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과 F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음이 인정되고, 임금을 월 380만 원으로 정한 합의가 있었던 사실 또한 인정된다.
판단
원심에 관한 판단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위와 같은 법리를 기초로 살피건대, 당심에서 새롭게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드러난 것이 없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원심의 설시 내용을 대조하여 볼 때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다음과 같은 판단을 추가한다.
추가판단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는 있어야 하고, 그러한 정도의 의사의 합치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다242867 판결 등 참조).
근로자의 임금액은 근로계약의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는바,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F 사이에 임금액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나 임금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과 기준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피고인과 F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인과 F 사이에 근로계약서는 작성되지 않았고, 달리 임금액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가 담긴 서면이 작성되지도 않았다.
D는 피고인이 건설근로자공제회로부터 건설근로자 취업지원사업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것이고, 직원들의 인건비는 건설근로자공제회의 지원금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피고인으로부터 임금 산출내역 등을 기재한 사업계획서를 제출받아 이를 검토한 후 직원들 간의 임금 차이가 매우 크다며 수정을 요구하였는바, 피고인이 임의로 위 센터 직원의 임금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F은 2016. 3. 4.경 H에게 수정계획서의 자신의 임금을 330만 원으로 관철해달라고 요구하였는바, F도 피고인이 임의로 위 센터 직원의 임금을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F은 수사기관에서 임금으로 월 380만 원을 받기로 피고인과 약정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F이 2016. 3. 4. 무렵 H에게 임금 330만 원의 관철을 요구하였고, 원심 법정에서는 월 350만 원을 받기로 약정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2016. 3. 1. 이전에 피고인과 F 사이에 임금 380만 원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은상(재판장) 안지연 이민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