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자신이 이 사건 사업체의 실제 사업주라고 허위진술을 하였으나, 그와 같은 허위진술만으로는 수사기관이 실제 사업주인 A를 발견 또는 체포하는 것이 곤란 내지 불가능하게 될 정도에까지 이른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에게 범인도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범인도피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설령 피고인의 행위가 범인도피죄를 구성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는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범인도피죄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 부분
형법 제151조 소정의 범인도피죄에서 '도피하게 하는 행위'는 은닉 이외의 방법으로 범인에 대한 수사, 재판 및 형의 집행 등 형사사법의 작용을 곤란 또는 불가능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그 수단과 방법에는 어떠한 제한이 없고, 또 위죄는 위험범으로서 현실적으로 형사사법의 작용을 방해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 요구되지 아니하지만, 같은 조에 함께 규정되어 있는 은닉행위에 비견될 정도로 수사기관의 발견·체포를 곤란하게 하는 행위 즉 직접 범인을 도피시키는 행위 또는 도피를 직접적으로 쉽게 하는 행위에 한정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그 자체로는 도피시키는 것을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어떤 행위의 결과 간접적으로 범인이 안심하고 도피할 수 있게 한 경우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원래 수사기관은 범죄사건을 수사함에서 있어서 피의자나 참고인의 진술 여하에 불구하고 피의자를 확정하고 그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제반 증거를 수집·조사하여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는 것이므로, 참고인이 수사기관에서 범인에 관하여 조사를 받으면서 그가 알고 있는 사실을 묵비하거나 허위로 진술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을 기만하여 착오에 빠지게 함으로써 범인의 발견 또는 체포를 곤란 내지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것이 아니라면 범인도피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대법원 2003. 2. 14. 선고 2002도5374 판결 등 참조). 이에 반해 범인이 아닌 자가 수사기관에 범인임을 자처하고 허위사실을 진술하여 진범의 체포와 발견에 지장을 초래하게 한 행위는 범인도피죄에 해당한다(대법원 1996. 6. 14. 선고 96도1016 판결, 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도407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F, G, H의 각 진정인 진술서에 A가 실제 사업주로 기재되어 있고, I의 고소장에 기재된 사업주의 전화번호에 A의 휴대전화번호가, 기타사항에 사업주의 인상착의로 '키 170 정도, 35세 남자'라고 각 기재되어 있으며, 피고인이 I에 대한 근로기준법 위반사건의 형사조정절차에서 이 사건 사업체를 A에게 양도하여 A가 실제 사업주이고 자신은 임금 미지급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말하기는 하였으나, ① 이 사건 사업체의 사업자등록증에 피고인이 사업자로 등재되어 있고, 피고인이 근로감독관과 통화하면서 자신이 실제 사업주인 것처럼 말하였으며, 실제 사업주 A도 피고인이 실제 사업주라고 피진정인 진술서(참고인)에 기재하고, 근로감독관과 통화하면서 피고인이실제 사업주인 것처럼 말한 점, ② 피고인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이 사건 사업체의 실제 사업주라고 허위로 진술하였을 뿐만 아니라 실제 사업주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근로계약의 상세한 내용, 체불임금 현황, 사업체의 운영실태와 현황, 사업장 소재지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 ③ 이에 따라 A가 아니라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기소되었는데, 피고인이 기소 후 자신이 실제 사업주가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주장하지 아니하였다면 A가 실제 사업주임이 밝혀지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을 기만한 것으로서 적어도 수사기관의 범인의 발견 또는 체포를 곤란하게 할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이는 범인도피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위법성인식 결여 주장 부분
형법 제16조에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대법원 1995. 12. 22. 선고 94도2148 판결, 대법원 2000. 9. 29. 선고 2000도305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범인도피죄로 처벌된다는 사정을 알지 못하였다는 것은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특히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그릇 인식한 경우라고 할 수 없고, 단순한 법률의 부지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할 것이므로, 범죄의 성립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 부분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기초로 살피건대, 당심에서 새로운 양형의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고,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 드러난 양형의 사유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정택(재판장) 김용민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