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9구단50394 판결

요양보험급여 결정처분 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로 사업주의 변경 신청을 할 수 있는 조리상 신청권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던 경우로서, 이 사건과는 그 사실관계에 있어 차이가 있으므로, 위 판례를 근거로 이 사건에서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업주로서 산재보험의 보험가입자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보험료액의 부담 범위에 영향을 받는 자라 할 것이므로(을가 제5호증의 기재만으로는 보험료액의 부담 범위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원고에게는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를 다툴 법률상의 정당한 이익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망인은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한 것에 지나지 않고 자살 당시에는 우울증을 치료받는다는 이유로 업무를 거의 하지 않았으므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지만,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극심한 업무상의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으로 우울증세가 악화되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하여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는 경우라면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고, 비록 그 과정에서 망인의 내성적인 성격 등 개인적인 취약성이 자살을 결의하게 된 데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자살 직전에 환각, 망상, 와해된 언행 등의 정신병적 증상에 이르지 않았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6두58840 판결 참조).

다.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3호증, 을가 제2 내지 6호증, 을가 7호증의 1, 2, 을나 제1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법인 ○○의료재단 ○○○○○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망인은 건설회사인 원고 회사에 1998. 9. 1. 입사하여 공사팀장으로서 공사진행 관련 전반적인 관리감독 및 공사집행 업무를 담당하였고, 공사현장 감리단 지적상황 이행 및 지적사항에 대한 보고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2)

망인은 2017. 12.경 ○○ ○○○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해당 공사가 마무리되면 ○○○ 현장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고 있었지만, 2018. 1. 2.자로 '부천시 ○○○ 공사현장'으로 발령이 났고, 그 후 소외6(○○○ 현장 작업반장)에게 힘든 곳으로 왔다고 말하였다. 소외7(○○○ 현장소장)은 망인이 ○○ ○○○ 현장에서 사무실도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한 달 이상 혼자서 공사를 총괄진행하고 마무리 하였다고 확인해주었다.

3)

○○○ 현장은 원고가 시공사로서 ○○광역시장으로부터 도급액 70억 4,900만 원, 공사기간 2016. 6. 30.부터 2018. 6. 29.까지로 정하여 도급받은 '○○○ 유지용수 공급시설 설치공사' 현장이다. 위 현장에 원고 직원은 5명(현장소장 소외3, 공사팀장 망인, 품질관리팀장 소외4 과장, 품질관리담당 소외5 대리, 현장 작업반장 소외6)이 있었고, 공사현장은 사실상 365일 운영되며, 명절 등의 휴일에도 시공사에서는 최소 1명 이상은 출근하여 현장감독을 해야 했고, 시공사 관리직은 공사이후에도 관련서류 작업으로 1시간 정도 야근을 하기도 했으며, 평균 주 6일 근무하였다.

4)

○○○ 현장 직원 중 현장소장 소외3이 2018. 2. 18. 퇴사하고(○○○ 현장에는 2월초부터 부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소외4 과장도 2018. 2.경 퇴사하는 바람에, 후임 현장소장인 소외7이 부임한 2018. 2. 19.까지는 관리직은 망인과 소외5 대리만이 남게 되었다. ○○○ 현장의 감리회사는 시공사인 업무지시 등과 관련하여 2018. 1. 1.부터 2018. 2. 28.까지 사이에 공문을 55건 보냈고, 원고는 주로 소외5의 서류작업에 의해 68건의 문건을 발송하였다.

5)

망인은 2018. 2. 7.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기 시작했다. 망인은 2018. 2. 7. 병원 진료 당시 "연말에 새로운 현장으로 발령이 나고 나서 다니고 있는데 업무가 힘들어진다. 새로운 현장은 본래 가려고 예상했던 곳이 아니었다. 가고 싶은 곳은 못하고 오고 싶지 않은 현장에 가게 되었다. 이후 일하면서 한 달 이상 일을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다.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어서 내원했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많이 힘든 상태다."라고 진술하고, "우울, 무기력, 의욕저하, 잠 설침, 식욕저하, 집중력 저하, 피곤감 증대"를 호소했다. 망인은 위 병원에서, 2018. 2. 13. 우울증심리검사를 시행하고, 2018. 2. 27. 다음 직장 제출용의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망인은 2018. 2. 28. 위 진단서를 가지고 병가(2018. 3. 1.~2018. 4. 1.) 신청을 하러 ○○○ 현장에 가 인수인계 업무 등을 하다가 자살하였다.

6)

망인이 사전에 병가의사를 밝히자, 원고는 2018. 2. 28.까지만 근무하고 병가신청서를 내되 주 1회 이상 현장에 나와 업무를 지속하고, 휴가기간 중 2018. 3. 2.에는 다른 행사문제로 ○○○ 현장에 출근할 것을 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망인은 '감리단장이 2018. 2. 25. 일요일 공사현장 검측에 망인이 안 나온 것을 보고 화가 많이 났다'는 말을 소외6에게 한 바 있는데, 2018. 2. 28. 감리단장이 망인이 있은 장소를 지나쳐 간 일이 있다.

7)

망인은 소외6에게, '일주일 동안 변을 못 봤다', '머리가 터질 정도로 아파 출근을 못하겠으니 대신 출근해 달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서 불면과 식욕저하 등을 호소했던 망인은 2달 사이 몸무게가 10kg 가량 빠졌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조사에서, 소외6은 '같이 일하던 직원 2명이 퇴직을 해서 망인이 혼자 일을 감당해야 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다', '2018. 2. 28. 10:00~11:00 망인이 감리단장을 만나면서 그때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집이든 어디든 가려다가 심경변화를 일으켜 다시 현장으로 온 것 같다'고 진술하였고, 감리단장 ○○○는 '망인이 공사팀장이다 보니 자기가 공사계획을 잡고 시공을 해야 하는데, 도와줄 사람이 없다보니 힘들어 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진술하였다.

8)

망인의 유서에는 "출근길은 지옥행이다. 20년간 이런 출근길은 처음이다. 지금이 순간도 지옥행. 아 ~ 힘들구나. 이 못난 사람은 이 정도도 못 견디고 이제 그만~ 꿈(악몽)에서 깨어나고 싶다. 제발 제발."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9)

망인이 진료받은 정신과의 2018. 2. 13.자 우울증 심리검사결과는 '경도와 중증 사이에 있는 중등도 수준의 우울증인 HDRS 20'이다. 위 정신과의 2018. 2. 27.자 진단서상의 '주상병'은 'Depressive episode, unspecified'이고, '치료내용 및 향후 치료에 대한 소견'은 '우울' 의욕저하, 불안초조, 불안 등의 증상으로 통원치료 중으로 부정기간 증상호전까지 지속적인 정신과적 치료와 안정을 요함'이다. 피고의 자문의는 '망인은 심한 우울증 상태에서 자살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됨'이라는 소견을 보였다.

라.

판단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20년 가까이 원고 회사에서 근무한 망인은 다음 근무지로 ○○○ 현장을 희망하면서 사무실도 없는 열악한 환경인 ○○ ○○○ 현장에서 혼자서 공사를 총괄진행 하였음에도 기대와 달리 꺼려하던 ○○○ 현장으로 발령받아 크게 실망하고 무력감, 불안, 절망감 등을 느끼면서 ○○○ 현장의 업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망인은 ○○○ 현장의 규모나 업무내용에 비하여 원고의 인력지원이 부족하고 감리단의 지시사항이 과다하다고 느끼면서 위 무기력감, 불안감 등이 강화되고 불면, 식욕저하, 피곤감 증대 등을 겪으면서 우울증에 빠져 정신과 진료를 받게 되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현장소장 소외3과 소외4 과장이 연달아 퇴직하는 바람에 망인이 체감하는 업무부담과 스트레스는 훨씬 더 가중되었고, 망인은 병가를 신청하는 과정에서도 일정 기간 ○○○ 현장의 일을 계속해야 했으며, 2달간의 병가를 공식적으로 신청하여 마지막 출근하는 날인 2018. 2. 28.에도 감리단장과의 대면에 대한 부담과 병가 중 출근에 대한 스트레스 등으로 우울증이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우울증 발현 및 발전 경위에 망인의 유서내용, 자살 과정, 망인이 자살을 선택할 만한 다른 동기나 이유를 찾아볼 수 없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 현장 근무의 업무상 스트레스로 발생한 우울증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하여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되므로, 망인의 자살과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07.07.