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9. 4. 26. 선고 2018노3302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공소제기 후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하였는데, 피고인만이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 ·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고, 유죄부분만이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었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주식회사 B(이하 'B'라 한다.)와 피해자 주식회사 D(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 사이의 계약은 위탁판매계약이 아니라 동업계약이다. 가사 위탁판매계약이라 하더라도, 정산 문제 또는 유통기한 도과로 올리브유나 판매대금을 반환하지 아니한 것으로, 반환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어 횡령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횡령의 고의도 없다.

나.

사실오인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올리브유를 교부받은 날짜는 2010. 8. 31.과 2010. 10. 4.경이 아니라, 2010. 10. 11.과 2010. 11. 5.경이다. 피해자 회사의 대표인 E는 피고인에게 남은 올리브유를 반환해 줄 것을 요청하지 않았고 피고인이 이를 거부하지도 않았다.

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직권판단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범죄사실 12행 '7,708상자(시가 223,532,000원)' 및 14행 '7,708상자(시가 223,532,000원)'에 해당하는 부분을 각 '7,708상자(시가 147,245,924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피기로 한다(다만, 피고인은 2018. 10. 29.자 항소이유서에서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 전부에 관하여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 주장을 하다가 당심 제2회 및 제3회 기일에서 '판매대금 46,352,000원에 관한 업무상횡령의 점'에 대하여는 번의하여 자백하고 있으므로 이하에서는 '2012. 10. 5.경까지 올리브유 7,708상자를 반환거부하여 이를 업무상횡령하였다'는 점에 한하여 피고인의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 주장의 당부를 살핀다.). 4. 판단

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위탁매매라 함은 자기의 명의로 타인의 계산에 의하여 물품을 구입 또는 판매하고 보수를 받는 것으로서 명의와 계산이 분리되는 것을 본질로 하는 것이므로, 어떠한 계약이 일반 매매계약인지 위탁매매계약인지는 계약의 명칭 내지 형식적인 문언을 떠나 그 실질을 중시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 회사와 B 사이의 올리브판매계약은 B가 피해자 회사의 계산으로 피해자 회사가 구입한 올리브유를 판매하고 B는 피해자 회사로부터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기로 약정한 위탁매매계약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해자 회사와 B 사이의 올리브판매계약이 위탁매매계약이 아니라 동업계약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1)

2010. 8.경 피해자 회사는 B와 피해자 회사는 올리브유를 수입하여 B에 인도하고 B는 기존에 구축된 유통망을 통하여 이를 판매한 후 피해자 회사가 B에 판매로 얻은 이익 중 1/2을 지급하기로 구두약정하였다.

2)

그에 따라 피해자 회사는 2010. 10. 11.경 및 2010. 11. 5.경 올리브유 합계 10,096상자(올리브유 2병이 세트로 1상자를 구성한다.)를 수입하여 제품의 성분과 유통기한 등을 한국어로 표기한 라벨 스티커를 붙이고 이를 B에 납품하였다. 피해자 회사는 위와 같이 수입과정에서 올리브유의 물품대금을 지급하고 관세를 납부하는 등 수입 및 관세와 관련된 절차를 모두 처리하였다.

3)

반면 B는 위와 같은 수입 및 관세와 관련된 절차에는 관여하지 아니하고 그와 관련된 비용 역시 지불하지 않았다. 대신 이 사건 계약에 따라 2011. 2. 24.경 피해자 회사에게 올리브유를 판매한 대금 20,000,000원을 지급하고 피해자 회사로부터 동액 상당을 공급가액으로 한 세금계산서를 발행받았다.

(아래 '나. 사실오인에 관한 판단'에서 보는 바와 같이 E가 피고인에게 남은 올리브유의 반환을 요청하였음에도 피고인이 이를 거부한 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달리 피고인에게 반환의무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피고인의 반환의무를 전제로 하여 피고인에게 반환거부에 관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은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이 올리브유를 교부받은 일시

수입내역서(증거목록 순번 5번) 및 각 판결문(인천지방법원 2016가단216426, 인천지방법원 2017나53760)에는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2010. 8. 31. 올리브유 10,000상자를, 2010. 10. 4. 올리브유 96상자를 교부받은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각 수입신고수리내역서(증거목록 순번 8, 14, 17번)에 의하면, 피해자 회사가 2010. 10. 11. 올리브유 96상자를, 2010. 11. 5. 올리브유 10,000상자를 보세구역으로 반입하여 피고인에게 교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타당하다.

2)

피고인에게 반환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에게 올리브유의 반환을 요청했음에도 피고인이 올리브유 7,708상자의 반환을 거부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E의 진술이 사실상 유일하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E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나머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살펴보아도, 피해자 회사와의 관계에서 피고인이 위탁매수인으로서 계약상 의무를 위반하였음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에게 2012. 10. 5.경까지 올리브유 7,708상자를 반환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피고인이 이의 반환을 거부하였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 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가 있다.

가)

E는 이 사건 고소 당시 피고인이 195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올리브유를 모두 판매하였음에도 그 판매대금을 피해자 회사에 지급하지 아니하고 이를 업무상 횡령하였다는 취지로 피고인을 고소하였고 이어진 경찰 및 검찰단계의 진술에서도 위와 같이 피고인이 올리브유 판매대금을 업무상 횡령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위와 같은 E의 진술에 따라 검사는 '피고인이 E가 납품한 올리브유 10,096상자 중 E가 샘플용으로 수령한 100상자와 기소 당시까지 피고인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1,170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올리브유 8,826상자를 판매한 판매대금 중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지급한 2,0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판매대금 235,954,000원을 업무상 횡령하였다'는 취지로 기소하였다가 E의 원심 법정 진술 이후 '피고인이 올리브유 8,826상자를 임의 소비 또는 반환을 거부하여 업무상 횡령하였다'는 취지로 공소장을 변경하였다가 다시 '피고인이 이미 판매한 올리브유 2,288상자의 판매대금 66,352,000원 중 피해자 회사에 지급한 2,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판매대금 46,352,000원을 임의로 소비하고, 남은 올리브유 6,808상자(시가 197,432,000원)에 대해서는 유통기한인 2012. 10. 5.경까지 판매 여부에 관하여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반환을 거부하는 등 합계 243,784,000원 상당의 재물을 업무상 횡령하였다'는 취지로 공소장을 변경하였으며, 당심에 이르러 위 남은 올리브유 6,808상자(시가 197,432,000원)를 '남은 올리브유 7,708상자(시가 147,245,924원)'로 변경하는 취지로 공소장이 변경되었다.].

나)

E는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진술하면서 판매하지 못한 올리브유의 반환을 피고인에게 요청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으나 구체적으로 자신이 언제 피고인에게 올리브유의 반환을 요청하였는지 그 시기를 특정하여 진술하지 못하였고 올리브유가 보관된 장소에 대하여도 피고인에게 물어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다)

2011. 4. 6. E는 피고인에게 '...올리브유 건인데, 물론 두바이 쪽 자금의 흐름이 원활치 않아서 사업자체에 피해를 준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얘기를 안했던 거고...중략...내가 만약 유통망을 갖고 있었다면, 먼저 자문을 구했을 테고, 우리회사도 나름대로 자금에 대한 압박이 있으니까, 자금회전에 대한 부분을 걱정해서 말인데...'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같은 날 '...그동안 많은 신경써주셔서 감사했구요. 그렇지만 서운한건 서운한거라 생각합니다...중략...이렇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하는일 전 원치 않습니다. 정리되는 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오일건도 자금 빨리 회수 하시려고 하시는 것 같은데, 형 유통라인으로 빼실수 있으시면 빼셔도 됩니다. 한번 시장 분위기가 어떤지 느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낸 점에 비추어 보면, E가 피고인에게 자신이 판매를 위하여 올리브유의 반환을 요청하였음에도 피고인이 이의 반환을 거부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라)

2011. 7. 22. E가 피고인에게 '첫번째로 올리브 오일에 관한 현상황이 어떤지 알고 싶어서 그렇고...(재고 및 미수 등)'라는 내용이 포함된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으나 이는 문언자체로 보아도 올리브오일의 판매상황에 관한 내용을 알고 싶다는 취지이지 올리브오일의 반환을 청구하는 내용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마)

피해자 회사와 B 사이의 올리브판매계약으로부터 위탁매수인으로서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넘어 올리브유의 유통기한인 2012. 10. 5.경까지 판매하고 남은 올리브유를 피해자 회사에 반환하여야할 의무가 피고인에게 당연히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

5.

결론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피고인의 항소도 일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