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8,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으로부터 20,000,000원을 추징한다.
위 벌금 및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8고정2460
판결선고
2019. 9. 27.
인천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7. 2. 16. 인천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등을 선고받고, 2017. 2. 24.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 약사법 제31조에 따른 품목허가를 받은 자 또는 품목신고를 한 자, 의약품 수입자, 의약품 도매상으로부터 의약품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인천 계양구 B에 있는 C요양병원의 개설자인 의사로서, 2015. 10. 초순경 위 C요양병원 원장실에서 의약품 도매회사인 주식회사 D 직원 E을 만나, 주식회사 D으로부터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납품받는 조건으로 리베이트를 받기로 정하고, 리베이트 금액은 한 달간 의약품 결제 금액의 15~20%에 해당하는 금액을 1년분으로 계산하여 선불로 받기로 한 후, 같은 해 11. 초순경 위 C요양병원 원장실에서 위 E으로부터 현금 10,000,000원을 받고, 같은 해 11. 9. 같은 장소에서 위 E으로부터 현금 10,000,000원을 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주식회사 D에게서 의약품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 합계 20,000,000원을 받았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E, F의 각 법정진술
계좌내역 사진
판시 전과 : 대법원 사건조회, 판결문
[증거목록 순번 40번의 E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의료법위반, E은 약사법위반으로 각 죄명은 다르지만 양자는 모두 의약품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금품 등 경제적 이익이 수수된 동일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대향적 공범관계에 해당하는데, 피고인의 변호인이 대향적 공범관계에 있는 E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를 내용부인하는 취지로 부동의하였으므로, 위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은 인정할 수 없어 이를 증거로 채택하지 아니하였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하여 G 역시 E과 같은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인데, 피고인의 변호인은 증거목록 순번 35번의 G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해서는 이를 인정한다는 취지로 동의하였으므로, 그에 따라 위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로 채택하였다(피고인 측에서는 G이 이 사건에서 직접적인 금품 전달자이자 매개자인 E과 달리 주식회사 D의 대표로서 사전에 리베이트 과정을 승인하고 사후적으로 결과를 보고받는 지위에 있을 뿐이어서, E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와는 다른 증거의견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H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거목록 순번 10, 12번의 자신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모두 C요양병원이 위치해 있던 건물주 I의 사주를 받아 허위진술한 것이라고 증언하였다.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것이어야 한다'는 요건은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을 가리키는바, H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하게 된 경위, H과 이 사건과의 관계, 진술 당시의 상황, H의 지적 수준 및 기억력의 정도, 해당 진술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그 사건을 경험한 사람의 진술로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의 제반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비록 H이 사실상 전면적으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부인하였으나, 이는 H과 I의 관계가 금전적 문제 등으로 인하여 대립되고 결국 H은 I과 관련된 형사사건으로 구금되기까지 하였음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고 보이므로, 그러한 사후적인 사정변경만으로 H이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으면서 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지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위 각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은 모두 인정된다(설령 H이 이 사건 범행에 일부 관여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H은 수사기관에서 입건조차 되지 않았으므로 형식적인 기준에 따라 H을 공범으로 보지는 아니한다). 다만,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는지 여부는 전문증거에 대한 증거능력 인정 기준일 뿐 증명력과는 엄연히 구별되어야 하므로, H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을 다른 증거들과 함께 판단의 자료로서 고려하여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운영했던 C요양병원의 기획실장 H이 의약업체 등을 직접 관리했기 때문에 판시와 같은 리베이트는 H이 받은 것으로서 피고인은 그러한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금품수수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금품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이 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등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려 살펴보아야 한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판시와 같이 피고인에게 2회에 걸쳐 2,000만 원을 전달하였다는 E의 진술은 충분히 신빙할 만하고, 피고인은 미필적으로나마 위 금원이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과 상의된 리베이트 명목임을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E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E은 이 사건 당시 D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었는데, 기존에 안면이 있었던 H으로부터 C요양병원에 약을 납품할 수 있게 해줄 테니 지원을 해줄 수 있느냐는 부탁을 받고 구체적으로 리베이트 금액을 선불로 2,000만 원으로 협의하게 되었고, 이미 그 과정에서 피고인을 만난 적이 있으며, 이러한 내용을 D의 경영진에게 보고하여 승인을 받아 1,000만 원씩 2회에 걸쳐 2,000만 원의 리베이트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나아가 E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돈을 지급한 방법과 그 당시 상황을 비교적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그 진술에 의하면, E이 직접 C요양병원의 원장실로 들어가 피고인이 앉아 있던 책상 위에 현금을 올려두었고 "원장님 여기에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인사만 하고 나왔는데, 피고인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E 역시 이 사건과 관련하여 대향적 공범관계에 해당하는 약사법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았는데, E은 D의 직원으로서 상사의 지시를 전제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D의 대표로서 G이 약사법위반죄로 기소된 점 및 E이 지체장애인으로서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의 이유로 E에 대해서는 인천지방검찰청 검사가 2018. 4. 5. 기소유예 처분을 하였다. E이 이 사건과 관련하여 한 법정진술로 그에 대한 수사가 새롭게 개시될 가능성은 극히 작다고 할 수 있는바, E과 피고인 사이에 특별한 친분이나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닌 이상 E이 피고인을 상대로 일부러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진술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위증에 따른 형사책임을 감수하면서까지 피고인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꾸며내 진술할 별다른 이유도 없어 보인다. 또한 그 금액의 결정 및 전달, 차용증의 작성과 교부 등 리베이트에 관한 전 과정에서 E은 독자적으로 행동한 것이 아니라 D의 대표인 G의 지시를 받고 그에 보고하였는데, G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내용도 E의 법정진술에 부합한다(H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 측 주장에 들어맞는 진술을 한 바 있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H의 진술이 번복된 경위 등을 살펴볼 때 이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D이 C요양병원에 의약품을 제공하기로 한 이상 그 소속직원으로서 E이 위 병원에 출입하는 것 자체는 지극히 정상이라 할 것이나, 제약회사와 병원 사이에 금품이 수수되는 일반적인 흐름은 제약회사가 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면 병원이 그 대금을 결제하는 것이므로, E이 2회에 걸쳐 원장실까지 들어가 피고인에게 합계 2,00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한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이를 특별히 문제 삼거나 제지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도 사전에 약속된 바에 따라 리베이트 명목으로 지급되는 것임을 인지하고 위 금원을 수수하였다고 판단된다. 또한 C요양병원이 리베이트를 수수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폐원하게 되자 E은 D의 미수금 및 선불로 지급한 리베이트와 관련하여 피고인의 책임을 분명히 할 목적으로 마치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준 것처럼 피고인으로부터 차용증을 작성 받았는데, 피고인이 미수금뿐만 아니라 리베이트에 대한 반환 책임도 아울러 부담하기로 한 것은 피고인의 개입 내지는 용인 하에 D으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범행 당시 총무과장으로 근무하였던 F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이후 피고인이 D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자 F이 직접 피고인에게 그 소문의 내용을 확인해 보았는데, 피고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이 맞고 이를 바로 H에게 넘겨서 병원 운영비 등으로 사용하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2015. 11. 9.경 수수된 1,000만 원은 C요양병원의 기업은행 계좌에 같은 날 바로 입금되어 실제 병원 운영 등을 위해서 사용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범행 이후의 정황에 불과할 뿐 범죄의 성부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구 의료법(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8조의2 전문, 제23조의2 제1항(포괄하여, 벌금형 선택)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추징
구 의료법 제88조의2 후문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의료계의 리베이트 관행은 의약품의 선택이 환자에 대한 치료적합성보다는 리베이트 제공 여부에 따라 좌우되게 함으로써 의약품의 오·남용을 초래할 가능성을 높이고, 의약품의 가격 상승과 건강보험 재정악화의 한 요인이 된다. 또한 그러한 피해는 의약품의 최종 소비자인 환자들과 세금을 납부하는 국민에게 전가되는 점을 고려할 때, 불법으로 리베이트를 수수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한편, 피고인은 동종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고, C요양병원의 폐원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건과 관련하여 처벌받은 전력만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범행은 판결이 확정된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서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성행·환경, 피고인이 리베이트를 수수하게 된 경위 등 범행의 동기·수단·결과 및 리베이트의 전체적인 규모,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과 기록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