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판시 제1죄에 관하여 징역 2개월에, 판시 제2, 3죄에 관하여 징역 10개월에 각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갈의 점및각 변호사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8고단3830
판결선고
2019. 2. 21.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16. 4. 22. 인천지방법원에서 업무방해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7. 2. 10.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기초사실]
피고인은 2011. 7. 12.부터 B노동조합(이하 'B노조'라고 한다) 위원장인 사람이고, B노조는 2011. 6.경 설립되어 총 5개 지부(인천, 서울, 충청, 전남, 제주), 33개의 지회(인천 21개, 서울 2개, 충청 2개, 전남 1개, 제주 7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 노조원수는 약 400여 명이 가입되어 있는 노동조합이다.
피고인은 2009. 3.경 인천시에 있는 C에서 버스기사로 일하다가 해고 통지를 받은 후, 2011. 6.경 B노조를 설립하려고 하였는데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으로부터 당시 피고인이 버스회사 근로자가 아니어서 노동조합 구성원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반려를 당하자,<1> 지인인 D의 이름을 빌려 마치 D가 B노조의 위원장으로서 설립을 하는 것처럼 하여 위 노동조합을 설립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2011. 7. 12. 불상의 장소에서 B노조의 조합 규약을 "운수사업 관련 해고자도 구성원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개정한 다음, 같은 날 B노조 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현재까지 B노조 위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범죄사실]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피고인은 위와 같이 2011. 6.경 B노조를 설립하려던 중 위 경기지청에서 해고자로서 설립자격이 없다는 취지로 반려를 당하고, 현재 버스기사로 일을 하는 사람 중에 피고인과 함께 노동조합을 설립하려는 사람이 없자, 평소에 알고 있던 E의 명의를 임의로 사용하여 마치 위 E가 B노조의 사무처장으로서 설립총회에 참석하여 위 D를 위원장으로 선출한 것처럼 '노동조합 창립총회 회의록'을 작성한 후, 이를 근거로 관할 관청에 설립신고를 할 것을 마음먹었다.
이에 피고인은 2011. 6.경 불상의 장소에서 컴퓨터로 E가 2011. 6. 11. B노조 설립총회에 참석하여 D를 위원장으로 선출하는 내용으로 위 회의록을 작성한 후 그 회의록 말미에 임의로 E의 서명을 기재하였다.
이어서 피고인은 2011. 7. 1.경 인천시 계양구에 있는 고용노동부 인천북부지청에서 그 사실을 모르는 불상의 담당자에게 위와 같이 위조한 회의록을 마치 진정하게 작성된 것처럼 제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E 명의의 '노동조합 창립총회 회의록' 1장을 위조하고 이를 행사하였다.
업무상횡령
피고인은 피해자 B노조의 위원장으로서 해당 노동조합을 대표하고 예산 집행 등 제반업무 전체를 총괄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피해자 소속 본부 및 인천지부의 예산을 피고인 명의 F은행 계좌(계좌번호 G)와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H)로 입금 받아 이를 피해자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중, 2013. 3. 27. 피고인 명의 I 보험금으로 115,000원을 임의로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2011. 11. 8.<2>부터 2018. 1. 22.까지 총 623회에 걸쳐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개인 채무금 변제, 보험료, 휴대폰 요금 변제 명목 등으로 합계 57,985,183원을 임의로 사용하였다.
위조사문서 행사
피고인은 제2항과 같이 B노조 소유의 금원을 횡령하였다는 것으로 수사를 받자, 사실은 B노조로부터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없었음에도 위 노조 규정에 임의로 위 원장은 매월 350만 원씩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내용을 집어넣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피고인은 불상의 일시, 장소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임의로 B노조 '처무규정'에 위원장은 매월 350만 원 및 판공비 8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작성한 후, 위와 같이 위조한 치무규정을 2017. 10. 12. 13:27경 인천시에 있는 인천삼산경찰서에서 그 사실을 모르는 담당 경찰관에게 위 처무규정이 마치 정당한 절차를 거쳐 작성된 것처럼 제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B노조 명의의 처무규정 1장을 행사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D, E, J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K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통장 거래내역 자료(F은행), B노동조합 규약, 각 규약·규정집, 각 처무규정, 노동조합 설립신고서, 창립총회 회의록, 수사보고(계좌추적 결과), 수사보고(금일 피의자신문 관련 계좌내역 첨부)
판시 전과 : 범죄경력조회, 수사보고(피의자 A 집행유예 기간 중인 판결문 첨부)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31조(사문서위조의 점), 각 형법 제234조, 제231조(위조사문서행사의 점)조,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업무상횡령의 점), 각 징역형 선택
1.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전문(판결이 확정된 업무방해죄와 창립총회 회의록 관련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 상호간)
1.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회의록 관련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에 관하여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E의 사전 허락 또는 묵시적 승인 하에 창립총회 회의록을 작성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사문서를 위조하였다고 볼 수 없다.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임의로 E의 서명을 기재하여 회의록을 위조하고 이를 행사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 E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일관하여, 회의록에 기재된 사인은 자신의 것이 아니고, 특히 이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C에서 해고되기 전에 앞으로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노조를 설립하여 함께 활동하자고 이야기하였던 사실이 있기는 하지만 그 당시에 실제로 노조를 설립한 사실은 없고, 피고인이 C에서 해고된 후로 피고인이 노조를 새로 만든다고 하면서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기는 하였으나 이를 거절하였고, 그 이후로는 연락이 없었는데 나중에 검찰청에 가서 보니 자신의 이름이 회의록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진술한다. 이러한 E의 진술은 그 내용이 구체적이고 달리 허위가 개재될 사정이 보이지 않으며, 그 진술태도, 진술내용 및 진술경위에 비추어 볼 때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위 진술에 의하여 알 수 있는 피고인의 B노조 설립 준비과정, 당시 피고인이 설립하는 노조에 참여할지 여부에 대하여 E가 가졌던 의사 및 이에 대한 피고인의 인식을 종합해 보면, E가 피고인이 위와 같은 내용의 회의록을 작성한다는 것을 사전에 허락하였다거나 묵시적으로 승인해 주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인이 E가 이를 승인한 것이라고 인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 피고인 및 변호인은 직접적으로 관련 서류를 작성한 자는 당시 사무처장으로 재직하였던 L이지 피고인이 아니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2019. 2. 12. 변론요지서 2쪽). 위 회의록 작성을 비롯한 B노조 설립 준비과정 전반이 사실상 피고인의 주도 하에 이루어졌고,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형식적으로만 D를 대표자로 하여 노조를 설립하고 그 직후 규약 개정을 통하여 피고인이 위원장이 되어 B노조 운영을 주도해 오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L은 피고인의 사문서 위조행위를 단순 보조하였을 뿐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사문서위조의 죄책을 면한다고 볼 수는 없다.
업무상횡령죄에 관하여
업무상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하는 의사를 말한다. 판시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피고인이 자금을 사용한 내역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그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지출하였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그 지출이 별달리 노조의 이익을 위한 목적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이 위 돈을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처분한다는 점에 대한 불법영득의사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대출원리금, 보험료, 휴대폰 요금 등을 지출한 것은 조합원들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동의 및 승인 하에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위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K 등이 작성한 각 사실확인서, 법원에 제출한 증 제6호증(B노동조합 2017년 정기 대의원 대회 회의록) 및 증인 M, N의 각 법정진술이 있다. 피고인은 이들 증거를 근거로 2013. 1. 개최된 2012년 대의원대회에서 피고인에게 개인보험료, 통신잡비 등을 지급하도록 대의원들이 결의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증거들은 그 사실확인서 작성자들 및 증인들과 피고인의 관계, 피고인의 현재 노조 내에서의 지위, 그 구체적 내용 및 형식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그 밖에 위와 같은 사정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제출된 바 없다.
피고인은 검찰에서, 대출원리금을 상환한 부분에 관하여 자신이 O 활동 당시 발생한 채무를 상환했던 것이라고 하면서 노조원들이 자신이 그 이전에 O에서 활동한 부분까지 인정을 해 주면서 그 대출원리금을 상환해 주기로 2011년 하반기에 결의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으나(수사기록 1238쪽), B노조 설립 초기에 피고인과 함께 일을 하였던 K의 진술(수사기록 1334쪽)에 의하더라도 그와 같은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달리 조합원들이 묵시적 동의 및 승인을 하였음을 추인할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 밖에 피고인이 사비를 들여 노조 운영비를 충당해 왔다거나 책정된 급여를 받지 않고 봉사해 왔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이러한 사정이 횡령의 범의나 불법영득의사를 배척하는 사정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처무규정 관련 위조사문서행사죄에 관하여
주장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은 누가 이 사건 문서를 작성하였다는 것인지가 불분명하고, 피고인은 B노조의 대표자로서 그 직인을 활용하여 문서를 작성할 권한이 존재하며, 또 피고인은 조합원들의 승인 하에 처무규정을 작성한 것이므로 위조사문서행사죄를 범하였다고 볼 수 없다.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자신이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처무규정이 당시 B노조의 유효한 처무규정으로서 진정하게 성립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제출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 고용노동부 인천북부지청에 제출되어 있는 B노조 처무규정에는 제31조에서 사무처 성원의 임금에 관한 사항만을 정하고 있고, 별표 2를 보더라도 위원장의 급여에 대한 내용은 들어있지 않다(수사기록 531, 536쪽). 2012년부터 2015년까지 B노조 사무처장으로 근무하였던 J은 이 법정에서 '자신이 근무할 당시 사무처 규정에 나이, 재직연도에 대한 호봉만 제시되어 있고 위원장은 얼마, 사무처장은 얼마 이런 식으로 곡집어서 명시되어 있는 건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진술하였고(증인신문 녹취서 4쪽), 그 진술태도, 진술경위 및 진술내용에 비추어 볼 때 그 진술의 신빙성을 탓할 사정은 특별히 보이지 않는다. 반면, 피고인이 제출한 처무규정(수사기록 467쪽 이하)에는 이와 달리 위원장의 임금이 포함되어 있다.
• 피고인은 2011. 7. 12. 해고자도 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내용으로 규약을 개정할 당시 처무규정에 대해서도 개정이 있었고, 이 때 위원장 급여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는 듯하다(증인 K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참조). 그러나 피고인이 개정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처무규정에 '2011. 6. 11. 제정'이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수사기록 467쪽). K는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감사를 그만둘 무렵인 2012. 3~4.경 노조 실정에 맞게 위원장 등에 대한 임금 등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사석에서 거론한 사실은 있었으나 이후에 개정이 되었는지는 모르겠고, 실제 개정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진술한바 있고, 2012. 3. 23. 개최된 'B노조 3월 임시 지회장 회의' 회의록(수사기록 1337쪽)을 보면, '사무국장 처우와 관계설정'이라는 안건이 명시되어 있고, K는 이에 대하여 사무국장에게 임금을 전혀 못 챙겨주고 있어서 우선 사무국장에 대한 처우를 정하자는 취지에서 안건으로 상정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1327~1330쪽). 피고인이 제출한 처무규정 기재와 같이 위원장, 사무처장 등에 대한 급여를 처무규정에서 정한 바가 있다면 위와 같은 내용을 안건으로 선정하여 논의할 필요가 없어 보이고, K의 위 수사기관 진술은 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한편, 2011. 7.경 처무규정을 개정한 것이 맞다는 취지의 K의 법정진술은 위 수사기관 진술과 명백히 그 내용이 배치될뿐더러 그 진술내용, 진술경위 및 진술태도에 비추어 볼 때 선뜻 그대로 믿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모두 종합해 보면, B노조의 실정에 맞게 처무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논의가 과거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실제로 그와 같은 내용으로 개정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 B노조 규약 제29조 제2호는 제 규정 개폐에 관한 사항을 중앙위원회의 기능으로 정하고 있는바(수사기록 521쪽), 이에 따르면 피고인이 아무리 노조의 대표자라 하더라도 규정의 작성권한은 중앙위원회에 있지 피고인에게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중앙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채 위와 같이 규약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현재 유효한 노조의 규정으로 시행되고 있지 않은 처무규정을 마치 유효한 처무규정인 것처럼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은 위조사문서행사죄로 의율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2011년도에 B노조를 설립하여 위원장으로 선출되어 노조 운영을 주도해 왔고, 그 과정에서 초창기에 자신의 사비로 운영비를 충당하거나 별도의 급여를 받지 않은 채 활동해 온 것으로 보이는 사정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노조의 대표자 지위에 있으면서 그 지위 및 권한을 이용하여 적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노조 자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였다. 범행기간이 길고 횡령액 합계도 적지 않다. 수사가 개시되자 처무규정을 임의로 작성하여 수사기관에 제출하기까지 하였다. 그 범정이 매우 나쁘다. 피고인은 이미 자신의 재심신청 사건에 증거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사문서를 위조하고 이를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하여 행사하여 집행유예의 판결을 받은 동종 전과가 있다. 피고인으로부터 자신의 잘못에 대한 진지한 반성의 태도를 그다지 찾아볼 수 없다. 이상의 사정을 참작하여 실형을 선고한다.
형기를 정함에 있어서는 앞서 본 사정, 현재 B노조의 운영상황, 이 사건의 진행 경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재산상태 등 제반 양형조건을 두루 참작하였다.
무죄부분
공갈의 점
공소사실의 요지
인천 부평구에 있는 P(주)(대표이사 Q)에서 근무하던 B노조원 R이 2015. 8. 20.경 자살을 하자, B노조는 위 P 내에 분향소를 세우고 위 R의 사망을 기리는 삼우제를 진행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삼우제 및 장례식의 발인이 끝난 2015. 8. 하순경 위 P 사무실에서, P에서 이사로 근무하는 피해자 S에게 'P 안에 B노조 사무실을 마련해주든지 아니면 현금으로 돈을 달라'라고 요구하면서 마치 돈을 주지 않으면 이미 설치한 분향소에서 계속하여 시위를 하면서 피고인이 평소 운행하는 스타렉스 차량에 달려있는 스피커로 진혼곡 등을 계속 방송하고, 수사기관에 관련된 고소, 고발을 남발할 것처럼 위세를 가하였다.
피고인은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2015. 9. 25. 피고인 명의 F은행 계좌로 300만 원을 송금 받아 갈취하였다.
판단
공갈죄는 상대방을 폭행·협박한 뒤 이로 인하여 외포된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재산상 처분행위를 하게 함으로써 재물을 취득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피고인의 폭행·협박, 폭행·협박의 상대방이 느낀 외포와 재산상 처분행위 사이에 각 인과관계가 있음을 요한다.
그런데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폭행·협박에 외포되어 피고인에게 금원을 교부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 S은 이 법정에서, R의 장례가 끝난 후로도 노조에서 분위기상 그냥 철수할 것 같지는 않았고, 발전기금 명목으로 해서 돈을 주면 나가겠다고 해서 서로가 뜻이 맞아 돈을 지급하게 된 것이고, 처음에는 500만 원 이야기가 나왔다가 자신이 300만 원으로 하자고 이야기하여 300만 원으로 결정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 R이 남긴 유서를 보면 그는 회사가 B노조 조합원들의 노조 활동을 방해하였고 이에 항의한다는 내용이 있다(증 제7호증). 피고인은 노조 위원장으로서 이에 대하여 회사 측에 항의의 표시로 분향소 설치, 시위 및 진혼곡 방송 등의 행위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2015. 8. 26. S에게 '상무님 대금 지불하려고 하니 오전에 송금하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수사기록 2권 1076쪽), 피고인은 같은 날 컨테이너 구입 계약금으로 50만 원을 지출한 거래명세표를 제출하였는바(증 제2호증), 이에 따르면 사측으로부터 지급받는 돈으로 조합사무실을 설치하려 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가벼이 배척하기 어렵다[S의 일부 진술 및 T의 진술(수사기록 2권 1066, 1091, 1092쪽)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컨테이너 설치가 무산된 후 P 지회에의 위 대금 반환 여부 등은 공소사실 기재 공갈죄의 성부에 관하여 영향을 미치는 사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에 S의 위 진술내용, 노조 활동과 관련한 노조와 사측의 관계 등을 더하여 볼 때, S이 비록 내키지는 않았으나 원만한 노사관계를 위하여 일정 금원을 주고 사태를 마무리하려는 의사 하에 금원을 교부하였을 가능성도 커보이고, 결국 피고인이 보인 언행이 그의 의사결정 및 의사실행의 자유를 제한할 정도의 폭행 또는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거나 그에 의하여 이 금원을 교부하기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그 요지를 공시한다.
변호사법 위반
공소사실의 요지
1U V번 버스 근로자 등과 관련한 2,500만 원 수수
인천 부평구 W에 있는 U(주)은 13개의 노선으로 이루어진 버스운수업체로 그 구성은 다수의 노선을 대표인 X이 운영하고(본사), 일부 노선은 별도의 경영주로 이루어진 회사이다.
피고인은 2015. 5.경 U에서 근무하고 있던 B노조 소속 노조원인 Y 등 16명<3>으로 하여금 인천지방법원에 'U이 이들에게 미지급한 통상임금 합계 약 8,500만 원을 지급해 달라'는 내용의 소를 제기하도록 하고(인천지방법원 2015가단221605), 이어서 인천지방검찰청에 X과 U 노선 중 V번의 기존 소유주인 이 소속 근로자인 위 Y 등 7명에게 임금 약 3,0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등의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하였다(인천지방검찰청 2015형제99715).
피고인은 2015. 12.경 불상의 장소에서 위 U 전무 AA으로부터 '근로자들이 주장하는 요구들을 무마해주고, 현재 계속 중인 민사 및 형사 소송을 취하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소송계속 중이었던 민사소송과 일부 근로자들이 고용노동청에 U에 대하여 임금체불로 제기한 형사 고소를 취하해주는 대가로 2,500만 원을 받기로 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2015. 12. 14. 위 노조원들로 하여금 위 민사소송을 취하하도록 하고, 해당 근로자들 명의로 형사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게끔한 후, 이를 U에 제출하고, 2015. 12. 22.경 그 대가 명목으로 피고인 명의 F은행 계좌로 2,500만 원을 입금 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변호사가 아님에도 수사기관에서 취급 중인 수사 사건 등과 관련하여 중재를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였다.
U AQ번 버스 근로자 관련 1,377만 원 수수
위 U에 소속된 AQ번 버스 노선은 AR이 운영하던 노선이었는데, 2015. 12.경 AR이 기존 근로자들에게 통상임금을 체불하였다는 이유로 수사를 받던 중 사망하고, 그 즈음에 위 노선의 소유권이 X에게 양도되자, 기존 AQ번에서 근로하던 근로자 AS 등 12명<4>은 X에게 고용보장의 요구와 기존에 미지급된 통상임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관련된 일체의 권한을 피고인에게 위임하였다.
피고인은 2015. 12.경 불상의 장소에서 위 U 전무 AA으로부터 'AS 등에게 체불되었던 임금문제를 해결해주고, 향후 이들이 제기할 것으로 보이는 민·형사상 소제기를 막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대가로 U에서 근로자 1명당 150만 원 상당을 해당 근로자들의 계좌에 지급하기로 한 퇴직금에 더하여 지급하면 이를 피고인이 그 근로자들로부터 다시 이체받는 형식으로 지급받기로 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2015. 11. 22. 위 AQ번 근로자 명의로 된 '향후에도 U에 소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근로기준법 관련 금품 청산 합의서'를 작성하여 이를 U에 제출하고, 이에 U이 2016. 2.경 해당 근로자(AS 등 9명)에게 기존에 지급하기로 한 퇴직금에 153만 원을 더 지급하자, 2016. 2. 18.경 위 금원을 피고인 명의 F은행 계좌로 1인당 153만 원씩 다시 이체 받아 합계 1,377만 원(153만 원×9명)을 지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변호사가 아님에도 통상임금 관련 소송 등과 관련하여 중재를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였다.
BE로부터 1,100만 원 수수
인천 연수구에 있는 BE(주)를 운영하는 BF이 2016. 5. 1. 그 소속 근로자이자, B노조 조합원인 BG 등 6명<5>을 해고하자, 위 BG 등은 그 해고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관련 소송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피고인에게 위임하였다.
이후,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위 해고가 부당해고라는 취지로 결정하고, 이에 BF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여 그 심리가 계속 중이었다.
피고인은 2016. 12.경 불상의 장소에서 BF로부터 '위 BG 등이 제기한 부당해고 관련 제소를 취하해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고, 이에 응하기로 하고 피고인의 몫을 포함한 합의금을 지급받기로 하였다.
피고인은 2016. 12. 16.경 '2016. 5. 1.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되었음을 아무런 조건 없이 인정하고, 앞으로 근로계약 종료에 대하여 일체의 민, 형사상 청구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6> 합의서를 작성한 다음, 이를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하였다.
이어서 피고인은 2017. 2. 1. BF로부터 2,500만 원을, 그 다음 날인 2017. 2. 2. BF의 부탁을 받은 X으로부터 2,000만 원을 받은 후, 그 중 3,400만 원은 위 BG 등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1,100만 원은 피고인이 취득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변호사가 아님에도 행정심판 사건과 관련된 중재를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였다.
BE로부터 1,600만 원 수수
피고인은 B노조 위원장으로서 그 소속 인천지부 BE지회 조합원들 51명이 BE의 대표인 BF을 상대로 약 2억 9,000만 원 상당의 임금체불 및 BF이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는 사유로 고소한 것(인천지방검찰청 2016형제106243호)과 관련하여 위 조합원들로부터 관련 민사소송 및 고소 사건 등과 관련된 일체의 권한을 위 조합원들로부터 위임받았다.<7>
피고인은 2017. 3.경 불상의 장소에서 BF로부터 '이들이 기존에 제기한 고소 사건을 취하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이에 응하기로 하고 피고인의 몫을 포함한 합의금을 지급받기로 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2017. 3. 30.경 인천시 남구에 있는 인천지방검찰청에 팩스로 '기존에 위 근로자들이 제기한 임금체불과 관련된 고소사건을 취하하고, 관련 민사소송을 취하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제출한 후, 이와 같이 합의서가 제출된 것을 확인한 BF로부터 같은 날 3,500만 원을 받은 후, 2017. 4. 28.경 위 3,500만 원 가운데 1,900만 원을 BM, BN, BH, BO, BP, BQ, BR에게 나누어 주고, 남은 1,600만 원을 그 대가 명목으로 취득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변호사가 아님에도 수사기관에서 취급 중인 수사 사건과 관련되어 그 중재를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였다.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한 행위를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에 위반한 행위로 의율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법률사무를 하는 행위에 대한 벌칙을 규정하고 있는데, 위 조문은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유상으로 법률사무를 하는 경우 법률사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할 위험성이 있어 이러한 행위를 금지하는 데 입법목적이 있다.
• 피고인은 B노조 위원장으로서 노조 차원에서 U을 비롯한 여러 회사를 상대로 노조원들에 대한 미지급 통상임금의 소를 제기하거나, 부당노동행위, 임금체불 등의 행위에 대하여 수사기관에의 고소·고발,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에 의구제신청 등을 주도하였다(피고인은 U을 상대로 한 통상임금 소송에는 자신이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BZ, AA, Z, X의 각 진술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소제기 및 취하 경위, 합의서 작성경위 및 합의금 산정 과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U V번 노선과 관련하여 지급받기로 한 2,500만 원이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이었던 통상임금 지급 청구 소송과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인이 고소사건의 당사자였던 조합원들에게만 합의금 중 일부를 지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그런데 U AQ, V 노선과 관련하여서는 AR이 X에게, Z이 CA에게 각 그 영업을 양도하는 과정에 있었고, BEE CB번 노선을 BF이 CC에게 매각하는 과정에 있어 근로자들의 고용승계 여부가 문제가 되었던 상황이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각종 민·형사 및 구제신청 사건들이 노조 차원에서 제기되어 계속 중이었다. 피고인은 관련 조합원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이러한 사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합의조건을 보면 민·형사사건의 일괄 취하, 근로자들의 고용승계와 금전의 지급 등이 함께 포함되어 있는바, 사측으로서는 이러한 내용의 합의를 통해 당시 추진하던 영업양도가 원만히 이루어지기를 희망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노조 측으로서도 B노조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승계 등을 일괄보장 받으려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사측으로부터 합의의 대가를 지급받은 계좌는 피고인의 명의로 개설된 조합 자금을 관리하는 계좌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 위원장의 지위에 있었던 피고인이 당시 계속 중이던 사건 및 향후 제기될 수 있었던 사건에 관하여 위와 같은 합의를 한 것을 두고, 피고인이 사측과 그러한 내용의 합의를 할 권한이 없음에도 자신과 전혀 관련이 없는 타인의 법률사무를 취급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 증거조사 결과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와 같은 여러 합의를 하면서 각 회사마다 조직되어 있는 지회의 의견을 듣지 않거나 합의 조건을 알리지 않은 채 조합원들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독단적으로 합의를 진행한 측면이 있고, 합의의 대가로 받은 금전의 배분 여부에 대하여 조합원의 의견을 묻지 않았고, 또 피고인이 한 합의내용에 대하여 조합원들이 만족하지 못하며 이의를 제기한 사정도 찾아볼 수 있다. 구제신청 사건에서 합의서의 효력이 문제되거나 해당 근로자의 일신상의 사정이 문제되는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이 사측에 유리한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피고인 명의의 조합자금 관리 계좌로 지급받은 합의금 중 일부를 피고인이 자신의 처인 CD의 대출금 변제 등 조합 사무와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는 용도로 사용한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러한 사정을 두고 피고인이 규약 및 규정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조합자금을 사용한 부분에 관하여 횡령죄의 성부를 논할 여지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으로부터 피고인이 조합원들에게 지급해 준 금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애초에 자신이 개인적으로 영득할 의사로 지급받은 것이라고 추인하기는 어렵다[피고인이 그 돈을 개인적으로 취득할 것을 당연히 예상하고 있었다거나 피고인에게 본인 몫을 알아서 챙겨가도록 유도하였다는 취지의 AA의 일부 수사기관 진술(수사기록 2권 1151, 1152쪽)은 AA의 추측성 진술에 불과하여 위 진술만으로 피고인의 금전에 대한 영득의사를 추인하기에는 부족하다]. 노사 관계에서 노조 위원장이 차지하는 지위 및 그가 갖는 법령상·사실상의 권한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를 두고 노조 내부에서 그러한 행위의 적절성을 따질 수는 있을지언정 노사간의 합의 과정 중 근로자 측을 대표하여 피고인이 사측과 합의를 하고 합의 조건에 해당하는 금전을 지급받은 것을 두고 이를 변호사 아닌 자가 타인의 법률사무 취급의 대가로 금전을 받은 것으로 의율하는 것은 다소 어색하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그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임정윤
별지
각주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4호 라호는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고, 경기지청은 위 규정을 들어 피고인의 설립신청을 반려하였다.
각주2) 공소장에는 '그 즈음부터'로 기재되어 있으나, 범죄일시 특정을 위하여 별지 각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날짜 중 가장 빠른 별지 3의 연번 1번 기재 날짜로 수정하여 인정한다.
각주3) AB, AC, AD, AE, AF, AG, AH, AI, AJ, Y, AK, AL, AM, AN, AO, AP
각주4) AT, AU, AV, AW, AX, AY, AS, AZ, BA, BB, BC, BD
각주5) BG, BH, BI, BJ, BK, BL
각주6) BG, BH, BI, BJ 명의 BK, BL는 이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권한을 위임하지 않고, 관련 제소를 유지한 결과 중앙노동위원회으로부터 복직 명령을 받았다.
각주7) 최초 피고인은 위 고소 관련하여 고소인 51명으로부터 전부 위임을 받았으나, 해당 사건의 진행 도중인 2016. 12.경 피고인이 B노조 총회에서 일부 조합원들로부터 불신임 결의를 받고, 위 51명 중 39명이 피고인의 반대파인 BS을 고소인대표로 변경하였고, 나머지 12명(BT, BQ, BN, BU, BV, BW, BM, BX, BR, BY, BH, BP)은 여전히 피고인을 고소인 대표로 유지한 상태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