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항소이유의 요지
동일가치 노동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C의 남녀 미화원들의 업무는 동일가치 노동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임금에 차등을 두었다 해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을 위반한 것이라 할 수 없다.
사업주 해당 여부 및 고의에 관한 사실오인
피고인은 남녀고용평등법 제37조가 규정한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에게 임금차별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광진구 B에 있는 C 이사장으로서 상시 근로자 2,500여 명을 고용하여 건물관리, 경비 용역업을 경영하는 자로 D로부터 E 청소 경비 업무를 도급받아 수행하는 사업주이다.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남녀 미화원들의 수행 업무가 기술, 노력, 책임, 작업조건 등에 비추어 실질적인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성미화원 3명에게 여성미화원 8명 보다 2014.경에는 매월 126,328원을, 2015.경에는 매월 135,300원, 2016.경에는 47,700원을 각각 더 지급하여 동일가치 동일노동에 대하여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사업주 해당 여부 및 고의에 관한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남녀고용평등법이 사업주의 개념을 명시적으로 정의하지는 않았으나, 통상적으로 사업주 사업 또는 사업장의 경영 주체를 의미하는 것이고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4호가 근로자를 '사업주에게 고용된 자와 취업할 의사를 가진 자'로 정의한 점에 비추어 보면, 남녀고용평등법 제37조가 규정한 사업주는 사업의 경영 주체로서 근로자와 고용계약을 체결하거나 체결 과정에 있는 자를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환경미화원들을 고용하고 임금을 지급한 주체는 피고인 개인이 아닌 재단법인 C이므로, 피고인이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인이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임금차별에 대한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C은 재단법인으로서 S 운영에 관한 특례법 제17조,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에 따라 D로부터 S 시설의 유지관리 등을 위탁받은 기관이다. 피고인은 D 공무원으로 37년간 근무하였을 뿐 일반 기업에 근무한 경력은 전혀 없고,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임금차별이 발생하기 직전인 2013. 9. 2. C의 이사장으로 취임하였다.
C은 상시 근로자가 2,500여 명에 달하는 상당히 큰 규모의 사업장이고, 이사장 이외에도 실장, 팀장 등 여러 간부가 있으며, 전략기획팀, 경영지원팀, 자산관리팀, 시설관리팀, 기술안전팀, 감사팀 등 다양한 부서가 설치되어 있다.
C의 개별미화원의 임금 지급 기준, 담당업무, 배치인원, 임금 구성항목은 T과 C이 매년 체결하는 실무위탁도급계약에 따라 정해진다. 그런데 C의 위임전결세칙에 의하면 실무위탁도급계약의 체결은 사업운영실장이 전결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또한 위 위임전결세칙에 의하면 미화원의 채용 및 근로계약 체결, 업무수행지시, 복무관리에 관한 사항은 시설관리팀장이 전결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보수지급에 관한 사항은 경영지원실장이 전결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피고인이 위임전결세칙에서 정한 바와 달리 위 업무를 직접 처리하거나 그와 관련된 구체적인 보고를 받고 이를 승인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전혀 없다.
이 사건 고발인인 F은 검찰에 U K단체노동조합 L지부 C지회가 작성한 자료를 제출하였는데, 그 자료에는 "남녀 미화원 업무와 관련하여 현장에서 함께 일하며 업무분장표를 작성 수정한 사업소장을 제외한 사측은 그 업무를 제대로 모른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에게 임금차별에 대한 고의를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결론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나머지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굵게{[다시 쓰는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2.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2.나.항에서 살핀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되,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여 공시에 대한 동의를 얻을 수 없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는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은상(재판장) 안지연 이민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