. 12. 31.자로 폐지하고, 2015. 1. 1.부터 '인천광역시교육감 소속 근로자 취업규칙'이 시행되었는데, 다만 이 사건 각 학교의 기존 취업규칙 중 호봉제 근로자에 대한 부분은 그 효력을 유지하였다.
이후 지방공무원법 개정으로 기능직 및 고용직 공무원 제도가 폐지되면서, 기능직 공무원 보수기준과 고용직 공무원 보수기준도 함께 폐지되었는바, 피고는 폐지된 보수기준을 기준으로 매년 공무원보수인상률을 적용하여 기본급을 인상하는 방안으로 보수지침을 마련하여 호봉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호증, 을 제1 내지 9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과 동일하게 육성회 직원으로 입사하여 호봉제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해당 학교의 기능직 공무원 결원이라는 우연한 사정으로 기능직 공무원으로 특별채용된 후 여전히 원고들과 동일·동종 업무를 수행하는 사무운영과 시설관리 직렬 공무원(기능직 공무원 제도가 폐지되면서 현재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통합되었다. 이하 사무운영 및 시설관리 직렬 공무원을 '이 사건 공무원'이라 한다)은 원고들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급여를 지급함에 있어, 원고들이 호봉제 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① 시간외수당 정액분, ② 대우수당, ③ 근속승진에 따른 본봉 차액분, ④ 민원업무 담당자에게 지급되는 민원수당, ⑤ 성과상여금, ⑥ 공무원 봉급표 소급분을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는 근로내용과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한 불합리한 차별로서, 헌법상 평등원칙에서 파생된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처우원칙에 반하여 무효이거나, 민법 제103조의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또는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나아가 이와 같은 차별적 처우는 원고들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차별받은 차액 상당의 임금을 지급하거나, 원고들이 차별받은 임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가 성별,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며,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헌법재판소 2010. 3. 25. 선고 2009헌마538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10. 6. 24. 선고 2010헌마167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그리고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상 균등처우원칙은 헌법의 평등권으로부터 파생된 것으로서, 평등권이 침해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전제로 비교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한지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그 비교집단 자체의 내재적 특성이나 직무의 특수성 등 물리적인 성격이나 현실적인 측면만을 고려해서는 안 되고, 비교대상과 관련된 헌법규정 및 당해 법률규정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규범적인 해석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 1996. 12. 26. 선고 96헌가18 결정, 헌법재판소 2001. 11. 29. 선고 99헌마494 결정 등 참조).
다만, 위와 같은 판단기준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침해된 평등권의 구체적인 내용과 무관하게 비교집단의 보편적·일반적인 측면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당해 사건에 있어 차별취급이 문제로 된 이유나 평등한 대우가 요청되는 구체적인 영역에 한정해 본질적으로 동일성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아야 한다(헌법재판소 2008. 12. 26. 선고 2007헌마444 결정, 헌법재판소 2014. 4. 24. 선고 2011헌마612 결정 등 참조).
또한,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는 비교대상자와 다른 처우를 하더라도, 그러한 처우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한 처우여야 근로기준법 제6조가 정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여기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근로자를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1두7045 판결 참조).
판단
우선 원고들은, 이 사건 공무원 중 원고들과 동일하게 호봉제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해당 학교의 기능직 공무원 결원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기능직 공무원으로 특별채용된 사람들을 비교집단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공무원 전부가 원고들 주장과 같이 호봉제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특별채용된 사람들은 아닐뿐더러, 이 사건 공무원이 호봉제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기능직 공무원으로 특별채용된 사람들과 나머지 사람들로 구분되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이 사건 공무원 중에서 호봉제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해당 학교 결원에 의하여 기능직 공무원으로 특별채용된 사람이 몇 명인지, 이들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채용되었는지, 호봉제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기능직 공무원으로 특별채용된 사람들이 나머지 이 사건 공무원과 구별되어 각 학교에서 업무를 배치받았는지, 호봉제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기능직 공무원으로 특별채용된 사람들이 실제로 배치받은 업무는 어떤 업무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공무원 중 호봉제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해당 학교의 기능직 공무원 결원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기능직 공무원으로 특별채용된 사람들만을 분리하여, 원고들에 대한 차별적 처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비교집단으로 삼을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공무원이 원고들과 같은 호봉제 근로자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원고들의 채용형태 및 절차, 업무내용 및 범위, 권한과 책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과 이 사건 공무원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겠다.
채용형태 및 절차
우선 원고들과 같은 호봉제 근로자는 각 학교의 학교장이 면접 및 알선 등의 간단한 절차를 거쳐 계약에 의해 구 육성회 직원 또는 구 학부모회 직원으로 채용된 반면, 이 사건 공무원은 지방공무원법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한 일정한 절차에 의하여 임용되는바(공개경쟁임용시험 내지 경력경쟁임용시험을 통하여 채용됨이 원칙이고,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육성회 직원이 해당 학교의 기능직 공무원 결원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기능직 공무원으로 특별채용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경우라 할 것이다), 원고들과 이 사건 공무원은 채용조건·기준·방법 등에 있어 차이가 있다. 더욱이 이처럼 채용형태나 절차를 달리 한 것이, 특별히 원고들을 차별할 의도에서 비롯되었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업무 내용 및 범위, 책임과 권한
이 사건 각 학교의 업무분장표를 보면, 호봉제 근로자와 이 사건 공무원이 행정실 내지 교무실 내 동일한 업무의 정·부 담당자로 배치되거나, 이 사건 공무원이 담당하고 있던 업무를 학교 내 업무 재분장에 따라 호봉제 근로자가 담당하게 된 경우 및 역의 경우도 있고, 어느 학교에서는 호봉제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를 다른 학교에서는 이 사건 공무원이 담당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또한 호봉제 근로자인지 이 사건 공무원인지 구분함이 없이, 담당 업무에 따라 동일한 직무교육을 받고, 특히 회계 업무 담당자는 동일하게 재정보증보험에 가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호봉제 근로자들도 이 사건 공무원과 함께 감사를 받고, 지적 사항에 대하여 책임을 지며, 직무관련 범죄의 주체로서 징계처분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들과 같은 호봉제 근로자들은, 당초 개별 학교가 학교 행정 업무를 지원할 인력이 필요하여 지방계약직공무원규정에 따라 개별적으로 채용하였고, 원칙적으로 채용 당시 '행정실 사무보조' 등 담당업무가 정해져 있어 퇴직시까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할 것이 예정되어 있었으며(채용계약서에도 담당업무가 명시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부서장(행정실장) 보직의 부여 또는 직급 승진은 이루어지지 않은 반면, 이 사건 공무원은 근무연한에 따라 직급 승진이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권한과 책임이 가중되며, 인사 이동 및 이에 따른 업무의 변동이 예정되어 있는바, 원고들과 같은 호봉제 근로자들과 이 사건 공무원의 업무 내용과 범위, 권한 및 책임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 할 것이다.
결국 위와 같이 원고들과 같은 호봉제 근로자들과 이 사건 공무원이 일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한다는 사정(더욱이 구 육성회 직원이라 칭하여지는 원고들과 같은 호봉제 근로자들이 담당하는 업무는, 이 사건 공무원뿐 아니라, 이 사건 조례에 의하여 교무행정실무원, 과학실무원, 행정실무원으로 채용된 사람들이 담당하는 업무와도 중복된다)만으로는(교육 및 감사, 징계의 유사성은 담당 업무의 유사성에 기인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이 사건 공무원과 원고들 같은 호봉제 근로자의 업무 내용 및 범위가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원고들과 이 사건 공무원 사이에 임금 지급에 있어 다소간의 차이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를 들어 원고들에 대한 차별적 처우라고 할 수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민법 제103조, 제104조 위반 주장과 불법행위(인격권 침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들과 같은 호봉제 근로자들과 이 사건 공무원을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으로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공무원과 다른 기준에 의하여 임금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헌법 제11조 평등원칙에 반하는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라거나 현저하게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 할 수 없고, 원고들의 인격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윤선(재판장) 권혁재 박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