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9. 9. 5. 선고 2018나72201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주식회사 C(다음부터 'C'라고 한다)는 2009. 6. 1. 주식회사 D(다음부터 'D'라고 한다)로 합병되었고, D는 2013. 4. 1. 스포츠단 운영사업을 하기 위해 피고를 독립 법인으로 설립하였다.

나.

원고는 2009. 5.경 C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09. 5. 1.부터 2012. 4. 31.까지, 연봉을 3,000만 원(세금 포함)으로 하는 프로농구단 통역계약을 체결하고, E 프로농구단에서 통역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다.

원고는 2012. 5. 1.경 D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2. 5. 1.부터 2015. 4. 30.까지, 연봉을 3,600만 원 (세금 포함)으로 하는 프로농구단 통역계약(다음부터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 피고가 D로부터 이 사건 계약상 지위를 승계하였음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아래에서는 피고를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로 표시하여 판단한다)을 체결하고, F 프로농구단에서 통역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2.

무예고 해고보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지휘·감독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이다. 원고는 2015. 4. 30. 피고로부터 구두로 계약 연장을 통보받고 근무하고 있었는데, 피고가 2015. 5. 14.경 원고에게 구체적인 해고사유를 언급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해고통보를 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무예고 해고보상금으로 30일분의 통상임금 300만 원(=연봉 3,600만 원÷12개월)을 지급하여야 한다.

(2)

피고의 주장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며, 원고가 다른 선수단으로 이직하면서 피고와의 계약을 그만두었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해고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판단

원고와 피고가 2015. 4. 30.경 이 사건 계약의 연장(갱신)에 합의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피고도 다투지 아니하나(피고의 2018. 11. 9.자 준비서면 11쪽 참조),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2015. 5. 14.경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해고통보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았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해고보상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것 없이 이유 없다.

3.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원고가 2009. 5. 1.부터 2015. 5. 14.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고 3,600만 원의 연봉을 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7,753,4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2)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7두62235 판결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보건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내지 갑 제5호증, 갑 제7호증, 을 제3호증, 을 제5호증, 을 제6호증, 을 제8호증, 을 제9호증, 을 제11호증 내지 을 제15호증, 을 제18호증, 을 제22호증, 을 제2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보면, 원고를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인정하기 어렵다.

①

피고가 운영하는 농구단은 사무국과 선수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무국은 농구단 운영에 필요한 행정 업무, 농구단 운영 자금 지원 및 이를 위한 외부 광고 유치, 홍보 및 마케팅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약 12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선수단은 감독, 코칭스탭(코치, 트레이너, 매니저 등), 선수로 구성되어 있다. 원고는 조직 구성상 선수단에 속해 있다.

②

피고는 원고에게 취업규칙, 복무(인사) 규정, 징계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다. 피고는 직원들에게 사번과 회사 메일 계정을 부여하나, 원고에게는 사번과 회사 메일 계정을 부여하지 않았다.

③

피고의 직원들은 휴가·출장시 신청서를 작성·제출하여 상급자의 결재를 얻어야 하고, 일 단위로 그 복무형태(일근, 연차, 병가 공사, 출장 등)가 기록되며, 이를 종합·정리한 복무표를 통해 복무 현황이 관리되고 있다. 원고는 휴가·출장시 별도의 결재를 받지 않았고, 복무표 작성 대상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④

이 사건 계약에 의하면 원고는 경기장 내외에서 피고 등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동을 하면 안 되고, 자신의 능력을 고의적으로 발휘하지 않을 경우 등에는 피고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계약 제5조, 제6조 참조). 원고는 위 규정이 사실상 근로자의 품위유지의무나 성실의무에 상응하는 것으로서 취업규칙 또는 인사규정 중의 중요 내용을 근로계약서에 규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임의 경우에도 민법 제681조에 따라 수임인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여야 하며, 근로계약이 아님이 명백한 선수단의 감독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에도 유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을 제22호증 감독계약서의 제6조 참조).

⑤

사무국 직원 G 차장이 2013. 9. 6.경 원고에 대하여 "F 프로농구단의 재직을 다음과 같이 증명하오니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기안서(갑 제7호증)를 결재한 사실은 인정된다. 재직증명서는 회사가 근로자에 대해 대외적으로 그 회사의 직원임을 확인하여 줄 목적으로 작성되는 문서로서 일반적으로 대표이사의 기명날인이 있는데, 위 기안서에는 대표이사의 기명날인이 없다. 위 기안서는 일반적인 재직증명서(을 제18호증)와 양식도 다르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보면 위 기안서는 사무국 내부에서 원고의 편의를 위하여 작성해준 문서일 뿐, 피고가 원고를 근로자로 인정하는 전제에서 작성해준 문서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⑥

원고는 비정기적으로 사무국 직원과 메일을 주고받으며, 외국인 선수의 선발, 입국 및 선수등록, 생활관리에 관한 업무 진행 상황을 보고하거나 사무국 직원으로부터 그와 관련된 업무를 부여받았다. 위 업무들은 이 사건 계약에 포함된 '외국인 선수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역할 수행, 국제업무 병행 지원 업무'에 해당한다(계약 제5조 1항 참조). 위임계약에서도 수임인은 위임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위임의 본지에 따라 수행하여야 하며, 위임인의 업무 지시가 허용되지 않는 것도 아니므로, 원고가 사무국 직원으로부터 위와 같은 업무 지시를 받고 업무 보고를 하였다고 하여 근로계약에서 예정한 업무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원고의 업무는 주로 외국인 선수의 통역, 생활관리 등 현장성을 요하는 것이므로 피고가 이를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기 어려워 보인다. 원고와 사무국 직원 사이의 이메일 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⑦

사무국의 사무실은 수원시 장안구 H 4층에 있고, 선수단은 과거 부산에 있는 체육관을 사용하다가 2010.경부터 수원시 장안구 I 부지 내 체육관을 사용하고 있다. 원고는 시즌기간과 전지훈련 때에는 I체육관 등 선수들의 훈련장소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이는 외국인 선수의 통역 업무라는 원고의 업무 특성상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시즌기간 등은 물론 비시즌기간 등에도 피고가 원고에게 근무장소, 근무시간을 지정하여 근무하도록 지시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⑧

원고는 피고와의 계약에 따라 매월 일정액의 돈을 지급받았으나,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연봉 지급 방법에 따라 총 연봉을 12회로 분할하여 지급받은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계약 제4조 참조), 이러한 사정을 들어 원고가 근로계약에 따른 급여를 받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⑨

피고의 직원들은 회사에서 정한 연봉 범위(Pay-Band) 내에서 연봉 협상을 하는 반면, 선수단 구성원은 위 연봉 범위와 무관하게 피고와 1:1 면담과 협상을 통하여 연봉을 정한다.

⑩

원고는 농구단이 2010·2011년 시즌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하자 800만 원의 포상금을, 2012·2013 시즌에는 3연승에 따른 연승수당으로 2차례 30만 원을 수령하였는데, 피고는 선수단이 아닌 직원들에게는 위와 같은 포상금이나 연승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⑪

원고는 피고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하였는데, 원고가 선수단의 국외 출장 및 외국인 선수 운영과 관련된 지출 업무를 수행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지출방법의 편의상 법인카드를 제공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피고로서는 원고에게 제공한 법인카드가 업무와 관련하여 적정하게 사용하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법인카드를 제공하고 지출 내역을 보고받은 것이 원고의 근로자성을 표상한다고 보기 어렵다.

⑫

원고는 피고를 사용자로 하는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원고는 부가가치세법상의 사업자등록을 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다.

⑬

프로농구 선수단에서는 선수단 전력 증강을 위하여 감독 등 선수단 구성원 교체의 방법을 자주 사용하며, 감독이 교체되면 코칭스탭 전부 또는 일부의 교체가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시즌기간과 전지훈련기간에는 합숙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선수단 구성원에게 근로자의 지위가 인정된다면 피고로서는 선구단 구성원 교체에 큰 제약을 받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을 준수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피고는 이러한 선수단의 특성상 선수단 구성원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인다.

다.

소결론

원고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것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윤재남(재판장) 김동현 김종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