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연대하여 부담한다.
이유
사안의 개요와 원고들이 내세우는 이 사건 각각의 청구원인
이 사건은, 각종 자동차부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피고의 일부 생산공정 외주화 방침을 받아들여, 원고 A이 2013. 7.경 피고와 그중 전기배선 작업 등에 필요한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일종의 용역도급계약을 맺은 다음(그 무렵 ‘D’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도 했음), 이에 따라 원고 B과 함께 피고가 제공한 작업공간에서 줄 곧 노무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피고로부터 정기적으로 보수(☞ “도급비”)를 받다가 2018. 7. 5.경 피고와의 이러한 계약관계를 종료한 다음, 그 동안 서로의 실질적 법률관계가 “고용관계”였다는 전제에 기초하여 피고를 상대로 해당 기간의 계속적 근로 제공에 상응하는 퇴직금과 그 동안 받지 못한 시간외 근로수당 및 주휴수당으로 청구취지에 나오는 금액의 지급을 구하는 사례이다.
원고들이 각각의 청구원인으로, “(-아래에서 예시하는 여러 사정들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실질적으로는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 대한 인사, 노무 및 손익관리에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관리ㆍ감독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한바,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대한 근로자였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에서, “실질적으로 원고들이 피고에 종속되어 노동력 제공 그 자체의 대가로 임금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였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업무 지휘·감독에 관하여
“원고들은 …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 하에 피고가 지정한 업무 내용을 수행하였습니다.”
원고들의 업무 대체성에 관하여
“원고들은 오로지 피고가 원하는 대로만 작업에 투입되어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도급비’의 근로 대상적 성격에 관하여(☞ 적극)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피고에 대한 전속성에 관하여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 … 전속성도 충분히 인정된다”.
쟁점에 대한 판단과 결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사정들도 여럿 있다.
피고에 의해 원고들의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원고들은 그 근무장소에 구속된 점,
원고 A은 피고의 승인을 받아야만 제3자에게 재하도급할 수 있었던 점,
피고가 작업에 필요한 각종 소모성 자재나 가공설비 등을 무상으로 공급·제공했고, 원고들은 피고가 운용하는 복리후생시설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었던 점.
도급계약서에 “피고가 제시한 작업지시에 의거 … 피고의 관리 하에 작업을 행한다”고 되어 있고, 원고들은 실제 작업과정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지시에 따른 점,
노무 제공의 계속성은 인정되고, 전속성도 다소 느슨하게나마 인정되는 점,
도급계약 체결을 전후하여, 원고 A의 노무제공 형태·방식이 비슷한 점 등.
그러나 다른 한편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별도의 정황도 아울러 인정되는데, 이러한 여러 사정들까지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와 맺은 위 도급계약과 무관하게- 원고들이 실질적으로 피고의 근로자였다고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비록 원고 A이 자발적·적극적으로 도급계약을 맺는 방식을 원한 것은 아니고 도급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피고 측의 주도적 권유가 있었지만, 원고 A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적·형식적으로 이른바 ‘소사장’의 형태를 취하게 되었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 점(원래 피고는 2011. 3.경 원고 A이 공동대표로 있던 ‘E’과 도급계약을 맺고 그 작업을 맡겼었는데, 원고 A은 그런 사정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2013. 7.경 피고와 도급계약을 새로 맺었던 것으로 보임),
비록 원고들이 작업하는 과정에서 피고 측으로부터 종종 일정한 지시(출장지시도 포함)를 받았지만, 그 빈도나 내용 등에서 피고 회사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피고가 단지 ‘도급인의 지시권’을 행사했을 뿐이라고 다투는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직원이 아니어서 피고 회사의 복무(인사)규정을 적용받지 아니하였으며, 출, 퇴근 및 근무시간에 대해 피고의 간섭을 전혀 받지 않았습니다.’, ‘원고들이 출근하는 일수는 일정하지 아니하고, 한달 중 근무하는 일수도 제각각임’, ‘원고들은 피고의 사업장에서만 근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프레스기를 설치하기 위해 고객사에 출장을 가서 근무하는 시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원고들이 항상 피고의 지휘, 감독 하에서만 근무하는 것도 아닙니다’는 피고의 주장을 뒤집을 만한 자료는 없음},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보수는, 원고들 측이 피고에게 제공하는 등까지 참조해 피고가 정한 금액으로 지급되었는데, 그것과 별도로 상여금이나 휴가비 등이 따로 지급되지는 않아 원고들은 그 동안 노무 제공의 대상적 성격을 갖는 보수를 받았던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지급체계와 다른 방식의 보수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그 동안 받았던 ”도급비“ 총액은 피고의 비슷한 근로자들이 그 동안 받았던 임금액보다는 늘 상대적으로 고액이었던 점,
비록 원고들의 재하도급 등에는 일정한 제한이 있었지만, 재하도급이 아예 금지되어 있었다고까지 볼 수는 없고, 경우에 따라 원고 A의 계산과 독자적 판단으로 제3자를 고용하여 일부 작업을 분담하는 업무처리방식도 가능했던 점,
원고 A이 2018. 9. 4.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에 피고의 대표자를 피진정인으로 삼아 이 사건 청구원인과 비슷한 내용이 담긴 를 제출했던 사건은,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아 내사종결처리된 것으로 보이는 점,
‘(해당 원고들이) 업무 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취업규칙에 준하여 계약관계에 구속되었고,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도 없었으며, 노동의 양과 질을 평가한 성과급 형태의 보수를 받았던 사례’로 보이는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7다252079 판결 등의 사안과 이 사건의 사실관계는 유의미한 차이점이 있어, 위 대법원 판결 등을 이 사건의 선례로 삼기에는 다소 부적절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결국 2018. 7.경까지 원고들이 실질적으로 피고의 근로자였다고 섣불리 단정하기는 여전히 어렵고, 그밖에 이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부족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기초한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박관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