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남동구 B에 있는 주식회사 C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30명을 사용하여 염료 제조 및 체외 진단용 면역 유전자 진단기기 개발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 및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2. 6. 11.경부터 2016. 10. 10.경까지 근로하다가 퇴직한 D의 2013. 11. 연장근로수당 264,333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체불임금 합계 36,151,466원 및 퇴직금 3,209,784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도4092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는 바이오물질의 개발 등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회사이고, 근로자 D는 이 사건 회사에서 바이오사업부의 연구원 내지 팀장(선임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제품개발, 국책과제 업무 등 전문적인 분야의 연구원으로서의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프로젝트 단위로 일정한 기간 내에 특정한 개발과제를 달성하는 것을 주된 업무 내용으로 한 점, ② 위와 같은 D의 업무는 단순노무와 달리 개인의 전문성과 창의성이 요구되고 프로젝트 또는 개발과제를 기간 내에 완성하는 것이 그 목표이므로, 업무의 특성상 근무시간이 탄력적으로 운영될 필요성이 있어 근로시간의 산정이 용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포괄임금의 형태로 급여를 정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③ D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일정한 금액의 연봉을 제시받고 이를 1/12로 나눈 월 급여를 기본급으로 지급받았는데, 이는 이 사건 회사의 급여규정(주식회사 E의 급여규정은 증제6호증의1, 주식회사 C의 급여규정은 증거기록 제175-186면 참조)과 연봉제규정(주식회사 E의 연봉제규정, 증제8호증)에서 말하는 연봉직에 따른 급여산정방식으로 보이고, D가 작성한 근로계약서(증거기록 제263면, 제264면)에 포괄임금제의 효력을 갖는 연봉제 급여에 관한 문구가 없기는 하나, D는 위 급여규정 및 연봉제규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라고 보이는 점, ④ F는 이 법정에서, D에 대한 채용 면접을 보면서 D에게 연봉 이외에 따로 수당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하였고 D가 이에 동의하여 입사한 것이며 D가 근무하면서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위와 같은 진술 내용에 의하면 D가 입사하면서 포괄임금제의 효력을 갖는 연봉제 급여에 대하여 동의한 것으로 보이고 그 진술 내용의 신빙성이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회사와 근로자 D 사이에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나(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약정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나 그 밖에 임금에 관한 강행법규를 위반하였다거나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있어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법정수당을 추가로 지급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D에게 공소사실 기재 법정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태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