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G 직원들이던 원고들과 피고들은 2017. 3. 1.부터 주식회사 H(이하 'H')에 파견되어 지게차 조립 업무를 담당하였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2017. 12. 22. H에게 원고들과 피고들을 직접 고용하라는 내용의 시정지시를 하였다. 즉 ① G가 근로자파견사업 허가를 받지 않고 H에 근로자파견역무를 제공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②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에 따라 H는 원고와 피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과 피고들 및 G 대표인 I은, 다음과 같은 내용의 2018. 1. 10.자 각서(이하 '이 사건 약정')에 각자 서명한 후 2018. 1. 26. 공증 사무실에 참석하여 공증을 받았다. 이 사건 약정에 의하면, 이를 위반할 경우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그에 따른 위약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원고들과 피고들은 2018. 1. 26.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에 따른 '직접고용거부 확인서'를 제출하였다. 이후 피고 E는 2018. 2. 1.에, 피고 F는 2018. 2. 12.에 H에 입사하였다.
한편 이 사건에 관한 관련 법령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2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쌍방의 주장
원고들
이 사건 약정은 원고들과 피고들이 근로조건 강화를 위해 자율적으로 체결한 것이다. 그에 따라 단결권 내지 단체행동권 행사로서 직접 고용을 거부하였다. ② 그럼에도 피고들은 이 사건 약정을 어기고 I 사장에게 보고를 하거나 원고들에게 어떠한 말도 없이 H에서 근무하고 있다. ③ 따라서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6개월의 월급(월급: 원고1 256만 원, 원고2~4 230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들
이 사건 약정은 I이 H에 대하여 과도한 요구를 관철시킬 목적으로 작성한 것이다. 이 사건 약정은 강행법규에 위배되거나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 무효이다. ① 근로기준법 제7조 및 제20조를 위반하였다. ② 피고들에게 발생한 직접고용 청구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을 위반하였다. ③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민법 제103조를 위반하였다.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전직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등 참조).
앞에서 본 사실관계와 관련 법리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파견근로자의 직접고용 청구권 행사를 포기하도록 강제하는 이 사건 약정은 그것이 설령 파견근로자 상호간에 체결된 것이라 하더라도,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로서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로 봄이 타당하다. ① 파견근로자인 원고들과 피고들은 그 위약금을 누구에게 지급하든지 간에 위약금이라는 부담 때문에, 자신들에게 발생한 구체적 권리인 직접고용 청구권의 행사를 이 사건 약정으로 인해 사실상 포기하게 되는 결과에 이른다. 이와 같이 파견근로자의 직접고용 청구권 행사를 포기하도록 강제하는 약정은, 파견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직접고용 거부 권리를 규정한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한편 파견사업주에 의한 위법한 근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우려가 매우 높다. 이러한 약정을 허용할 만한 사회적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② 이 사건 약정에는 근로조건의 개선에 관한 사항은 없이 파견근로자의 직접고용 청구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만 명시되어 있다. 반면 파견근로자인 원고들과 피고들이 직접 고용된다 하더라도,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에 따라 그들의 근로조건이 열악해지지 않음은 분명하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약정에서는, 그 약정의 당사자인 파견근로자 측면에서 그들의 권리보장과 관련된 사항을 찾아볼 수 없고, 그 약정에 서명자로서 개입되어 있는 사용자인 I의 측면에서도 보호되어야 할 정당한 이익을 찾아볼 수 없다. 이 사건 약정은 그 실질 측면에서도 법률상 보호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 ③ 이와 같이 파견근로자의 권리 보장과 관련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 사건에서, 이 사건 약정은 파견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에 대한 과도한 제한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창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